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범 셀파소프트 대표

[컴퓨터월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다양하고 복잡해지면서 기업이 운용하는 DB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다양한 DB의 운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 즉각 대응 및 원인 분석이 가능한 DB 성능 관리(Database Performance Management, DPM) 솔루션이 각광받고 있다. DPM은 단일한 대시보드 상에서 조직 내의 모든 DB를 모니터링하고 대응할 수 있어, 대형 IT 인프라를 갖춘 기업에게 필수적인 솔루션으로 꼽힌다.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DPM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셀파소프트의 박기범 대표를 만나, 셀파소프트가 제시하는 DPM 시장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박기범 셀파소프트 대표

셀파소프트는 지난 2006년 설립된 DPM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설립 당시에는 소수 정예로 구성된 직원들과 함께 기업들을 위한 DB 성능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서비스 비즈니스만 가지고는 성장이 힘들다는 판단으로 솔루션 개발에 착수해, 2009년 처음으로 자체 솔루션 ‘셀파(Sherpa)’를 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DB 성능 컨설팅 서비스의 주요 고객이었던 LG에 ‘셀파’ 솔루션을 공급하며 시장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이후 산업계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KT 그룹 공략에도 성공하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DPM은 기업의 IT 관리자가 현재 운영 중인 다양한 DB들을 단일한 대시보드 화면에서 통합 모니터링 하고 유의미한 이슈들을 점검할 수 있도록 돕는 모니터링 제품이다. 셀파소프트의 DPM 솔루션 ‘셀파’는 기업에서 활용하는 다양한 DB들을 실시간으로 관리 및 점검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즉각 대응 및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라클·SQL서버·티베로 등 국내외 엔터프라이즈 DB 제품들은 물론, 마이SQL(MySQL)·마리아DB(MariaDB)·포스트그레SQL(PostgreSQL) 등 최근 기세가 오르고 있는 오픈소스 DB 또한 지원한다.

특히 ‘셀파’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수행하면서도 DB의 성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모니터링 솔루션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DB가 설치돼 있는 서버의 CPU를 사용해야 하며, 이는 DB 성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모니터링을 위해 DB의 성능이 저하된다면 본말전도이므로, DPM 솔루션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수행하면서 DB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에 셀파소프트는 ‘셀파’ 개발 단계부터 DB 성능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셀파’는 DB의 성능과 메타정보를 담고 있는 영역에 직접 접근하는 DMA(Direct Memory Access) 기술을 활용한다. 성능 점검을 위해 DB에 직접 SQL 요청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DB 운용 정보를 준 실시간(near realtime)으로 별개의 리포지토리(repository)에 옮기고 이를 바탕으로 성능 모니터링을 제공한다. 이는 DB에 대한 영향을 줄일 뿐만 아니라 과도한 부하가 발생하는 위험 상황에서도 정확한 성능 모니터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DB 서버에 설치하는 에이전트 프로그램 또한 C언어로 개발해 제어가 용이하도록 설계했다.

현재 셀파소프트는 변화하는 국내 IT 시장과 기업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비즈니스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기업인 제니퍼소프트 및 어니컴과의 협력을 발표하며 엔드투엔드 IT 성능 모니터링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셀파소프트가 보유한 DPM 기술력에 제니퍼소프트의 애플리케이션 성능 관리(Application Performance Management, APM) 역량과 어니컴의 모바일앱 성능 관리(Mobile Performance Management) 역량을 결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3사 공동의 에코 시스템을 만들어 국내 시장 공략에 협력하고 있다.

다음은 박기범 셀파소프트 대표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좋은 DPM’의 요소 준수…클라우드·AI 등 트렌드 반영에도 분주
Q. 셀파소프트의 ‘셀파’는 어떤 DPM 솔루션인가?
A.
좋은 DPM이 갖춰야 할 요소는 두 가지다. DB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과거에 발생한 성능 장애에 대해서도 분석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전자의 경우 모니터링 솔루션이 당연히 제공해야 하는 기능으로 인식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별개의 IT 전문조직을 갖추고 있는 기업들도 경시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DB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 중 상당수가 과거의 성능 장애에 대해 분석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DB 모니터링 기능을 제한적으로 제공하는 것일 뿐, 우수한 DPM 제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

