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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범정부적 노력과 관행 타파로 장밋빛 미래 그린다”전자문서 산업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한 전문가 6인 좌담

[컴퓨터월드] 모바일과 디지털로 대표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점차적으로 전자문서를 활용하는 부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보험업계는 전자청약 시스템을 통해 종이 없는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공인전자주소와 공인전자문서센터 등을 마련하는 등 이른바 ‘페이퍼리스’ 시대를 준비하는데 한창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은 전자문서 산업이 그리 활성화되지 못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본지는 이에 대한 이유로 산업 특성을 고려한 정책적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렇다면 과연 전자문서 산업을 위해 필요한 지원은 무엇인가. 이에 본지는 전자문서 산업이 좀 더 발전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보기 위해 업계와 학계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심층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자문서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관습부터 고쳐야

이진수: 그동안 전자문서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여러 노력들이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전자문서 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전일: 전자문서가 산업으로 정의되고 불리기 시작한 것이 채 몇 년이 되지 않는다. 전자문서가 IT산업에 많은 부분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정 부분들은 IT산업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

전자문서 산업의 주요 대상은 개인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기업이나 공공이다. 개인들의 경우 전자문서를 필요할 때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기업이나 기관에서는 관습적인 측면이나 정부 조직의 경직성, 법과 제도상 문제로 인해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전자문서가 확산되는 것은 대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관이나 기업 쪽으로 더 확산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관습이나 규제에 묶여있어서 쉽게 확산되기가 어렵다.

임준규: 전자문서라고 하는 범위 자체가 넓다. 종이문서가 생성, 유통, 보존, 폐기의 4단계 라이프 사이클이 있듯이 전자문서도 생성, 유통, 보존 단계가 존재한다. 특히 생성 단계에서는 MS오피스나 한글 등에서부터 ERP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자문서가 생성된다.

이처럼 문서 생성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툴이나 솔루션들이 넓고 광범위하기 때문에 규정짓기가 어렵다. 그렇기에 정부적인 차원에서는 산업 활성화를 유통과 보관 쪽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서를 유통하고 보관하는데 있어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것에 대한 관행적 습관이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다. 당장 계약서를 작성할 때도 PC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서명을 하는 것보다 눈에 보이는 종이로 출력하고 도장을 찍는 것이 믿음이 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문제다.

송병호: 전자문서 학회가 출범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커뮤니티가 형성이 안 돼 그동안 한국에서 축적한 많은 경험들이 분산되고 파편화되면서 묻히고 있다. 이런 것들이 잘 만들어지면 세계 최초나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

현재 전자문서라 하면, 종이문서를 전자화 하는 것만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전자문서라 하면 기존 문서의 전자화도 있지만, 그동안 문서로 처리하지 않던 것들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른다거나 휴대폰으로 보내는 메시지 등은 문서는 아니지만 온라인으로 문서적인 기능을 한다.

핀테크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종이문서로 처리해야 했던 것을, 이제는 앱을 이용해서 자동적으로 결제한다. 처리 과정이 사용자 눈에 실제로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뒤에서는 이미 생태계가 형성되고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자문서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지만, 그것을 모른 채 정부와 사회에서는 사각지대에 놓아둔 채로 방치하고 있는 귀중한 문서 자신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전자문서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부족했다고 본다. 담당부서와 담당자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페이퍼리스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이들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각 기관과 부처별로 소관이 다르고 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전자문서 산업은 미래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사용처들은 미래부 소관이 아닌 곳이 더 많다. 그쪽은 그쪽 소관부처에서 정해진 대로 따로 한다. 결국 정부차원에서 드라이브 하려면 과거 전자정부시스템처럼 정부차원에서 먼저 주도적으로 써야 한다.

