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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인공지능 도입의 첨병, 챗봇AI 활용한 비즈니스 역량 강화 수단으로 각광…산업 분야별 도입 가속화

[컴퓨터월드] 지난해 일어난 ‘알파고 쇼크’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은 큰 변화를 겪었다. 영화에서나 나오는 까마득히 먼 기술에서, 당장이라도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현실적인 기술로 변화한 것이다. 너도나도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비즈니스 성과를 거두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공지능 붐을 타고 챗봇(chatbot)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 및 콘텐츠를 제공하는 챗봇은 인공지능을 비즈니스에 도입하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평가받으며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챗봇 시장

   
▲ 페이스북 메신저가 제공하는 ‘메신저 봇’

지난해 4월,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 페이스북 최고 경영자는 페이스북이 주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 F8에서 새로운 페이스북 메신저의 기능인 ‘메신저 봇(Messenger Bot)’을 공개했다. ‘메신저 봇’은 별도의 앱을 사용하지 않고도 날씨나 교통상황 같은 정보 제공에서부터 실시간 상담, 온라인 쇼핑, 예약, 결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개발자들은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메신저 플랫폼(Messenger Platform)’을 통해 간편하게 ‘메신저 봇’을 구축할 수 있으며, 기업은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고객 및 사용자와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게 된다. 공개 이후 현재까지 약 34,000개 이상의 ‘메신저 봇’이 구축돼 활용되고 있다.

페이스북의 ‘메신저 봇’처럼 메신저를 통해 사용자의 질문·요구를 입력하고 인공지능(AI)이 답변하는 챗봇(chatbot, chatter robot)이 국내 산업계에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 역시 각각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와 ‘아미카.ai(AMICA.ai)’를 통해 챗봇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IBM 역시 ‘왓슨(Watson)’을 통한 챗봇 API를 제공한다. 일부 정부 부처나 금융기관 등에서는 이미 선제적으로 챗봇을 적용해 대고객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트랜스페어런시 마켓 리서치(Transparency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글로벌 챗봇 시장 규모는 약 1억 1,300만 달려 규모로 성장했다. 트렌스페어런시 마켓 리서치는 이후 챗봇 시장이 매년 28%씩 빠르게 성장해, 2024년에 이르면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 챗봇(chatbot) 구글 트렌드 관심도 분석 결과

구글 트렌드를 통한 최근 5년간 챗봇에 대한 관심도 변화를 살펴보면 지난해 3월부터 챗봇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챗봇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대두된 지난해부터 챗봇 도입 사례 역시 함께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도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챗봇 도입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추세다.


챗봇이 주목받기 시작한 이유

AI 관련 기술이 으레 그러하듯, 챗봇 역시 지난해에 갑자기 등장해 이슈가 된 것은 아니다. 80년대에 이미 알고리즘이 제시됐던 딥러닝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언론과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 것처럼, 챗봇 역시 개념 자체는 오래 전부터 존재했으며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연구·개발이 이뤄져 왔다. 해외 시장에서는 챗봇을 기업의 비즈니스에 적용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 금융·제조·유통·사법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고 있다. 반면 국내 시장은 지난 해 초까지만 해도 챗봇을 산업 분야에 적용하려는 적극적인 시도는 일어나지 않았다. 챗봇이 국내 시장에서 대두되기 시작한 것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바로 ‘알파고(AlphaGo)’의 등장과 기반 기술의 뒷받침이다.

‘알파고’가 등장하기 전까지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 인공지능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매우 막연한 개념으로 인식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인공지능은 영화 ‘A.I.’나 ‘터미네이터’에 나올 법한 인간 형태의 로봇에 가까운 이미지였지, 실제 기업의 비즈니스에 적용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신기술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알파고 쇼크’, 즉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Google DeepMind Challenge Match)’에서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1:4로 패배하게 되자 인공지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급속도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아득하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이 스스로 기보를 학습해 세계적인 바둑 기사를 이겼다는 사실에, 인공지능의 개발이 현실로 다가왔으며 실용화가 가까운 수준이라는 인식이 IT업계와 일반인을 가리지 않고 퍼져나갔던 것이다.

   
▲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가 가져다준 ‘알파고 쇼크’는 사회 전반의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다.

