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근 비젠트로(주) 대표이사

▲ 김홍근 비젠트로(주) 대표이사

[컴퓨터월드] ERP 솔루션 전문 기업인 비젠트로(주)가 이젠 ‘아·태 지역 ERP 서비스 시장점유율 1위’ 달성을 선언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시장을 넘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ERP 공급 1위 서비스 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곧 국내 ERP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통한 자신감의 표출로 해석된다. 실질적으로 비젠트로는 올해 자사의 최대 경쟁사이자 대규모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인 S사와의 경쟁에서 완승을 거둘 만큼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또한 300억 원 이하의 소규모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경쟁 역시 경쟁사의 덤핑공급으로 인한 기술 및 서비스 지원에 불만이 높은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사례가 급증해 당초 기대를 훨씬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고 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H사와 S사 등의 대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함으로써 영업에 탄력을 받고 있다. 비젠트로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본격 나선 것이다. 한 예로 지난 2014년 12월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하노이에 사무소도 개설했다. 물론 비젠트로는 이미 중국,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중동 및 동구권까지 삼성 계열사 및 지사를 중심으로 UNIERP를 공급해 오고 있다.

다시 말해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은 곧 경쟁력에 있어서 국내외 어디서든 자신감을 가졌다는 의미의 표출로 보인다. 특히 베트남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에서 신규 고객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비젠트로는 이제 삼성SDS에서 분사한 계열사라는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 독립된 브랜드로 위상과 입지를 확고히 확립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은 너무 좁아 성장에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불황으로 인해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16년 역시 큰 변수가 없는 한 더 그럴 것이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본지가 2016년 1월 호 ‘월드가 만난 사람’ 첫 인터뷰 대상으로 김홍근 대표이사를 만나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베트남’을 전진기지로 동남아 집중 공략

- 아·태 지역 ERP 서비스 시장점유율 1위 달성을 선언했는데, 그 배경이 궁금하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특히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이들 기업들은 비젠트로의 UNIERP 솔루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게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해외 구축사례 경험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국내 본사와 해외 지사 간의 연계 및 통합 부분에서는 비젠트로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사례가 가장 많은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이를 중심으로 신규 고객사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까지도 지원할 계획이다.

한마디로 베트남을 동남아 비즈니스의 허브로 ‘원스톱 서비스(OneStop Service)’ 지원체계를 갖춘 것이다. 최소한 이 지역에서 만큼은 비젠트로가 ERP 서비스 시장의 1위 자리를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 해외 시장에서의 1위를 선언은 국내 ERP 시장에서도 그만한 입지를 확보했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는가.

“ERP 전체 시장을 놓고 본다면 꼭 그렇지는 않다. 다만 비젠트로의 주 공략 시장인 500억 원 이상 1조원 안팎 규모 이하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에서 만큼은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베트남 등의 동남아 지역에서의 신규 고객들이 비젠트로의 ERP 솔루션 도입을 원하는 사례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이들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 지원체계를 강화한 것이다. 물론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 있다.”


‘비젠트로’라는 독립 브랜드로 우뚝 서다

사실 비젠트로는 국내 ERP 솔루션 전문 기업 가운데 28년이라는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인 삼성SDS가 개발 공급했다는 이유, 즉 삼성그룹의 후광을 받아 성장했다는 곱지 않은 시각과 개발공급 초기 고객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고객들의 잘못된 편견과 인식, 특히 경쟁사들의 끈질긴 비방 정책과 덤핑 공세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삼성이라는 그룹을 중심으로 ERP 솔루션을 공급해 왔기 때문에 국내 계열사는 물론 해외 지사를 통한 테스트 베드가 그만큼 많았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곧 경험 및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인 만큼 삼성 후광이라는 곱지 않은 시각과 고객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악평은 이젠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질적으로 비젠트로의 대다수 고객들은 기능과 성능, 기술지원 등에 있어서 삼성 계열사로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낫다는 평가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홍근 대표는 “사실 독립 초기에는 경쟁사와의 경쟁이 만만치 않았다. 특히 글로벌 기업인 S사와의 경쟁에서, 고객들은 사용하지도 않는 기능을 요구하는가 하면 비교평가도 해보지 않으면서 무조건 외산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었기 때문”이었다며, “아무튼 고객들의 지적, 예를 들어 플래닝이나 BI(Business Intelligence) 등을 보완해 지금은 그런 평가는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특히 “삼성SDS 시절에는 적자가 나도 봉급을 지급했지만, 독립 이후에는 지원해 줄 구원자가 없어 절박한 입장이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됐다. 따라서 기능과 성능 강화는 물론 기술지원 및 서비스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금은 글로벌 기업인 S사는 물론 국내 그 어느 경쟁사와의 경쟁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비젠트로는 퇴사하는 직원이 거의 없다고 할 만큼 직원들의 결속력이 강하다고 한다. 특히 독자 기술로 국산 ERP 솔루션을 개발,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는 직원들의 자긍심과 자존심, 그리고 대기업 출신들로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를 지향하고자 하는 강한 의욕 등은 남다르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비젠트로가 가장 강력한 ERP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완승

- 윈-백(Win-Back) 사례도 있는가.