정기애: 전자문서를 활성화하자는 것이 국가 차원이나 국민들의 목표는 아닐 것이다. 국가산업 전반에서 전자문서 산업이 목표라기보다는, 전자문서 산업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활성화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전자문서 라이프 사이클 측면에서 보면 유통과 연관된 산업이 보안, 보존이나 이용하는 측면에서 보면 콘텐츠 산업이 연관된다. 사실 전자문서는 IT를 인프라로 해서 그 위에 올라가 유통되는 매개체다. 이 매개체를 이용하는 쪽과 관리하는 쪽의 니즈가 무엇인지 파악하면 활성화될 영역들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이제는 전자문서를 생산하지 않거나 유통하지 않는 조직은 없을 것이다. 조직이 사용하고, 생산하고, 유통하는 부분에서 무엇을 요구하는지, 그리고 글로벌 시대를 맞아 컴플라이언스에 어떻게 영향을 받고, 어떤 형태로 나아가야 유리하게 작동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전자문서의 원활한 이용 위한 가이드라인 필요

이진수: 전자문서로 전자상거래나 계약 등이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고 있는데 보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발전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서나 데이터에는 개인정보도 많이 들어가 있지 않은가. 전자문서, 과연 안전하게 이용이 가능한가.

정권성: 그동안 정부는 신뢰성이 있는 전자문서가 종이문서의 법적 효력을 유지하면서, 전자문서로 이동해도 원본성이나 진본성, 부인방지 등 효력이 유지되도록 할 수 있게끔 강조해왔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전자문서는 태생 자체가 전자적으로 생성돼서 유통되지만, 신뢰성까지 부여하기 위한 제도나 가이드라인이 없다.

전자문서를 활성화시키고자 한다면 이용기관이 어떤 수준까지 조치를 취했을 경우 컴플라이언스를 통과해서 종이문서와 동등한 효력이 있다고 정의해줄 필요가 있다. 생성이라는 부분을 배제하고는 아무리 이용 인프라와 유통 인프라, 보관 인프라가 활성화됐다 하더라도 문제가 된다.

이런 인프라를 사용하는 이용자의 특성은 문서의 가치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타깃팅을 맞춰야 한다. 전자문서가 신뢰 전자문서로 가야 하는 부분이다. 신뢰 요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위변조 방지나 진본성, 부인방지 등에 보안 기술이 적용돼야 한다. 신뢰 전자문서 생성 가이드라인이 정해진다면 그에 따라서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장완규: 전자문서의 보안 문제는 크게 내부적인 요인과 외부적인 요인으로 나뉜다. 내부적인 요인으로는 자체적으로 문서가 갖는 진본성이나 위변조 방지 문제 등이 있고, 외부적인 요인으로는 개인정보 침해를 볼 수 있다.

이미 전자문서상으로도 위변조나 필적 감정 등은 가능하다. 기술이 상당히 잘 갖춰졌다. 또한 최근 개인정보에 대한 보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개인정보 보호법도 강화된 상태다. 보안과 관련해 위변조가 됐다든가 진본과 관련된 문제가 됐을 시 아직까지 전자문서와 관련된 법적 다툼이 없었다. 만약 쟁점이 돼서 문제가 됐을 때 위변조나 진본, 문서성들을 검증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

보안적인 문제와 기술적인 부분들이 잘 갖춰져 있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러므로 전자문서 산업을 확산시키는데 보안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기애: 우리나라 민간 소통 방식은 여전히 종이문서가 우세하다. 부동산에서 계약할 때는 전자문서로 하는 것보다 종이문서에 도장을 찍는다. 이런 세태가 계속되는 한 민간 소송에서 첨예하게 대립될 문제는 없다.

그러나 기업이 문제다. 기업도 업무 프로세스는 전자문서로 이뤄지지만 회계문서 등은 문제가 됐을 시 다 하드 카피로 생산하는 등 이중으로 작업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자문서가 진본이냐 아니냐 하는 측면으로 논란이 될 일이 없다. 하지만 해외 기업들과 붙었을 때가 문제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소송을 벌일 때 미국의 이디스커버리 제도의 틀 안에는 이메일도 전자문서에 포함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그런 요건이 보편화돼 있지 않아 해외 기업들과 법적 논쟁이 벌어졌을 때 현재 우리나라 산업계의 여건은 매우 불리한 측면이 있고, 아직까지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정부 또는 전문가 조직이나 협회 차원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방법론이나 요건들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전일: 전자문서가 불안하지 않느냐, 위변조가 쉽지 않느냐 하는 얘기들이 나오는 것은 결국 관습의 문제다. 화폐를 컬러복사기로 위조한다고 해서 화폐를 안 쓰지는 않는다. 또한, 자동차 사고로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친다고 하더라도 자동차를 안 쓰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유독 전자문서만 그렇게 생각하느냐. 기업 입장에서는 전자문서로 보관하고 원본을 폐기해도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소송에서 전자문서를 이용한 판례가 없기 때문에 종이문서들을 쌓아놓고 보관한다. 변하는 것이 힘들다. 전자문서가 그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송병호: 종이문서와 전자문서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장단점도 다르게 봐야 한다. 종이문서는 한 사람만 소유하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소유한 사람은 그것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은닉하고, 이중장부를 만들고, 파기하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을 시 검찰이나 경찰에서는 PC를 압수하며 포렌식 수사를 한다. 이 때 종이문서는 증명이 될 수 없다.

