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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의사·환자 개개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만들겠다”조재형 아이쿱 대표

[컴퓨터월드] 스마트 의료 분야가 코로나19와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에 의해 새롭게 관심을 받고 있다. IoT, AI 등 최신 IT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나 비대면 진료와 같은 새로운 진료 방식이 국내 의료 시스템에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메디컬 ICT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쿱이 기존의 의료 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양질의 의료 콘텐츠와 교육 콘텐츠를 바탕으로 의사와 환자간의 소통을 원활히 함으로써 의료 현장의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취지다.

조재형 아이쿱 대표를 만나 아이쿱이 그리는 미래상에 대해 들어봤다.

   
▲ 조재형 아이쿱 대표

제한된 진료 시간에 최선의 환자 교육 제공

병원에 방문해 외래 진료를 받게 되면 의사에게서 본인의 건강 상태나 현재 질환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된다. 환자 입장에서는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니만큼 보다 많은 지식을 얻는 편이 유리하고, 의사 입장에서도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소화 불량이나 감기로 병원을 찾더라도 환자에 따라 증상과 원인은 천차만별이고, 그에 따라 사용하는 약이나 의사로부터의 권고사항이 모두 달라질 수 있다. 의학적 지식이 없는 대부분의 환자 입장에서는 대개 어렵고 복잡한 내용들뿐이다. 해당 병원에 처음 방문한 초진환자의 경우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에 한층 더 복잡해진다.

하지만 현재 국내 의료 서비스 환경에서는 환자와 의사간의 소통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외래 진료 중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원구원이 발표한 ‘2019년도 의료서비스경험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래 진료를 받은 환자들의 54.1%는 실제 진료시간이 5분 이하였다. 한 번의 외래 진료에 걸리는 평균 소요 시간도 8.7분에 불과했다. 진료 시간이 제한되면 의사가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정보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 외래 진료 중 의사의 실제 진료 시간 (출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아이쿱(대표 조재형)은 이처럼 국내 의료 환경 전반에 산재해 있는 의사와 환자 간의 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쿱클리닉(iKooB Clinic)’을 서비스하고 있다. ‘아이쿱클리닉’은 외래 진료에 필요한 의학 정보와 환자를 위한 콘텐츠들을 제공하는 디지털 환자 교육 플랫폼이다. 의사, 학회, 병원 등이 참여해 다양한 질환에 대한 콘텐츠들을 갖추고 있으며, 외래 진료 중 환자에게 직접 그림을 그리며 설명할 수 있는 증상별 템플릿들도 확보했다.

‘아이쿱클리닉’을 활용하면 기존에 복잡한 의학 자료나 구두로 환자를 교육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된 콘텐츠를 통해 보다 손쉽게 환자의 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지켜야 하는 권고사항을 전달할 수 있다. 보다 짧은 시간에 효과적인 환자 교육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한 진료에 활용한 콘텐츠를 ‘카카오톡’ 등의 SNS로 전달하거나 환자용 디지털 건강수첩 ‘올튼(All-TEUN)’으

   
▲ 디지털 환자 교육 플랫폼 ‘아이쿱클리닉’

로 전달해 환자가 지속적으로 교육자료를 확인하고 가족 등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환자는 외래 진료를 통해 들은 다양한 정보들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장기적으로 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아이쿱클리닉’은 약 2,400여 개의 질환 및 증상별 콘텐츠들이 갖춰져 있으며, 국내에서 이미 900개 이상의 병원들이 ‘아이쿱클리닉’을 통해 환자들에게 향상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쿱은 보다 많은 의료계 종사자들이 ‘아이쿱클리닉’ 플랫폼에 참여해 콘텐츠를 확장해나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한편, 보다 많은 의사들이 제한된 시간 안에 최대한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다음은 조재형 아이쿱 대표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의학전문가 라이브러리

Q. 국내 의료 현장에 ‘아이쿱클리닉’이 필요한 이유는?
최근에는 환자들이 의학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다.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 의학 정보들을 담고 있는 다양한 앱들이 출시되면서 환자들의 정보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 오늘날의 환자들은 건강과 질환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얻기를 원한다. 이런 자세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전문성 없이 무분별하게 의학 정보들을 접하다보면 오히려 좋지 못한 편견이나 선입견이 생길 수도 있다.

환자들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의학 정보를 찾아보는 것은 결국 병원과 의사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얻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환자가 본인의 증상을 자의적으로 판단해 인터넷 검색을 하는 것보다 직접 의사를 만나 검진을 받고 정확한 설명을 듣는 게 좋다. 하지만 외래 진료가 짧은 시간 안에 끝나다보니 환자는 의사가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다고 느낀다. 이거 해라, 저거는 하지마라, 그렇게 얘기하는데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고, 차트 같은 걸 펴놓고 설명해주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의사 입장에서도 환자 교육은 골칫거리다. 하나하나 체질과 증상이 다른 환자들에게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복잡한 의학 자료들을 꺼내놓고 설명해봐야 짧은 시간 안에 비전문가인 환자를 이해시키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고 무작정 진료 시간을 늘릴 수도 없다. 당장 다음 환자가 기다리고 있는데 눈앞의 환자가 이해할 때까지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반복해서 붙잡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아이쿱클리닉’은 의사들의 전문가 콘텐츠들을 라이브러리화한 플랫폼이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만든 콘텐츠들은 의사가 진료의 정확도를 높이고 환자 교육을 쉽고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다.


