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목적 분명히하고 안정성 신뢰성 꼼꼼히 따져야

 

 

[컴퓨터월드] 지난 9월 28일 ‘클라우드컴퓨팅 발전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클라우드 발전법)’이 본격 시행됐다.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도입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으로 관련 업계의 기대가 높다. 하지만 클라우드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도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관심만으로는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클라우드 도입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선택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여러 업체들이 많은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어서 적합한 서비스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비스를 선택할 때 여러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단지 대세라는 이유만으로 도입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저렴한 가격’과 ‘빠른 사용’이라는 클라우드의 가장 큰 도입목적을 놓칠 수 있다.


클라우드 도입 신중해야

쉽고 빠르게 도입할 수 있고,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클라우드는 기존 구축형 시스템에 비해 비용, 기간 등의 면에서 여러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기 어려운 사업자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특히 본격적인 SaaS(Software as a Service) 사업을 구상중인 기업들은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기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등 서버나 네트워크와 같은 하드웨어 자원을 빌려주는 IaaS 사업자들을 선택해 서비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클라우드 도입을 고려하고 있더라도 막상 인프라 사업자를 선택하는 것은 녹록치 않다. 클라우드 기업마다 상이한 플랫폼과 상이한 서비스를 가지고 있을 뿐더러 그 서비스마저도 한두 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에게는 오히려 선택지가 너무 많아 선택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서비스 도입의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세를 좇아 클라우드를 도입할 것이 아니라, 어떤 사업을 진행할지, 무엇을 얻기 위해서 클라우드를 도입하려 하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입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 외에 ▲서비스 수준 협약(Service Level Agreement, SLA) 조건 ▲제공 회사의 안정성 ▲서비스 도입의 민첩성과 서비스 이용의 편의성 ▲서비스의 신뢰성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목적 분명히 하는 것이 최우선

IaaS의 경우 대부분 사용 시간에 따라 요금이 책정되고 있다. 한 회사의 서비스 상품이어도 서비스별 요금이 많은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사업초기 도입을 서두르며 섣부르게 서비스를 선택할 경우, 불필요하게 과도한 요금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도입 초기부터 불필요하게 높은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 사용하다가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도입을 고려해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는 것이 클라우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동통신사 요금제를 예로 들며, 사업 초기 높은 요금의 상품을 선택하기보다는 ‘사용할 만큼’, ‘사용 용도와 조건에 맞는’ 상품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업의 목적을 확실히 하고, 무엇을 위해 클라우드를 도입하고자 하는지, 클라우드를 통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강명수 일아오픈 부사장은 자동차를 예로 들며, “경차와 고급세단을 놓고 단순히 가격만을 두고 평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군가에게는 저렴한 경차가 필요한 만큼 누군가에게는 안정성 높은 고급 세단이 필요하다. 결국 사용자의 용도가 무엇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현 코오롱베니트 ITS사업부 클라우드팀 차장은 “너무나 많은 서비스를 불필요하게 선택하면 과도한 요금을 낼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클라우드의 장점인 민첩성, 탄력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경우 서비스 선택과 정확한 요금 예측이 어려운 편이다. 따라서 컨설팅의 역할이 중요하다. CSB(Cloud Service Brokerage) 업체를 통한 클라우드 도입도 고려해볼만 하다. CSB란 결국 클라우드에 대한 SI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CSB의 역할 중요해져

클라우드의 가격을 비교할 때 단순히 한 시간 썼을 때 드는 비용이 얼마냐만을 따져서는 안된다. 아무리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하루걸러 장애가 발생한다면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은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

클라우드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CSB 또한 클라우드 생태계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CSB는 클라우드 서비스 소비자와 제공자 사이에서 클라우드 서비스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소비자를 대신해 일하는 중개자라 할 수 있다. CSB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안하거나, 각종 클라우드 형식의 IT 자원을 통합, 중개, 연결, 조합,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강명수 일아오픈 부사장은 CSB야말로 우리나라가 클라우드 기술을 펼칠 수 있는 가장 좋은 사업영역이라 강조했다. 강 부사장은 클라우드 핵심 기술이 거대한 글로벌 기업에 선점당한 상황에서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향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단순히 서비스를 전달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여러 클라우드 벤더들을 서로 경쟁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강 부사장의 설명이다.

