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영 솔라스 한국지사장

▲ 이만영 솔라스 한국지사장

[컴퓨터월드] 기업의 IT 시스템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업무가 보다 세분화·전문화됨에 따라 이전에는 단일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던 기능들이 별개의 제품으로 나뉘어 출시되기도 하며, 멀티 클라우드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에 의해 애플리케이션이 위치할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해지면서 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게 됐다.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가 대두되고 각각의 기능들이 모듈화돼 나눠지면서 이러한 고민은 더욱 심화된다.

대표적인 글로벌 메시지 브로커 공급업체인 솔라스의 이만영 한국지사장을 만나 기업 내 데이터 흐름에 대한 국내외 트렌드와 솔라스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IT 시스템간 소통 창구, 메시지 브로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은 다양한 인프라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 저장소들을 점검해야 하며, 이들 사이에 빠르고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데이터 및 메시지 흐름에 대한 교통정리가 가능해야 한다.

특히 기업들이 비즈니스 민첩성을 높여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 실시간으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 하루 동안 적재된 데이터를 배치 시스템으로 밤새 분석해 다음날 아침에 결과를 받아볼 수 있으면 충분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팩토리 환경에서 제조설비에 대한 진단 및 예측정비, 센서데이터를 활용한 공정제어 및 품질 관리 등은 모두 실시간으로 이뤄져야 한다. 만약 특정 장비에서 장애 발생 징후가 나타나거나 일부 제조 라인에서 상품 가치를 훼손할 정도의 품질 저하가 발생한다면, 이를 관리자가 즉각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실시간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최초로 수집돼 최종적인 분석 결과를 내놓기까지, 이에 사용되는 모든 시스템 간의 유기적인 소통과 협업이 요구된다.

하지만 여러 개의 시스템·애플리케이션 간에 데이터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생각만큼 간단한 일은 아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메시지를 주고받아야 하는데, 각자가 데이터를 교환할 때 사용하는 패턴이나 네트워크 프로토콜이 다르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이런 경우를 위해 기업은 메시지 브로커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가령 기업 내에서 어떤 애플리케이션은 REST API를, 다른 애플리케이션은 MQTT 프로토콜을 사용한다면 이들 사이에서 중재해줄 수 있는 메시지 브로커의 존재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 브로커 제품들은 기업 내 애플리케이션들이 MQTT, REST, 웹소켓(WebSocket) 등 어떤 네트워크 프로토콜을 사용하든, pub/sub, request/reply, queuing 등 데이터 교환에 어떤 패턴을 사용하든 상호 간에 원활한 통신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이는 해당 애플리케이션이 온프레미스나 클라우드, 심지어 IoT기기에 설치되더라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은 이전보다 다양한 업무용 SW를 사용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분석하기를 원하므로, 메시지 브로커 제품들 역시 복잡한 IT시스템에 적응하면서도 더 많은 데이터를 정확하게 전달하기를 요구받고 있다.

다음은 이만영 솔라스 한국지사장과의 인터뷰를 질의응답으로 구성한 것이다.

▲ 솔라스 메시지 브로커 솔루션은 다양한 오픈API 및 프로토콜과의 연결을 지원한다.

복잡하게 분산된 IT 환경에서도 민첩성 높여야
Q. 메시지 브로커 제품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이유?

빅데이터의 중요성은 수 년 전부터 꾸준히 강조됐으며, 재작년부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등장해 실제 사용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클라우드 역시 나온 지 10년이 넘은 개념이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다가, 최근에는 IT 개선에 보수적인 금융권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대형 제조기업들도 자사의 데이터를 퍼블릭 클라우드에 올리는 것에 적극적이다. 이외에도 AI나 머신러닝의 대두에 따라 등장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영역들, 블록체인과 P2P 서비스 증가 등으로 기업이 관리해야 할 데이터 접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좀 더 광범위하게 데이터의 흐름을 통제하고자 하는 요구가 등장했다. 이는 서로 다른 애플리케이션·시스템 사이에서 데이터가 필요한 곳에 적절한 형태로 보내줄 수 있는, 일종의 물류센터와 같은 솔루션이다. 메시지 브로커 자체는 오래 전부터 IT 시스템 간의 소통을 위해 흔히 사용되고 있었지만, 최근 새롭게 대두되는 기술과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의해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Q. 메시지 브로커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솔라스는 기존의 레거시 IT의 구조가 아닌 새로운 IT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벤트 드리븐 아키텍처(Event Driven Architecture, EDA)에 주목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전체 기업용 IT 인프라의 70%가 EDA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며, IDC를 비롯한 다른 시장조사기관에서도 이와 비슷한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기존의 IT 시스템들이 정해져있는 데이터가 들어오면 일정한 프로세스를 거쳐 결과 값을 내주는, 예측 가능한 플로우 기반 아키텍처였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은 예상치 못한 데이터 값이 수집되는 경우에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실시간 분석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공장의 IoT 센서에서 특이한 값이 측정된다면, 이를 분석 시스템으로 전달해서 즉각 분석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반도체와 같이 정밀한 제조공정과 무중단 생산 프로세스가 중요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제조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EDA의 필요성이 좀 더 일찍 강조됐고, 상용화도 일부 일어나고 있는 추세다.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icro-service Architecture, MSA) 역시 마찬가지다. 모듈화된 각각의 기능들이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모듈간의 통신이 매우 중요하며, 서로 다른 프로토콜 등을 사용하는 모듈끼리 원활한 통신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통신이 모듈 외부의 다른 솔루션에서 이뤄져야 한다. 또한 MSA로 분리된 각각의 모듈은 EDA에 기반해 개발함으로서, 비정기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이벤트에도 실시간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커넥티드카, 고성능 메시지 브로커로 데이터 활용도 높여야
Q. 솔라스 메시지 브로커 제품의 특징은?