Q. 환자들에게 ‘아이쿱클리닉’이 주는 메리트는?
아이쿱(iKooB)이라는 사명에는 책(book)을 뒤집은 단어가 들어가 있다. 우리의 비전은 함께 책을 만드는 시스템이다. 1명이 100페이지짜리 책을 혼자 집필하면 힘들지만, 100명이 모여서 각자가 1페이지씩만 써준다면 어렵지 않게 한 권의 책을 만들 수 있지 않나. 과거에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서 불가능했지만 디지털 시대의 기술들은 이를 가능케 한다.

아이쿱은 ‘아이쿱클리닉’을 통해 환자 개개인이 자신만을 위한 의학 라이브러리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환자가 ‘아이쿱클리닉’을 활용해 여기저기서 진료를 받으며 자신에게 필요한 의학 정보를 한 페이지씩 모으다보면 이것이 결국 스스로에게 딱 맞는 나만의 의학 서적이 된다. 특히 일반적인 의학 서적들이 해당 질환에 대해 개괄적인 정보만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실제로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환자 자신의 데이터가 콘텐츠에 입력돼 있으므로 한층 더 맞춤형 학습자료가 되는 셈이다. 실제로 ‘아이쿱클리닉’에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시스템이나 다양한 헬스케어 디바이스와 연동해 자동으로 환자 데이터가 입력되도록 하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 ‘아이쿱클리닉’ 콘텐츠들을 통해 나만의 의학서적을 만들 수 있다.

Q. ‘아이쿱클리닉’ 콘텐츠들은 기존의 의학자료와 어떻게 다른가?
디지털 시대에는 콘텐츠를 만드는 부담이 줄었다. 과거에는 최소한 2~300페이지에 달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책으로 만들어 출간이 가능했다. 정작 중요한 내용은 10페이지에 불과한데 나머지를 개괄적인 내용들로 채워야 한다. 이는 책을 집필하는 사람에게도, 핵심적인 10페이지의 내용이 필요해서 그 책을 사는 사람에게도 손해다. 반면 디지털 환경에서는 하나하나의 콘텐츠들을 개별적으로 출간할 수 있다. 책을 만드는 최소한의 페이지 제한이 사라진 것이다.

의사들은 ‘아이쿱클리닉’을 통해 자신만의 전문화된 지식을 손쉽게 콘텐츠로 만들 수 있다. 그동안 의료 현장에서 경험한 것들을 자신만의 노하우로 삼거나 일회성으로 날려버리는 게 아니라, 아주 작은 지식이라도 콘텐츠로 제작함으로써 향후 비슷한 환자들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해 의료계 전반의 역량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기존의 책들은 콘텐츠가 너무 방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표적이고 범용적인 사례들만을 다뤄야 했지만, ‘아이쿱클리닉’이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가장 독특하고 개별적인 의학 사례들까지 콘텐츠로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 가령 “당뇨병이란?”, “갑상선암이란?” 같은 질문에 답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53세 여성이 걸린 갑상선암의 위험성은?”과 같이 아주 세분화된 질문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구체적인 사례가 방대한 콘텐츠로 축적될수록 환자들이 진료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정확해지고 의료 서비스의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의사·환자 모두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Q. ‘아이쿱클리닉’ 서비스 확대를 위해 필요한 것은?
‘아이쿱클리닉’을 접한 의사들의 80% 가량은 ‘아이쿱클리닉’의 목표와 비전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추세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2,400여 개의 콘텐츠들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이미 900개 이상의 병원에서 활용하고 있다.

   
▲ “‘아이쿱클리닉’에서는 가장 독특하고
개별적인 의학 사례들까지 콘텐츠로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

반면 콘텐츠를 제작하고 활용하는 데에 들어가는 수고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상대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것만 해도 24시간이 부족할 지경인데, 언제 틈을 내서 콘텐츠를 만들어 업로드하거나 필요한 콘텐츠를 찾아서 활용하겠느냐는 얘기다. 이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도 공감하는 바다.

현재 아이쿱은 ‘아이쿱클리닉’의 콘텐츠 생산과 활용을 늘리기 위한 편의성 개선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가령 의사가 직접 콘텐츠를 전부 만들지 않더라도, 데이터와 원고를 아이쿱으로 보내주면 디자인과 검수를 거쳐 ‘아이쿱클리닉’의 콘텐츠로 다듬어주는 ‘저자 참여하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콘텐츠 저작권은 의사 본인에게 귀속되며 아이쿱은 사용권만을 받아 ‘아이쿱클리닉’으로 배포한다.

콘텐츠 활용을 늘리기 위한 방안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400여 개의 콘텐츠 중 진료에 필요한 콘텐츠를 보다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들을 시험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최신 IT 기술을 갖춘 기업들과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Q. 아이쿱의 미래 비전과 목표는?
국내 당뇨병 환자의 80%는 개인병원을 다닌다는 통계가 있다. 이외에도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접근성이 좋거나 유명한 개인병원을 이용한다. 그러므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들은 본인의 전문분야 이외에도 대부분의 만성질환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 명의 의사가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의사들에게는 ‘아이쿱클리닉’이 좋은 교재로 활용 가능하다. 개인병원 의사들이 ‘아이쿱클리닉’에 실린 콘텐츠들을 활용한다면 경험과 지식이 부족했던 분야도 빠르게 보완하고 환자들에게 보다 만족도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의사와 환자만이 아니라, 의사와 의사 사이를 연결해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아이쿱은 수많은 의사와 환자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그 사이에서 오가던 데이터들을 콘텐츠로 만들어 전달하고자 한다. 양질의 콘텐츠가 축적되고 활용된다면 의사들이 제한된 시간 안에 보다 정확한 정보를 환자들에게 전달하고, 환자들이 보다 많은 의료정보들을 습득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의사와 환자 모두가 스스로에게 최적화된 단 한 권의 책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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