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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내 SDN 성패, 애플리케이션 시장 활성화에 달렸다”서영석 나임네트웍스 팀장

   
▲ 서영석 나임네트웍스 팀장

[컴퓨터월드] 최근 네트워크 업계는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oftware-Defined Network, SDN)로 인한 이슈가 뜨겁다. 급속한 IT 환경의 변화에도 꿈쩍하지 않던 네트워크가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비로소 꿈틀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네트워크 업계는 오랫동안 교착되어 있던 시장 판도 개편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새로운 트렌드에 재빨리 편승하기 위해 SDN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선 SDN을 위한 뚜렷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비록 몇몇 국내 기업들이 SDN 산업의 핵심으로 불리는 컨트롤러를 개발하고 있지만, 서영석 나임네트웍스 팀장은 “SDN의 궁극적인 시장은 애플리케이션 시장”이라며 컨트롤러 위주의 산업 투자에 반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서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SDN 시장은 컨트롤러가 핵심이지 않나

SDN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컨트롤러가 맞다. 그렇기에 처음 SDN이 논의되던 시점에서는 컨트롤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컨트롤러 시장에 뛰어들 필요는 없다. 이미 컨트롤러 시장은 HP나 시스코 등 기존 네트워크 업계 빅 벤더들의 경쟁으로 끝났다.

예를 들어 HP의 SDN 컨트롤러를 보면 제품 1대의 소비자 가격은 50만 원이다. 기존 네트워크 장비들의 가격에 비하면 거의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컨트롤러 판매를 목적으로 한다기보다, 자사의 컨트롤러 보급에 힘쓰겠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많은 비용을 투자해서 컨트롤러를 개발한들, 빅 벤더들의 컨트롤러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 빅 벤더들의 컨트롤러가 많이 사용될수록 이들에 대한 의존도는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SDN은 개방성과 표준화가 특징이지 않나

SDN 체계에서 오픈된 것은 컨트롤러와 그 아래로 스위치, 라우터, 서버 등 인프라 장비들을 연결하는 사우스바운드 API이다. 반대로 컨트롤러를 중심으로 해서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되는 노스바운드 API는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 즉, 컨트롤러라는 플랫폼을 구축해놓으면, 그에 연동되는 애플리케이션 시장도 함께 가져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비유하면 아이폰이 컨트롤러에 해당하고, 앱이 애플리케이션에 해당한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앱스토어에 있는 앱만 사용할 수 있다. 컨트롤러와 애플리케이션의 관계도 이와 같다. 플랫폼인 컨트롤러를 선점하게 되면, 이를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시장까지 함께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SDN의 궁극적인 시장은 컨트롤러가 아닌 애플리케이션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위한 방향은 무엇인가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SDN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 SDN이 활성화될 수 있었던 것은 애플리케이션을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인력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아마존과 같은 기업들은 자체 개발자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네트워크를 어떻게 진화시켜야 할지 알고 있기 때문에, 개발 인력들을 활용하여 네트워크 운영 개발에 관련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는 네트워크와 관련된 자체 개발력도 부족하고, 개발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그리고 네트워크 운영에 대한 개발보다는 서비스 개발 쪽에 치중하고 있다. 오히려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이 무엇인지 사용자가 더 잘 알아야 하는데, 국내는 반대로 벤더에게 애플리케이션이 무엇인지 묻고 무엇이 필요할지를 묻는 상황이다. 필요한 것을 명확하게 요청하기보다는 이미 구축된 선진사례들을 제안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개발에 있어 간극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자들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도 개발자들은 많지 않나

SDN이 네트워크를 지능화시키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필요로 하는 만큼, 전체 아키텍처를 그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네트워크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아키텍트(Architect)가 필요하고, 그것을 같이 개발해줄 수 있는 개발자들도 필요하다. 함께 가야 한다.

