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월드는 창간 18주년 기념호의 월드초대석 주인공으로 지난 9월 포항공과대학교 제 4대 총장으로 취임한 박찬모 총장을 초빙했다. 박찬모 총장은 취임사에서 "세계적인 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변해가는 환경에 대응해 모든 것을 시의적절하게 쇄신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재임기간 중 구성원의 화합과 행정 효율화, 제도 개혁, 세계화, 발전재원 확보에 힘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 최고 공과대학의 총장으로, 남북 IT 교류의 전도사로, 서울과 포항을 오가며 나이를 잊은 채 열정을 불사르고 있는 박찬모 총장을 만나 대학 운영의 청사진을 비롯해 IT 산업의 위기, IT분야 남북 협력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총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전과는 하시는 일이나 고민의 폭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총장이 되시면서 생활에서 어떤 점이 많이 바뀌셨는지요?
먼저 컴퓨터 월드의 창간 1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총장으로 취임한 뒤로는 학교 업무가 매우 바빠서 사생활에 많이 제약을 받는 편입니다. 늘 학교 일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최근의 생활이라고 할 수 있는데, 태풍 매미가 포항지역을 지나갔을 때는 밤 12시 경에 학교에 나가 피해 사항을 둘러보는 등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학교 일에 매달려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생활의 변화는 강의를 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겠지요. 이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총장이 되신 뒤 학생이나 교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또, 총장으로서의 포부도 한 말씀 들려주십시오.
포항공대는 지난 1년 동안 총장 대행체제로 지내오면서 분위기가 많이 침체되었고, 재단과 교수 사이의 갈등도 없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화합과 단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제를 대화와 설득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총장으로서의 포부는 포항공대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 2의 도약을 이루어내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행정의 효율화, 선택과 집중, 교수평가의 다원화, 국제화 및 재원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학교 일은 기본, 중·일 오가며 노익장 과시

총장님께선 늘 활발한 활동을 하시는 것으로 유명하신데, 최근의 근황을 말씀해주십시오.
최근에는 학교를 위한 활동이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취임 후 새로운 보직자들을 임명하고, 각 학과를 찾아가 교수들과 대화를 하면서 문제점과 요구사항 등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틀 동안 포항공대 연수원에 가서 보직자 워크샵을 하면서 대학운영과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도 심도 있게 진행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9월 중순 중국을 다녀왔는데, 자매대학인 심양의 동북대학으로부터 명예교수로 추대되었습니다. 또한 중국 합비의 중국과학기술대학에서 열린 동아시아 연구중심대학(AEARU) 총장회의에 참석해 환경 워크샵을 내년 여름 포항공대에서 열 것을 제안하고 왔습니다.
이번 달 들어서는 재일본조선인과학기술협회 주최로 도쿄에서 열린 제 43회 과협학술보고회에 참석해 '남북정보기술(IT) 교류 협력 사례'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총장님께서는 뭐니뭐니해도 IT남북협력 문제의 전도사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신 것은 어떤 계기였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1990년 7월에 중국정부가 지방대학 육성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에 초청되어 연변대학에서 한 달 동안 컴퓨터 분야의 강의를 했는데, 이 때 연변에서 열린 국제현대물리워크샵에 참가한 북한 조선과학원 물리학연구소의 려철기 교수 등 북한 학자 5명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분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북한의 컴퓨터 분야 실정을 들어보니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두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남한 정부의 정책입안 과정에서 북한 컴퓨터산업을 지원하자는 주장을 하려면 북한의 상황을 잘 알아야 되겠다는 것과 물리학자들은 이렇게 교 류를 하는데 정보기술 분야는 왜 못 만나고 있는가 하는 안타까움이었습니다.

북한 학자들과 만나면서 생각하신 것들을 귀국해서 바로 행동에 옮기셨나요?
귀국한 뒤 북의 정보기술 분야 전반에 대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정부에 신청했습니다. 그 뒤에 한국전산원에서도 북의 정보기술 현황과 관련한 프로젝트 의뢰가 들어와서 이것을 맡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2000년에는 남북과학기술교류의 일환으로 북한을 방문했는데 이 때 김책공대와 평양컴퓨터센터의 요청으로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다른 분야는 다 협력하는데 정보기술 분야는 너무 교류가 없다. 이제는 서로가 공동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함께 해야 된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북측과 남측 정부가 다 들으라고 한 얘기였어요.
북을 방문했을 때 북의 젊은 과학자들이 매우 열심히 연구활동을 하고 있었던 점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귀국한 뒤 틈만 나면 이런 사실들을 소개하면서 남북이 힘을 합치면 세계 시장의 강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습니다. 그리고 기술적인 성과만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남북의 IT 격차가 너무 크면 이 차이를 줄이는 통일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 겁니다.

