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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소프트웨어, 성장을 위한 ‘발판’ 찾는다정당한 SW 권리 보장 및 가치평가 제도 요구돼

[컴퓨터월드] 4차 산업혁명의 기수로써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반대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부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을 수주한 기업이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저작권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이 해당 기술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하는 등, 소프트웨어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외 소프트웨어 업계의 제도적 기반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를 함께 살펴본다.


SW 중심사회, 제도적 뒷받침돼야

지난 2014년 7월, 미래부와 교육부, 산업부, 문체부 등은 ‘창조경제의 혈액, 소프트웨어(SW)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주제로 ‘SW 중심사회 실현전략 보고회’를 개최했다.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옴에 따라 전 세계의 경제·사회적 환경이 SW를 중심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며, 국가 경제의 지속 성장과 사회문제 해결에 SW가 중점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범정부적인 대책이 요구됐기 때문이다. 특히 2008년부터 2013년 사이에 SW분야에서의 수출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여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미래부의 발표에 따르면 패키지SW 수출은 08년 1억 3천만 달러에서 13년 20억 4천 달러로, IT서비스 수출은 7억 9천만 달러에서 19억 6천만 달러로 증가했다.

이날 각 부처는 SW 중심사회 실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전략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삼성전자 등 민간 기업의 연구결과 발표를 통해 미래성장 동력으로써 SW의 역할에 대해 검토했다. 우선 기존에 미래부 소관으로 진행되던 ‘SW혁신전략’을 확대해, 전 부처와 지자체가 참여하는 SW중심사회 실현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인력·시장·생태계로 구분되던 틀을 정책주제별로 전환해, 각 부처가 적합한 정책을 수립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각 부처는 ▲SW 교육 기회 확대 ▲창업지원 등 SW 기반의 미래 성장 동력 창출 지원 ▲SW를 통한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 촉진 ▲SW 불법복제 근절 ▲SW 중심사회가 지속 발전할 수 있는 기반 마련 등 정책주제별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실현방안들을 제시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이날 “정부는 올해를 SW 중심사회 실현의 원년으로 생각하고, 창조경제의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고 말했다. 또한 적극적인 현장 의견수렴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 정부는 SW가 국가 성장의 중심이 되는 SW중심사회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SW 우선 정책에도 불구하고, SW 개발업체들은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명목상으로 SW 중심사회라는 대의명분을 주장할 뿐,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대책 마련은 미흡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오래전부터 지적돼오던 SW 권리 보장과 올바른 자산 가치 평가 제도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 올바른 SW 시장 확대와 SW 개발자들의 개발 의욕 고취를 위해서는 이 같은 문제점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발자에 대한 SW 권리 보장 필요해

올바른 SW 권리 보장이 실현되지 않으면 새로운 SW에 대한 개발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시간과 자금을 투자해서 혁신적인 SW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이에 대한 권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면 정당한 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SW 기업 및 개발자들은 하청이 당연시되고 개발자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풍조가 올바른 SW 권리 보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이라고 지적한다.

우리나라는 정부 기관부터 기업에 이르기까지 SW 개발을 위한 하청이 빈번히 일어나는 편이다. 이 과정에서 개발을 완료한 SW를 두고 사업 발주자와 하청업자 사이에 권리 귀속에 대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정부가 직접 발주하는 사업에서도 유사한 분쟁이 발생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SW에 대한 권리 보장은 특허법과 저작권법으로 관리되고 있다. 과거에는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과 컴퓨터프로그램보호위원회가 별도로 존재하고 있었으나, 2009년 7월부로 해당 법과 기관은 각각 저작권법과 저작권위원회로 통합됐다. 현재 저작권법은 SW를 구성하는 컴퓨터프로그램, 쉽게 말해 코드를 어문저작물로써 보호하고 있다. 따라서 코드를 작성한 개발자에게 저작권이 귀속되는 것이 원칙이다.

