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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 클라우드 도입 장려 속 국내 HW업계는 ‘찬밥신세’클라우드 근간인 IT인프라 관련 국산기술 확보 없이는 ‘외산 종속’ 필연

[컴퓨터월드] 정부가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이용을 본격적으로 장려하는 가운데, 서버·스토리지 등을 포함하는 국내 컴퓨팅 하드웨어 업계가 클라우드 관련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어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이용’만을 장려하고 그 근간(根幹)이 되는 인프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국산 기술 확보를 소홀히 한다면, 결국 외산 제품과 기술에 종속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다.

   
 

지난 몇 년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업계와 협의해 서버 제품 중 일부 사양(올해는 1소켓 및 2소켓 2.6GHz 이하로 확대)을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으로 지정, 국내 IT인프라 산업을 육성하는 데 힘써왔다. 국산 서버용 메인보드 연구개발도 지원해 지난해에는 한 전문 중소기업이 상용 제품을 출시,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공급하는 등 가시적 성과들이 하나둘씩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클라우드 발전법은 정부 및 공공기관의 ‘민간(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을 주로 장려하고 있어, 서버·스토리지 등을 공급해온 국내 IT인프라 업계로서는 공공시장에서의 수요 감소를 그대로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클라우드가 대세가 되고, 이로 인해 자연스레 하드웨어 시장이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은 수 년 전부터 업계 및 전문가들이 예상해왔다. 그러나 실제로 델(Dell),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부침 속에서도 최근 매출 성장세를 회복하는 등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혹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화두가 되면서 IT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기업인 인스퍼(Inspur), 수곤(Sugon), 화웨이(Huawei) 등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몇 년간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각각 미국, 중국 정부가 대규모 데이터센터 사업에 자국의 회사가 만든 서버 및 스토리지 제품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간 국내 시장에서는 과연 ‘국산 서버’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즉 “중국산, 대만산 서버 보드를 헐값에 들여와 조립과 패키징만 한다고 해서 그게 과연 국산인가?”라는 주장과 함께, “중기간 경쟁제품 지정으로 인해 오히려 미국산 서버를 판매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역차별이 행해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그러나 “정부 지원에 힘입어 국내 중소기업이 BIOS와 베이스보드 관리 컨트롤러(BMC) 등까지 자체 기술로 개발하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국산 서버’라 당당히 부를 수 있는 제품이 등장했고, 그러한 정부 지원책들의 일관성을 가져가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클라우드 구축을 위한 인프라로 국산 하드웨어 제품과 기술을 활용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게 한국컴퓨팅산업협회를 필두로 하는 관련 업계의 의견이다.

더불어 최근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던 기업들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자체 구축하려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만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관련 기술을 보유한 인프라 하드웨어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구축을 위해서는 여전히 하드웨어 관련 기술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하드웨어 인프라의 일정 부분 이상을 국산 제품으로 구성할 경우, 정부 및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도입 사업에서 가점을 주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부의 전자정부 프레임워크 구축이나 통합전산센터 구축에도 클라우드와 관련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부문의 국내 기업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기회를 만들어줘야 할 것이다. 물론, 국내 기업들 역시 정부가 열어주는 시장에 만족하고 경쟁력 강화 없이 안주하려고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간 국내 서버 제조사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공공시장보다는 민간 시장을 위주로 사업을 확대하며 뿌리를 다져왔다. 책임에 민감한 국내 공공 고객들은 주로 검증된 제품을 활용하려는 경향이 컸기에 주로 글로벌 대기업의 제품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국산 하드웨어 인프라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역량을 어느 정도 갖춘 시점에서, 대세에 따라 클라우드 ‘사용’을 떠밀기만 하는 정책보다는 정부가 국산 하드웨어 인프라 기업들의 손을 잡고 한 걸음 뗄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정부와 관련 정책 담당자들이 미래 성장 동력을 클라우드로 설정하고, 그 인프라의 뿌리가 되는 기술에 대한 고민 없이 ‘사용’만을 장려해서는 진정한 ‘클라우드 강국’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유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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