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룡'의 또 한번의 성공 신화가 이뤄지는가. 이 사장이 옥션을 떠나 1년만에 들고 나타난 '마켓 포탈'이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의 비즈니스 모델인 '온켓'이 또 한번의 성공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온켓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1개월여만에 하루 방문자수가 평균 26만명으로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벌써 2위를 달리고 있으며, 하루 매출이 1억5천만원에 이르고 있다. 11월 12일 현재 50만명에 이르는 회원수는 올해안에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사장은 과연 인터넷 비즈니스의 마이다스의 손인가. 그가 내놓은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이금룡 사장을 만나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요즘 온켓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실적은 어떻습니까.
지난 10월 6일 서비스를 개시한 온켓은 11월 12일 현재 1일 방문자수가 26만명으로 온라인 경매 사이트 방문자수 순위에서 2위로 올라섰습니다. 이 부문에서 옥션이 95만명으로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쇼핑몰 전체 사이트의 방문자수는 옥션, 이숍, CJ몰, 인터파크 등에 이어 9위에 랭크돼 있습니다.
온켓에 등록된 상품수는 52,000여개이며, 판매자수는 법인사업자의 경우 250여개에 이릅니다. 하루 거래인원은 2천명이며, 하루에만 1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전체 회원수는 50만명이며, 제휴 업체는 네이버, 프리챌, MSN 등 30여개사입니다.

경매ㆍ쇼핑ㆍ공동구매를 한곳에서

온켓이 이러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요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불과 1개월여만에 이러한 성과를 거둔 이유로는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무엇보다 '마켓 포탈'이라는 개념 덕분입니다. 즉 이숍의 쇼핑이나 옥션의 경매, 그리고 공동구매 등을 온켓에서는 한꺼번에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조건을 만족시켜주고 있는 셈이죠.
경매, 쇼핑, 공동구매 등 각각의 거래 비중을 보면 황금비율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객의 이용 목적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있게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어떠한 고객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온켓의 최대 장점입니다. 앞으로 내부 정비만 잘 이뤄지면 고객들이 온켓으로 고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두 번째, 판매자 입장에서 볼때도 온켓이 다른 사이트 보다는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판매자는 보유하고 있는 상품을 내놓을 때 경매는 어느 사이트에 올리며, 쇼핑몰은 어디를 선택할지 고민합니다. 그런데 온켓에 오면 이러한 고민이 사라집니다. 온켓에 들어온 판매자들은 상품의 성격에 맞게 쇼핑이나 공동구매, 경매 등 각 코너에 올리기만 하면 됩니다.
특히 옥션과 비교해 수수료가 절반일 정도로 저렴하기 때문에 그만큼 판매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크다는 점도 온켓이 제공하는 장점입니다.
세 번째는 공격적인 마케팅입니다. 온켓에서는 자선경매, 1,000원 경매, 횡재경매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자선경매는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으며, 1,000원 경매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도한 것으로 원래 가격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모든 상품의 경매를 1,000원에서 시작하는 1,000원 경매는 한개의 아이템당 100개의 경매를 붙여 1위에서 100위까지 모두 100명이 낙찰받을 수 있는 방식입니다. 1,000원 경매는 하루에 3개의 아이템을 대상으로 실시중이며 올해말까지 시행할 예정입니다.
횡재경매는 1,000원에서 10,000원 사이의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입찰자는 1,000원에서 10,000원까지 10원 단위로 입찰할 수 있으며, 입찰 횟수는 단 한번 뿐입니다. 낙찰자는 입찰자수가 오직 1명일 때 결정되며, 1명이 입찰한 가격이 여러 개일 때는 입찰가 중 가장 높은 가격이 낙찰됩니다.
네 번째는 네트웍입니다. 온켓은 현재 30여개의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으며 TV광고도 진행중입니다.

새로운 유통혁명을 꿈꾼다

온켓이 이 정도를 인기를 끌 것으로 이미 예상하셨는지요.
비즈니스 모델이 좋아 성공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또 그 기간도 오랫동안 지속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경기 침체 등 걱정되는 요인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온켓은 '마켓 포탈'이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의 비즈니스 모델을 표방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서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시게 된 겁니까.
요즘 전자상거래는 과거와 달라졌습니다. 일부 경매 사이트는 블랙 마켓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법인체들이 부가세의 회피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거죠. 또 쇼핑몰은 홈쇼핑의 아류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를 놓고 새로운 유통혁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전자상거래는 무엇일까"를 고민했습니다. 경매와 쇼핑, 그리고 공동 구매 등 3개를 합치고 수수료를 낮춰보자는 게 고민의 결과였습니다. 여기에다 유형의 상품 외에 컨텐츠나 금융 서비스도 동시에 할 수 있으면 어떠할까?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세계 최초의 마켓 포탈인 온켓입니다.

