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장비가 아닌 자원이 되다

[컴퓨터월드] ‘소프트웨어 정의(Software Defined)’ 패러다임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IT 인프라의 가용성을 높이자는 움직임은 있었다. ‘소프트웨어 정의 모든 것(Software Defined x, SDx)’의 ‘첫 타자’인 서버 가상화만 해도 소프트웨어 정의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개념이다. 그렇다보니 해당 기술을 지칭하는데 ‘소프트웨어 정의 컴퓨팅(Software Defined Computing)’보다 서버 가상화가 더 익숙하다.

그렇다면 어째서 소프트웨어 정의라는 개념이 새롭게 등장하게 됐을까. 그 해답은 바로 네트워크에 있다. 네트워크 시장은 수십 년간 장비(HW) 중심의 구조 하에서 움직였다. 네트워크와 관련된 기능(SW)은 네트워크 장비에 포함돼 있었다. 네트워크 관리자의 주 업무는 SW-HW가 결합된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장비가 문제없이 작동하도록 관리하는 일이었다. 이처럼 경직된 구조의 네트워크 인프라는 오늘날 비즈니스가 IT에 요구하는 즉시성과 유연성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구조 자체가 전면적으로 개편될 필요가 있었다. 이는 신기술 개발에 앞서,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접근 방식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는 요구였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6년 전부터 네트워크 시장에는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을 포괄, 프로그래밍 가능한 인프라로 네트워크의 구조 자체를 바꿔 보자는 움직임이 발생하게 된다. 바로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oftware Defined Network, SDN)’의 대두다. 

SDN은 기존 네트워크 시장의 중심을 뒤집는 발상이었다. 네트워크 장비는 HW 중심으로 그 형태가 고착된 지 오래였기 때문에 SDN은 네트워크 업계를 뒤집을 ‘파괴적인’ 기조로 업계에서 주목을 받게 된다. 따라서 SDN은 SDx라는 용어를 유행시킨 주요 동력이 됐다. 업계에서는 SDN이 차세대 네트워크의 진화 방향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미래 네트워크를 위한 준비 과정, 과연 어떠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SDN 시대, 초읽기에 들어서다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oftware Defined Network, SDN)’는 2014년 IT 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제시되고 있는 비전이다. ‘소프트웨어 정의(Software Defined)’라는 문구를 업계에 제시할 경우 관계자들은 자연스럽게 그 뒤에 ‘네트워크’가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 다른 분야보다 유독 네트워크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패러다임이 갖는 무게는 크다. 

그 원인은 네트워크 시장이 여타 기업 IT 시장 중에서도 가장 오래도록 ‘장비 시장’에 고착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간 네트워크 장비는 견고한 어플라이언스 형태였다. 라우터, 스위치 장비에는 네트워크를 중계하고 네트워크 단위를 연결하는 기능들이 포함돼 있었다. 장비가 곧 기능인 셈이다. 이러한 인프라를 다루는 네트워크 관리자들은 엔지니어였다. 장비들을 물리는 것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장비별로 관리했다.

반면 SDN은 네트워크 관리자의 역할을 엔지니어에서 개발자로 바꾼다. 네트워크를 중계하고,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기능들은 장비에 종속되지 않고 분리된다. 관리자들은 더 이상 장비별로 접근해 기능을 실현할 필요가 없다. 장비들은 선택적으로 활용 가능한 자원 풀(pool)이 된다. 관리자들은 비즈니스를 지원하는데 필요한 기능을 자원에 할당한다. 이로써 네트워크 인프라 구조를 개발한다. 

SDN은 미래 네트워크의 비전으로 제시되고 있다. 네트워크 업계에서 SDN에 대한 논의는 계속 지속되고 있는 상태로, 관련 생태계가 명확히 정립되지는 않은 단계다. 그럼에도 전 세계 시장에서 SDN 기조를 받아들인 실 구축 사례는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SDN이 사용자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아마존은 10억 달러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을 맺는 대신 SDN 기술을 채택하기로 하고 1천 100만 달러 규모의 장비만을 사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SDN 기술을 활용하면 네트워크 수준을 가르는 라우팅, 스위칭 기능을 실현하기 위해 고가의 장비에 매달릴 필요가 없어진다. 장비는 저렴하게 들이되, SW로 존재하는 라우팅, 스위칭 기능으로 네트워크를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뿐 아니라 구글, 페이스북 등 대규모 인터넷 업체들 역시 SDN을 데이터센터에 도입한 지 오래다. 네트워크 공급업체들이 SDN 기술을 제공하기에 앞서, 자체적으로 SDN 기술을 개발하고 확보해온 것. 이러한 사례들이 주목을 받게 되면서, SDN은 ‘먼 미래’가 아닌 ‘보다 가까운 미래’ 네트워크 환경으로 부상하고 있다.

