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명 솔루텍시스템 대표

▲ 이인명 솔루텍시스템 대표
[컴퓨터월드] 솔루텍시스템이 지난해 말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 회사 설립 때부터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DBMS/DW 전문회사로써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지금은 SAP에 인수됐지만 20여년 동안 한결같이 사이베이스 제품을 주력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솔루텍시스템은 실제 SAP가 사이베이스 인수 후 이름이 바뀐 SAP ASE와 IQ 제품을 주력으로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AP ASE와 IQ 제품에 관한 한 솔루텍시스템이 SAP보다 더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특히 SAP ASE와 IQ 제품에 관한 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솔루텍시스템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서비스할 수 있는 멀티데이터베이스 서비스(Multi-Database Service)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 보안이나 데이터 백업 그리고 데이터컨설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의 변화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데이터’라는 영역을 벗어나지 않을 생각이다. “긴 시간이기는 했지만 20년 동안 회사의 기초를 다졌다 이제는 도약이다”라고 말하는 이인명 솔루텍시스템 대표를 만나봤다.


솔루텍시스템이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년을 돌아본다면.

회사 설립 후 1년 만에 국가위기인 IMF가 왔다. IMF 시절 5년만 버텨보자고 생각했는데 20년이 지났다. 그동안 시행착오도 있었고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남들은 욕심이라고들 하지만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는 점은 자랑할 만하다는 생각이다. 적자 없이 회사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해준 직원들 때문이다. 특히 창업멤버들이 “내 회사다”라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일해 왔던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함께 회사를 설립한 창업멤버들과 초창기 입사한 직원들의 인격도 회사 성장에 한몫했다. 자리를 뜨지 않고 10년 넘게 함께 한 많은 직원들이 회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던 것이다.

솔루텍시스템은 지금은 SAP지만 사이베이스 근간으로 비즈니스를 끌어왔다. 20년 동안 시장, 특히 주력 사업아이템인 사이베이스에 대한 시장환경 변화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사이베이스 코리아 설립 후 잦은 지사장 교체와 정책변화 그리고 SAP의 사이베이스 인수까지.

이러한 시장환경 변화 속에서 직원들 사이에 의견충돌이 없을 수 없었지만 서로 의견을 존중하고 조율해 문제를 풀어 나갔다. 개인적인 욕심이 있었다면 분쟁이 됐을 텐데 회사를 위한 의견충돌이라 오히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회사 역시 직원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회사 설립당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창업 멤버들에게 계속 배당을 하고 있다. 또한 업무에 따라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기술총괄, 영업총괄, 경영지원 임원 등을 주축으로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었다.


솔루텍시스템의 지난해 상황은.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던 2016년은 국가적으로 매우 어렵고 힘든 시기였다. 연초 20주년을 맞아 큰 기대를 하고 출발했으나 상반기에는 매우 비관적이었다. 다행히 하반기에 상황이 나아져 9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당초 목표 120억 원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어려운 시장상황과 2015년 매출 87억 원을 감안하면 잘 했다는 생각이다. 다만 이익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지난해에는 해외사업부에서 KOICA의 ICT 해외사업 지원사업을 수주해 아프리카나 남미등 개발도상국에 IT KOREA의 위상을 높이는데 한몫했다. 해외 사업에서 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비중은 대략 소프트웨어가 60%, 하드웨어가 40%이다.

지난해 DB와 보안 분야 인원을 보강했으며 해외사업 관련 인원도 늘렸다. DB 라이선스 관련 매출 감소를 보강하기 위해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올 계획은.

2017년 정유년은 붉은 닭띠 해라고 한다. 정유년을 맞이해 데이터와 관련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매출 목표나 영업이익 등 정량화된 계획보다는 20년 전 창업 정신으로 돌아가 ‘식지 않은 창조 정신과 멈추지 않는 고객 서비스’를 다시 강조하고 싶다.

사실 올 한해는 무척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시장 자체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돼 사업하는 모든 사람들이 걱정하는 분위기다. 현재 올 사업계획을 작성중인데 지난해만큼만 하자는 생각이다. DB성능관리, DB보안 등 멀티DB 서비스에 역량을 강화하려 한다.