현재 정부 주체로 SW 개발 사업을 발주할 경우, 기재부에서 제시하는 계약예규에 따라 사업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문제는 기재부 계약예규에서 해당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지식재산권이 발주기관과 계약상대자, 즉 하청업자가 공동으로 소유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계약예규 제35조의2(계약목적물의 지식재산권 귀속 등)에서는 “해당 계약에 따른 계약목적물에 대한 지식재산권은 발주기관과 계약상대자가 공동으로 소유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SW 개발을 수주한 하청업체·개발자는 직접 만든 SW를 양도 혹은 배포하기 위해 정부기관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이는 저작권위원회 등 관련기관의 지속적인 의견 개진으로 그나마 개선된 것으로, 과거에는 개발이 끝나 사업이 종료된 SW의 저작권은 온전히 발주기관에 귀속돼 더욱 문제가 심각했다.

SW는 저작권법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저작권법은 저작물의 권리가 창작자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창작자가 향후에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타인에게 양도할 수는 있지만, 개발 당시부터 발주자와 수주자가 권리를 나눠 갖는다는 기재부의 계약예규는 일반 상식에 벗어나는 일이다.

정부가 발주한 사업을 통해 개발된 SW라고 하더라도 해당 SW에 대한 권리는 개발자에게 주어져야 하며, 필요한 경우 별도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양도받아야 할 것이다. 이는 정부 기관이 발주한 사업 이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안이며, 민간 기업이 SW 개발 하청을 주는 경우에도 사업 발주자와 수주자 사이의 SW 권리 귀속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개발된 SW의 권리를 공동 소유하거나 발주자가 온전히 가지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해당 SW의 사용 또는 수익화에 대한 권리만 발주자에게 귀속되는 일도 있다. 정부가 SW 권리의 공동소유를 명시하고 있는 이상, 민간 기업에서 개발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발주자가 비용을 대고 개발한 SW인데 개발자에게 권리를 일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특히 정부기관이 발주한 사업의 경우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SW에 대한 권리를 왜 개발자에게 줘야 하느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정부 기관이나 민간 기업이 SW 개발 사업을 발주하며 제시하는 비용은 개발자의 기술력과 노동에 대한 대가이지, 개발자가 제작한 SW의 저작권까지 통째로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사업을 발주하며 제시하는 비용이 SW 저작권까지 포함하는 것이라면, 이는 국내 SW 개발 용역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고 있는지,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SW 제값 받기’ 문화가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다시금 검토해봐야 할 사안이다. SW 권리에 대한 비용과 SW 개발에 대한 정당한 용역비가 보장돼야만 개발자들의 개발 의욕이 고취돼 안정적인 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권리 보장은 역효과 낼 수 있어

반면 SW에 대한 개발자의 권리가 과도하게 보장될 경우, 오히려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개발자가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쟁 ▲특허권의 과잉 행사로 인한 분쟁 등이 이 경우에 속한다.

전자의 경우, 개발자가 자신이 개발한 SW를 무료로 풀었다가 향후 약관 변경을 통해 유료로 전환하는 등의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무료 SW를 사용해 장기간 시스템을 구축해온 사용자는 기존 시스템을 갈아엎거나 약관에 명시된 비용을 지불하며 서비스를 유지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약관이 변경될 경우 사용자에게 해당 내용을 통보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교묘히 조정해 확인하기 어렵도록 통보함으로써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사용자에게 소송을 거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폰트의 경우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 폰트는 대법원 판결에 의해 컴퓨터프로그램으로써 보호되고 있으며,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다른 SW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흔히 분쟁의 시발점이 되곤 한다. 오히려 이러한 점을 노리고 과도한 라이선스 주장을 행사하는 폰트 개발사들의 횡포가 조정 기관에 보고되기도 하는 만큼, 사용자 단에서의 각별한 주의와 함께 정부 기관의 올바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허권 과잉 행사로 인한 분쟁은 최근 미국에서 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이다. 미국에서는 약 750여개에 달하는 특허관리전문회사(Non-Practicing entity, 이하 NPE)가 활동 중이며, 이 중 45개가 1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PE는 자사가 보유한 특허를 활용해 실질적인 생산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다른 기업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남기는 기업을 말한다. NPE가 아이디어나 특허를 전문적이고 선제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기술의 주목도를 높이고 기술 발굴에 기여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특허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특허 분쟁을 유도함으로써 특허 괴물(patent troll)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을 얻기도 했다. 새로운 기술이 발명될 때마다 수많은 NPE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조금이라도 유사한 부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시도가 줄어들고 산업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 특허 괴물로 불리는 NPE가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SW 분야 역시 NPE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제 지식재산권분쟁정보 포털인 IP-네비(IP-NAVI)가 발표한 ‘2015년 NPE 동향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 해에 발생한 NPE 관련 소송은 4,093건으로 이 중 1,482건이 정보통신분야에서 발생했다. 한편으로는 NPE에게 피소당한 미국 기업 중 82%가 SW 특허로 인해 피소됐다는 조사결과가 있을 정도로 SW는 특허 소송에 취약한 분야다.