챗봇이 국내 시장에서 대두된 시기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인공지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대두됐을 때, 각 기업의 결정권자들은 ▲기존 시스템을 개선시킬 수 있고 ▲즉시 적용 가능한 기반 기술이 확립돼 있으며 ▲도입 사례를 통해 안정성이 검증된 인공지능 기술을 찾고 있었다.

이 같은 기업 결정권자들의 요구를 챗봇은 어렵지 않게 만족시킬 수 있었다. 챗봇은 ▲일부 업무를 대신해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고 ▲관련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업체가 갖춰져 있으며 ▲이미 해외에서는 다양한 도입 사례가 존재해 안정성이 검증돼 있었다. 기업의 비즈니스 현장에 인공지능을 접목하기 위한 첨병으로써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었던 셈이다. IBM 관계자는 “대다수 챗봇의 포커싱이 ‘우리 챗봇이 어떻게 인공지능과 연결되는가’하는 점에 맞춰져 있었다”며, ‘알파고’로 시작된 인공지능 열풍이 챗봇에 관심이 집중된 데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알파고’가 챗봇 도입을 위한 단초를 제공했다면, 챗봇의 확산을 뒷받침한 것은 기반 기술의 확립이었다. 챗봇이 사용자가 원하는 올바른 답을 내주기 위해서는 먼저 사용자가 입력한 언어를 컴퓨터가 올바르게 이해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국내에서 챗봇이 정상적으로 서비스되기 위해서는 우리말, 특히 단어 정도의 짧은 내용이 아니라 문장 단위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만약 수많은 글로벌 업체가 뛰어난 챗봇을 구축해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말을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다면 국내 서비스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 자연어처리 예시 (출처: 코난 테크놀로지)

이런 점에서 우리말에 대한 자연어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이하 NLP) 기술의 확보는 챗봇 도입과 확산에 반드시 필요한 전제 조건이었다. 사용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문장을 형태소 분석이나 구 단위 분석 등을 통해 인공지능이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NLP 기술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입력과 출력을 해내는 챗봇에게는 핵심적인 기술로 꼽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다이퀘스트, 와이즈넛, 코난테크놀로지 등의 국내 솔루션 기업이 충분한 수준의 한국어 NLP 기술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챗봇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각 산업 분야에 도입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활성화…국내는 지난해부터 개시

앞서 밝힌 바와 같이,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다양한 산업 분야에 챗봇이 도입돼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금융·사법 분야에서 콜센터(컨택센터) 서비스를 보충함으로써 24시간 가동되는 고객 상담센터를 운영하거나, 제조 분야의 전문가 Q&A 요구를 챗봇으로 대체해 불량률을 낮추고 안정성을 올린 사례도 발견된다.

   
▲ 미국에서 개발된 법률 서비스 챗봇 ‘두낫페이’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제공되는 법률 서비스 챗봇 ‘두낫페이(DoNotPay)’는 지난 2015년 미국에서만 16만 명의 주차위반 취소를 이끌어냈으며,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는 챗봇을 통한 제품 추천 기능을 도입해 매출 증대를 꾀하기도 했다. 챗봇을 도입하기 전에 노스페이스는 고객이 추천받은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아뒀다가도 결제 단계에서 취소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러나 챗봇을 도입해 상호 교류를 통한 제품 추천 기능을 제공한 뒤로는 한 번 장바구니에 담은 상품에 대한 구매율도 높아지고 고객 만족도도 높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반면 지난해에야 본격적으로 인공지능과 챗봇이 논의되기 시작한 국내 시장은 상대적으로 한정된 산업 분야에서만 챗봇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콜센터 등 고객 응대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금융권에서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공공 시장에서도 일부 부처가 시험 삼아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콜센터를 통한 고객 상담 서비스는 국내에서 특히 성장 기대치가 높은 시장으로 간주된다. 기존의 고객 상담 서비스는 업무 특성상 많은 상담 직원을 필요로 하고 점심시간 등 특정 시간에 상담 고객이 몰림으로써 적절한 고객 응대에 한계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 챗봇을 도입함으로써 단순하고 반복적인 고객 문의사항을 챗봇이 대신 응대할 수 있으며, 24시간 내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상담 고객이 분산되므로 효율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해진다.

