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42.7% 줄어든 2,014억 규모
3년째 내리막길, NI업체들 매출보다 수익성 향상에 초점

컴퓨터월드가 실시한 '2003년 상반기 네트웍 시장조사' 결과 올 상반기 국내 네트웍 시장규모는 약 2,014.0억원 규모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2002년 상반기의 3,513.4억원과 비교했을 때 40%가 넘는 격차를 보이는 수치. 2000년 상반기 이후 3년째 계속되는 하락세 가운데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라고 할 수 있다. 하락률 뿐만 아니라, 시장 규모가 줄어들었음에도 금액 면에서의 격차도 가장 컸다는 점에서 업체들이 받은 타격이 어떠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네트웍 시장은 3년 째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가장 호황을 이뤘던 지난 2000년 상반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초고속 인터넷 붐에 힘입어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NI업체들의 주식이 최고 인기종목으로 여겨지던 때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
업계에는 "요즘은 NI(네트웍 통합) 업체라고 부르면 화를 낸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을 정도로 네트웍 시장의 침체는 그 어느 분야보다 심각한 지경이다.
전문가들은 네트웍 부문이 경기가 되살아 나더라도 다른 IT 분야가 회복된 뒤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임을 감안할 때 현재로서는 쉽게 돌파구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겠다.
올해 초 컴퓨터월드가 설문을 실시한 결과 통신 업체들이 시장 회복이 가장 더딜 것이라고 답한 바 있는데, 네트웍 수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통신 업체들의 이러한 시각은 네트웍 시장이 앞으로도 호재를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상케 한다.

대형 업체 몰락 줄이어
특히, 올해 상반기는 여러 해 계속된 침체의 여파로 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변화를 겪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초고속 인터넷 활성화 정책과 기업들의 첨단 IT 인프라 구축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NI 업체들 가운데 상당수가 사라지거나 업종을 변경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지난해부터 있어온 것이지만, 올해 들어서는 NI 업계의 메이저로 분류되면서 비교적 큰 규모를 유지하던 네트웍 통합 업체 가운데서도 사업을 중단하거나, 다른 기업에 인수되는 지경에 처한 업체가 생기고 있다는 점은 적지 않은 충격이다.
우선 매출 규모 면에서 늘 업계 선두권으로 분류되던 코리아링크가 사실상 사업을 중단한 상태에 있으며, 콤텍시스템과 함께 대표적인 NI 전문업체로 손꼽히던 케이디씨정보통신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헐값에 매각되는 사태를 겪었다.
또, 데이콤이라는 든든한 고객을 확보해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던 데이콤IN이 LG CNS에 흡수됐으며, 이 밖에도 몇몇 업체들이 NI 사업을 계속 해나갈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들인 나타나는 이유로 변화를 위한 노력 부족을 꼽는다. 시장의 급성장에 힘입어 초고속 성장을 이룬 업체들 가운데는 다양한 능력들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업체들이 있었던 반면에, 현실에 안주해 있거나 경영을 방만하게 함으로써 불황을 극복한 힘을 갖추지 못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기업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포스데이타, 현대정보기술, 에스넷, 링네트, 쌍용정보통신 같은 업체들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이들 업체는 그나마 대기업들이 경기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투자를 하는 데 힙 입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덜 겪음으로써 활로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여타 업체들과 대조를 이뤘다.

