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보전산원장(정보통신대학 전기정보공학과 교수)

[컴퓨터월드]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차세대 시스템에 대학뿐 아니라 일반 기업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횡포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외산 솔루션 업체들에 대한 불만이 높은 상황에서 DBMS 등 각종 제품을 국산으로 교체해 성공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높은 제품 가격, 비싼 유지보수 등 불만이 많았음에도 대안이 없어 외산 솔루션 업체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국내 대학이나 기업들이 국산 제품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사례를 참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티맥스의 DBMS, 솔트웨어의 포털시스템, 투비소프트의 UI 플랫폼, 클립소프트의 리포팅 툴 등 국산 제품을 도입했다. 국산 제품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한 이수영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보전산원장(정보통신대학 전기정보공학과 교수)을 만나봤다.

▲ 이수영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보전산원장(정보통신대학 전기정보공학과 교수)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차세대 시스템 개발 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교육부에서 2011년부터 약 2,1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31개 국공립대학의 행정, 학사 등 모든 대학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그러나 국회에서 540억 원으로 예산이 깎이는 바람에 대학에서 60%, 정부에서 40%를 부담하기로 하는 등 개발범위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교육부는 각 대학의 시스템 환경이 다른 학사 부분을 개발범위에서 제외하는 등 시스템 개발 범위를 축소했다. 이에 따라 각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학사시스템을 개발해야만 했다. 2004년에 개발한 시스템을 사용하던 우리 학교 역시 학생이나 교수들의 여러 요구사항에 바로 대응할 수 없어 시스템 개발에 들어갔다.

당시 시스템은 학부, 대학원, 공학원 등 모두 개별시스템으로 분산돼 있어 데이터 통합이나 시스템 통합 부분에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 또한 국제교류본부, 어학교육원, 종합인력관리센터 등 부속기관의 전산화 추진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들 모든 시스템을 통합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이다.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가장 역점을 두었던 부분은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가장 역점을 두었던 부분은 통합이었다. 학부, 대학원, 공학원 등 개별시스템과 국제교류본부 등 미개발 시스템을 전산화 한 후 이들 시스템을 모두 통합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시스템을 통합해 관리하고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뿐만 아니라 시스템을 통합하는데 시스템 개발의 초점을 맞춘 것이다. 최신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고, 비 액티브X 방식, HTML5 웹 표준을 선택한 것도 시스템 관리는 물론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함이었다.

플랫폼을 도입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기존에는 우리 학교에 플랫폼이 없었다. 이번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모든 트렌드와 환경이 바뀌어서 플랫폼이 있어야 관리도 편하고 생산성도 높을 것으로 보고 플랫폼을 도입했다. 2014년 5월에 한 세미나에서 투비소프트의 ‘넥사크로’라는 제품에 대해 알게 됐다. 특히, 사학연금재단의 사례 발표를 듣고 우리 실정에 적합하다는 확신을 가졌고, 내부 검토를 거친 후 투비소프트의 넥사크로를 도입하게 됐다.

한번 구축하면 적어도 5~7년은 사용해야 하는데 대학에서 투비소프트의 제품을 도입한 사례가 없어 걱정이 됐던 것은 사실이다. 안 되면 원상복구하자는 심정으로 진행했으나 투비소프트는 대학의 첫 사례라는 점 때문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결국 성공할 수 있었다. 그동안 개발했던 내용을 백서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 다른 학교에서 참고로 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우리 시스템은 성공적이라 자부하고 있다.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또 시스템 구축 후 요구 사항은 없었는지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직원들의 고생이 많았다. 당시 DB전환, 시스템 운영, 프로젝트 개발이라는 3중고를 겪고 있었다. 굉장히 힘든 시기에도 직원들이 불평불만 없이 자기 맡은 몫 이상을 했다. 그 결과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늦어지는 경우는 많아도 단축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우리는 실제 계획보다 10일이나 단축해서 오픈할 수 있었다.

직원들이 맡은 업무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일했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과정에서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별로 없었다. 현재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DB를 전환하고 새 시스템을 구축하려다 보니 일이 많아 야근이 잦고 주말에도 일해야 하는 것이 조금 힘들었을 뿐이다.