SDN, 특정 기술이 아닌 진화 방향성 
SDN이 무엇인가. 이를 설명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흔히 스마트폰을 예로 든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이전 피처폰 사용자들은 해당 피처폰 제조사가 제공하는 한정적인 서비스만 활용했다. 반면 오늘날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앱스토어를 통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스스로 선택, 설치해 활용할 수 있다. 단말기 제조사와는 상관없이 서비스를 선택해 맞춤형 환경을 구성할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SDN을 이해할 수 있다. SDN 환경에서 사용자는 네트워크 장비에 자신이 필요한 기능을 올려 활용할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기존 환경에서 SDN 환경으로 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도 이해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iOS와 같은 플랫폼이 필요하며, 해당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능을 서비스하는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가 필요하다. 

또한 여기서 SDN이 특정 기술이 아닌 다양한 기술을 포괄하는 기조라는 점 역시 이해할 수 있다. SDN에 주력하는 업체의 관계자들은 전통적인 네트워크 구축 방식에 익숙한 사용자들에게는 SDN의 개념에서부터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 네트워크 장비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SDN 역시 특정 장비, 특정 기술로 이해하기 쉽다. “SDN이 좋다고 하는데, 그럼 SDN을 설치해보자”라는 식으로 접근한다. 

하지만 SDN은 특정 기술이 아니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변화가 아예 휴대전화 단말기의 구조 자체를 뒤엎는 발상이었던 것처럼, SDN 역시 네트워크를 다루는 방법 자체를 변화시키는 방향성으로 이해돼야 옳다.

류기훈 오픈플로우 코리아 대표는 “SDN은 테크놀로지(technology)가 아니라 터미널로지(terminology)다”며 “SDN을 실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SDN은 통으로 뭔가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같이 고민하는 것이다. SDN은 뭐가 부족해서 쓰는게 아니라, 비용을 줄이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순환시키기 위해 네트워크를 혁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 분리(SD)’ 실현의 세 가지 축 
소프트웨어 정의란 분리를 의미한다. 장비가 곧 기능이었던 형태에서 장비와 기능을 분리시킴으로써 SW 중심으로 제어하는 것이다. 

네트워크 업계에서는 장비를 콘트롤부(部), 데이터부로 나누고 콘트롤부를 SW로 제어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개편하는 것을 SDN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키워드로는 흔히 ‘개방(open)’을 이야기한다. 기본 내용은 간단하다. 하지만 이런 기본 내용에 접근하는 접근 방식은 다양하다. 그 개방이란 것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모두 다 같은 개방은 아니다. 어디를 어떻게 개방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역시 스마트폰 생태계와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안드로이드 진영과 iOS 진영을 생각하면 된다. 안드로이드, iOS 모두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보면 개방형이다. 구글, 애플 모두 앱 개발사에게 API를 제공해 누구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참가할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 부분을 보면 다르다. 안드로이드는 어떤 제조사의 단말기에든 탑재될 수 있지만 iOS는 애플 단말기에만 탑재된다.

이와 유사한 방법론의 차이가 SDN 생태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네트워크 업계 1위인 시스코의 전략은 애플과 유사하다. 자사 콘트롤러의 인터페이스는 개방하지만, 콘트롤러 자체는 독자적인 영역으로 계속 유지한다. 반면 오픈 생태계로 SDN에 참여하는 업체들의 경우에는 콘트롤러 자체에 오픈플로우 등 표준화된 기술을 접목해 안드로이드와 같은 개방형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이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활용하는 업체도 있다. HP, 델은 기존 네트워크 라인업은 인터페이스를 개방하는 식으로 개선하는 한편 SDN 전용 라인업의 경우 개방형 플랫폼으로 구성한다.
한편, 가상화 업체들은 또 다른 방법으로 SDN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다. VM웨어, 마이크로소프트 등 가상화 솔루션 공급업체들은 물리적 네트워크는 그대로 두고 가상 네트워크를 구성해 네트워크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접근 방법을 SDN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 역시 SDN 생태계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르피 조쉬푸라 델 부사장은 “현재 시장에서 제시되고 있는 SDN 구현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레거시 환경의 인터페이스를 여는 것을 SDN이라 보는 방법 ▲SDN을 오버레이 네트워크(overlay network, 가상 네트워크) 상에서 실현하는 것 ▲개방형 API인 오픈플로우 콘트롤러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코의 SDN 전략, ACI에 대한 두 가지 눈 
시스코는 SDN 전략으로 ACI(Application Centric Infrastructure, 애플리케이션 중심 인프라)를 제창하고 있다. 이는 SDN 전략이라기보다는 SDN 추세에 접근하는 시스코만의 방식이라고 이해되고 있다. 시스코 측 역시 ACI를 SDN 그 자체라기보다는 ‘SDN으로 가기 위한 교두보’로 표현하고 있다. 아직 미성숙한 SDN 기술만으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를 전면 개편할 수 없기 때문에, 전통적인 네트워크와 미래형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가교로써 ACI가 필요하다는 것이 시스코 측의 주장이다. 