몇몇 소수 업체로 시장 재편 예고
상당히 많은 업체들이 정리되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NI시장이 살아남은 소수 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NI시장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계속 있어 왔지만 이제는 대형 업체들도 상당히 정리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네트의 한경우 상무는 "올해 상반기를 거치면서 옥석이 완전히 가려졌다."며, 이제는 이들 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는 나쁜데 업체들이 난무하던 시절에는 수요가 적은 것보다 사업권을 따내는 것에 급급해 저가 경쟁을 할 수밖에 없던 것이 더 큰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NI업체의 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스위치나 라우터 등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장비 판매에서 거의 수익이 나지 않으면서 NI업체들은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줄 애플리케이션 찾기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제 NI업체들은 전통적 네트웍 장비 판매에서 나오는 이익으로는 임금이나 회사 운영경비를 충당하기도 힘들다."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무선랜, 보안, 스토리지, 관리 솔루션 등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분야에는 대다수의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으나 이들 분야 역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어서 수익을 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IP 텔레포니는 하반기부터 고객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 예상되면서 NI업체들은 관련 기술 및 인력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상위 업체 시장 독식 더욱 심해져
상반기 시장 조사 결과 1위에 오른 업체는 포스데이타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데이타는 359억원의 매출로 시장 점유율 17.8%를 기록했는데, 포항공대를 비롯해 그룹 계열사의 각종 네트웍 사업과 법무부 등 공공 프로젝트에서 좋은 성과를 올렸다. 특히 군 관련 프로젝트에서는 국방통합보안관제체계 3차 사업 등 상당한 성과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매출액 303.3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15.1%를 차지한 현대정보기술. 현대정보기술은 지난해 수주한 KT 무선랜 프로젝트가 상반기에 집행되면서 수주액보다 매출액 규모가 더 많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KT 무선랜 프로젝트는 100억원에 가까운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88억원의 매출로 현대정보기술의 뒤를 이은 에스넷은 삼성반도체 등 삼성그룹이 효자 노릇을 해줌으로써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 규모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되며, 쌍용정보통신 역시 국방 프로젝트에서의 강세로 277억원의 매출을 기록, 매출액 순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올해 상반기 네트웍 시장에서는 상위 5개 업체의 매출을 더한 금액이 1,449.5억원에 달해 전체 시장의 71.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2002년 상반기의 57%와 비교해 크게 높아진 것인데 상반기 네트웍 수요에서 대기업과 통신사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과 통신사업자가 발주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대형 NI업체나 그룹 계열의 NI업체가 수행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 상위 5개 업체의 매출 비중은 2001년 상반기 53.3%, 2002년 상반기 57%, 2003년 상반기 71.9%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프로젝트 규모 및 수요처 별 특징>
통신사업자·대기업 투자 비교적 증가
지난해 강세 금융·공공 시장 위축, 소규모 프로젝트 비중 크게 줄어
올해 상반기 네트웍 시장의 규모별 추이를 보면 5천만원 미만 규모의 프로젝트가 4.2%, 5천만원~1억원 미만이 9.2%, 1억원~5억원 미만 17.4%, 5억원~10억원 미만 17.0%, 10억원~20억원 미만 19.7%, 20억원~50억원 미만 19.3%, 50억원 이상 13.2%의 분포를 나타내는 것으로 냈다.
여기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그림에서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듯이 대규모 구축사업이 비중이 눈에 띠게 늘었다는 점이다. 대형 프로젝트는 지난 몇 년 간 대체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었고, 특히 지난해는 10억원~20억원 미만, 20억원~50억원 미만 규모의 프로젝트와 50억원 이상 규모의 프로젝트는 전년과 대비해 큰 폭의 감소를 보였었다.

대형 프로젝트 비중 큰 폭으로 늘어
지난해 대형 프로젝트의 비중이 줄어든 이유가 대기업들과 통신사업자들이 인프라 구축 사업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면, 올해 상반기 들어 규모가 큰 프로젝트들이 소규모 프로젝트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이들 대기업과 통신사업자들이 비교적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NI업체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대기업과 통신사에서 나오는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점이 올 상반기 네트웍 시장의 특징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이는 극도의 시장 침체로 작은 프로젝트들이 자취를 감춘 데다가 대기업과 통신사의 구축 프로젝트가 일반 기업들에 비해 큰 규모이기 때문에 상대적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형 프로젝트의 비중이 늘어난 것이 소규모 프로젝트가 많이 사라진 반대급부 현상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도 통신사와 대기업들이 예년에 비해 투자를 늘렸다는 것이 업체 영업 담당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대기업과 통신업체들의 경우 지난 몇 년 간 투자를 자제해왔고, 최근 들어 생산성 향상 요구에 직면하면서 여러 모로 투자 분위기가 조성되었다고 한다. 삼성전자, 삼성화재, LG전선, LG정유, 포스코, 포스틸 등이 상반기의 대표적인 대기업 계열 사이트이며, 무선랜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크게 늘린 KT를 필두로 SK텔레콤, KTF 등 통신업체들도 투자에 소극적이지는 않았다고. 또, 지난해 시장 상황을 이유로 연기되었던 큰 사업들이 올해 재개된 것도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5천만원 미만, 5천만원~1억원 미만, 1억원~5억원 미만의 프로젝트는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어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어 있음을 대변해주었다.

