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의 시대, DB산업진흥법 제정 반드시 필요”

▲ 김종현 한국데이터산업협의회 회장

[컴퓨터월드] 김종현 위세아이텍 사장이 한국데이터산업협의회 신임 회장으로 최근 선출됐다. 이번 김 회장 선출은 그 어느 때와는 다른 의미가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24년여 전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시대가 반드시 올 것으로 확신, 위세아이텍을 설립했다. 이후 그는 주로 데이터와 관련된 제품과 기술개발로 승부를 해왔다. 그를 두고 데이터 산업 1세대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빅데이터 시대의 도래는 곧 데이터의 가치나 중요성이 중심이 되는 것을 의미하고, 김 회장의 예측과도 맞아떨어진 셈이다. 한 마디로 빅데이터 시대에 가장 중심에 있어야 할 인물이 한국데이터산업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된 것은 당연하다는 게 회원들의 반응인 것이다. 그가 회장으로 추대됐을 때 회원 모두가 박수로 환영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김 회장은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한국DB산업협의회를 한국데이터산업협의회로 이름도 바꿨다. 데이터가 그만큼 중요하고 중심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편 김종현 회장이 경영을 하고 있는 위세아이텍은 지난해 매출실적이 그 어느 해보다 가장 높은 성장(약 40%)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빅데이터 시장에서의 수주가 기대 이상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위세아이텍은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이한다. 지난 1999년 IMF 때 어려움 겪기도 했지만 당시 컨설팅 및 분석 위주에서 솔루션 회사로 변신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오다 빅데이터 시대를 맞이해 제 2의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를 만나본다.

 

“데이터의 시대, DB산업진흥법은 반드시 그리고 서둘러 국회를 통과해야만 한다.”

김종현 회장은 취임하면서도 DB산업진흥법의 중요성을 강조, 국회통과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지만 인터뷰에서도 또다시 강조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에 분명하다.

김 회장은 그 이유로 DB가 데이터 활용의 필수 인프라로 DB산업의 발전이 없이는 빅데이터 활성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의 DB기술은 선진국에 근접(미국대비 83% 수준)해 있을 뿐만 아니라 DBMS는 세계 4대 기술 독립국으로 확실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외국산 DB가 국내 시장을 90% 이상 점유하고 있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게 김 회장의 지적이다.

따라서 외국산의 종속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영세한 국내 시장구조를 시급히 개선하기 위해서는 DB산업진흥법 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국내 DB기술은 미국의 89.3% 수준

DB산업진흥법이 없으면 DB산업 발전이 그렇게 어려운가.

“그렇다. 물론 ‘반드시’라는 조건은 아니다. 그러나 국내 DB시장은 외국산이 90% 이상 점유하고 있다. 이 같은 비정상적인 시장구조는 대한민국이 유일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DB기술은 어떤가? 결코 외국산에 비해 뒤떨어져 있지 않다. 국내 DB기술은 선진국에 근접(美 대비 83% 이상)해 있고, DBMS는 세계 4대 기술 독립국으로 확실한 지위와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DB는 데이터 활용의 필수 인프라이기 때문에 DB산업의 발전 없이는 빅데이터 활성화는 불가능하다.”


국내 DB산업 구조가 어떻게 돼 있기에 그런가.

“국내 DB산업은 3,500여 개 사업자로 구성돼 있는데, 이 가운데 약 90%(89.3%)가 중소기업으로, 중소기업 중심의 민간 자력으로 산업을 성장시켜오고 있다. 민간 자력으로 성장해오고 있는 현상이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다시 말해 기술력과 자금력, 영업력 등에서 앞서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기술도 어느 정도 경쟁할만한 인프라는 갖춰져 있기 때문에 성장환경을 조금만 조성해준다면 산업이 크게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해외진출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정부는 앞에서는 빅데이터 산업을 육성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아주 미미한 게 현실이다. 참고로 미래부의 2014년 DB산업 관련 예산은 33억 원에 불과했다. 관련 담당 부처 예산이 이 정도라면 다른 부처는 어떻겠는가?”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는 ‘아이디어 + 기술’의 융합으로 신규 창업 및 시장진입이 가능한 청년일자리 창출의 최적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케이웨더’라는 회사는 날씨경영이라는 새로운 시장분야를 창출하고 ‘김기사 앱’은 지난해에 1천만 이용자 달성 및 30억 원의 투자유치를 통해 일본시장 진출을 준비 중에 있다.

특히 공공데이터 개방으로 데이터 기반 창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참고로 공공데이터 활용기업 수는 지난 2012년 42개에서 2013년에는 250개로 495% 증가했다. 이처럼 DB의 중요성이나 가치, 그리고 활용 등에 있어서 하루가 다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제도적 지원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국내 DB기업의 90%가 영세한 중소기업

법이 제정되면 무엇이 달라지나.

