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확장이전하며 분위기 쇄신…‘젊은 기업’으로 변화 중

[컴퓨터월드] 소프트웨어(SW) 유통 전문 기업인 단군소프트(대표 이승현)가 2002년 1월 창립 이래 어느덧 올해로 사업 18년차를 맞이했다. 회사는 ‘소프트웨어의 종착지(Software Destination)’라는 구호처럼 “SW 유통을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자”는 뜻에서 한민족의 시조(始祖)인 ‘단군(檀君)’을 사명으로 했다고 한다. 그간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단군소프트는 차근차근 사업을 확장, 2016년 360억 원이던 매출이 2017년에는 517억 원으로 급성장했고 2018년에도 매출 570억 원 달성을 예상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사무실을 확장 이전하며 분위기를 쇄신,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서 2019년을 기대하고 있는 단군소프트를 찾아가봤다.

 

변화에 적응하며 성장 중

단군소프트가 어떤 기업인지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SW 유통기업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익숙하고 쉬울 것이다. 하지만 이승현 단군소프트 대표는 “이제 단순한 SW 유통 기업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SW 시장이 단순 제품 판매에서 서비스 판매의 단계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클라우드 기반의 구독(subscription) 모델이 늘어나면서, 단군소프트와 같은 SW 유통업체들에게 변화와 적응이라는 과제가 주어지기도 했다.

단군소프트 역시 이러한 변화의 영향을 체험했고, 실제로 매출 정체를 겪었다. 2014년 338억 원이던 매출이 2015년에 375억 원으로 늘었다가, 2016년에는 360억 원으로 주춤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단군소프트는 머무르지 않고 꾸준히 체질을 개선하면서 노력했고, 2017년 마침내 매출 517억 원을 기록하며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단군소프트는 2017년을 기준으로 1,600여곳의 기업들과 6,300여건의 비즈니스를 진행했으며, 이 중 고객사는 1,300여곳이 넘는다고 한다. 즉, 국내 대기업들이 모두 단군소프트로부터 SW를 구매한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설명이다.

“클라우드로 인해 벤더와의 거래 이익이 1/4로 줄어 유통업체들이 어려운 가운데 연착륙을 해냈다. 지금부터 3~5년 후에는 제품 판매만으로 이익을 내기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사내에 5개의 사업판매부가 있는데 이들에게 기존 제품 판매 방식을 버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업부에서 ‘오피스365’를 판매하고 활용법을 무상 지원해주는 식이었다. 그리고 부서명이 ‘MS사업부’이다 보니 MS의 제품만을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기업의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서 세일즈를 한다.”

이승현 대표는 최근 몇 년간의 SW 유통 시장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즉, 이제는 제품을 위주로 고객에 접근하면 정확한 니즈 파악이 어렵다는 것이다. 단군소프트가 취급하는 주요 SW 중 하나인 ‘오토데스크(AutoDesk)’의 경우에도, 기업들은 제품을 만들면서 오토데스크 하나만으로 모든 작업을 하지 않는다. 설계는 NX(UG)로 하고, 공정관리는 또 다른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고객이 어떤 SW 인프라를 사용해 비즈니스를 하는지, 이를 모두 파악해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현재 단군소프트가 취급하는 SW 제품은 200여종이 넘는다고 한다.