상반기 최대 수요처 '통신사와 대기업'
프로젝트 수요처 별로 지난해 네트웍 시장을 들여다보면 일반기업 분야, 통신·서비스 분야, 정부·공공 분야, 금융 분야, 교육·연구 분야, 유통·서비스 분야의 순서로 시장이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2년 상반기에도 가장 큰 규모를 이뤘던 일반기업 시장은 지난해(28.4%)보다 그 비중이 조금 줄어들기는 했지만 26.7%를 기록해 여전히 최대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통신·서비스 시장은 올해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분야. 지난해 금융 및 정부·공공 분야에 밀려 4위를 차지했던 통신·서비스 분야는 올해 상반기 24.1%로 2위에 올랐다.
지난 몇 년 동안 계획했던 투자조차 중단할 만큼 극도로 몸을 웅크리고 있던 사업자들이 서서히 투자를 재개하고 나선 것인데, 에스넷, 현대정보기술, 인네트 등이 이 시장의 호조로 예상 밖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통신?서비스 분야의 비중은 전년 대비 7.4%나 늘어닌 수치다.
가장 변화가 심한 분야는 금융 시장. 지난해 재해복구 센터 구축 등으로 19.0%를 차지해 2001년 대비 6.4%라는,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금융 시장은 올해 14.7%에 그쳐 2002년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국내 금융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콤텍시스템의 김수상 이사는 "정권이 바뀌면서 은행들이 감사를 받는 기간이었고, 카드사 부실 때문에 관련되어 있는 은행들도 여파가 컸다. 증권사들도 증시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투자에서 손을 뗐다."고 업계 분위기를 설명했다.
정부·공공 분야는 수치상으로는 지난해보다 조금 늘어났으나, 이는 시장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데 따른 반대급부인 것으로 보인다. NI업체 관계자들의 얘기로는 올해 가장 기대치에 못 미친 시장이 정부·공공 분야라고. 지난해 네트웍 시장의 효자 노릇을 했던 금융과 정부·공공 분야는, 올해 상반기에는 예정됐던 사업이 가장 많이 미뤄진 분야라는 것이 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적자 폭 줄이기에 안간힘
적자를 줄이고, 이익을 만드는 것이 NI업체에게 있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몇 년을 계속되어온 불황으로 이러한 요구는 점점 더 절박해지고 있다. 그 동안 매출 규모에 무게 중심을 두다 보니 저가 입찰, 출혈 경쟁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가운데서는 NI업체들의 누적 적자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추측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최근 사세가 크게 기운 코리아링크나 케이디씨정보통신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이러한 사정은 규모가 큰 업체들일수록 더욱 절박하다. IT경기 호황으로 매출이 급성장한 상황에서 코스닥에 진출했던 NI업체들은 아무래도 매출 규모에 더 많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매출 증가, 사세 확장에 따라 크게 늘어난 직원 수도 수익을 내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반면에, 링네트의 경우는 이와 대조를 이뤄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LG전선에서 뒤늦게 분사한 링네트는 무리해서 인원을 늘리지 않았던 데다가, 경쟁이 치열한 대형 프로젝트보다는 작지만 수익이 확실시되는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불황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링네트 김규탁 상무의 말에 따르면 "기존에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고객은 반드시 유지보수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정책도 안정된 수익을 확보하는데 기여하는 바가 크게다."고 한다.