솔루텍시스템은 DBMS/DW 전문회사로서 SAP ASE와 IQ 제품의 매출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데이터와 관련된 데이터 보안이나 데이터 백업 분야에서도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또한 데이터베이스 컨설팅 분야에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 이인명 사장은 “직원들이 최고의 경쟁력이다. DB와 관련된 영업과 기술력은 최고”라고 말한다.
솔루텍시스템은 SAP에 인수된 사이베이스 제품 공급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관련 시장 상황은.

먼저, 사이베이스라는 이름은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이름이다. SAP에서 인수합병 후 SAP ASE, SAP IQ로 이름이 바뀌었다. 사이베이스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SAP에서 인수합병 후 DBMS 제품인 ASE, DW 제품인 IQ에 대한 기술 개발과 영업지원은 많이 개선되었다. 다만, 라이선스(License)나 유지보수 정책 등에서는 어려움을 느낀다. 제조사의 유연성 부족으로 고객과 제조사, 총판 사이에서 운신의 폭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 ASE 라이선스는 늘어나지 않고 현상 유지정도에 머물고 있다. 그렇지만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위축된 시장은 아니다. 여전히 과거 사이베이스 제품을 사용하는 많은 고객이 있으며 특히 IQ 분야에서는 기존 고객들의 업그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 크게 성장하는 시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없어질 시장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솔루텍시스템은 국내에서 SAP ASE와 IQ에 대한 가장 많은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지원 고객도 가장 많다. 영업과 기술력은 최고라 자부한다.


그동안 주력해온 SAP ASE와 IQ외에 다른 사업 아이템도 검토해야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고객들은 예전처럼 DB 라이선스를 구입하는데 주머니를 쉽게 열지 않는다. 국산 DB가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는 것도, Open DB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솔루텍시스템은 이런 시장상황에 대처하고자 ASE나 IQ뿐만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서비스할 수 있는 멀티 데이터베이스 서비스(Multi-Database Service)를 지향하고자 한다.

국내 DB시장에서 해외벤더들이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높은 유지보수요율 때문이다. 정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국산 제품 사용 분위기도 외산 제품에 대한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시장 변화에 우리도 적극 대처해 나갈 것이다. 고객이 어느 DB를 사용하든 토털 서비스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존 SAP ASE와 IQ에 대한 지원 인력을 다른 분야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고객으로 불만이 없도록 SAP ASE와 IQ에 대한 지원인력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을 것이다.


자체 솔루션 개발 계획은 있는지.

솔루텍시스템은 오랫동안 DB 서비스를 제공해온 회사이다. 초창기에는 사이베이스 모니터링 제품인 SyMon(Sybase Monitoring Tool)을 직접 개발해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 등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다.

현재는 직접 개발에 참여하는 모델보다는 DB와 관련된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성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DB 엔진과 연동 가능한 DB 보안 연결, 데이터 백업 구성, DB 성능 모니터 등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성해 고객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공급하고자 한다.

자체 솔루션 확보와 관련해서는 M&A 형태를 생각하고 있다. 솔루션 업체가 업그레이드와 마케팅 등 자금지원이 필요할 경우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솔루텍시스템이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해외 진출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KOICA 해외 ICT 지원 사업을 해왔다. 지난해까지 약 30여개국 60여 건의 해외사업 진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중소 업체로서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몽골, 캄보디아, 르완다, 케냐 등 약 8개국에서 ICT 인프라 설계 및 구축사업을 진행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는 라오스, 모로코, 르완다 등 3개 국가에서 총 300만달로 규모의 IT분야 프로젝트 사업을 수주해 올해와 내년까지 해당국가에서 정보화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우리는 그간 해외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ICT 인프라설계 및 구축, IT 교육분야 컨설팅과 인프라구축, 데이터베이스 및 빅데이터 구축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해외사업은 그러나 회사 수익에는 큰 보탬이 되지 않고 있다. 2003년 처음 해외 진출할 때에는 적정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업체 간 경쟁이 심해 수익을 낼 수가 없다. 우리의 뛰어난 기술력과 서비스를 해외에 제공함으로써 IT에 대한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데 만족하고 있다.