반면 전자문서는 장점이 크다. 자동으로 체크할 수 있는 기능도 있으며, 문서가 수정된 히스토리도 알 수 있다. 대개 전자문서를 만들면 공용 시스템에 등록되기 때문에 개인이 위조할 수 없고, 없애도 흔적이 남는다. 체계화된 기관이라면 전자문서를 요구하는 곳이 많다. 그러나 전자문서도 그냥 쓰면 안 되고 신뢰성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기술은 충분히 발달돼 있다.

   
 
‘샵메일’은 전자문서 유통 위한 공인전자주소…이메일 대체재 아니야

이진수: 그렇다면 지난해 많은 논란이 됐던 샵메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가.

전일: 정부에서 전자문서 확산을 위해 유통을 위한 공인전자주소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활성화가 되지 못했다. 오히려 갈라파고스적인 제도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오해가 있다.

우선 명칭의 문제다. 샵메일을 이메일과 대비시켜 이메일의 대체재로 생각하는데 그건 정말 잘못된 것이다. 물론 국민에게 편히 다가가기 위해 샵메일로 명칭을 지은 부분도 있지만, 이것으로 인해 이메일을 잘 쓰고 있는데 샵메일을 왜 써야 하냐는 식의 공격도 받았다.

샵메일로 불리는 공인전자주소는 신뢰받고 인정받는 전자문서 유통 플랫폼이지, 이메일의 대체재는 결코 아니다. 이메일은 기존 이메일대로 사용하고, 전자문서를 유통하기 위한 플랫폼은 공인전자주소를 쓰자고 하는 것이다. 현재도 이메일이 있고 인터넷도 있지만, 등기우편을 쓸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지 않은가. 전자문서도 이렇게 신뢰할 수 있는 유통망에 태우자는 것이다.

또 다른 것은 공인전자주소가 한국만 쓰는 갈라파고스적인 제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 같은 니즈를 갖고 있다. 독일이 사용하는 데메일의 경우 정부가 법을 만들고 유통사업자들이 있는 한국과 유사하다. 그리고 공인전자주소에 사용된 기술들은 xml과 같은 최신 기술들을 접목했을 뿐이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임준규: 샵메일은 정확하게 전자적으로 보내는 통로다. 샵메일의 취지나 명분은 좋다. 그러나 상대방에 대한 샵메일 확보가 가장 어렵다. 샵메일이 시행된 지 1년 반 정도 됐다. 그러나 샵메일을 태동시킨 미래부에서조차 옆 부서에서는 샵메일을 모른다. 전자문서가 가장 많이 형성되는 행정자치부에서도 샵메일을 이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것이 현실이다.

샵메일에 대한 필요성이나 당위성은 충분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아직까지 오프라인에 익숙한 관행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누가 깰 수 있는가? 정부밖에 할 수 없다. 먼저 관(官)에서 사용 케이스를 발굴해주고, 거기에서 효용성이 입증되면 민간에서는 말 하지 않아도 쓰게 돼 있다. 실제 업무에 적용하게 되면 틀림없이 짧은 시간 내에 적용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필요한 용도에만 쓰면 되는 것이다.

실제로 모 기업의 경우 수출입 업무를 하면서 하루하루 환율을 계산한다. 그러나 그 기업이 지방에 있다 보니 서울에 있는 벤더들이 매일 갈 수가 없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환율은 원 밑으로 전 단위까지 계산한다. 그러다보니 전화만으로는 오차도 생기기도 한다. 이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샵메일을 이용하는 방안을 도출했고, 그렇게 활용하고 있다. 목적성을 찾은 것이다.