핵심 업무에 시장에서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국산 제품을 도입함으로써 정말 안정적으로 시스템이 운영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실제 외부에서도 시스템 안정성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제품 공급업체에서 첫 대형 사이트라는 점 때문에 기대 이상으로 지원을 해 줘 별다른 문제없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시스템 구축이 100% 완벽할 수는 없었다. 특히 새로운 시스템을 접하다 보니 사용상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예측하고 오픈할 때 미리 FAQ를 만들어 예상 질문에 대한 답을 시스템에 탑재해 놨다. 또한, 오픈 시점이 교수들 성적평가 기간이었기에 간단히 보고할 수 있는 팁을 시스템 공지사항에 탑재해 놓기도 했다. 매킨토시 사용자들이 시스템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것과 같은 여타 불편 사항들은 접수를 받아 24시간 내에 해결했다.

▲ “힘든 시기에도 직원들이 불평불만 없이 자기 맡은 몫 이상을 했다. 그 결과 계획보다 10일이나 단축해서 시스템을 오픈할 수 있었다.”

시스템 구축 후 달라진 점은

기존에는 별도 시스템으로 돼 있었던 것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했다는 점이다. 시스템 통합으로 관리가 용이해졌다. 한 곳에서 데이터를 입력하면 여러 곳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로운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 오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사용이 편해진 것도 사실이다. 시스템을 통합함으로써 각 시스템이 개별적으로 존재할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시스템의 배치에 따른 불편함이 제기됐으나 한 학기 정도 지나서 이 문제는 자연스레 없어졌다.

사용자인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디자인이 깔끔하고 사용성이 크게 향상됐다. 특히 넥사크로의 그리드 기능은 사용의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학적부에 한 명씩만 입력을 할 수 있었는데 그리드 기능을 이용할 경우 동시에 10명을 입력할 수 있다.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국산 솔루션을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UI툴은 정부 시책에 맞게 HTML5가 지원되고, OSMU가 가능한 플랫폼인 투비소프트의 ‘넥사크로’ 제품을 도입했다. 리포팅 툴은 클립소프트의 ‘넥스퍼트(현 클립리포트)’ 제품을 사전 검증을 통해 선정했다. HTML5와 비 액티브X가 지원되는 것을 BMT를 통해 결정한 것이다. 엔코아의 ‘데이터모델링 툴’, 티맥스의 ‘WAS’ 제품과 ‘제우스’, 솔트웨어의 포털 제품인 ‘엔뷰’ 역시 모두 국산 제품이다. 그러나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제품은 역시 DBMS 제품인 티맥스의 ‘티베로’이다.

국산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걱정되는 부분은 없었는지

검증이 안 돼 있었다는 점이 걱정이었다. 특히 DBMS제품인 티베로를 결정할 때는 많은 고민을 했던 게 사실이다. 오라클 제품을 사용하다 라이선스 문제로 티베로로 전환했다.

학교와 관련된 티베로 적용 사례를 찾는 과정에서 중앙교육연수원이 2012년 오라클에서 티베로로 교체한 사례가 있었던 것을 알게 됐다. 초중고 교원, 공무원들을 포함해 사용자가 90만 명 정도인데 일평균 2만 5천 명, 최고 9만 명이 접속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고 도입해도 되겠다는 판단을 했다.

티베로로 시스템을 교체해야겠다는 사실을 총장님께 보고하고 허락을 받았으나 우리 학교가 실험대상이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지금은 다른 대학들도 국산으로 전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전산 시스템과 관련해 대학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이 수강신청이다. 모든 테스트를 이에 맞춰서 진행한 후 2014년 11월 24일에 오픈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오라클을 티베로로 교체한 이유는 오라클 유지보수비용이 비쌌기 때문이다. 시스템을 구축할 때마다 서버 사양에 맞게 오라클 라이선스를 도입했지만 2014년에 갑자기 라이선스 정책이 바뀌었다. 기존 50유저를 1코어로 인정했는데 25유저를 1코어로 인정하면서 추가 라이선스 도입이 요구됐다.

이런 상황에서 2013년 미래부 대통령 업무보고에 국산SW 장려정책이 있었다. 2013년은 모든 분야에서 탈(脫) 오라클 라이선스 광풍이 불던 때였다. 오라클이 본사 라이선스 정책을 들이밀면서 전방위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탈 오라클을 생각하던 때 우리가 먼저 실행에 옮긴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사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세미나에서 우리가 사례발표를 할 경우 대학은 물론 기업들에게 ‘티베로를 사용해도 정말 문제없느냐’라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국산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티베로는 오라클과 95% 이상 호환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호환성이 기대 이상으로 높아 도입 전에 가졌던 티베로에 대한 두려움이 완전히 없어졌다. 제품 성능은 비슷한데 가격은 오라클의 1/3 정도이다. 유지보수 역시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직원들의 능력이 뛰어나고 친절할 뿐 아니라 신속하게 처리해준다. 물론 우리는 첫 대학 사이트라는 점 때문에 티맥스에서 특별히 배려를 해 준 점이 있을 것이다.