한편, 출혈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어본 NI업체들 가운데는 "수주를 못하면 못했지 저가 입찰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곳이 많이 있어, 예년에 비해 출혈 경쟁을 하는 모습은 많이 줄어든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 최근 들어 출혈 경쟁은 대부분 새로 태어나는 NI업체들이나 영세한 업체들이 주도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장비 및 기술 동향>
기술적 이슈 없고, 가격대비성능·생산성에 주목
메트로 이더넷은 주춤, IP 텔레포니에 관심 집중
네트웍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데는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린다는 이유가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객의 관심을 끌만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장비나 기술들이 안정성, 속도 면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 만큼 속도나 용도 면에서 또는 운용 개념의 면에서 기존 장비나 기술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어떤 것이 나와야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는데 현재는 그러한 요소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IP텔레포니 대세론 확산
업계 관계자들은 "쓰리콤이 이더넷을 처음 만들고, 시스코가 라우터를 내놨을 때처럼 완전히 새로운 솔루션이 나와야 된다."며, "기가비트 이더넷처럼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제품이나 무선 랜처럼 컨셉 자체가 완전히 다른 기술이 아니면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힘들다."고 말한다. 벤더든 NI업체든 확실하게 차별화를 할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시장의 눈길을 사로잡은 기술이 바로 IP텔레포니다. 가장 대중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인 IP망에 음성 기술을 결합시킴으로써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 효과를 가져다주는 IP텔레포니는 이제 기업 경쟁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러 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화비로 월 100만원을 지출하는 기업이 IP 컨버전스를 도입했을 때 (기업마다 환경이 다르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약 40% 정도의 전화비가 절약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기업의 회선이 IP망 하나로 통일됨으로써 관리가 쉬워진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IP텔레포니가 각광받는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생산성 향상에 있다. 새로운 장비나 기술 교육을 받기 위해 해외 출장을 갈 필요 없이 사무실에 앉아 VoIP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거나, 지방이나 해외 출장을 갔을 때 핸드폰을 사무실 전화처럼 쓸 수 있다는 점 등은 업무의 생산성을 크게 높여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 가운데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또, 도입 후 2~3년이면 관리비용의 차이만 가지고도 투자비를 뽑을 수 있을 만큼 투자 회수도 빠르다는 장점은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을 안심시킬 최고의 매력 포인트라고 하겠다.

컨버전스의 선두주자 'IP 컨텍센터'
최근 들어, IP텔레포니가 각광을 받게 된 것은 불황이 장기화되는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업은 기업대로 적은 투자로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고객들 또한 효율성이 높고 지능적이면서 비용 부담은 낮은 서비스를 찾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한 업체 영업 담당자는 "시장에서 절실하게 요구했던 요소들을 IP텔레포니가 모두 가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지금의 시장 상황과 IP 컨버전스의 장점들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IP텔레포니가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분야가 바로 콜센터 시장이다. 노텔 네트웍스 코리아의 조인근 부장은 "현재 IP 컨버전스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콜센터의 지능화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시장의 침체기일수록 있는 고객을 지키고, 새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지기 마련인데, 이 때문에 다양한 데이터와 서비스를 활용하기 쉬운 IP 방식이 인기를 끌게 됐다는 것이다.
컨텍센터 운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IP 컨텍센터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디지털 전화기였를 사용할 경우 통신이 지원되는 거리가 최대 300미터에 불과해 모아놓고 근무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IP컨텍센터를 구축하면 재택근무를 하거나, 지방에 인원을 분산시킴으로써 장소 임대비용을 낮추고 상담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IP텔레포니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이 대규모 IP컨텍센터를 구축한 이후 금융, 유통, 제조 등 고객센터의 중요성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인지도가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선랜·메트로이더넷 여전히 기대 높아