▲ 솔루텍시스템은 20주년을 맞아 전 직원이 제주도로 워크숍을 다녀왔다.

유지보수 등과 관련해 오라클 SAP 등 다국적 기업들에 대한 국내 수요자들의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벤더와 고객들 사이에서 채널로써 어려움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

다국적 기업들은 어떤 정책이 정해지면 고객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경향이 있다. 고객 입장에서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정책에 대한 다국적 기업들의 유연성 부족은 고객과 밴더 사이에 있는 채널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고객들은 주 사업자인 채널, 즉 중소기업을 압박하고 벤더들은 그들의 정책에 기반한 손실을 전혀 용납하지 않는다. 결국 채널이 손해를 안고 가는 방법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유지보수 요율이 어느 정도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본다. 벤더 입장에서도 기술개발을 위한 R&D 비용은 확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벤더와 고객 간의 신뢰와 유연성 부족이다. 중간에 참으로 어려움이 많다. 마땅한 대응책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답답할 뿐이다.

특히 경기침체로 시장이 위축된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다국적 기업들은 매출 확대를 위해 불법SW를 조사하는 등 채널들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경향이 있다. 불법 SW 조사에 대한 불만은 고스란히 우리와 같은 채널들에게 쏟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솔루텍시스템이 경쟁사 또는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우리 회사는 직원들이 최고의 경쟁력이다. DB와 관련된 영업과 기술력은 최고라 자신한다. 이러한 기술력으로 고객에 대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자체 제품을 개발,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평가는 어렵다. 다만 우리가 판매한 제품은 제품의 라이프사이클(Life Cycle)이 다할 때까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모든 회사들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실천 의지, 기술력 등이 미치지 못한 경우가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한 예로 고객들이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분에 대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의 일이 아니고 비용이 발생되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우리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DB와 관련된 최고의 기술력 그리고 최상의 서비스가 다른 회사와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솔루텍시스템은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한다. 고객에게는 항상 함께한다는 믿음을 주고 있으며, 높은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회사의 발전은 상당부분 직원들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본다. 직원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솔루텍시스템 입구에 ‘First Who, Then What’이라는 문구가 있다. ‘직원들이 먼저이고 그들이 하는 일은 다음이다’라는 뜻이다.

엔지니어들의 자산은 기술력으로 재충전과 교육이 중요하다. 직원들에게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서비스뿐만 아니라 삶의 질도 함께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엔지니어 교육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다른 회사와는 달리 교육 받을 수 있을 정도의 백업인력을 갖고 있다.


회사 설립 당시 계획했던 대로 회사가 성장하고 있는가? 계획대로 되는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어디에 있었다고 보는가.

회사 설립 후 1년 뒤 IMF가 왔다. 회사를 꾸려갈 수 있을까를 걱정하던 상황에서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도 어려웠다. 당시 5년만 버텨보자고 시작했는데 20년이 지났다. 그동안 시행착오도 있었고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해 아쉽지만 20년 동안 적자를 기록한 해가 없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직원들에게 고마운 생각뿐이다.

나는 처음부터 DB 전문 회사를 표방했다. 주류(Mainstream)가 아닌 비주류(Non mainstream) 제품인 사이베이스를 선택했다는 점이 잘한 선택임과 동시에 아쉬운 점이다.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 일종의 니치 마켓(Niche Market)이었던 사이베이스의 선택과 그 길을 오늘까지 고수해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었다는 사실은 분명 강점이었다. 그러나 너무 오랜 시간 사이베이스 DB 지원이라는 메커니즘(Mechanism)에 안주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시장변화에 맞게 멀티 데이터베이스 서비스 시스템(Multi-Database Service System)을 구축해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고자 한다.

▲ 중국 태산에서 20년을 돌아보며 20년을 계획하는 이인명 사장.

직원들로부터, 또 시장에서 어떤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은가?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인간적이고 존경받고 긍정적이고, 책임을 갖고 있으며, 미래지향적인 삶을 사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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