그러나 국내는 네트워크와 개발 영역이 별개다. 이것은 개발자들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개발할 능력은 있으나 무엇을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 모르고, 아이디어는 있으나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고 이해시킬 수 있을지를 모른다. 즉, 개발 환경 자체가 답답해지는 것이다.

만약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열린다면 하나의 부서에서 이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아마존이나 페이스북에서는 개발력도 있으면서 네트워크 이해도가 필요한 사람들을 점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렇기에 벤더에서 개발하던 사람들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벤더들도 거의 없고, 개발 인력에도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개발과 관련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에서 과연 SDN이 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양성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시장에서 SDN과 애플리케이션 개발 능력을 합친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이것을 융합해줄 모티브도 없고, 그럴 사람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자들에게 언어는 뭘 써라 하는 교육이 아닌, 네트워크를 이해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며, 네트워크를 지능화시키기 위해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이슈들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네트워크를 하는 사람들이나 개발하는 사람들 모두 눈을 넓힐 필요가 있다. 현재에만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 네트워크를 하는 사람들은 프로그램 코딩 능력이 필요하고, 개발자들도 네트워크에 대해 알아야 한다.

또한 기업들도 수익을 우선시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을 위한 틀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네트워크를 하는 사람들이 별도로 모여서 프로그램을 공부하는 모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곳은 회사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시장이 더 열려야 한다. 조금은 더 체계화된 교육들도 필요하고, 재교육 형태로도 만들어져야 한다.

현재 글로벌 벤더들은 자사 개발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있으며, 나임네트웍스도 커리큘럼을 준비해 아카데미를 오픈한 바 있다.

개발자 양성 외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컨트롤러를 완성도 있게 만든 벤더들이 이젠 애플리케이션까지 출시하고 있다. 네트워크를 통합시키는 것에서부터 트래픽 엔지니어링 기술 등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들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빅 벤더들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HP의 얼라이언스원 파트너십이나 시스코의 ACI, VM웨어의 NSX 파트너십 등이 그런 종류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특정 기업들을 제외하곤 빅 벤더들과 연합을 맺지 않았다.

예전에는 블랙박스 형태로 네트워크가 운영됐기 때문에 일부 소프트웨어나 보안 파트를 별도로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각각이 개별 사일로로 동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SDN 체계에서는 상호 파트너십으로 연결되어 주고받고 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는 그 사이에 낄 수가 없다. 그렇게 되면 SDN 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벤더들 간 협업도 필요하고, 국내 산업 생태계를 끌어나가는 장비 업체들 간 협업도 필요하다.

국내 SDN 시장을 전망한다면

예전 글로벌 빅 벤더에 소속되어 있었을 땐 국내 시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네트워크 업계가 낮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었지만, 국내 기업들이 빈틈을 노리고 들어가면 SDN이 네트워크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랐다. 투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국내 기업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곱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글로벌 기업에 대한 종속성이 더 높아지는 느낌도 받았다.

산업을 활성화시키려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사람들에게 테스트베드를 제공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전혀 그런 것이 없다. 개발 과정을 보면 에뮬레이터를 이용해 시뮬레이션만 할 뿐이다. 실제로 물리적인 상황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이는 정확한 테스트가 되지 못한다.

해외에서 SDN이 본격화될 수 있었던 것은 자체 개발자들을 보유하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네트워크를 지능화시켰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는 자체 개발보다는 벤더에 대한 의존만 더욱 높아졌으며, 글로벌 기업들이 보유한 완성도 높은 제품만 선호하다보니 글로벌 기업 종속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느낌도 받는다.

처음 SDN이 도입될 때는 거품도 있었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데 SDN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뤄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제는 실제 사업을 가지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거품이 꺼진 것이 시장이 죽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지금부터 본격적인 시장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본다. 이 시기는 제법 오래갈 수도 있지만, 실제적인 사업이 확보가 된다면 시장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SDN이 고부가가치 산업임에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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