제품을 비교할 때 오라클에 비해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써드파티 제품군의 호환성이 다소 부족하다. 현재 그에 대한 피드백을 진행하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상 실제 사용에는 전혀 불편한 점이 없다.

대학 학사 시스템은 수강신청이 가장 중요하다. 수강신청만 문제없으면 다른 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시스템 오픈 후 수강신청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유지보수의 만족도가 높은데다 가격도 저렴하고 고객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준다는 점에서 다른 대학에 적극 추천하고 싶을 정도이다.

포털 시스템에 대한 만족도도 매우 높다. 시스템을 오픈하기 전 포털 시스템을 먼저 오픈했다. 2014년 9월 개발에 들어가 2015년 3월에 오픈한 포털 시스템을 통해 모든 시스템이 연동됐다. 이전 포털 시스템은 운영이 어려운데다 유지보수도 매끄럽지 못해 애를 먹었다. 이번 솔트웨어의 포털 제품인 엔뷰를 도입한 후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학생들과 직원들 모두 만족하고 있다. 개발은 물론 유지보수 또한 만족한다.

국산 솔루션을 도입에 대해 다른 대학이나 기업에서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2014년에 오라클에서 티베로로 DBMS를 전환하고 나서 2015년 한 세미나에서 사례발표를 한 적이 있다. 그 이후 대학이나 업체에서 정말 시스템 안정성에 문제가 없는지, 수강신청에 문제가 없는지 하는 문의를 해왔다. 사실 이 부분은 우리도 티베로로 전환하고 나서 첫 수강신청 때 상당히 불안감을 가졌던 부분이었다.

다른 학교에서 또 관심 있어 하는 부분은 비용이다. 보통 우리 학교 정도의 학생 수를 가진 학교에서 통합정보시스템을 개발하고 DB를 전환하는데 약 40억 원 정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실제 이보다 적게 들어갔다. 문의한 담당자들이 놀라는 부분이다.

이처럼 안정성과 비용 모두 검증이 되다 보니 사례에 대한 발표 요청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우리 학교가 레퍼런스 사이트로서 앞서가는 대학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관리자로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 양주승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시스템개발팀장은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국산 제품을 앞장서 도입했던 장본인이다. 그는 세미나 등에서 사례발표를 하면서 국산 제품도입에 대한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대학 차세대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내세울만한 점이 있다면

보통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하드웨어를 교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하드웨어를 재사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또 장바구니 시스템도 주목할 만하다. 수강신청 전 미리 신청해야 할 과목을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수강신청할 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국립대학 최초로 모바일 수강신청도 도입했다. 2013년 2학기 수강신청 때부터 모바일 수강신청을 적용했는데 정부3.0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이 모바일 수강신청은 ‘수강 신청도 모바일로 스마트하게 한다’며 학내 신문에 게재되기도 했다.

이외에 스마트 캠퍼스라는 대표적인 모바일 앱이 있다. 수강신청을 포함해 학사에 필요한 모든 부분들을 처리할 수 있으며 PNS를 사용해 동영상까지 제공한다. 이 PNS는 연 약 4천 만원하는 문자(SMS) 공지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올 가을부터 전체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해 달라

통합정보시스템이 현재 국문으로만 개발돼 있다. 외국인 학생을 위해 영문시스템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지금부터 준비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직은 우리학교 외국인 학생 수가 타 학교에 비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총장님이 외국인 학생 유치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 영문정보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립대들은 몇 년 전부터 영문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국립대학은 일부 교과목 조회 정도만 가능할 뿐 아직 영문시스템이 없는 상황이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려 한다.

우리 학교는 서울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타 대학과 비교가 된다. 국제 환경에 맞춰서 외국인 학생을 유치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총장님 관심이 높아 이미 영문시스템 개발에 대한 허락을 받은 상태이다. 기존 틀에서 영문으로 전환할 것이기 때문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아직 클라우드는 고민하지 않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부분 등 장기적으로 클라우드를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본다. 특히 우리 학교에 약 7천 대의 PC가 있다. 많은 학생들이 사용하다 보니 HDD에 특히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실습용 PC의 경우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클라우드 방식으로 클라이언트를 최소화하고 서버에서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외에 관제 시스템도 필요하다. 주중에는 인원이 상주하기 때문에 바로 조치가 가능하지만 주말이 문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제시스템 도입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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