장완규: 샵메일을 가장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분야는 소송이다. 송달이 굉장히 중요하다. 판결문이 도달되고 14일 이내 불복하지 않으면 불복할 수 없다든지, 답변서에 대한 조취를 취하지 않으면 법 규정상 제제를 가한다. 전자소송을 시행하는 현 단계에서 샵메일을 이용토록 한다고 하면 문서가 안전하게 송수신됐다고 하는 사실, 즉 증명기능이 시점별로 법적 효력을 갖기 때문에 샵메일을 정부 주도로 나가는 것이 맞다.

그러나 정부가 주도한다고 해서 의무로 하면 그것 역시 문제다. 오히려 메리트를 주며 권장하는 식으로 해야 한다. 소송 감액이라든가 불편함을 덜어주는 것처럼 해서 샵메일 이용이 빈번하게 오가게 되면 다른 분야에도 파급되며 확산될 것이다.

송병호: 샵메일의 제도나 취지 자체는 좋다. 그러나 사용자의 니즈에 맞게 하는 것이 아니라 추진하는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것 같아 아쉽다. 표준이라는 것은 이해당사자들이 모여서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처럼 정부가 규격을 만들어서 공시하고 그에 따르면 사업자로 인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표준은 지키기만 하면 후발주자도 들어올 수 있게 하는, 진입장벽을 없애는 것이다.

전자문서는 유통이 돼야 한다. 한 사이클이 돌 수 있어야 전자문서다. 전자문서를 다시 출력해서 제출하고 스캔하는 것은 아니다. 샵메일은 엔드 투 엔드다. 주고받으면 끝난다. 사용자가 느끼지 않도록 시스템이 매끄럽게(seamless) 돌아야 쓰인다. 그러나 지금은 사용자가 직접 보내고 받아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

또한 무료화도 필요하다. 그래야 사용자가 아무 거리낌 없이 쓸 수 있다. 대신 비용은 혜택을 받는 수혜자나 기관에서 대신 대납해서 사업자에게 줘야지, 개인이 개인정보도 주고, 돈도 내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무부처는 단순히 엔드 투 엔드로 끝나는 것이 아닌 전체를 유통할 수 있는 큰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각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근거 마련돼야

이진수: 정부가 선도적으로 리딩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산업 성장을 위해 규제 완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겠지만, 반대로 초기 정착을 위해 이것을 할 때는 이렇게 하라는 강제적인 것이 필요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정권성: 현재 여러 부처별로 법들이 있는데, 전자문서의 요건을 갖춰 쓰도록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가장 좋다. 금융이나 의료 등의 분야에서 종이문서 대신 전자문서로 사용한다고 할 때, 이를 보관하거나 유통하는 것을 허용해준다는 부분이 전자거래기본법이나 전자서명법에 있지만, 개별법에서는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이 쉽지 않았다. 규제를 해야 되느냐 아니냐의 측면보다는 현재 하고 있는 부분들을 전자문서로 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부분이 필요하다.

임준규: 전자문서는 원천적으로 페이퍼리스를 의미한다. ERP나 다른 전산 매체를 통해 데이터가 생성됐을 때 그것이 종이로 출력되지 않고 계속 데이터로 흘러가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유통이다. 샵메일과 공전소 등 유통 쪽으로 영업을 하다보면 대부분 취지나 명분은 인정하지만 애매해한다.

그리고 법적으로 효력이 인정되는지, 실제 판례가 있는지를 궁금해 한다. 이것이 현실이다. 법에서 보면 ‘추정한다’라는 용어가 있다. 법률전문가들은 이것을 ‘같다’라고 하지만 일반인들은 “논의를 해야 한다는 건가?”라는 의문을 가진다. 관련 법규를 단순하게 해서 확신을 줘야 한다. 전자문서의 확산을 위해서는 이것이 꼭 필요하다.

전일: 많은 논문이나 연구보고서에도 나와 있지만, 전자문서를 기업에서 활용하면 업무 생산성 향상을 가져온다. 전자문서화 될 때 정보로써 가치를 부여받고, 그 정보가 유통됨으로써 종이문서보다 훨씬 빠르고 넓게 전달되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에서 전자문서화 혹은 전자문서로 대체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꼭 일 순간에 활용할 필요는 없다. 원하지 않으면 안 쓰면 된다. 다만 기업이 사용한다면 업무 생산성을 고려하고 드라이브하면 되는 것이다.