실제로 외국의 한 금융사는 콜센터에 챗봇을 도입해 자동 상담 서비스를 구축함으로써 직원이 직접 처리해야할 상담 건수를 65% 감소시키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 상담직원을 줄여 경비 절감을 추구하거나, 복잡하고 개인화돼 챗봇이 대응할 수 없는 나머지 35%의 고객 문의에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직원을 투입하는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금융권의 챗봇 도입 요구가 많이 발생하는 것 역시 이런 사례와 무관하지 않으며, 상대적으로 고객 상담이 많은 서비스 업종에서 보다 빠르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장정훈 와이즈넛 이사는 “인공지능 및 챗봇의 가능성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갖춰져 있기에, 향후 시장이 성장하기 위한 저변은 갖춰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인공지능 도입에 대한 필요성은 환기됐으며 기대효과에 대한 신뢰 역시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챗봇이 사람의 업무를 계승해 경제적인 측면에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분야인 대고객 분야에 수요가 집중된 경향이 있지만, 향후 다양한 분야에 챗봇이 적용돼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삼성SDS가 MWC 2017에서 챗봇 탑재한 리테일 매장 혁신 솔루션 ‘넥스샵 트레이닝’을 선보였다.

지난 2월, 삼성SDS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7(Mobile World Congress 2017, 이하 MWC 2017)’에서 챗봇을 탑재한 리테일 매장 혁신 솔루션 ‘넥스샵 트레이닝(Nexshop Training)’을 공개한 바 있다. ‘넥스샵 트레이닝’은 매장 직원들이 텍스트 및 음성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고객응대 및 매장 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학습할 수 있는 직원 교육용 챗봇이다.

이와 같이 챗봇은 대고객 업무 외에도 사람의 일을 보조하는 비서로써의 가능성도 내보이고 있다. 각 통신사들이 앞 다투어 내놓은 인공지능 스피커, SK텔레콤의 ‘누구(NUGU)’와 KT의 ‘기가지니(GiGA Geni)’가 홈 IoT로써 음성비서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처럼, 기업 업무에서도 음성 및 텍스트를 활용해 직원의 교육과 업무 보조를 전담하는 챗봇이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장정훈 와이즈넛 이사는 또한 “국내 시장은 태동기의 끝자락과 성장기의 초입에 걸쳐져 있는, 아직은 어린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오랜 기간 동안 쌓인 언어처리 기술력과 ‘알파고’로 시작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국내 챗봇 시장에 불을 붙이기는 했지만, 아직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더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가장 먼저 강조된 것은 인공지능 및 언어처리 등 챗봇 기술력을 쌓아갈 수 있는 중소기업 역량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이다. 챗봇이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이니만큼 국내 서비스에서는 우리말 처리 기술력을 쌓아온 국내 기업이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국내에서 IBM이나 AWS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만한 규모를 갖춘 업체는 없다시피 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 중소기업은 뛰어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해도 이를 외부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적지만, 충분한 자본과 역량을 갖춘 글로벌 기업은 상대적으로 그런 기회를 쉽게 얻을 수 있다.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 유지된다면 축적된 우리말 NLP 기술력을 통해 당장 기술적으로는 앞서나가더라도 IBM이나 AWS가 가진 플랫폼적 경쟁력과 규모에 따라잡혀 장기적으로는 난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기술을 알리고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글로벌 기업 및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술력 격차에 대한 사회적 인식 역시 변해야 한다.

실제로 IBM 측은 통합 클라우드 플랫폼 ‘블루믹스(Bluemix)’를 통해 자사의 대표적 서비스 중 하나인 ‘왓슨’ API를 제공하고 있으며, AWS는 가상비서 ‘알렉사(Alexa)’에서 더욱 나아간 챗봇 시스템 ‘렉스(Lex)’을 지난해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챗봇 서비스 ‘샤오이스(Xiaoice)’와 ‘린나(Rinna)’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자사의 최신 챗봇 ‘조(Zo)’를 공개하는 등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0월, 자사의 최신 챗봇 ‘조’를 공개했다.