▲ 단군소프트 사무실 모습

단군소프트는 기존에 MS사업본부, 오토데스크 사업본부, 어도비(Adobe) 사업본부, 아크로니스(Acronis) 사업부, 시큐리티 사업부, 전략 사업부 등으로 영업 조직을 구분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MS 솔루션을 중심으로 하는 CSC(Cloud Service Consulting) ▲오토데스크 등을 다루는 IPS(Industry Platform Solutions) ▲어도비 솔루션 등을 다루는 CGS(Contents and Graphics Solutions) ▲아크로니스 솔루션 등을 다루는 DBS(Data Base Solutions) ▲새로운 전략 SW를 다루는 IBS(Innovation Strategy Business, 전략사업부) 등 5개 사업부로 조직을 재편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각 사업부별 성과는 CSC > ISB > CGS ≧ IPS > DBS 등의 순으로 전체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MS 오피스, 오토데스크, 어도비, 그리고 백업·복구 솔루션인 아크로니스 등의 제품들이 탄탄하게 매출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것은 최근 몇 년간 사업을 새롭게 만들어나가고 있는 ISB(전략사업부)가 MS 오피스 위주의 CSC 사업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4년 반 전만해도 매출이 0원이었던 전략사업부는 올해 약 11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세의 비결은 바로 젯브레인(JetBrains)의 자바(Java) 대안 안드로이드 개발 언어인 코틀린(Kotlin)과 깃허브(GitHub)라고 한다.

젯브레인은 체코의 소프트웨어 통합개발도구(IDE) 전문 개발 기업으로, 대표 제품으로는 ‘인텔리제이(IntelliJ) IDEA’가 있으며, 최근 새롭게 선보인 닷넷 기반 IDE 플랫폼 ‘라이더(Rider)’와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밍 언어인 ‘코틀린’까지 여러 제품들이 최근 개발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국내 모 대기업은 ‘코틀린’을 전사 표준으로 사용할 정도다. 또한 지난해 11월 28일 단군소프트가 주최해 열린 ‘젯브레인 데이 2018’ 행사에는 유료임에도 1천 명의 참가자가 몰릴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결국은 사람이다”

전략사업부가 젯브레인과 깃허브 등 새로운 사업을 통해 매출을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하면서 회사의 성장을 견인했지만, 모든 것이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변화를 추구하는 가운데 차·부장급 직원들 등으로부터 반발이 있었고, 결국 퇴사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이승현 대표는 “회사가 변화를 추구하는데 기존 영업사원 등이 자기 방식을 고집하면 실질적으로 변화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나간다는 직원들을 잡지는 않았다. 해서 작년 재작년에는 신입사원을 많이 뽑았고, 이들이 성장했다”면서, “중소기업으로서 어느 정도 교육된 신입사원들이 이직해버리는 등의 리스크가 있지만, 회사가 건강해지려면 신규 직원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들이 앞으로 본격적으로 더욱 성과를 낼 때는 회사가 견실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략사업부는 40대 이상 1명과 37세 엔지니어 1명을 제외하면, 직원들이 모두 20대~30대 초중반으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여기에 19세 직원도 1명 있다. 또한 부서장 이외에는 모두 매니저로 구성원 간 직급 구분이 없다.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다 보니 책임감을 갖고 수평적인 소통을 하라는 취지이며, 회의 때도 다른 사업부는 차·부장급만을 부르지만 전략사업부는 모두가 참여한다고 한다.

이승현 대표는 “결국은 사람이다. 젊지만 모두 중요한 일을 맡아 책임감을 갖고 성과를 내면서 일하고 있다. 이런 환경이 이어지면 능력 있는 직원들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다니고 싶은 회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단군소프트 휴게실 모습

단군소프트가 새롭게 사무실을 확장 이전한 것도 좀 더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기업치고는 “사무실이 허름했다”고 말한 이승현 대표는 “젊은 인재들을 뽑고 키워 나가려면 환경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사하면서 나름대로 투자를 많이 했다. 의자가 불편하다는 의견에 따라 모두 교체하고, 그 외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나가고 있다. 휴게실을 꾸미고, 커피머신도 들이고, 인테리어도 더욱 신경 쓰고 있다. 한정된 공간에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농원에 직접 가서 꽃도 주문해 가져다놓곤 한다”면서, “직원들이 편하고, 자신의 의견이 반영된다고 느껴야 한다. 또 성과가 나왔을 때 공유하고 진화할 수 있는 유전자를 만들어주는 것이 생존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단군소프트에는 5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사무실에는 아직 20~30명이 더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남아있다. 회사는 앞으로 더욱 성장을 기대하는 만큼, 이 빈 자리들을 새로운 인재들로 채워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이승현 대표는 회사를 이끌어갈 미래 인재들이 만족하고 다닐 수 있는 회사, 오래 함께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나간다는 포부다. 변화를 위해 도전하고 노력하는 단군소프트의 꾸준한 성장을 기대해본다.

