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IT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버 역할이 메인프레임의 향후 비전"

IBM은 전세계적으로 메인프레임 분야의 최고 전문가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zAtlas팀이 바로 그것이다. 이 모임의 구성원은 전세계적으로 13명에 불과하다. 올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한국IBM의 기술영업지원본부의 윤병훈 상무가 여기에 당당히 구성원으로 참여,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장의 고객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어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것"을 최대 목적으로 하는 이 모임은 메인프레임이 올해로 탄생 41년째를 맞이할 정도로 건재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윤병훈 상무를 만나 zAtlas팀의 역할과 메인프레임의 미래 등을 들어봤다.

"한국이 메인프레임 최고 전문가 모임인 zAtlas팀에 참여한 것은 한국의 메인프레임 시장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본사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올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zAtlas팀에 합류한 한국IBM의 윤병훈 상무는 여기에 참여한 의의를 이렇게 설명한다. 이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게 유닉스 서버가 그 어느 플랫폼보다 강세를 떨치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앞으로 메인프레임에 대한 투자 강화로 그 입지를 넓히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장의 목소리를 제품개발에 반영
윤 상무의 설명에 의하면 IBM은 전세계적으로 zAtlas팀과 zChampion팀이라는 메인프레임 전문가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zAtlas팀은 IBM 메인프레임 하드웨어인 z 시리즈와 소프트웨어인 z/OS의 최고 전문가 모임으로 전세계적으로 구성원은 모두 13명이다. 13명을 고정 멤버로 운영되는 이 모임의 국가별 구성원은 미국 3명, 호주 2명, 캐나다 1명, 일본 1명, 독일 1명, 영국 1명, 프랑스 1명, 덴마크 1명, 일본 1명 등이다.
zAtlas팀의 핵심적인 역할은 현장에서 터져 나오는 생생한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것이다. 각 구성원들이 속한 지역에서 얻은 고객의 요구 사항을 메인프레임 개발에 적용한다는 얘기다. 또 향후 48개월동안 제품의 사양이나 기능 등 기술적인 내용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도 zAtlas팀의 주요 역할이다.
13명의 zAtlas팀의 구성원은 매년 2번씩 미국 퍼킵시(Poughkeepsie)에서 모여 최근 고객의 요구사항이나 향후 제품에 담아야할 사양이나 기능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갖고 있다. 평상시에는 DB인 노츠 팀 룸(Notes Team Room)을 운영해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zAtlas팀의 역할은 이 뿐만이 아니다. 조사 전문기관에서 내놓은 z시리즈의 각종 자료를 회사 내부에서 공유하거나 대외 고객을 겨냥해 각종 정보 자료를 개발하는 업무도 맡고 있으며, IBM이 진출한 각 나라에서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경우, 서로 기술지원을 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이밖에 zChampion팀에 대한 기술 전수와 교육도 수행하고 있다.
zChampion팀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60명으로 각 나라에서 거의 한명꼴로 참여하고 있다. zChampion팀은 주로 향후 24개월동안 제품의 기술적인 내용을 업데이트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zAtlas팀에 비해 공유하는 정보의 수준에서 차이가 있다.
zChampion팀 역시 1년에 2번씩 만나 논의하는 자리를 갖고 있는데 zAtlas팀이 이 모임을 주관하고 있다. 윤 상무는 2004년에는 zChampion팀 이었지만 올해 zAtlas팀의 구성원이 됐다.

끊임없는 기술 확보 노력
zAtlas팀의 구성원이 되려면 퍼킵시에 모인 기존 멤버들의 추천과 토론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자격은 메인프레임의 기술과 경험을 충분히 쌓았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 분야에서만 지속적으로 일을 해야하는 사람으로 정해 놓고 있다. 또 고객과의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만을 자격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도 특이하다.
현재 이들 구성원의 평균 경력은 짧게는 25년에서 길게는 35년에 이를 정도. 1981년 대한항공의 전산실에서 메인프레임과 인연을 맺은 윤병훈 상무는 1986년 한국IBM에 입사해 지금까지 쭉 메인프레임 업무를 맡고 있다.
윤병훈 상무는 "이처럼 특정 제품을 주제로 모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은 IBM z 시리즈가 유일하다. 1964년 S/360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한 메인프레임이 끊임없이 기술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것도 사용자의 요구 사항을 적극 담으려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한 대목"이라면서 "IBM의 메인프레임이 40여년간 최상의 위치를 유지한 것은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인프레임 역할 재정의, 새로운 자리매김 필요
IBM의 메인프레임은 최근 새로운 도전과제를 맞고 있다. 요즘 유닉스 서버 진영에서 메인프레임 대체라는 전략을 구사하며, 강도높은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이다. 이 대목에서 zAtlas팀이 요즘 고민하고 있는 과제가 무엇이며, 어떻게 이를 해결해 나갈 것인지 궁금했다.
윤 상무는 "최근에 공동으로 수행하는 과제가 있는데 그 핵심 주제는 유닉스 등 다른 플랫폼과의 차이에 대한 논의이다. 이는 z 시리즈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자리매김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메인프레임의 비전은 '통합 IT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버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그동안 메인프레임이 미션 크리티컬한 업무 수행 서버의 역할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더욱 큰 틀에서 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얘기다.
IBM 메인프레임의 이러한 비전은 최근 IT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효과적으로 IT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업무마다 별도의 서버를 두는 등 복잡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단순화해 비용이나 관리 등을 줄여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윤 상무의 주장대로 과연 IBM의 메인프레임만이 통합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버로 유일한 대안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RISC 기반의 유닉스 서버와 비교해 메인프레임이 과연 나은 점은 무엇일까?