지난해 각광을 받았던 메트로 이더넷 기술은 잠시 주춤한 상황이다. PC방 등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기는 했지만, 통신사업자들이 기존의 주 수입원이던 전용선 사업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에 대한 정책을 명확히 세우지 못하는 것에 영향을 받은 탓이다. 일부에서는 기술적으로도 PC방 용으로 적당한 수준이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는 회선 임대비용이 획기적으로 낮다는 장점에, 최근 들어 'E-랜', 'E-라인' 서비스 등 기존 전용회선 수준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기술이 개발되었고, 전용회선과 달리 회선 등급을 세분화할 수 있어 점차 확산되리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무선랜은 NI업체들이 여전히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54메가 제품이 나오면서 기업 고객의 요구 사항을 만족시킬 수 있게 되었고, 최근 들어서는 무선랜 전용 스위치들이 속속 개발되어 AP 로밍이나 보안 문제도 획기적으로 해결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KT가 기업용 네스팟 서비스를 출시하고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무선랜 시장이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시장에서는 현대정보기술과 에스넷이 KT 무선랜 사업을 수주해 상당한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벤더들이 마케팅에 공을 들였던 MSPP는 하반기에 본격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콤이 9월 초에 상용서비스 발표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KT도 10M 급 서비스 출시를 바라는 기업 고객의 요구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 시장에서는 국산 장비들의 선전이 예상되는데, 외산 장비는 서비스를 할 때 대역폭을 45M 단위로밖에 못 나눠주는데 반해 국산 장비 업체들은 시장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 대역폭을 2M 단위로 나눠서 제공할 수 있는 장비들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리케이션 비중 눈에 띄게 늘어
전문가들은 네트웍 장비 제공업체들 사이에 기술 격차가 두드러지지 않고, 각종 네트웍 기술들이 만족도가 높은 상황이어서 성능의 차이보다 성능대비가격, 안정성 등이 더욱 중요한 선택 요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대형 네트웍 장비 시장 재진입을 선언한 쓰리콤이 중국 화웨이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중국에서 장비를 만들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상반기 네트웍 시장의 장비별 매출 분포에서 나타난 가장 특징은 스위치와 라우터의 격차가 더욱 커졌다는 점이다. 스위치는 지난해 처음으로 라우터를 앞질렀는데 올해는 장비 매출의 절반이 넘는 52.8%를 차지해 라우터와는 약 20%의 격차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최근의 네트웍 투자가 백본 투자보다는 멀티서비스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스위치 수요가 커지면서 대형 스위치에서는 부하분산을 위해 라우팅 펑션이 많이 요구되는 반면에 대형 라우터 매출은 크게 줄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겠다.
애플리케이션은 전체 장비 매출의 13.6%를 차지할 만큼 크게 늘어났다. "경기 침체로 고객들이 대규모 투자보다는 적은 투자로 이미 구축해놓은 인프라의 활용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애플리케이션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급업체별 전략>
NI업계 지상과제 '수익 내기'
솔루션 다각화·출혈경쟁 자제, 유지보수 사업 중요성 높아져

링네트
수익성 확보와 대고객 서비스 강화에 중점
링네트는 상반기에 통신 시장과 LG 그룹 계열사 프로젝트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 SO 시장과 CMTS 쪽에서 적지 않은 라우터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공공부문 매출은 예년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링네트의 NI업체 가운데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회사로 꼽힌다. 대형 프로젝트에 뛰어들어 출혈경쟁을 하기보다는 이익이 남는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대고객서비스 강화로 기존 고객을 철저히 유지함으로써 유지보수 매출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링네트가 상반기에 주력한 솔루션은 VPN과 L4 스위치인데 VPN은 지난해보다 매출이 늘어나면서 실제로 시스코 파트너 가운데 가장 많은 발주를 내기도 했다. 경쟁이 상대적으로 약한 L4 시장에서도 꾸준히 선전하고 있다.
올해 목표가 300억원인 링네트는 작년 수준인 12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난 5월 영남지사를, 6월에 충청지사를 설립한 것을 계기로 공공과 국방 분야의 영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링네트라는 존재를 알리는 데는 이미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아름방송, 서경방송, 영남방송, 남인천방송 등의 지역 케이블방송 사업자들과 경상대학교, 강원랜드, LG전선, LG정유, 정통부 우편물류 부문을 주요 사이트로 확보했다.