DB에 예상치 못한 과부하가 걸리거나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 기업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장애가 발생한 시점에는 당장의 장애 해결에 집중하느라 원인을 찾을 여력이 없다. 그렇다고 장애 복구가 끝난 이후에 문제 원인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DB는 과거의 운용 및 성능 정보를 오랫동안 저장해두지 않으므로 참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셀파’는 현재 운영 중인 DB의 운용 및 성능 정보를 별도로 마련된 리포지토리에 저장한다. DB에 따라 해당 정보가 저장되는 위치가 다르며 접근해야 할 방법도 다르지만, 셀파소프트는 다년간의 연구를 통해 ‘셀파’로 현 시점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DB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고객은 장애 발생 시 우선 복구에 집중하고, ‘셀파’를 통해 저장된 성능 정보를 확인해 신속히 장애 원인을 찾을 수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우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 셀파소프트의 DPM 솔루션 ‘셀파’ 운영화면

Q. 클라우드가 대세로 자리잡은 시점에 셀파소프트의 대응은?
A
. 기업의 IT 인프라가 점차 클라우드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셀파소프트 역시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셀파’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AWS나 GCP 등의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검증이 완료됐다.

다만 주요 클라우드 마켓 플레이스에 SaaS 형태로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셀파’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 중 AWS나 GCP로 인프라를 옮겨도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냐고 문의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인프라를 그대로 클라우드로 옮겨가고 싶어서 검증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지, 마켓 플레이스에서 직접 찾아서 적용하기를 원하는 기업은 없었다. 이에 셀파소프트는 클라우드에서 ‘셀파’ 이용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개별적으로 서비스 대응을 하고 있다.

현재 DPM 시장에서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비중이 크지 않다. 사실 DPM 제품을 구입하는 기업들은 상당한 규모의 I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고객들은 아직까지 클라우드로 전면적인 전환을 추진하지는 않고 있다. 기존 시스템의 일부나 새롭게 오픈하는 시스템들을 시험적으로 클라우드에 적용해보는 단계다. 따라서 한동안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DPM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많지는 않아도 클라우드 상에서 ‘셀파’를 사용하고자 하는 요구가 있기에 클라우드 환경에 대한 지원은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Q. 일각에서는 클라우드에서 DPM 솔루션의 필요성이 낮다고 주장한다.
A.
단순히 HW 인프라가 부족해서 DB 성능 저하나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갑자기 사용량이 늘어서 부하가 집중될 경우, 미리 충분한 인프라를 확보해 놓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많은 클라우드 플랫폼이 제공하는 오토스케일 기술을 통해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DB 성능 저하를 일으키는 원인의 70~80%는 단순한 HW 인프라 부족이 아니다. 대부분은 인덱스가 누락됐거나 비효율적인 SQL을 사용하고 있는 등, 보다 근본적인 운용 단계에서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과부하나 성능 저하에 오토스케일 기술로 모두 대처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해당 문제가 발생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찾고 향후 재발하지 않도록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상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기술들이 온프레미스 환경의 한계를 극복할 수도 있겠지만, 전문적인 DPM 솔루션의 필요성은 꾸준할 것이다.

▲ “클라우드 상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기술들이 온프레미스 환경의 한계를 극복할 수도 있겠지만,
전문적인 DPM 솔루션의 필요성은 꾸준할 것이다.”

