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든 마이크로포커스 한국 지사장 & 이호관 케이디정보기술 사장

▲ 김이든 마이크로포커스 한국 지사장(왼쪽)과 이호관 케이디정보기술 사장(오른쪽)

[컴퓨터월드] 개발자, 아니 컴퓨터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코볼(COBOL)이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코볼은 지난 1959년 처음 발표된 이후 메인프레임을 비롯한 각종 백엔드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활용되는 주요 개발 도구였다. 이제는 웹 환경의 확산으로 인해 자바(JAVA) 등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에 밀려 빛을 잃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코볼이 IT 환경에서 끼치는 영향력은 무시할 수는 없다.

이랬던 코볼이 최근 비주얼 코볼(Visual COBOL)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새롭게 탈바꿈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더 이상 1세대 IT의 유물이 아닌, 지금 시대에 맞게끔 시각적 요소와 다른 애플리케이션과의 연동도 유연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비주얼 코볼을 국내 공급하기 위해 손을 맞잡은 김이든 마이크로포커스 한국 지사장과 이호관 케이디정보기술 사장을 만나 비주얼 코볼과 여러 가지 IT 관련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두 기업, 손을 맞잡다
마이크로포커스라는 기업을 생소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윈도우 운영체제(OS)로 유명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도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헷갈리는 사람들 또한 많다. 그러나 마이크로포커스는 영국에 본사를 둔 상장기업으로, 포춘 100대 기업 중 92개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 전 세계에서 소위 ‘알아주는’ 기업이다. 1976년부터 기업 활동을 시작해 전 세계에 4천 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코볼, 메인프레임 리호스팅,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관리 및 테스팅 사업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김이든 마이크로포커스 한국 지사장은 지난 2011년 4월 법인 지사가 설립된 이후 첫 지사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국내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영업 전략이 현지화였던 만큼, 국내 파트너를 물색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함께 하게 된 곳이 케이디정보기술이다.

케이디정보기술은 비록 대형 회사는 아니지만, 20년 가까이 국내 사업을 지속해온 실속 있는 기업이다. 네트워크 구축사업으로 IT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3월 회사 장기 비전 실현을 위한 전략 사업의 일환으로 IT 인프라 솔루션 사업부를 독립 사업부서로 출범시키며 마이크로포커스와 함께 하게 됐다.

김이든 지사장은 “케이디정보기술은 네트워크 아웃소싱에 대한 오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서로에 대한 약속과 헌신을 고려했을 때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었다”라며 케이디정보기술과 함께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호관 사장 역시 “기존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던 고객들이 오픈시스템으로 전환하게 됨에 따라 기존 메인프레임에서 개발·운영 중이던 프로그램을 적은 비용으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며 가장 안정적인 프로그래밍 언어가 코볼이었다”며, 마이크로포커스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는 김이든 마이크로포커스 한국 지사장(이하 김)과 이호관 케이디정보기술 사장(이하 이)과의 일문일답이다.

비주얼 코볼은 코볼과 무엇이 다른가
이: 코볼이라 하면 1세대 IT의 유물이라고 인식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비주얼 코볼은 마이크로포커스가 다양한 코볼 제품을 인수 합병해 만들어 현재의 IT 기술 환경에서도 뛰어난 성능과 기능을 부여하도록 출시한 제품이다. 개발 생산성 측면에서 비주얼 코볼은 현존하는 신구세대 기술에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개발 생산성 측면에서도 좋은 성능을 나타내고 있다. 사용자 편의성, 안정성, 가격 등을 고려할 때 훌륭한 개발 도구라 할 수 있다.

▲ 김이든 마이크로포커스 한국 지사장

김: 비주얼 코볼이 코볼의 연장선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전혀 새로운 제품이다. 코볼은 개발 인터페이스가 별도로 독립되어 있어 다른 애플리케이션들과 연계할 수도 없었다. 비주얼 코볼은 이클립스나 비주얼 스튜디오와 같은 기존 개발 환경과도 연동이 가능기 때문에 별도의 개발 환경이 필요 없이 통합된 환경에서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코볼을 모르는 사람들도 쓰기 쉬운 환경을 제공한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코볼 예문이 샘플로 제공되기 때문에 자바 개발자나 C 개발자들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자바나 클라우드 등 어떤 환경에도 코볼로 만든 모듈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상호 운용성도 뛰어나다.

