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동축 케이블 이용해 Gbps급 인터넷 속도 제공, 개발도상국 관심 높아

[컴퓨터월드] 2014년 10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최신 DSL(Digital Subscriber Line)기반의 차세대 통신기술 ‘지닷패스트(G.fast)’를 발표했다. ‘지닷패스트’는 기존 광케이블을 활용한 인터넷망인 FTTO(fiber to the office)와 FTTH(Fiber to the home)를 구축할 때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구축 환경’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고대 유적지는 물론 통신망 구축 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서도 쉽게 구축해 사용할 수 있다. 올 5월 개최되는 ‘지닷패스트 서밋 2016’ 행사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환경제약 극복

‘지닷패스트’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지정한 새로운 광대역 표준(2014년 10월 표준화 완료)으로, 별도의 광케이블 설치 공사 없이 통신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DSL(Digital Subscriber Line)기반의 차세대 통신기술이다. FTTH보다 안전한 인터넷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어 향후 국내외의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

현재 국내 가정 내 대부분의 인터넷망은 광케이블을 통해 전송하는 FTTH를 사용하고 있다. FTTH는 KT의 통신상품에 대한 대한민국 등록상표로 많은 보급이 이뤄졌지만, 전화국에서 대형건물의 통신실까지 광케이블로 매설이 가능한 FTTO가 있어야 한다는 기술적인 한계점을 갖고 있다.

▲ ‘지닷패스트’는 FTTH보다 구축비용도 낮다 (출처: SCKIPIO)

물리적으로 전화국과 가까운 곳은 FTTH로 구축하면 되지만, 전 세계적으로 FTTO를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진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우리나라는 FTTH의 보급률이 높아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도 오래된 아파트나 빌딩에는 FTTH가 보급될 수 없고, 광케이블을 설치하기 어려운 고대 유물이 많은 해외의 유적지 등에서는 기존 구리선(동축케이블)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지닷패스트’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외에 광케이블 설치에 대한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개발 도상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닷패스트’는 여러 가지 이유로 광케이블을 설치하기 어려운 고대 유적지나 개발도상국에 적합한 통신 기술이다. 무리해서 광케이블을 매설하지 않아도 기존 구리선을 활용할 수 있어 도심이 아닌 지역에도 기존 구리선을 이용해 고속 인터넷망을 보급할 수 있는 것이다.

‘지닷패스트’는 기존에 매설된 구리 전화선을 활용해 현재 대부분의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100메가(Mbps) 인터넷보다 약 10배 빠른 기가(Gbps)급 속도의 인터넷을 500미터 범위 안에서 제공할 수 있다.


환경제약에 강한 DSL 기반 기술

DSL은 동축케이블의 구리재질을 통해 전송하는 통신 기술로 인터넷 망 보급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우리에게 익숙한 인터넷망 용어인 ‘ADSL(Asymmetric Digital Subscriber Line)’, ‘VDSL(very high-data rate digital subscriber line)’ 등도 xDSL 기술이다.

DSL이 등장하기 전에는 PC통신 시절처럼 모뎀과 전화선을 통해 인터넷에 연결해야 했는데, 인터넷 자체의 속도가 느렸고 연결이 되더라도 전화를 쓸 수 없었다.

▲ DSL의 아버지 조셉 레츠레이더 (출처: The Times)

전화 회사들은 구리선을 통해 고주파 광대역 설비를 갖추고 케이블 통신 사업을 진행했고, 구리선으로 고속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DSL의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벨의 조셉 레츠레이더(Joseph W. Lechleider)는 광대역 신호가 고주파 및 저주파 대역을 따라 구리선을 통해 데이터가 전송될 수 있다는 DSL을 입증했다. 이를 통해 인터넷망 세계화에 일조하면서 DSL의 아버지라는 명성을 얻었다.

레츠레이더는 더 나아가 우리나라에도 많이 보급되고 비대칭 연결 방식으로 불리는 ADSL까지 고안해냈다. ADSL은 업로드보다 다운로드 사용 빈도가 높은 점에 착안한 통신 기술이다.