이러한 시스코의 전략이 SDN으로의 진화 방향이라기보다는 외려 ‘하드웨어 중심 네트워크’를 어느 정도 연장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비판이 업계에 존재하고 있다. 이는 시스코 ACI가, SDN의 강점을 설명하고자 많은 업체들이 거론하는 ‘공급업체 종속성(vender lock-in)’을 유지하고 가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공급업체 종속성 탈피’는 SDN에 주력하는 업체들이 SDN의 강점으로 지목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기존 네트워크 장비는 다른 제조사의 장비들과 호환되지 않고 각각 독립적인 OS만 사용했다. 따라서 공급업체 종속 현상이 존재했다. 이는 사용자가 사용자 중심으로 네트워크 구조를 만드는 데 제약 사항을 발생시켜 사용자의 선택권을 축소한다. 만약 네트워크의 OS, 콘트롤부 자체가 오픈 생태계의 기술을 차용한다면 이러한 제약은 사라진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시스코의 반박은 바로 안전성이다. 오픈소스 기술로 운영되는 네트워크의 경우 문제가 발생할 시 책임 소재가 제조사가 아닌 사용자에 있다. 시스코 측은 “대전제는 비즈니스 민첩성이지만, 그걸 내가 직접 할 거냐, 잘 돼 있는 걸 살 거냐 하는 선택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논의를 토대로, 사용자는 SDN 도입의 ‘정도’를 선택할 두 가지 체크 포인트를 생각할 수 있다. 먼저, 현재 시장에서 SDN 기술이 어느 정도로 성숙해 있는지에 대한 가치 판단이다. 다음은 사용자 본인이 SDN 환경을 운용할 능력을 어느 정도까지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다. 시스코의 주장과 같이 SDN 대중화의 시기를 조금 더 멀리 보고 SDN의 ‘중간 과정’을 밟을 것인지, 아니면 곧 도래할 SDN 시기에 발맞춰 당장 SDN을 향한 여정을 시작해 볼 지는 사용자가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SDN의 중요 고객, 클라우드 공급업체와 텔코 
SDN과 관련해서 또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있다. 클라우드, 그리고 통신사다. 여타 소프트웨어 정의 기조와 SDN이 출발점은 같다. “IT가 좀 더 빨라져야 한다”는 전제다. 이는 여타 소프트웨어 정의 기조보다 SDN이 비즈니스에 ‘더 절실한’ 요소가 되는 원인이기도 했다. 

IT 인프라 측에서 보면 서버와 달리 네트워크는 매우 무겁고 또 느렸다. 가상화 기술이 대중화를 넘어서 보편화된 서버와 달리 네트워크는 비즈니스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다. 컴퓨팅은 빠른데 네트워크가 느려서 보조를 맞추지 못했던 것이다. 

따라서 클라우드 시대에 발맞춰 네트워크는 변화돼야만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SDN이라는 기조가 탄생됐다. 이는 인터넷 기업의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SDN 도입 사례가 먼저 등장한 배경이기도 하다.

‘대규모 네트워크’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통신사다. 통신사들은 자사 사업의 가장 중요한 기반인 코어망을 어떻게 하면 더 유연하고 비용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이제까지 통신사들은 새로운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능이 포함된 장비부터 도입하는 수순을 밟아야 했다. 이러한 방법으로는 서비스 론칭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대신 준비 기간을 단축함으로써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자 통신사들은 SDN에 주목하고 있다. 

코어망에서의 SDN은 NFV(Network Function Virtualization,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라고 불린다. 업계에서는 SDN, NFV라는 용어를 별도로 활용하지만 사실 중심 기조는 비슷하다. NFV는 SDN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으나, 실제로 데이터센터 단의 분리(SD)를 SDN, 코어망에서의 분리(SD)를 NFV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네트워크 공급업체들은 라우팅, 스위칭 기술을 SW로 제공하는 가상화된 기술, 그리고 그 기술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제공하는 내용으로 NFV에 접근하고 있다. 