[인터뷰]

“성장 위해서는 도전하고 변화해야 한다”
이승현 단군소프트 대표이사
 

▲ 이승현 단군소프트 대표이사

처음 회사 설립과 성장 과정에 대해 말해 달라.

2002년에 숭실대학교 물리학과 3명과 공대 1명까지 4명이 모여 설립했다. 공대출신 1명은 금방 떠났으니 지금의 회사를 만든 건 3명이라고 보면 된다. 물리학과에서 코딩 등을 하면서 SW를 많이 다루다 보니 기회를 봤다. 3명이서 2천만 원씩 모아 자본금 6천만 원으로 시작했다.

첫해는 대한민국 전체가 월드컵이라 6개월간 영업이 전혀 안됐다. 개인적으로 마케팅 담당으로 입사한 후 1년도 안 돼 퇴사하고 사업을 시작해 사회경험이 없었다. 아는 사람도 없었고 도와주는 사람들도 없었다. 어떻게 성장했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첫해 매출 5억 8천만 원, 이듬해 33억 원, 이후 83억 원, 130억 원 등 꾸준히 성장해 나갔다. 초기에 네이버 키워드 광고를 아무도 하지 않을 때 해서 매출 성장에 도움이 많이 됐다.


성장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회계부정 사고로 직원들이 떠난 경험이 있었다. 회계를 잘 몰라 믿고 맡겨둔 직원이 수천만 원을 횡령했는데, 정확한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한 달 정도 추정을 못해 회사가 어수선해졌고, 이 때문에 당시 25명 정도였던 인원 중 절반 이상이 그만뒀다. 이때의 경험으로 관련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갖추게 됐다.

어쨌든 3년 정도 회사 매출이 120~130억대에 멈춰있었다. 결국 다시 사람을 정비하니 매출이 올라갔다. 그리고 2년 전 클라우드로 인해 매출이 400억을 못넘고 정체돼 있었다. 클라우드 대응을 잘 해서 라이선스 매출이 쌓이니 극복이 됐다. 하지만 대형 벤더들도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요즘이다. 올해도 그렇고 내년까지 어려운 시기를 지날 걸로 본다.


앞으로의 성장을 위한 계획이 있다면

국내에서 유통하고 있는 대부분의 제품들이 외국산 SW 제품이다. 10년 이상 비즈니스를 해오면서 우리 제품을 해외에 팔아보면 어떨까 오래 전부터 생각했다. 안랩 등과 같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벤더가 우리나라에도 있지만, 해외 진출 사례가 많지 않다. 또 근래 글로벌 SW 유통업체들이 국내에 많이 들어와 한국 시장 내 경쟁이 더 심해지고 이익률이 떨어지는 걸 느끼고 있다.

이에 2년 전부터 해외 진출 준비를 했고 작년 5월에 말레이시아에 지사를 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는데, SW벤더들이 찾아오는 경우는 드물고 특히 유통업체로는 처음 찾아왔다고 했다. 매출은 아직 시작 단계라 적지만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원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주중 원어민 강사를 모시고 언어교육을 하는 등 언어 장벽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어를 잘하는 신입사원을 많이 뽑았고,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외국인 직원들도 채용했다.

전략사업부가 키워나가고 있는 젯브레인, 깃허브와 같이 새로운 영역에도 투자하고 있다. 유통업체 중 우리보다 큰 곳들이 꽤 있지만, 우리만큼 다양한 제품을 다루는 곳은 없다. 새로운 시장을 두드리면서 시장을 가장 많이 공략하고 있다.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것이 생존 전략이다.