장현 코오롱베니트 차장은 “CSB가 클라우드에서의 SI라고 본다”며, “기존에는 단순하게 가상서버를 요구하는 고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특정 서비스 활용방법을 묻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특정 아키텍처가 구현 가능한지 검증이 필요하다. 이런 것이 CSB의 역할이다. 고객의 설계가 적합한지 검증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업체별 주요 특징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의 SLA나 가격 등은 한 업체에서도 서비스 구성에 따라 상이한 경우가 많다. 이를 모두 비교분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다 현실적인 접근 방안은 도입 목적을 분명히 하고 목적에 맞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요 업체의 특징을 위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KT - ucloud biz
한국 상황에 맞춤화된 서비스가 가장 큰 장점

 

KT의 가장 큰 강점은 한국적인 상황에 맞출 수 있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문화가 정립되지 않았다. 게다가 중소기업, 대기업 할 것 없이 자체적인 시스템에 맞춰 커스터마이징 해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KT의 서비스는 이러한 기업 맞춤형 클라우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자체 기술 인력을 갖춰 기술지원과 기술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업무 시간 뿐 아니라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테크센터를 운영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두 번째 장점은 네트워크 인프라다. 네트워크 기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트래픽 비용이 따로 책정되는 타 서비스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다. 또한 국내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갖춰 속도에서도 앞선다. 즉각적인 반응이 중요한 게임 사업 등에 유리하다.

KT는 오픈소스를 가져와 자체 R&D를 통해 독자적 클라우드 플랫폼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내부 엔지니어가 직접 고칠 수 있다. 독자기술을 갖추고 있어 가격경쟁력면에서도 유리하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이 어떤 면에서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특히 글로벌 진출을 생각중인 기업에게는 불리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해외 클라우드 센터가 없기 때문이다. KT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 중인 기업들이 KT의 글로벌 진출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이다다. 박상학 KT 클라우드컨설팅1팀 팀장은 “KT의 글로벌 진출은 해외고객 유치보다 국내 기업들의 서포트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것”이라 밝혔다.

아마존 – AWS(Amazon Web Service)
자타공인 안정성 최고, 만여종 이상의 소프트웨어가 배포되는 마켓플레이스도 강점

 

AWS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다. 모든 업체들이 아마존의 SLA 기준에 맞춰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그 기준점에는 AWS가 있다. 아마존은 단순한 IaaS가 아닌 AWS내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빅데이터, IoT 등 신기술 적용과 확장이 용이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또하나의 장점은 글로벌 확장성이다. 글로벌 진출을 염두해 두고 있는 입장에서는 아마존을 도입해 쉽게 해외로 진출할 수 있다.

이용성도 높은 편이어서 추가적인 설정 없이 방화벽, 네트워크 설정 등이 가능하다. 방화벽 설정 등을 템플릿화해 한 번에 배포 가능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마켓플레이스의 활성화다. 3,000여개의 업체와 10,000여 개의 소프트웨어가 AWS의 마켓플레이스에서 배포되고 있다. 원하는 소프트웨어가 있을 시 쉽게 도입할 수 있다. 마켓플레이스가 잘 되어있다는 것은 그만큼 생태계가 탄탄하다는 반증이며, 사용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종속성이다. 한 번 AWS를 도입하면 다른 클라우드로의 도입이나 변경이 어렵다. 차후 이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비용적인 지출이 만만치 않게 들어갈 수 있다. 이를 경계하는 기업의 경우 분야를 나눠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서비스 상품이 세분화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지만 지나치게 세분화돼, 처음 도입하려고 하면 까다로울 수 있다. 가격 또한 다소 높은 편이다.

VM웨어- V클라우드 에어(Vcloud air)
우수한 가상화 기능 바탕으로 서비스 프로바이더에 특화

 

대표적인 클라우드 가상화솔루션 기업인 VM웨어는 지난해부터 퍼블릭(Public)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인 V클라우드 에어를 운영하고 있다. VM웨어의 주요 타깃은 직접적인 클라우드 이용자가 아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 프로바이더다. VM웨어는 이러한 서비스 프로바이더들을 위한 퍼블릭/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B2B 성격이 큰 클라우드 서비스라 볼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약 25개 정도의 기업이 V클라우드 에어를 사용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파트너사의 비즈니스를 먼저 뒷받침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 VM웨어의 목표다.