브로케이드의 경우 클라우드 및 통신 사업자를 위한 NFV 플랫폼인 ‘브로케이드 비아타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에는 브로케이드 비아타 v라우터, 브로케이드 vADX 제품군 등 네트워크 SW가 올라간다. 알카텔-루슨트는 코어망(EPC), 무선접속망(RAN), 멀티미디어 플랫폼(IMS)을 가상화하는 솔루션을 포함한 NFV 플랫폼 ‘클라우드 밴드’를 공급하고 있다. 

SDN 기술 확보에 정부도 ‘팔 걷어’ 
업계에서는 SDN이 미래 네트워크의 진화 방향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공급업체에 앞서 사용자가 먼저 네트워크 인프라의 체질 개선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SDN은 비켜갈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국내에서도 SDN에 대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10월 1일 미래창조과학부는 ‘SDN·NFV 포럼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SDN·NFV포럼의 목적은 차세대 네트워크 산업의 핵심인 SDN, NFV의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시장이 변혁의 흐름을 타고 있는 지금, 그 변혁의 주체인 SDN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국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해당 포럼에는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 네트워크 공급업체, 학계, 연구계 등이 참여한다. 미래부 측은 “SDN, NFV 등장으로 산업 격변기를 맞이한 가운데, 국내 인터넷 인프라 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고자 산·학·연·관이 함께하는 민·관 협력의 장으로 포럼을 창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포럼은 ▲대·중소기업간 협력 강화를 통해 SDN/NFV 공동 프레임워크 개발을 위한 공동 R&D 추진 ▲국내 HW/SW 개발 기술과 연계해 SW 기반의 네트워크 인프라 비전 제시 ▲관련 산업 발전 및 육성을 위한 환경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 미래부는 국내 SDN 성태계 조성을 위한 ‘SDN·NFV 포럼’을 창립했다.

또한 지난 10월 9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SDN SW의 버그나 보안 문제점을 사전에 발전할 수 있는 검증도구 구조, 방식에 대한 국제표준특허를 미래부 지원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SDN 환경으로의 전환을 막는 가장 큰 문제점은 네트워크 SW가 과연 실제 상용 네트워크에서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냐는 우려다. ETRI는 이러한 우려를 사전 점검해 오류나 보안 침애 등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번 ETRI의 국제표준특허 출원은 국제적으로 통용될 SDN 기술을 국내 기술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ETRI 측은 “본 기술은 안전하게 SDN SW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방법을 제시함과 동시에 개방형 협력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ETRI는 SDN SW 검증 도구를 개발, 국제표준특허를 획득했다.

SDN 시장, 연 89.4%의 고성장세 기대 
시장조사기관 IDC는 전 세계 SDN 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89.4%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2014년 9억 6천만 달러 규모였던 SDN 시장이 2018년에는 80억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히트 메라 IDC 네트워크 인프라 부분 부사장은 “가상화 및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제3의 플랫폼의 부상으로 인해 네트워킹 부문에서도 많은 도전과제들이 생겨나고 있다. SDN은 이를 해결할 여러 혁신적인 기술 중에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SDN이 데이터센터 내 클라우드 도입을 견인하는 것과 더불어, 기업 내 네트워크 아키텍처, 프로비저닝 운영에 있어 보다 민첩한 접근법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기업 IT는 SDN을 광역통신망(WAN)과 사내 전체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과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IDC는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기업 IT 시장에서 SDN이 중대한 출발점을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SDN으로 어떠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관망하고 있는 단계이나, 이러한 ‘탐색기’는 곧 끝날 것이며 그 직후 SDN 기술 확산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네트워크 업계 역시 조만간 SDN이 정착되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아르핏 조쉬푸라 델 부사장은 “2014년이야말로 SDN이 부상하는 아주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류기훈 오픈플로우 코리아 대표는 “빠르면 2015년 후반, 늦어도 2017년 상반기에는 SDN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업계의 증언을 토대로 보면, SDN 기술에 대해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는 ‘준비 기간’은 이미 끝났거나 종료가 임박해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발빠른 비전 수립과 기술 확보 노력이 필요하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SDN의 이점을 극대화하고 변화에 따른 진통을 최소화할 역량 확보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다.

SDN 기조는 네트워크 인프라 구조를 개편한다. 이로써 네트워크 시장 전체의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파괴적인 힘을 가진다. 곧 도래할 ‘SDN 부흥기’가 전 세계 네트워크 시장의 강자 및 수익 구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컴퓨터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