Q. 많은 기업들이 AI 기술을 적용해 자사의 서비스를 혁신하고 있다. 셀파소프트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A. 최근에는 AI가 산업계를 막론하고 적용 사례를 늘려가고 있다. 셀파소프트 역시 DPM 제품에 대한 AI 적용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AI 기반의 DB 장애 예측 기능을 연구하고 있다. 기존의 DPM 제품들은 이미 통계 기법을 활용해 DB의 데이터 증가 추세나 CPU 사용량 예측 등을 구현하고 있다. AI 기반 예측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래 시점의 장애까지 예측해내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에서 DB를 운영하며 쌓이는 로그를 AI가 지속적으로 학습한다면 가까운 장애 시점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고, 이런 데이터가 쌓이다보면 점점 더 먼 미래의 장애 여부까지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DPM 시스템 상에서는 AI 구현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기업에서 사용하는 DB 인프라가 워낙 천차만별이고 사용 조건도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어떤 기업은 CPU가 90% 이상 사용되고 있으면 장애로 판단하겠지만, 다른 기업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같은 기업 내에서도 A 서버는 트랜잭션이 멀쩡한데 B 서버만 부하가 걸리는 경우가 있다. 임계치도 일률적이지 않을뿐더러 같은 부하가 발생했다고 해도 DB 서버에서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전문성을 갖춘 IT 조직이 판단해도 어려운데 이를 로직으로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처음부터 완전한 AI 구현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천차만별인 기업의 DB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AI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경험이 쌓여가면서 데이터를 학습하고 점점 지능화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처음에는 DB 성능 이슈가 발생하면 사용자에게 간단한 알림이나 경고만 띄워주는 정도겠지만, 보다 데이터가 축적되면 장애 발생 시 해결책을 추천한다거나 예상되는 문제 원인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셀파소프트는 이러한 방향에서 AI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제니퍼소프트·어니컴과 3자 동맹…엔드투엔드 통합 모니터링 지원
Q. 지난해에는 제니퍼소프트에 이어 어니컴과도 공동 마케팅 체계를 구축했는데, 그 이유는?
A.
현재 셀파소프트는 제니퍼소프트 및 어니컴과 국내 통합 모니터링 시장 개척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제니퍼소프트와는 꽤 오래 됐고, 지난해부터 어니컴과도 함께 하게 됐다. 각자가 보유한 DB, 애플리케이션, 모바일앱 등의 성능 모니터링 기술을 연계해 단일한 화면 내에서 통합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하고, 이를 위한 공동 마케팅을 펼치자는 취지다.

기존에 기업의 IT 조직들은 서비스의 성능 이슈가 발생하면 WAS 문제인지 DB 문제인지를 확인해야 했다. ‘제니퍼(Jennifer)’나 ‘셀파’처럼 각각의 성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포인트 솔루션들은 있지만 서로 연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사의 협력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가령 ‘제니퍼’로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도중 DB 문제로 성능 이슈가 발생한 경우, ‘제니퍼’ 화면에서 클릭 한 번으로 ‘셀파’의 모니터링 화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부터 어니컴과도 협력 체계를 구성함으로써 모바일앱에 대한 성능 이슈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기업의 IT 조직들은 주로 사용하는 모니터링 솔루션에서 클릭 몇 번만으로 다른 측면에서의 성능 모니터링이 가능해, 보다 편리하게 전체 시스템에 대한 통합 모니터링을 수행할 수 있다.

▲ 셀파소프트는 통합 모니터링 시장 개척을 위해 제니퍼소프트·어니컴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Q. 지난해 현대기아차(이하 현기차) 프로젝트 수주라는 쾌거를 달성했는데, 이에 대해 설명해달라.
A.
지난해 현기차는 ‘탈 오라클’을 선언하며 자사의 거의 모든 DB를 ‘티베로(Tibero)’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현기차는 오라클 DB와 함께 경쟁사의 DPM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DB를 전면적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DPM 제품 역시 바꿔보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과 우리의 ‘셀파’를 포함해 총 3개 제품이 경쟁을 벌였고, PoC에서 우리가 기술점수 1위를 하며 사업을 따내게 됐다.

향후 현기차가 운용 중인 모든 DB 서버가 ‘티베로’로 넘어간다고 하며, 각각의 DB에 대한 성능 관리는 앞으로 ‘셀파’가 맡게 된다. 물론 아직 ‘티베로’로 넘어가지 않은 기존의 오라클 DB에도 ‘셀파’가 설치된다.


Q. 2020년 비즈니스 목표는?
A.
올해 매출 성장은 10% 정도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비즈니스 강화에 나서려고 한다.

우선은 지난해 새롭게 확보한 현기차라는 대형 고객을 통해, 현대 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을 중점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기차의 DB 전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셀파’의 우수한 성능도 인정을 받아야 할 것이다.

또한 제니퍼소프트 및 어니컴과의 연계를 강화해 고객 풀을 넓히려고 한다. 양사 제품의 연계성을 강조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제니퍼’와 ‘셀파’의 연계를 통해 보다 편리하게 전사 IT 시스템에 대한 통합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해나가겠다. 현재 우리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파트너사 중 제니퍼소프트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경우가 많아 보다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서울·경기 지역이 아닌 지방 고객들의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파트너 마련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금은 대구·경북 지역과 부산·경남 지역에 각각 파트너사들이 있는데, 광주나 제주 지역에 파트너사가 없어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광주에 나가있는 공공기관들도 있어서 광주 지역을 담당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모집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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