이밖에 전문가들과 기업 고객 모두에게 유용한 공인 SW교육장을 마련하려고 한다. 이전하면서 마련한 사내 교육장에서 관련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SW 교육 지원 포털도 오픈할 계획이다. 웹 포털을 통해 보유한 SW 라이선스 확인은 물론, 외부 세미나 정보도 제공하며, 기술지원 자료의 검색 등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인재 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신입사원은 능력이나 학력보다는 태도, 의지력을 많이 본다. 명문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외국어를 잘 하는 인재들이 있다. 전공은 컴퓨터공학이 가장 좋지만, 어차피 입사하면 다 새로 배워야 하므로 학과도 관련 없다. SW나 게임 좋아하는 신입사원들은 열심히 하니 6개월 정도면 배운다. SW가 변화가 많은 영역이라 알아야 하는 것도 많고, 영업하면서 만나야 하는 고객들이 5~10년 이상의 경력자들이라 배움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산학협력도 생각하고 있다. 사회 초년부터 대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의 능력을 갖추지는 못해도 우리 회사에서 배우면서 잘 해나가는 인재들이 많다. 주도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반영해서 일을 진행하기 쉽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성화고등학교 지원 방안도 고민 중이다. 젯브레인이나 깃허브, 인텔리제이 등의 제품들이 현재 현업에서 각광받고 있는데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이 이런 툴을 배운다면 기업이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로 클 수 있을 것이다. 교수님, 선생님들과 논의해 외국 개발사들과의 미팅도 주선해볼까 한다. 우리는 이런 툴들을 더욱 퍼트리면서 제품 홍보도 하고, 또 이렇게 현장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키운 학생들이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다.


직원 처우와 사내 문화는 어떠한가?

처우 면은 최대한 보상을 해 주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돈 때문에 회사 다니는 게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한다. 싸게 부려먹을 생각은 없다. 결과를 내는 직원들은 경영진보다 많이 가져가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결과에 대한 보상이 없으면 직원들은 떠난다.

휴가도 사유를 쓰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3년 이상 근무하면 장기휴가도 보내준다. 2주간의 유럽여행이라도 연초에 계획을 내면 가도록 권장하고 있다. 휴식이 없으면 창조적인 생각이 나오지 않는다. 해외 행사에 참가하면 빡빡하게 스케줄을 소화하기보다는 2~3일정도 여유를 붙여서 쉬고 오라고 한다. 가족과 함께 간다고 해도 권장한다. 직원들이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출장비도 최대한 넉넉히 주려고 노려하고 있다.

주주들 역시 올해 실적에 대한 보상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기분 좋지 않겠나. 다니고 싶은 회사, 의견을 냈을 때 받아들일 수 있는 회사, 나중에 성장했을 때 아이가 커서도 보내고 싶은 회사가 되는 게 맞지 않겠나 생각한다. 현재 회사는 50% 이상의 지분을 가진 오너가 없다. 결국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야하고, 회사가 성장하려면 직원들이 주인처럼 생각하고 키우려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내 문화는 수평적 소통문화를 장려해나가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부서장 외 직급을 모두 없앴으면 한다. 매니저와 피플매니저만 두고 싶다. 1년 정도 실험을 해 봤는데, 반대 의견도 있어 아직은 전면시행을 못하고 있지만 건의해보려고 한다. 자율복장도 생각 중이다. 고객사인 네이버나 카카오 등에서 우리 직원들의 복장을 안타까워하는 경우도 있다.

윗사람들이 솔선수범하면 바뀔 수 있다. 지금도 직원들이 조끼를 입고 있는데, 상사들이 입으니 따라 입는 것이다. 변화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젊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먼저 해야 한다. 야근할 것이 있어도 부서장들이 남아서 하고 젊은 직원들은 빨리 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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