‘솔라스 펍섭+(Solace PubSub+)’은 엔터프라이즈 이벤트·메시지 브로커로, 제품 공급 형태에 따라 펍섭+HW, 펍섭+SW, 펍섭+서비스 등으로 공급되고 있다.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스템의 위치와 상관없이 데이터 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펍섭+ 제품들의 역할이다. WAN 가속기 기능이 탑재돼 있는데, 최근에 한 업체에서 테스트해보니 압축률이 80%에 달해 데이터를 매우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펍섭+HW는 가장 기본적인 어플라이언스 장비다. 단순히 서버 제품 위에 이벤트·메시지 브로커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한 게 아니라, OS 없이 칩 레벨에서 펍섭+를 직접 구동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따라서 x86 서버 위에 기본적인 것들을 설치하고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것보다 오버헤드나 데이터의 병목현상을 방지할 수 있으며 확장성도 높다.

설치의 유연성을 위해 펍섭+HW 어플라이언스 제품에서 돌아가는 SW 모듈을 별도로 공급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펍섭+SW다. 어플라이언스 장비를 도입할 경우와 기능 상 차이는 없으며, 마찬가지로 오버헤드와 병목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게스트 OS 업이 탑재될 수 있도록 제공한다.

펍섭+서비스는 하루하루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클라우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AWS나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등에서 즉시 구매해 사용 가능하며, 메시지 처리 용량에 따라 과금된다. AWS나 GCP와 같은 클라우드 플랫폼에서는 메시지 브로커 기능을 위한 별도의 처리 솔루션이 제공되지만, 서로 다른 플랫폼을 연동하기 위해서는 각각 다른 게이트웨이를 연결해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펍섭+서비스는 표준 프로토콜을 적용한 시스템끼리라면 개별 플랫폼의 메시지 브로커를 사용하지 않고도 복수의 게이트웨이를 지원할 수 있다.

▲ 솔라스 펍섭+ 솔루션은 기업 내 안정적인 데이터 흐름을 보장한다.

Q. 자사 제품을 활용해 우수한 성과를 거둔 사례는?
전 세계적인 비즈니스 망을 갖추고 있는 기업에서는 우수한 메시지 브로커를 사용하는 게 필수다. 가령 전 세계에 판매량을 갖춘 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 A사는 커넥티드카 프로젝트에 솔라스의 메시지 브로커 제품을 도입했는데, 이는 전 세계에 산재돼있는 자사의 커넥티드카에서 운행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함이었다. 각 국가의 3G 망을 통해서 운행 데이터를 퍼블릭 클라우드에 적재하고, 솔라스의 펍섭+ 제품들을 사용해 본사로 모은 뒤 A사가 필요로 하는 곳으로 보내준다.

이는 보통 배치성 작업으로 이뤄지지만, 차량 운행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될 경우 EDA로 처리될 수도 있다. 물론 A사 측에서도 엣지단의 커넥티드카에 요청을 보낼 수 있도록 양방향으로 구성됐으며 데이터 암호화나 정합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능도 탑재됐다. A사는 해당 시스템의 대상이 되는 차량을 점차적으로 늘려나가, 최종적으로 약 2500만 대의 차량에 적용할 계획이다.

커넥티드카는 자동차 회사에서 IT 기술을 배워다가 만들 수 있는 단순한 1:1 결합이 아니라, 모든 IT 기술이 집약돼야하는 복잡한 산업이다. 차량 한 대에만 해도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IT 기술이 적용되므로 여기서 생산되는 데이터량은 결코 적지 않다. 하물며 전 세계에 걸쳐 자사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회사라면, 분산돼 있는 차량들의 데이터를 유실 없이 민첩하게 수집해서 원하는 곳에 전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이는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는 회사라면 모두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 “솔라스는 기존의 레거시 IT의 구조가 아닌 새로운 IT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벤트 드리븐 아키텍처(Event Driven Architecture, EDA)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이만영 한국지사장은 국내에서 대용량 및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는 메시지 브로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 기업의 대부분이 실시간 및 고속의 대용량 메시지 처리를 위한 전문 솔루션을 사용해야 할 정도로 많은 트래픽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비즈니스 규모를 자랑하는 일부 대기업과 최신 기술을 도입해 IT 인프라를 현대적으로 개선한 기업들을 제외하면, 아직 대다수의 국내 기업들에게는 이러한 제품이 필요하지 않다. 이에 대해 이 지사장은 “하루에 약 1억 건의 메시지가 오간다고 해도 초당으로 따지면 단지 1,000여 건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펍섭+와 같이 전문적인 이벤트·메시지 브로커 솔루션보다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로컬 솔루션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지사장은 향후 비즈니스 기회가 열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국내 IT 기술은 글로벌 트렌드를 빠르게 도입하며 고속 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좀 더 광범위하게 데이터 흐름을 통제하려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빅데이터를 제대로 관리하며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자신할 만한 기업은 많지 않지만, 데이터 활용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이것이 메시지 브로커 시장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지사장은 “전통적인 시장에서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현재의 추세를 고려했을 때 앞으로 우리의 사업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솔라스는 다양한 프로토콜·패턴에 대한 지원, 확장성과 처리속도 측면에서 차별화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EDA와 같이 새로운 트렌드들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공급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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