‘지닷패스트’의 기본 구성요소

전 세계적으로 네트워크 트래픽이 가중되고 고성능 통신장비의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외 기업들은 테라급의 대용량 스위치 및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지닷패스트’ 솔루션 출시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기업으로 다산네트웍스를 들 수 있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솔루션은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 통신 표준화 부문(ITU-T)에서 권고한 표준 기술인 G.9700과 G.9701을 모두 반영하는 등 적용범위를 넓혀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특히 벡터링(Vectoring) 기술을 적용해 케이블 및 번들 내에서의 간섭문제(Crosstalk)를 최소화해 제품 신뢰도와 안정성도 높였다.

벡터링 기술은 통신 중 발생하는 간섭을 제거해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이고, 전송 거리도 확대하는 등 통신 품질을 향상시킨다.

▲ 지닷패스트 솔루션을 공급하는 다산네트웍스 (제공: 다산네트웍스)

‘지닷패스트’의 물리적 구조를 살펴보면 서비스 제공자의 관리 편의성을 위해 통신사 국사에 설치되는 대용량 장비부터 최종 이용자에게 공급되는 단말기로 이뤄져있다. 통신사 국사, 아파트 통신실 등에 설치되는 장비는 DPU(Distribution Point Unit)이며, 단말기는 CPE(Customer Premise Equipment)이다.

다산네트웍스는 DPU 장비로 V5904(4-port)/V5916(16-port), CPE 장비로 H370/H370W를 공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리선으로 가정이나 사무실 내 PC, IPTV, 아이폰, IP-CAM 등 다양한 기기에서 최대 1기가(Gbps)까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올 5월 지닷패스트 서밋 2016 개최

‘지닷패스트’는 어떠한 환경제약에도 비교적 자유롭게 광케이블만큼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기업, 연구소, 언론사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닷패스트’는 ITU에서 2014년 10월에 표준 규약으로 지정된 이후 ‘지닷패스트’ 서밋 연례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여기에서 실제 도입에 대한 다양한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표준 규약으로 지정되기 전에 개최된 2014 행사에는 ‘지닷패스트’에 대한 표준화 논의가 있었고, 프랑스에서 개최된 2015 행사에서는 ‘지닷패스트’를 적용한 제품 도입과 시범 구축사례, 상호 운용에 대한 이슈, 실제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술이슈 등을 다뤘다. 아직 개최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올 5월에 시행하는 2016년 행사에서는 ‘지닷패스트’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다양한 안건이 제시될 전망이다.

▲ ‘지닷패스트 서밋 2015’ 기술위원회 명단 (출처: 글로벌인포메이션)

‘지닷패스트 서밋 2015’의 주제는 FTTdp(fiber to the distribution point)로의 도입, 현황보고, 공존, 움직임 등이었다. 브로드밴드 포럼의 토마스 스타르는 첫 번째 주자로 ‘브로드밴드 포럼: FTTdp 와 지닷패스트의 증명’을 발표했다. 특히 미래의 SDN·NFV 환경에서 ‘지닷패스트’와의 기술적인 방향을 담기도 했다.

당시 행사에는 브로드밴드 포럼의 토마스 스타르가 첫 번째 주자로 나서 ‘브로드밴드 포럼: FTTdp 와 지닷패스트의 증명’이란 주제로 발표를 했는데, 미래의 SDN·NFV 환경에서 ‘지닷패스트’와의 기술적인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이외에 ‘지닷패스트 서밋 2015’에서는 ▲레거시 DSL에 의한 도입 ▲벡터링 기술 ▲FTTdp 아키텍처 등은 물론, ▲모바일 백홀과 ‘지닷패스트’의 활용시점과 방향 ▲중대역 문제의 해결 방안 ▲비선형 코딩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한편, ‘지닷패스트 서밋 2016’(G.fast Summit 2016)은 올해 5월 18일부터 3일 동안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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