법 제도를 보면 문서에서 특히 서면을 언급하고 있다. 많은 법률전문가들은 전자문서가 종이문서를 대체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하지만, 실제 당사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판례가 있는지, 정부에서 가이드를 했는지를 궁금해 한다. 국가 전체적인 시각에서 보면 그런 걸림돌을 풀어주는 것이 기업 생산성과 국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명명백백하게 법을 단순한 단어로 개정하든지, 아니면 주무부처에서 유권해석을 해주면 분명히 확산이 될 것이라고 본다.

장완규: 전자문서를 이용함에 있어서 법적으로 규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규제라기보다는 시각의 차이일 것이다. 기존에 전자문서를 이용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법률들은 과거 종이문서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규정한 것일 뿐, 전자문서 환경의 변화에 맞춰주지 못한 채로 남아있기 때문에 규제로 비춰지는 부분도 없잖아 있다.

민사 소송에서도 원본제출주의라는 원칙이 있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신뢰할 수 있는 문서를 내라는 규정이 있다. 전자문서로 환경이 변했다면, 그에 맞춰 종이문서에 초점을 맞춰 규정됐던 것들이 개정될 필요는 있다.

그리고 종이문서를 전자문서로 변환하면 원본문서를 폐기해도 된다는 규정들이 있다. 미래부가 고시한 것이다. 그러나 고시로 만들어 알릴 바에는 차라리 법 규정으로 끌어올려서 모두가 공유할 수 있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시도 법률적 효력까지는 아니지만 알리는 공지기능과 법적 구속력도 있지만, 고시는 법을 아는 사람이나 이해관계당사자가 아니면 잘 보지 않는 부분이다. 그렇다보니 일반인들은 더 모를 수밖에 없다.

송병호: 전자문서 공급 쪽 규제가 있냐 없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물론 전자문서에도 규제가 있다. 샵메일만 보더라도 그렇다. 요금은 어떻게 받아라, 액티브엑스를 없애고 이렇게 해라 등 꼭 법이 아니더라도 민간이 자연스럽게 전자문서를 사용하다가 제동이 걸릴 여지가 충분하다.

공급 쪽보다 수요 쪽의 규제가 문제다. 미래부가 담당하는 전자문서법을 개정하면서 전자로 돼 있는 문서도 문서로서의 효력이 있게끔 했지만, 그것은 미래부가 담당하는 곳에서만 인정해주고 있는게 현실이다. 보건법, 교육법, 금융법 등이 적용될 때에는 감독관청들이 종이문서를 아직도 선호한다. 그런 법이 수백 개는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개별 기업들이 전자문서 쓰기를 주저하는 것이다.

   
 
특정 부처 아닌 범정부적 노력 필요해

이진수: 앞으로 활용분야를 어떻게 넓혀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 한 마디씩 부탁드린다.

정기애: 오늘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러니한 것은 현재 정부가 규제를 철폐하는 쪽으로 강력 드라이브를 하고 있지만, 문제의 핵심은 철폐냐가 강화냐가 아니라 규제를 시장에서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왜냐하면 일반시장과 달리 전자문서 업계 일부에서는 규제 강화를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주문은 상당히 상반된 것이다. 이렇게 나온 이유를 보자면 우리나라는 사건이 발생했을 시 모든 책임을 정부로 몰아가는 사회적 구조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정부가 너무 많은 것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정부가 모든 것을 주도할 만큼 전문성이 뛰어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모든 산업분야가 점차 세분화되고, 깊이와 넓이 또한 더해가고 있기 때문에, 담당 공무원 몇 명이서 모든 것을 맡기엔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볼 필요가 있다. 많은 국제 표준들을 보면 해당 산업 분야 커뮤니티가 만들어내고, 운영의 주도를 담당하고 있다. 이것을 보면 우리나라도 규제를 강화하느냐 철폐하느냐의 문제가 아닌, 주도를 어디서 할 것인가를 정부가 알아채고 산업계에 그 역할을 맡겨야 한다. 산업계가 수익을 내려고 노력하는 집단인 만큼, 가장 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역할은 산업계에서 올라오는 각 분야별 이슈와 충돌지점 등에 대해 중재역할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본다. 시스템을 제고해서 구조를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임준규: 전자문서 업계가 규제나 법 때문에 사업을 못 하고 못 쓴다는 것은 보지 못했다. 다만 오랜 관행이 문제다. 현재 전자결제나 그룹웨어 등은 잘 쓰고 있다. 이들은 종이로 나오지 않는다. 종이로 나오는 것은 단지 외부와의 유통 문제일 뿐이다.