에스넷시스템
대형 프로젝트 수주 비율 높여
에스넷시스템은 상반기에 삼성그룹 계열사 시장 수성과 KT 및 공공기관 쪽에 힘을 쏟아 좋은 결과를 얻었다. 작년 동기 대비 실적 및 올해 자체 경영계획 대비 실적이 향상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에스넷은 상반기에 KT 무선랜 사업과 메트로 이더넷 사업에서 15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으며, 행정자치부의 대전청사 10기가비트 이더넷 구축사업, 관세청 무선항만감시시스템의 무선랜 스위치 구축사업 등을 수주해 비교적 대형 프로젝트 수주 비율이 높았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삼성그룹 쪽에서도 특히 투자규모가 컸던 삼성반도체를 비롯해 여러 계열사들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인네트
유지보수와 아웃소싱 매출 확대에 주력
인네트는 올해 상반기에 흑자 경영으로 전환했다는 것에 가장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상반기에 유지보수와 아웃소싱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 정도를 차지한 것에 큰 힘이 됐다고. 하반기에는 이 부분의 매출을 좀 더 늘리는 것은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인네트는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새로운 고객을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캡티브 마켓에 더욱 힘을 많이 쏟는다는 방침이다. 네트워킹 장비보다 수익이 많이 남는 보안 분야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미 상반기에 상당한 물밑작업을 해둔 터여서 기대하는 바가 적지 않다. 국내 공급 독점 계약을 맺은 아보네트웍스의 IPS 장비로 대형 ISP들 공략도 본격화한다. 이 밖에도 자체 개발 NMS인 '넷맥스'의 매출을 늘리고, IP텔레포니와 IP컨택센터 시장에서도 공급 사이트를 만들어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네트는 상반기에 삼성그룹 계열사를 고객으로 확보한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있는데 삼성화재를 비롯해 삼성네트웍스의 자체 백본과 MPLS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통신시장에서도 KTF, KT, SK텔레콤 등을 상대로 성공적인 영업을 펼쳤다.

인성정보
양대 역점사업 - 무선랜과 IP텔레포니
지난해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누적된 손실을 정리했던 인성정보는 올해 적자가 10억 미만인 것으로 얘기될 만큼 경영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는 공공 쪽에서 나름대로의 성과를 올리면서 하반기를 대비하는데 많은 힘을 쏟았다. 결국 수익을 낼 수 있는 솔루션은 무선랜과 IP텔레포니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이 두 분야를 많이 준비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기존의 IPCC 팀을 텔레포니 사업부로 개편하는 조직 정비를 단행했고, 시스코의 전문 자격증을 확보했으며, 첫 번째 레퍼런스 사이트로 대림I&S의 IP컨택센터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인성정보는 LG기공과 함께 시스코의 국내 IP텔레포니 분야 전문 파트너이기도 하다. 인성정보는 또 하반기 54Mbps 무선랜 제품이 시장에 본격 출시되는데 대비해 무선랜 전담팀도 조직했다. 고객의 상황에 맞는 솔루션 공급과 무선라우터 및 무선 IP폰을 이용한 새로운 솔루션 공급으로 차별화를 한다는 전략이다.
상반기 주요 구축 사이트로는 사법부, 경찰청, 스포츠토토, 동신대학교, 건국대학교, 금강케이블TV, 대림I&S, 세계일보, 코맥스, 위생병원 등이 있다.

콤텍시스템
IDP 장비와 MSSP 영업 강화
상반기는 지난해 고성장의 버팀목이 됐던 금융권의 투자가 얼어붙으면서 매출이 당초 예상에 못 미쳤다. 하지만 금융권이 되살아나는 분위기여서 하반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금융 쪽이 부진했던 반면, 그 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망 사업자 쪽에서는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KT 선도망 프로젝트(서울과 대전간의 연구기관들을 연결해 고속망을 시험하는 프로젝트)에 DWDM, 스위치 등을 공급했으며, KT정보시스템부 자체망 구축사업도 따냈다. 공공 부문에서는 50억 가까운 규모의 기상청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콤텍시스템은 금융권 고객이 많은 특성상 보안 솔루션 다각화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상반기에는 포티넷의 바이러스 월 솔루션 '포티게이트'로 숭실대학교 전산원, 넥센, 동아방송대학, 대전방송 등 10여개 사이트를 확보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포티넷이 얼마 전 출시한 IDP 장비 공급에도 공을 들일 계획이다. MSPP 쪽도 하반기에 기대가 큰 분야다. 콤텍시스템은 국내업체 아이티의 MSPP 장비 마케팅과 영업을 책임지기로 계약을 맺었는데, 외산과 달리 대역폭을 2M 단위로 나눠서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장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밖에도 올해 초부터 공을 들여온 타이메트라의 서비스 에지라우터도 가시적인 효과를 내는 등 기존의 장비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공급한다는 것이 콤텍시스템의 솔루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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