“중국의 ERP 기업인 영유사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바 있다. 사실 기존 사업이 기대 이상으로 잘 돼 경쟁사와 경쟁은 물론 다른 분야 시장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다만 그 어느 때보다 품질은 물론 서비스 및 기술 지원 등 모든 부분에 있어서 경쟁력이 강화된 것은 분명하다. 특히 플래닝과 관련, 영업 플랜이나 생산 플랜 등을 보완했고, 글로벌 기업의 경우 각 지사와 본사 간의 연계 오퍼레이션 등에 있어서도 결코 경쟁력이 뒤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국내 기업이면 사용에 전혀 불편이 없다고 장담할 수 있다.”

- 300억 규모의 중소기업 시장을 둘러싼 국내 ERP 기업들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것 같은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흔히 SMB 시장이라고 하면 오백억 원 이상 일천억 원 이하의 기업과 그 이하의 기업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우선 전자의 경우는 경쟁이 치열하지만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본다. 그러나 후자인 삼백억 원 안팎의 시장은 아직 큰 성과는 없다. 이 시장 공략을 위해 스몰(small) ERP 솔루션인 ‘비긴즈(Begins) ERP’를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고객에 맞게 불필요한 기능을 줄였고, 사용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아직은 이 시장 공략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주력 부문시장에서 성장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시장이든 무한경쟁 시대이기 때문에 품질과 서비스, 즉 실력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 비젠트로가 자랑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콜 센터이다. 고객으로부터 콜이 오면 자동으로 로그인이 되고, 관련 컨설턴트가 이를 확인한 후 즉각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준다. 이 같은 고객보호시스템은 국내 최고라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경쟁사 고객들이 찾아오는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클라우드, 제조업 분야는 시기상조

- 지난해 9월 클라우드 발전법이 시행돼 정부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본격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ERP 솔루션 기업들도 이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세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모든 업무를 클라우드로 가지는 못할 것이다. 인력 채용 같은 비 핵심 업무이자 일시적으로 파워가 필요로 하는 부문, 전산실을 갖추기가 어려운 소기업 같은 경우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가는 게 맞다. 그러나 자체 전산 센터를 갖추고 있거나 갖출 여력이 충분한 기업들은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으로 가지 않을 것이다. 사실 클라우드 서비스로 갈 경우 비용은 더 많이 들 것이다.

자동차를 리스로 구매하는 경우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물론 정부공공기관들은 공통 업무가 있기 때문에 각 부처 및 기관별로 구축하는 것보다 클라우드 환경으로 가는 게 효율적일 것이다. 비젠트로는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가 이미 완료됐고, 1조원 규모의 기업(2개 회사)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도 했다. 이들 고객들은 글로벌 기업인 S사와의 경쟁에서 이겼다.”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시장의 최대 화두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 등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분명히 활성화 될 것이다. 그러나 빅데이터의 경우 제조업 시장에서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자동화 된 상태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고, 이것을 클라우드에 올려놓고 서비스를 받아야만 하는데, 이런 환경을 갖추려면 아직 멀었다. IoT 역시 그 때 가서야 화두가 될 것으로 본다.”

사실 비젠트로는 자사의 1,100여 전체 고객 가운데 90% 이상이 제조업 분야이다. 그런 만큼 제조업 관련 분야 고객들에 대한 성향이나 시장 트렌드 등에 대한 시각이나 분석은 정확하다는 평이다.

오픈 소스 정책 재고해야

- 국내 SW시장에서의 가장 큰 현안문제 및 해결 방안이라면.

“소프트웨어에 대한 적정한 가격을 인정해 주지 않는 풍토가 아직도 여전하다. 적정한 가격을 주고 이에 합당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고객들의 인식이 빨리 확산되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유지보수요율 또한 가장 큰 현안 문제 가운데 하나이다. 외산은 22% 이상 적용시키고 있는 반면 국산은 이의 절반도 안 되는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외산은 계약과 동시에 지급하는 반면 국산은 1년여 정도 서비스 기간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대다수이다. 정부가 오픈 소스를 적극 권장하는 것도 가장 큰 문제점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오픈 소스가 공짜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책임자도 없다. 오픈 소스 권장에 따라 일부 특정 글로벌 기업만 성장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려면 상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게 더 적확할 것이다.”

한편 비젠트로는 지난 2011년 5월 삼성SDS로부터 독립한 이후 지난해까지 5년여 동안 줄곧 성장가도를 달려오고 있다. 그 비결은 김홍근 대표를 중심으로 내부 직원들의 결속력, 즉 그들만의 자긍심과 자존심 등이 똘똘 뭉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독자 기술로 개발한 국산 솔루션으로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는 그들만의 자긍심은 남다르다고 한다. 김홍근 대표가 “이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ERP 서비스 1위 기업”을 선언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비젠트로가 아태지역을 넘어 전 세계의 기업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가져본다.

“SW 적정대가, 유지보슈요율 현실화 시급”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적정한 가격 인정과 유지보수요율의 현실화가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라고 김홍근 대표이사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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