이에 대한 툴 역시 유통은 이렇게 하고 보관은 이렇게 하면 된다는 법적인 효력이 이미 돼 있다. 향후 다툼이 예상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면 굳이 돈 들여서 샵메일을 쓴다거나 공전소에 보관할 이유는 없다.

다만, 그런 다툼이 예상되는 전자문서들이 종이로 빠져나오지 않고 계속 페이퍼리스로 흘러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 관행을 바꾸는 것이다. 그에 대한 리딩은 정부에서 하고, 현업에서 채용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미래부의 한 부처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권성: 전자문서가 향후 잘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재 전자문서 생성과 관련된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올해 초부터 민수 제조 쪽에서 수요가 올라오고 있다. 이를 토대로 보면 분명히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개인적으로는 초기 공인전자주소가 생겼을 때 정부가 그렸던 그림, 지식경제부와 안전행정부가 그린 민관 전자문서 유통체계가 완성돼서 실현되는 것을 원한다. 그렇게만 되면 관련된 전자문서 시장은 다양하게 나올 것이다. 모양새가 나오기 위해서는 민관 모두 만들어진 문서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구조부터 시작해야 한다.

전일: 전자문서 활용이라는 측면은 정보의 물결에서 흘러갈 것이다. 정부에서 유연한 자세를 취해주면, 일반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전자문서를 활용하면서 기업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특별한 생산설비나 거창한 사업 아이템이 없어도 결국 국내 기업들이 전자문서 활용 비율을 높여주면 국가적으로 큰 이익이 될 것이다.

이제는 탄소배출권도 거래하는 시대다. 전자문서 관련한 사용지수도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지금은 좋은 물건을 많이 만들어서 파는 것이 중요하다지만, 전자문서로 인한 역량도 중요하다. 전자문서를 정형화된 문서로만 볼 것이냐? 비정형문서도 보고, 전자문서 개념도 정립해봐야 한다. 정부가 물꼬를 터주는 부분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송병호: 전자문서 산업의 미래를 장밋빛으로 본다. 이름이 전자문서일지, 페이퍼리스일지, 아니면 전자증거가 될지는 모르지만, 디지털, 모바일, 온라인 시대가 되면서 사용자들이 원해서 자연히 발전한 분야다. 개별적으로 이런 흐름을 막는 것은 힘들 것이다.

전자적으로밖에 존재하지 않는 문서가 많다. 그러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산업혁명처럼 세력다툼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그 과실을 가져가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내부적으로 스마트폰을 만들고 제도도 만든다고 하지만, 핀테크나 웨어러블, 사물인터넷을 보면서 우리가 만든 구구절절한 문서포맷과 양식, 홈페이지, 공인인증서, 샵메일 등이 한 번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다.

물론 외국의 것들이 들어오면 사용자들이 편할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국부가 유출되는 것이다.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커뮤니티를 살려야 한다. 현재 분산돼 있으면서도 발주처마다 다른 표준으로 만들고 있는 것들을 모아줘야 한다.

그것이 학회나 협회, 아니면 업계의 자생적인 표준화가 됐든 간에 그 뒤를 지원하고 피해를 구제해주면서 어려운 점들을 대행해주며 업계 친화적인 부분으로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 물론 법 제도도 필요하지만, 직접 피부에 와 닿는 붐업이 필요하다.

장완규: 전자문서 산업의 미래는 밝다고 본다. 전자정부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 전자문서 활성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민간이나 공공, 그리고 여러 법에서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들이 준비되고 있다. 다만 보관이나 유통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문제다.

생성 생태계가 풍부해져야지만 전자문서가 더 확산될 수 있다. 또한 정부 주도라 해서 의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하면 무언가 이들을 주겠다는 형식을 권장하면 민간에서 확산되기에도 용이할 것이다.

물꼬를 튼다는 것에도 규제적인 측면이 아니라 유도하는 권장 측면이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은 전자문서 이용에 있어서 과도기로 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돼서 20년이 채 안 된 시점이다. 과도기에는 여러 문제들이 있을 수 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차츰 그런 것들을 바로잡아나가고 대비하면 전자문서 산업은 전망이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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