이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행보 속에 국내 기업이 가진 우리말 언어처리 면에서의 장점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IBM은 ‘블루믹스’를 활용해 ‘왓슨’ API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 제품은 가격이 비싸다’라는 기존의 인식이 무너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이 국내 챗봇 시장에서 저변을 확대하고 우리말 언어처리 기술에서 강점을 갖추기 전에, 정부 정책과 국내기업의 통합적인 노력을 통해 시장을 유지하고 확보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강락근 다이퀘스트 대표는 “정부 차원에서 인공지능 및 챗봇 시장을 이끌 수 있는 스타트업을 육성하려면 먼저 공공재가 될 수 있는 데이터풀을 만들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신러닝을 통한 인공지능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 대한 양질의 데이터가 필수적이지만,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특히 영미권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범용 데이터는 물론, 의료 데이터와 같은 전문적인 데이터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알고리즘과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이 어렵지 않게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해 해당 알고리즘을 고도화할 수 있으며, 이는 곧 기술력 향상과 경쟁력 확보의 근간이 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좋은 아이디어와 알고리즘을 구상했다고 해도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현재 국내 챗봇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기존 업체들이 수행할 수 있는 사업에는 한계가 있다”며, “양질의 데이터풀을 형성해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이 많이 생겨난다면 생태계 형성을 통한 시장 성장은 물론 장기적인 국가 기술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동욱 원더풀플랫폼 CMO는 “많은 개발자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DIY 챗봇 플랫폼을 통해 챗봇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자사의 챗봇 플랫폼 ‘인비챗(inbichat)’을 공개했다. ‘인비챗’은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모듈을 조립해 간단한 챗봇을 구성할 수 있으며, 오픈소스로 공개된 기술을 활용하면 자신이 원하는 기능을 갖춘 새로운 모듈을 만들어 플랫폼에 공유할 수도 있다.

원더풀플랫폼은 지난 3월 고려대학교 석박사과정생 400명에게 개발자 버전 ‘인비챗’을 선행 공개했으며, 4월 말 경에 일반 사용자 버전과 스토어를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향후 대학생 개발자 5천 명, 일반인 개발자 1만 명을 확보해 자체적으로 생산 및 소비가 이루어지며 발전해나가는 챗봇 플랫폼으로 성장시켜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구승엽 원더풀플랫폼 대표는 “기업들의 폐쇄적인 자체 플랫폼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며, “개발자들이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판’을 통해 다함께 인공지능 및 챗봇 개발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원더풀플랫폼의 ‘인비챗’은 개발자와 사용자가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챗봇 플랫폼을 지향한다.

한편 양승현 코난테크놀로지 CTO는 “딥러닝으로 ‘알파고’ 수준의 결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 3~4개 정도에 불과하다”며, 챗봇을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각 기업의 결정권자들이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파고’ 이후로 생긴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오히려 시장 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챗봇 도입을 도입하려는 고객 중 상당수가 딥러닝을 활용한 통계 기반 시스템으로 구축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고객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가 부족해 규칙 기반 시스템을 권하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양 CTO는 “데이터가 많은 포털조차도 제대로 된 딥러닝이 쉽지 않은데, 학습데이터 수백 건 가지고 딥러닝을 활용한 챗봇을 구축해달라는 요구가 많다”며 난색을 표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기대는 제대로 된 기술력을 갖춘 업체에 대한 실망과 폄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나아가 챗봇 및 인공지능 시장의 성장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양 CTO는 “인공지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현실화하는 것은 IT업계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주요 업체별 제품 및 방향 소개

이퀘스트
규칙 기반에 통계 기반 더한 하이브리드 챗봇 모델 지향

   
▲ 다이퀘스트 ‘인포채터’ 도식도

2000년부터 언어처리에 관련한 기반기술을 축적해온 다이퀘스트는 ‘인포채터(Infochatter) V2.0’을 통해 국내 챗봇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다이퀘스트는 규칙 기반 챗봇 모델과 통계 기반 챗봇 모델을 모두 지원하며, 고객의 요구와 상황을 적절히 분석해 가장 적합한 챗봇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고객사가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와 구축에 걸리는 시간 등을 감안해 적용 모델을 선정하게 되며,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지만 딥러닝 등 통계 기반 모델을 요구하는 고객사에게는 규칙 기반 모델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축적해 통계 기반 모델로 확장해나가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챗봇 모델을 제공한다.

또한 패키지 솔루션으로 제공되는 ‘인포채터’는 웹 기반으로 제공되는 관리 도구를 통해 언어 처리 및 기능 설정 등 편리한 유지관리를 지원한다. 코드별 관리 및 검색을 지원하는 지식 라이브러리 관리 기능을 통해 언제든 새로운 지식 코드 추가 및 수정이 가능하며, 서버 정보 모니터링 및 로그 분석 기능 역시 함께 제공해 시스템 관리자의 업무 역량을 강화한다.