코볼이 아직도 경쟁력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인지
김:
코볼은 비즈니스 로직을 담고 있다. 쉽게 말해 A와 B를 비교해서 큰 쪽은 어디로 가고 작은 쪽은 어디로 가고 하는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비즈니스 로직을 많이 써야 하는 기업 환경 애플리케이션들은 코볼로 많이 개발됐으며, 지금도 코볼을 활용하고 있는 곳들이 많다. 기존 코볼은 기존 환경과 융합할 수 없었지만, 비주얼 코볼은 기존 환경과도 융합이 잘 되기 때문에 쓰기가 쉽다. 그리고 영어만 할 줄 알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차세대 작업을 할 때도 비주얼 코볼을 사용하면 이전 시스템을 걷어낼 필요 없이 그대로 살려서 모바일 환경 등 어디에서든 불러서 쓸 수 있다.

주요 레퍼런스 사이트와 고객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김: 주로 금융권에서 비주얼 코볼을 많이 도입한다. 국내 주요 은행들과 보험사, 그리고 증권사들이 비주얼 코볼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S보험사에서 코볼을 쓰다가 비주얼 코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반응은 좋은 편이다. 제품 문제로 인해 컴플레인을 받은 적이 없다. 한 번 비주얼 코볼로 구축해놓으면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기 때문에 그렇다. 심지어 고객들은 몇 년 정도 이용해보다가 더 이상 유지보수 계약을 하지 않으려고 할 정도다. 그런 점은 한 편으로는 아쉬울 수도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마이크로포커스가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나, 주로 미주나 유럽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제품군이 많다.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이란 점도 있지만, 특히 한글 지원 등의 문제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 활성화되는 제품에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국내에서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제품이 제한적이다.

마이크로포커스만의 장점은
김:
마이크로포커스는 현지화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기에 패치도 상당히 빨리 만들어 배포한다. 예를 들어 지역 파트너사가 시장 상황에 따라 어떤 요건이 필요하다 하면 본사에서 연구개발(R&D)을 검토해 최대한 패치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간혹 아주 치명적인 경우나 지원을 못할 경우가 있으면 제품 소스코드를 주기도 한다.

또한, 국내에서 만든 제품을 역으로 해외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 국내 업체와 공동으로 어떤 모듈을 개발했다고 하면, 그 모듈을 본사에 제의해 제품화를 시키거나 OEM으로 공급하든지 하는 것이다. 개발되는 모듈들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최대한 지원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한다. 그러다보니 자사 제품이 아닌 경우에 대해서도 유지보수를 지원하기도 한다.

▲ 이호관 케이디정보기술 사장

국내 SW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김:
국내 많은 SW기업들이 지속되기 힘든 구조라는 것이 안타깝다. 처음부터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형태로만 만들기 때문에 특정 고객에 종속되는 것들이 많다.
반대로 글로벌 기업들은 제품 하나를 만들더라도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고려를 한다. 핵심(Core)이 되는 부분에 치중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경우에는 답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SW기업이 잘 되려면 처음부터 제품을 잘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며, 고객들도 이런 식으로 생각을 바꿔야만 한다.

마이크로포커스가 하고 있는 테스팅 분야를 보면 국내는 중국이나 인도보다 10년가량 앞서 있다고 느낀다. 기술적으로는 더 이상 한국은 변방이 아니다. 그렇기에 시장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다만 차세대 사업을 하기 위한 기술 인력 등이 부족하며, 성장 자체도 느려지고 있다. 테스팅 기술은 좋으면서 정작 테스팅 제품을 외산으로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사업을 하다보면 국내 시장이 매우 침체되어 있음을 느낀다. 미국을 보면 많은 벤처 기업들이 설립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경기 침체 및 저자본 투자의 영세성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폐업하거나 도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IT 산업의 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것이며, 성장을 위한 회복은 더딜 것이라고 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문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와 전문 기업 위주의 시장 재편, 그리고 전문 인력 양성으로 시장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이밖에 각종 부조리 및 부실도 해결돼야 할 문제들이다.

향후 영업 전략은
김: 비주얼 코볼과 메인프레임 사업은 경쟁사가 없다시피 한다. 억지로 붙이자면 코볼의 경쟁은 자바가 될 수도 있겠다. 메인프레임 사업은 국내에서 티맥스와 일부 경쟁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같이 일을 하기도 한다. 지사 차원에서 직접적인 영업은 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사를 늘리고 파트너사를 잘 지원하는 방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 현재 마이크로포커스로부터 라이선스에 대한 공급 및 기술 지원을 받고 있으며, 사전 PoC 또는 BMT를 위한 테스트 라이선스와 기술 지원도 받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왔듯이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도 수행하고 있다.
마이크로포커스의 코볼을 국내 공급하는데 주력하면서, 향후 오픈소스와 가상화, 클라우드 등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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