이에 대해 미국은 SW 특허에 대한 권리를 소극적으로 적용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며, 해당 내용이 가장 잘 드러난 사례가 바로 2014년에 일어난 ‘앨리스 판결’이다.


미국의 ‘앨리스 판결’, SW 특허의 문제

해당 소송은 2007년 국제 통화 거래를 제공하는 CLS은행이 금융위험(financial risk) 관리체계에 대한 특허를 가진 앨리스사(Alice Coporation)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CLS은행은 앨리스가 보유한 특허가 특허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며, 앨리스는 이에 대해 반소를 제기하며 CLS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은 7년에 걸쳐 진행됐다. DC지방법원에서는 CLS은행의 주장이 받아들여졌고, 연방항소법원에서는 앨리스의 항소가 인정되는 등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2014년 6월, 마침내 미국 연방대법원은 ‘추상적 아이디어를 일반적 컴퓨터 시스템에 연계한 것만으로는 특허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추상적 아이디어는 특허 대상이 아니다’라는 2010년 ‘빌스키(Bilski) 판결’의 연장선상에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앨리스 판결 내용은 ▲추상적 아이디어의 일반적 컴퓨터 구현은 특허 대상이 아니고 ▲발명적 개념(inventive concept)과 응용이 존재해야하며 ▲추상적 아이디어보다 상당히 더 많은(significantly more) 추가 구성요소가 요구된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만 ‘발명적 개념과 응용’, ‘상당히 더 많은 추가 구성요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앨리스 판결에 대한 논란에 불을 붙였다.

앨리스 판결 이후 NPE의 특허 소송은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으나, 다음 해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다만 미국 연방대법원이 SW 특허 인정에 대해 까다로운 태도를 보이고 보다 많은 제한을 제시함으로써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단순한 업무처리방법이나 영업의 자동화 등에 대한 특허는 인정받을 수 없고, 일정 이상의 품질을 갖춘 SW만이 특허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전반적인 SW 특허의 품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EU에서는 2004년에 SW 특허를 법안에 명시적으로 추가하자는 논의가 진행되다가 대부분의 국가가 반대해 부결됐다. 국내에서도 2005년부터 특허법을 개정해 SW 특허를 명시적으로 인정하자는 논의가 있어왔다. 국내에서 SW는 일반적으로 방법발명, 비즈니스 모델의 형태로 특허를 인정받고 있지만, 특허법상으로 SW 특허의 기준에 대해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다.

2014년에는 김동완 국회의원이 발의한 특허법 개정안에 ‘물건의 발명의 범주를 확대’해 SW 특허를 인정한다는 명문화된 법안이 들어갔지만, 이 역시 공청회에서 반대에 부딪히고 특허청 측이 해당 내용을 폐지해달라고 요청해 배제되기도 했다.

   
▲ 2014년 특허법 개정안에 따른 보호범위 변화

이처럼 각 국가에서 SW의 특허 등록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은 특허가 저작권보다 훨씬 강력한 권리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제작 순간부터 저작권이 발생하는 저작권법과 달리 특허법은 명시적인 아이디어로 특허청의 심사를 거쳐 등록이 완료돼야 권리가 발생하는 까다로운 권리인 만큼, 보다 넓은 범주에서 배타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SW 특허가 개발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부분도 있지만, 너무 강력한 보호 수단이 NPE와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SW 분야에서 저작권의 보호는 표현의 보호이며, 이는 SW를 구성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코드에 대한 보호다. 따라서 유사한 프로그램이더라도 해당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코드의 구조가 다르면 저작권 침해로 인정하지 않는다. 반면 특허는 표현이 아닌 아이디어에 대한 보호로써, SW 특허가 인정되면 내부적인 프로그램 구성이 다르더라도 최종적으로 제공하는 기능이 유사하면 특허권 침해로 인정된다.