이니시스의 전자지불 등의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았으면 온켓의 탄생도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니시스가 존재했기에 온켓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온켓은 에스크로(Escrow) 계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에스크로는 판매자와 구매자 외에 제 3자가 관리하는 계좌에서 거래대금의 입출금을 전담하는 방식입니다. 판매자가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경우를 방지하고 또 판매자가 불량품을 발송했을 때 구매자가 반품해 정상품으로 다시 받거나 송금액을 환불받을 수 있는 한마디로 결제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니시스의 전자지불 솔루션은 이러한 기능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또 이니시스는 에스크로 관련 인원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 경매와 쇼핑을 한꺼번에 운영하는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다른 업체들이 경매와 쇼핑을 따로 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금이나 인력의 한계로 이를 도입, 운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30~40명의 운영인력이 필요합니다.
현재 온켓은 백오피스용 서버로 HP의 유닉스 기종을 사용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윈도우즈 플랫폼을 선호하지만 안정성을 들어 유닉스로 가자는 내부의 분위기에 따라 이렇게 결정했습니다.

아시아 대표 메가포탈 기업 목표

온켓의 오픈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적지 않았을 텐데 그 어려움은 무엇이었으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생각보다 시스템 규모가 커졌습니다. 이 때문에 당초 계획보다 직원들의 고생이 심했습니다. 온켓이 옥션의 아류가 일각의 시각도 견디기 힘든 점이었습니다.
온켓은 일단 B2C와 C2C를 지속적으로 성장시켜나갈 것이며, 2004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B2B 메가 포탈로 영역을 넓힐 예정입니다. 특허, 기술, 원료, 디자인 등 무형의 상품들도 편리하게 상거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이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메가포탈 기업으로 아시아 기업간의 상거래 허브로 성장하는 것이 1단계 목표입니다. 대한민국은 디지털 강국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기업 하나쯤은 우리나라에서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이금룡 사장님께서는 옥션에 이어 이번에는 온켓의 성공으로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남과 다른 비결을 갖고 계신 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지 예비 인터넷 기업 창업자들에게 그 비결을 들려주신다면.
과거 하드(Hard) 시절에는 물건이 중심이었습니다. 물건을 만들어, 이를 널리 알리고 질이나 가격을 앞세워 판매하면 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지식정보시대로 어떻게 하면 고객이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더욱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예비 창업자들이 성공하려면 고객들이 "아!, 뭔가 다르구나"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차별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고객에게 높은 가치를 전달해 고객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그쳐서는 안됩니다. 사회적 가치를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하는 일이 고객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얼마나 가치있는 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 물건 중심 시대에는 독자적으로 생산, 판매, 납품 등을 했지만 지금은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은 제휴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자기 혼자서는 절대 성공하지 못하는 시대가 된 거죠. 이는 후원자가 없으면 사업의 성공도 어렵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런데 후원자는 고객의 가치와 사회적인 가치를 제공하려는 기업에게 자연스럽게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그런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 결국 고객의 가치와 사회 경제적인 가치를 고민하는 노력이 바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비 창업자들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늘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良臣이 꼭 있어야 회사가 성공한다

기업의 경영자가 갖춰야할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경영자는 무조건 많이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뭐 도와줄 것 없어? 하며 항상 베푸는 마음을 가진 경영자가 되어야 합니다. 왜 그럴까요.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과 외부 네트웍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경영자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경영자는 또 내부에 핵심 인재를 확보하고 있어야만 합니다. 그 핵심인재도 경영자가 항상 베푸는 마음을 갖고 있을 때 별 힘을 들이지 않고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경영가의 자질에 관한 얘기가 나온김에 이금룡 사장님의 경영철학을 들려주십시오.
한마디로 사장과 직원이 명군과 양신의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말로 요약하고 싶습니다. 신하의 종류에는 크게 간신, 충신, 양신이 있습니다. 간신은 충성스럽지만 사리 사욕을 챙기는 스타일이며, 충신은 사장의 말이라면 절대 이의를 달지 않고 그냥 따라가는 '돌쇠형'입니다. 충복이나 충견 정도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양신(良臣)은 직언할 수 있는 신하로 CEO를 올바르게 인도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당태종과 위징이 대표적인 예일 겁니니다. 제환공과 관중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CEO는 양신을 구하는데 힘써야 합니다. 양신이 꼭 존재해야 회사가 성공합니다.