VM웨어는 그간 쌓아온 가상화와 SDDC(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 기술을 통해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VM웨어의 가상화 기술을 활용하면 프라이빗 환경과 퍼블릭 환경이 보다 유연하게 섞인 하이브리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이효 VM웨어 상무는 “기업입장에서 프라이빗과 퍼블릭의 차이를 전혀 못느끼는 정도가 돼야 진정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국내 진출 일정이나 SLA 등 세부 사항은 조율 중이라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애저(Azure)
윈도우와의 연계, 오피스 365 등 익숙한 사용성이 강점

 

PaaS(Platform as a Service) 서비스로 시작했던 애저는 이제 PaaS를 넘어 IaaS 영역까지 진출한 상황이다.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애저 역시 막강한 글로벌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 영업을 진행중이다.

특히 기존 환경이 윈도우 기반일 경우 애저와의 연계가 유리하다. 애저로의 마이그레이션이 간단한 것이 큰 장점이다. 윈도우뿐만 아니라 오피스 365 등 MS의 SaaS 서비스를 이용할 때에도 이점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애저’가 ‘AWS’에 비해 적응하기 쉽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윈도우 및 리눅스, 가상 컴퓨터 및 컨테이너 등 오늘날 수백만 기업이 애용하는 기존 기술을 편히 이용할 수 있다.


구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유연성과 개발편의성 뛰어나, 타 구글 서비스와의 연계

 

구글의 클라우드 플랫폼은 타 플랫폼들과 조금 다르다. 가상화(VM)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된 API와 서비스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컨테이너를 제공한다. 개발자들은 기계의 구조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애플리케이션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동작하고, 정의된 자원 한계 안에서 필요한 만큼 사용한다.

유연성을 최대한 제공하는 가상 머신 서비스인 구글 컴퓨트 엔진부터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PaaS인 구글 앱 엔진을 제공해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구글 앱 엔진을 선택해서 개발을 시작한 후 몇 개월 내 가상 머신에서 제공하는 유연성을 원하는 경우에는 이를 위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매니지드 VM(Managed VM)을 제공한다.

또한 과금정책이 간편하다. 구글은 약정 계약 등이 아닌 실제 사용한 만큼의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매월 최소 25% 이상 가상 머신을 사용하면 자동으로 할인이 적용되며, 월 100% 사용한 경우 30%의 자동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시간당 과금이 아닌 분당 과금 정책을 통해서 61분 사용한 경우 2시간 과금이 아닌 61분만 비용 지불을 하면 된다.

타 구글 서비스와의 연동이 편한 것도 장점이다. 구글 맵스, 유투브, 더블클릭 애드익스체인지, 드라이브 등 구글의 다른 서비스와 연동이 필요한 경우 무료로 API 연동이 가능하며 동일한 구글 네트워크에 있기 때문에 고성능으로 연동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100ms 이내에 실시간으로 광고 입찰(real-time ad bidding)을 해서 제공해야 하는 광고 네트워크들의 경우 구글 네트워크의 장점을 살려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구글 관계자는 “개발의 기반이 되는 클라우드를 바꾸는 것 뿐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으로 개발하는 방법 자체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개발자와 개발자의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IBM- 소프트레이어(SoftLayer)
가용성, 유연성 및 확장성 높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IBM은 지난 2013년 소프트레이어를 2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IBM의 소프트레이어는 가상머신(VM) 뿐 아니라 ‘베어메탈 서버’라고 하는 전용 서버를 함께 제공한다. 베어메탈 서버는 가상화 솔루션을 통하지 않고도 직접 하드웨어 운영체제(OS)를 포함한 프로비저닝과 디프로비저닝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가상화 기반 VM과 비교했을 때 하드웨어 성능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버 자원을 쉽게 활용하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고성능을 요하는 업무에도 클라우드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 가능하다.

또한 2천 개의 API를 지원해 기업의 기존 시스템 플랫폼과 퍼블릭 클라우드 플랫폼을 유연하게 연동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 관리 환경을 제공한다. 따라서 기업의 보안 및 성능 요구에 적합한 아키텍처를 구성할 수 있다.

한편 2014년 10월 MS와 협력해 MS 애저와 IBM 클라우드 상에서 양사의 기업용 소프트웨어가 교차 제공되고 있다.

저작권자 © 컴퓨터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