극단적인 예시를 들자면, 마이크로소프트의 ‘MS워드’와 한글과컴퓨터의 ‘아래한글’은 서로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지만, 어느 한 쪽이 워드프로세서라는 개념으로 특허를 인정받게 된다면 다른 한 쪽은 특허권을 침해하게 된다. 따라서 SW 특허는 저작권보다 훨씬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하며, 이를 명시적으로 인정해야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의가 진행 중이다.


차세대 SW 보호체계 개발 필요

지난 2월 21일, 한국저작권위원회는 ‘SW 저작권 보호체계 방안 연구’에 대한 사업을 발주하고 입찰자를 모집했다. 해당 사업은 ▲국내외 SW 보호체계 및 현황 파악 ▲SW특허 보호의 쟁점검토 및 개선방향 ▲현행 보호체계의 쟁점검토 및 개선방향 ▲SW분야 실효적 보호방안 및 관련 법제 개선안 도출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는 저작권 체계의 보호를 받는 SW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살피고, 세계적인 SW 권리 보장에 대한 흐름을 파악함으로써 SW 중심사회의 기반을 다지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현재 SW 권리 쟁점의 중심 사안인 개발자의 SW 권리 보장과 SW 특허 인정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함으로써 국내 실정에 맞는 SW 저작권 보호체계를 추구하게 된다. 또한 SW 저작권 보호체계를 개발단계, 거래(판매)단계, 이용(활용)단계로 구분함으로써 각 단계별로 적합한 별도의 전략을 수립한다. 특히 개발단계에 있어서는 정부의 오픈소스 우대정책을 반영해 국내 오픈소스 SW 활용에 따른 라이선스 문제 등을 함께 살핌으로써,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들을 해결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거래 및 이용단계에서는 SW 사용 환경의 변화에 따른 SW 불법복제 단속 방안을 마련한다. CD 혹은 다운로드로 제공되던 과거의 SW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스트리밍 혹은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한 지원으로 전환됨으로써, 현재 시행되고 있는 불법 SW 단속체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리라는 우려에서다. 따라서 SW 사용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단속 방법이 등장해야하며, 이를 통해 상용 SW에 대한 실효적인 보호 체계를 마련하고 SW 분야의 올바른 유통구조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올바른 SW 자산 가치 평가도 시급

한편, SW 중심사회 활성화를 위해서는 SW 권리 보장 이외에도 올바른 자산 가치 평가제도의 확립이 중요하다. 이는 국내 SW 기업들이 자사가 보유한 SW에 대해 올바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회계 기준 상 SW는 무형자산으로 분류되고, 각종 기업진단에서도 부실자산으로 분류되는 실정이다.

이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에 더욱 큰 문제가 된다. SW 기술이나 SW 자산만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은 금융권을 통한 사업자금 조달의 기회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진입에 성공한 기업들은 투자 유치나 융자를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지만, 이 역시 신용과 매출을 고려한 것일 뿐 SW 기술은 참고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13년 발표된 특허청의 ‘IP담보대출을 위한 IP가치평가 모델연구’ 보고서에서는 “지난 10여 년 동안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개발 및 개선해 온 ‘기술가치평가 모델’을 이용한 가치평가결과의 경우 금융권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한 측면이 존재”한다며, “기존의 수익(소득)접근법에 기반을 둔 기술가치평가는 금융권의 담보가치 금액 산정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앞서 특허청은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SW 기술을 담보로 사업자금을 융자해주는 IP담보대출을 시행하기도 했으나, 이 역시 기술보증기금이 제공한 기술평가인증서는 참고로만 사용됐을 뿐 실제 은행에서는 기업의 재무상태 자료에 근거해 대출 여부를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 특허청과 산업은행이 시행한 IP담보대출 구조도