IBM, 칩 균형적인 설계로 처리능력 극대화
윤 상무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CPU 설계 방식을 들어 설명했다. "CPU를 설계할 때 중요한 요소는 3가지이다. 프로세서 로직, 레벨 1 캐시, 프로세서 내부의 RAS 코드 로직 등이다. 이를 균형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서버 마다 설계 포인트가 각각 다르다. 인텔 칩은 주로 프로세서 로직 위주이며, 유닉스는 프로세서 로직에 중점을 두고 있다. z 시리즈는 칩을 설계할 때 프로세서 로직, 레벨 1 캐시, RAS 코드 로직, 여기에다 보안 로직을 균형적으로 설계하는 것을 기본 사상으로 삼고 있으며, 이를 40여년동안 유지하고 있다." 인텔칩은 저비용, 유닉스는 프로세서의 속도, z 시리즈가 처리 능력 면에서 뛰어난 점은 바로 이러한 근본적인 칩 설계의 특성 때문이라는 게 윤 상무의 설명.
윤 상무는 또한 유닉스 서버의 가용성 문제도 제기했다. "유닉스 서버는 가용성 측면에서 미숙하다. 지금까지 나온 통계 결과는 이를 입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유닉스 서버는 클러스터링 방식으로 가용성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그 이유를 설명한다.
"가용성은 MTBF를 MTBF+MTTR로 나눠 그 수치가 높으면 가용성이 뛰어나다고 말한다. MTBF(Meantime Between Failure)는 한번 고장 이후 다음 번 고장에 걸린 시간으로 제품의 안정성을 의미한다. MTTR(Meantime to repair)는 서비스 재개를 위해 걸린 시간으로 정지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z 시리즈를 제외한 다른 서버들은 클러스터링으로 가용성을 높인다고 하지만 이것은 MTBF를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직 MTTR을 줄여줄 뿐이다. 그리고 가용성을 볼 때 2가지 관점이 있는데 비계획적인 정지와 계획적인 정지가 그것이다. 이 중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계획된 정지이며, 이를 잘 지원하는 시스템이 가용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외국, 메인프레임 유지보수 비용 유닉스보다 낮아
메인프레임은 최근 하드웨어 비용을 낮추기는 했지만 비싼 유지보수 비용이라는 단점을 안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이에 관한 윤 상무의 생각도 궁금했다.
"거꾸로 묻고 싶다. 예를 들면 유닉스로 다운사이징해서 진정한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는가? 개인적으로 만난 고객은 비용절감 효과가 없었으며, 오히려 가용성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윤 상무는 이어 "비용은 소프트웨어가 많이 차지한다. 유닉스 서버의 경우 도입하는 서버 대수에 맞춰 소프트웨어 카피수를 구입해야 한다. 그러면 소프트웨어 비용은 급격히 올라간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윤 상무는 Arcati Research사가 조사한 자료를 인용해 오히려 메인프레임의 유지보수 비용이 유닉스 서버에 비해 낮다고 강조했다. Arcati Research사는 'Dinosaur Myth 2004 update'라는 자료에서 메인프레임, 유닉스 서버, PC 서버의 5년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유지비용을 계산했는데 최종사용자당 가격은 메인프레임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의 새로운 메인프레임 모습은
현재 메인프레임은 세계적으로 25,000달러 이상 서버 가운데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이다. IBM은 이를 위해 메인프레임은 자바 등 오픈 환경을 모두 수용하고 있으며, 대용량 애플리케이션의 운영에 최적의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IBM이 작년 4월 메인프레임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가진 세미나에서 "z시리즈는 IT 운영비용의 절감, 복잡한 인프라의 단순화,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지원 등에 있어 최적의 서버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미래의 새로운 메인프레임의 모습은 어떠할까. IBM이 메인프레임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은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메인프레임에 대한 선입견이나 도그마들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은 전환을 모색하는 배경으로 들 수 있다.
윤병훈 상무는 "고객 IT 환경을 통합 관리하는 핵심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향후 메인프레임의 비전이다. 앞으로 하드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을 묶어 통합 관리 체제를 제공하며, 크로스 플랫폼 솔루션으로 두드러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편 한국IBM은 전체 데이터의 70% 정도가 메인프레임에서 발생할 정도로 그 비중이 크다는 점을 들어 대용량 데이터 처리의 핵심 시스템으로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레거시 애플리케이션을 유지하고자 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미들웨어나 신기술을 제공하는 식으로 메인프레임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또 최근 애플리케이션을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고객이나 리눅스에 관심이 높은 금융권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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