“비정상적인 시장구조, 즉 외산 종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돼 국내 DB 관련 기업들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영세한 시장구조 등 취약한 산업구조를 개선하는데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

국내 DB 관련 기업들은 10억 원 미만의 기업들이 전체의 60%에 육박할 정도로 영세하다. 성장률 또한 2011년 11.0%에서 2012년 7.8%, 2013년 6.1%로 점점 더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글로벌 DB기업들은 나날이 발전하는 것은 물론 우수 DB서비스 기업들까지도 인수하며 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DB업계는 DB산업이 독자산업(연매출 11조 원)으로 성장했으나 콘텐츠나 SW의 일부로만 취급되며 각종 지원에서 후순위로 밀려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빅데이터 및 오픈 데이터 등의 환경 변화로 DB산업법이 조기에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3년째 국회에 계류돼 있어 관련 업계는 국회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중국은 DB기술 독립(IBM, 오라클, EMC 불매 등)을 선언한 바 있는가 하면 개발도상국들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이번 기회를 잘 살린다면 해외수출산업으로도 육성할 수 있다. 특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창업과 신규 서비스 창출은 타 산업에 비해 진입장벽이 적고 단기간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참고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구글, 아마존 등 스타트업 1세대에 이어 클리어스토리(Clearstory, 빅 데이터 분석), INRIX(교통정보) 등 데이터에 기반 한 2세대 스타트업 기업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소셜커머스 기업인 쿠팡은 2010년 40명으로 창업해 4년 만에 1,000명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산업군 형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어 법 제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일자리 창출은 데이터 산업이 최고

사실 김종현 회장은 국내 DB산업 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온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DB산업진흥법 발의를 위해 국회의원들을 직접 찾아 그 배경이나 중요성, 가치 등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시키는가 하면 전국 35개 대학교와 중국의 칭화대학교 등에 관련 솔루션을 기증하는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칭화대학교 소프트웨어 기증의 경우, 이를 계기로 중국의 하얼빈과 한국의 제주도에서 세미나를 열어 상호 기술교류는 물론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주도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 김종현 회장이었다고 한다.


한국데이터산업협의회는 무엇을 위해 설립했고,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지난 2009년 10월 국내 DB산업계를 대표하여 권익보호와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관·산·학이 뭉쳐 동반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했다. 즉 산업 육성을 위한 산학 연계 지원, 교육 및 세미나 개최, 관련 정책 개발 및 정부 건의 등을 하고 있다.

특히 매년 연말에 개최하는 ‘DB인의 밤’에는 우수DB인과 품질관리(데이터 관리, 품질, 보안 등) 기업을 선정해 수상하고 있다. 회원사는 기업회원 143개와 특별회원 18명 등 총 161개이다. 143개 기업회원 중 97.2%인 139개사가 중소기업이다.”


회원사들이 신임 회장에게 가장 바라는 게 무엇이라고 보나.

“산업 육성을 위한 노력일 것이다. 예를 들어 국회에 3년째 계류 중인 DB산업진흥법 통과를 위한 노력, 빅데이터 산업 발전을 위한 한국데이터산업협의회의 위상강화, DB솔루션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 기회 마련 등일 것이다. 따라서 이를 위한 노력에 매진할 것이다.”

 

위세아이텍, 5년 후 500억 규모로 성장 기대

한편 위세아이텍은 지난해 설립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역시 큰 변수가 없는 한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위세아이텍의 성장세는 빅데이터 시장 확산에 따른 준비된 기업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종현 사장은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 지난 1990년 위세정보기술이라는 컨설팅 서비스 전문기업을 설립했다. 올해로 설립 25년째이다. 4반세기 동안 성장 발전해 오면서 국내 대다수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겪어야 할 어려움과 고통은 다 맛봤다. 산전수전 다 겪은 셈이다. 그러나 시장분석을 통해 한 발 앞선 제품 및 솔루션 개발로 위기를 넘기면서 꾸준히 성장해왔다.

특히 지난 1999년 IMF 때는 컨설팅 및 서비스 위주에서 솔루션 회사로 변신을 추구했다. 주력 분야는 직접 개발을, 비주력 분야는 타사와의 협력제휴를 통해 집중과 선택을 해온 것이다. 또한 지난 2010년부터는 빅데이터 분석과 품질 선도를 위한 전략으로 빅데이터 융합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추구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위세아이텍은 마치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제 2의 도약의 해를 맞이하고 있다. 김종현 사장은 ▲타깃 고객과 우선순위를 정하고 ▲불확실성을 대비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분명한 목표와 장기계획을 수립하라는 그만의 경험을 통해 얻은 경영철학을 밝혔다.

김종현 사장은 5년 후 현재보다 2.5배 이상 성장한 500억 원 규모의 DB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위세아이텍의 미래 목표도 밝혔다. 김 사장은 조직이 그 어느 때보다 안정돼 있고, 경험도 많이 쌓아 프로젝트 수행에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현 사장은 지난 2013년 중소기업인의 날에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는데, 이 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 “SW산업은 단기간의 승부가 아니라 장기간의 비즈니스로 접근해야”

SW 전문 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부지런히 시장기반을 쌓고 고객을 확보해나가는 게 가장 최선의 길이라고 김종현 대표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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