사정이 이렇다보니 스타트업이나 중소 SW기업은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표자 명의의 담보대출이나 연대보증을 받는 경우도 빈번하다. 연대보증을 받은 일부 기업은 주변의 성화에 못 이겨 성급하게 수익 모델에 매달리다 자멸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뛰어난 SW 기술을 대상으로 각종 벤처캐피탈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특정 사업분야의 SW에 한정돼 있어 대다수 기업들은 여전히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래부, 가치평가제도 확립해 금융지원 제공

지난해 5월, 미래부는 우수한 SW 기술력을 보유한 SW 기업을 대상으로 ‘SW기술금융 지원 사업’을 공고했다. 이를 통해 미래부와 기술보증기금,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SW 지식재산권에 대한 평가보증을 통해 SW 기술 사업화를 위한 자금 조달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기술보증기금이 SW기업의 직접적인 보증기관이 됨으로써, 금융권이 보다 안전하게 SW 기술을 담보로 한 대출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2013년 특허청이 진행한 IP담보대출과는 차별화된다. 특히 기술보증기금에서 IP평가보증을 받기 위한 수수료 약 500만원을 지원함으로써,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금융지원을 제공한다.

이번 지원 사업을 위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기술보증기금은 2014년부터 꾸준히 미래부의 연구자금 지원을 통해 SW 가치평가 모델을 개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보증기금 측은 별도의 SW 가치평가 모임을 구축해 객관적인 SW 가치를 수치화하기 위한 기준을 세웠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과 융합 기술을 위한 다양한 평가 제도를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SW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평가 기준 역시 그에 따라 능동적으로 맞춰져야 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가치평가 모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SW기술금융 지원 사업 지원 방법 및 절차

SW기술금융 지원을 받고자 하는 기업이 신청하게 되면 평가보증기관인 기술보증기금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보증 가능 여부에 대한 적격성 검토와 보증규모를 위한 기술평가를 실시하며, 최종적으로 기술보증기금이 전자보증서를 발행해 기업이 시중 5개 은행에서 융자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실제로 지난해 70여 개 기업이 SW기술금융 지원 사업에 지원했으며, 이 중 최종적으로 수혜를 받은 기업은 57개에 달했다.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에 의한 총 대출금액은 142억 2천만 원, 기업 당 평균 대출금액은 2억 5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보증기금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작년에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데다 사업 시행 첫 해라 홍보가 부족했는데도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며, “올해는 연내 110개 기업에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달까지 이미 50개 이상의 기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 지원 사업에 대해 대상 기업들의 금융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권은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이 있으니 융자를 진행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지만, 과거 SW 기술로 금융권 대출을 신청했다가 실패한 기업들은 금융권에서 융자가 가능하다는 것에 대해 반신반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래부 측은 지난해 꾸준히 홍보와 사업을 진행한 결과 인식 개선이 이뤄졌으며, 앞으로도 꾸준한 홍보를 진행해 지난해보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SW기술금융 지원 사업에서는 금융권 융자를 위한 IP평가보증 이외에도 기업의 자체적인 투자 유치를 위한 SW기술가치 평가를 제공한 바 있다. 대상 기업이 보유한 SW기술 및 자산에 대한 기술보증기금의 기술가치 평가와 사업타당성 분석을 통해 IR활동을 위한 결과서를 제공하며, 해당 과정에 요구되는 약 2천만 원 역시 함께 지원한다. 기업은 IP평가보증과 SW기술가치 평가 중 1개 부문을 선택해 신청할 수 있으며, 동일 기업이 2개 부문을 중복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범정부 차원의 제도적 개선 필요

SW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으면 새로운 기술 및 SW 개발을 위한 시도와 투자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 역시 최근까지도 특허를 통해 SW 권리를 보장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감자로 다뤄지고 있으며, 국내 역시 SW 특허와 저작권 귀속 문제에 대해 많은 논쟁이 오가고 있다.

또한 SW 가치 평가 제도의 확립 역시 SW 시장 활성화를 위한 중요 사안으로 꼽힌다. SW 가치 평가 제도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SW 기업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되며, 이는 곧 수많은 기업들이 우수한 기술력보다 수익화 모델을 확보하는 것에만 집중하게 만들 것이다.

정부가 주장하는 SW 중심사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당한 SW 권리 보장과 가치 평가를 위한 제도가 필수불가결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심적인 역할을 할 SW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제도적 변화와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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