코난테크놀로지
SW가 아닌 완성모델, 비서가 아닌 동반자 개념으로 접근

   
▲ 코난테크놀로지의 인공지능 챗봇 솔루션 ‘코난봇’

인공지능 챗봇 솔루션 ‘코난봇(KONAN Bot)’을 서비스하는 코난테크놀로지는 챗봇을 단순히 소프트웨어로써 접근하기보다, 다른 서비스 및 기능과의 협력을 통해 독립적으로 완성된 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입력된 텍스트만으로 사용자의 의도를 분석하고 적절한 답을 내주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주변 환경과 사용자의 상태를 인지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간 답변을 제공할 수 있는 동반자 개념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우선 챗봇과 결합한 완구 상품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카메라와 마이크 등을 활용해 각 사용자를 인식하고, 사용자의 행동패턴 및 대화에서 나타나는 정보를 분석해 개인화된 반응을 제공하며, 때로는 먼저 말을 걸거나 농담을 하는 등 사용자의 감성적인 부분까지 돌봐줄 수 있는 동반자 완구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코난테크놀로지는 챗봇의 가능성을 입력장치의 혁신에서 찾을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정보 격차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사용법을 배워야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한 검색어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음성인식과 결합해 일상적인 대화로 작동하는 챗봇은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계층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입력장치로써 기능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앞서 밝힌 동반자 개념 챗봇과도 연결된다. 코난테크놀로지는 메시징 앱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들과 협력해 새로운 입력장치로써의 기술적 역량을 제공하는 사업적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와이즈넛
다양한 솔루션과 뛰어난 언어처리 기술 활용해 사업 기회 확장해 나갈 것

   
▲ 와이즈넛의 콜센터 대응 챗봇 ‘와이즈봇’ 개념도

창업 이래 매년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지속적으로 기술개발에 재투자해온 와이즈넛은 콜센터 대응을 위한 ‘와이즈봇(WISE Bot)’, 상품 추천을 위한 ‘와이즈샵봇(WISE Shop Bot)’, 인공신경망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및 문서 추천 솔루션 ‘와이즈아이데스크(WISEiDESK)’ 등 다양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우리말뿐만 아니라 다국어 형태소 분석 및 NLP 기술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17년간 쌓인 기반기술과 기술적 노하우를 통해 사업 기회를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지난 2015년에는 미국의 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분석기업 루미노소(Luminoso)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와이즈넛의 언어처리 기술을 수출하며 뛰어난 기술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와이즈넛은 자사의 강점을 살려 다양한 산업 분야에 챗봇을 적용해나가는 한편,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챗봇 도입으로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금융·물류·유통·커머스 등의 챗봇 도입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생산자와 전문가 사이에 Q&A가 자주 일어나는 제조업 쪽에서도 사업 기회를 확장해나간다는 방침이다.


IBM
클라우드 플랫폼 ‘블루믹스’ 통해 ‘왓슨’ API 제공

   
▲ IBM은 ‘블루믹스’를 통해 ‘왓슨’ API를 비롯, 챗봇 구축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API를 제공한다.

‘왓슨(Watson)’은 지난해 IBM이 제시한 핵심 키워드 ‘코그너티브(Cognitive)’가 적용된 대표적 예시로, 2011년 미국의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Jeapardy!)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며 100만 달러의 상금을 획득해 이름을 알렸다. 특히 가천대 길병원을 포함해 국내 5개 병원이 ‘왓슨’의 종양학 학습 버전인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도입함으로써, 국내에서도 IBM ‘왓슨’의 도입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왓슨’의 챗봇 분야 적용과 관련해 IBM 측은 자사의 클라우드 플랫폼 ‘블루믹스(Bluemix)’를 통한 ‘왓슨’ API 제공 전략을 공개했다. ‘블루믹스’의 우수한 컴퓨팅 성능을 기반으로 챗봇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및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며,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만큼 구축 및 서비스에 요구되는 가격 또한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150여 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루믹스’ 상에서 IBM이 제공하는 다양한 API를 활용해 고객의 요구에 맞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이를 활용하면 우리말에 기반해 구축된 챗봇에 IBM의 번역 API를 붙임으로써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도록 만드는 등, 손쉬운 개발과정을 통해 편리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의 역량을 살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챗봇 도입이 활성화된 해외에서 다양한 구축 사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빠르게 챗봇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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