지난 9월 e마켓플레이스협의회 회장으로 재선출되면서 "업계 발전을 위해 정책 제안을 비롯해 공동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하셨는데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시고 지금까지 그 추진 내용이나 성과는 있는지요.
e마켓플레이스 협의회는 현재 54개 업체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업간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에 관심이 높은 산자부는 협의회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협의회를 협회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정책 제안이나 보조금 지원 등이 가능하게 될 겁니다. 이를 놓고 정책 당국자들과 지속적으로 논의중입니다.
앞으로 정책 제안을 할 경우, 현재 10%의 부가세를 5%로 낮출 것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30년전에는 세수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부가세 인하는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에 청신호가 될 것입니다.

'온켓' 아직은 베타버전, 더 지켜봐 달라
최근 우리나라 유통 시장에서 할인점,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 같습니다. 향후 유통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계시며, 특히 인터넷 쇼핑몰은 어느 정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계십니까.
앞으로 백화점과 할인점을 찾는 층이 뚜렷히 구분될 것으로 봅니다. 백화점은 명품과 마진이 높은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곳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백화점 숫자가 너무 많습니다. 아마도 머지않아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할인점은 유통 시장의 주류로 성장할 것이 확실시 되지만 이 또한 워낙 경쟁이 치열해 몇 개의 업체만이 남는 식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TV홈쇼핑은 이용자수의 수가 점차 줄고 있는데다 충동 구매도 감소해 앞으로 새로운 상품 개발에 주력하지 않으면 매출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넷 쇼핑몰은 일반 쇼핑몰과 마켓플레이스가 있는데 쇼핑몰은 백화점, 마켓 플레이스는 할인점과 성격이 유사합니다. 앞으로 쇼핑몰에서 점차 마켓플레이스로 옮겨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온켓은 앞으로 일파만파의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경영목표에 연연하는 것보다는 품질, 빠른 배송, 완전한 결제 등의 기반을 다지는데 더욱 힘쓸 것이다. 온켓은 아직 베타 버전입니다. 앞으로 1년안에 놀라운 성장세를 보일 온켓을 지켜봐 주십시오, 옥션은 이익을 내는데 4년이 걸렸습니다. 온켓은 이 기간을 훨씬 단축시킬 겁니다.

이금룡 사장은
인천 제물포 고등학교,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1977년 상업은행에 입사, 사회 첫발을 내딛었다. 1977년 7월 삼성그룹 공채 17기로 입사해 1985년 삼성물산 기획조사과장, 1987년 삼성그룹비서실 차장, 1992년 삼성물산 북한 중국 부장, 1994년 삼성물산 유통물류 부장, 1997년 삼성물산 유통 부문 마케팅 이사,1998년 삼성물산 인터넷 사업부장 이사 등을 역임했다.
특히 1998년 삼성물산 인터넷 사업부 이사로 재직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인터넷 쇼핑몰인 '삼성몰'을 오픈해 IT 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1999년 9월 옥션의 대표이사로 전격 취임하면서 업계 안팎의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당시만 해도 온라인 경매는 다소 생소한 분야의 사업이었다.
이 사장은 옥션을 국내 최대의 온라인 경매 사이트로 만들어 코스닥에 올렸으며, 해외 최대 경매 사이트인 e베이의 투자를 유치, 옥션을 국내 인터넷 기업의 선두기업으로 일궜다.
이처럼 잘 나가던 그는 2002년 10월 옥션의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2003년 1월에 전자지불서비스 전문업체인 이니시스의 창업자 권도균 회장의 요청으로 이니시스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현재 외환은행 사외이사,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e마켓플레이스협의회 회장, YTN 사외이사 등을 맡고 있기도 하다.
1986년 무역협회의 중소기업 수출마케팅 최우수 논문상을 비롯해 2001년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의 벤처경영인 대상, 디지털타임스의 2001 디지털 e리더 50인, DOT21의 2001년 디지털 CEO 3위, 그리고 2002년 정보통신의 날 석탑산업훈장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수입실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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