정부가 앞장서 남북 IT협력 마스터플랜 세워야
지금까지 남북의 IT협력에서 어떤 성과들이 있었고, 그것이 남북관계 그리고 우리 사회 전체에 미친 영향은 어떤 것들이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남북의 IT 분야 교류는 1994년에 시작된 우리말컴퓨터처리국제학술대회 때부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활발한 교류·협력은 2000년 6월의 남북정상회담 이후라고 봐야 되겠죠.
성공적인 남북협력의 예로는 삼성전자와 조선컴퓨터쎈터의 소프트웨어 공동개발, 하나비즈닷컴과 평양정보쎈터가 공동으로 단동에 설립한 하나프로그람쎈터에서의 소프트웨어 공동개발, 하나로통신과 삼천리총회사의 애니메이션 공동제작, 포항공대와 평양정보쎈터의 가상현실분야 공동연구 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이러한 협력이 우리사회에 미친 영향으로는 무엇보다 남북이 동질성을 재확인하고, 그를 통해 신뢰를 쌓아 화해무드가 정착되는데 일조했다는 것을 첫 손에 꼽을 수 있겠습니다.
또, 남북이 서로의 강점을 접목시킴으로써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점도 소중하게 평가해야 될 부분입니다. 남과 북의 IT 교류·협력이 꾸준히 이루어지는 것은 남북 모두의 경제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는 통신 부문의 협력이 좌초 위기에 빠지는 등 이전 정부에서 활기를 띠었던 남북 간 IT 부문의 협력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IT부문의 협력은 남북이 함께 발전하는 길임을 강조해 오신 분으로서 최근 정부의 대응에 안타까움이 크실 줄 압니다. IT부문의 협력을 다시금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어떤 점들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또 정부에 제안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들려주십시오.
현 정부의 대응이 김대중 정권 때와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됩니다만 북한 핵문제 등 여러 가지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IT분야의 교류·협력은 이러한 외적인 상황에 흔들림 없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희망입니다.
남의 하드웨어 기술과 북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결합하고, 북의 기반 기술과 남의 상품화 기술이 접목되어야 합니다. 또, 남의 자본과 북의 우수한 인력이 합쳐지면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들을 생산해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정부가 이러한 점을 잘 파악하고 남북협력에 대한 기본 계획(Master Plan)을 잘 세워서 IT 분야의 교류에 뜻이 있는 기업과 개인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할 것입니다.
또, 한가지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남북의 IT 전문가들이 평양이나 서울 혹은 금강산에 모여서 남북의 IT 교류·협력 방안을 놓고 구체적인 논의를 할 수 있게 정부 차원에서 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혹시 학교 차원에서 앞으로 북과 과학기술 분야의 교류를 할 계획은 없으십니까?
포항공대는 2001년 5월부터 평양정보쎈터와 가상현실 분야에서 공동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 공동연구에서 개발된 '가상건물탐방체계'는 작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제 13차 전국프로그람경연 및 전시회'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가능하다면 북한 최고의 공과대학인 김책공업종합대학과 학술교류와 협력을 했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김책공대의 홍서헌 총장이 작년 10월 경제고찰단의 일원으로 포항공대를 방문하신 적이 있는데 이 때 장시간 서로의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김책공대가 미국의 시라큐스 대학과 학술 교류를 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포항공대와의 교류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봅니다.

"소프트웨어가 강해야 IT산업도 강해진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대호황을 누리던 정보기술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IT 기업들이 몇 년째 내리막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은 경기 침체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총장님께서는 정보기술 산업이 어려움에 처한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동안 IT산업이 호황을 누렸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것은 메모리나 디스플레이 등 일부 하드웨어 분야에서의 얘기였고, 반대로 소프트웨어 분야는 매우 열악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볼 때는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요성을 너무 늦게 인식한 것이 큰 실책이었다고 생각됩니다.
1970년대 초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로 있을 때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정부에 누누이 설명하고, 정부차원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을 일으켜주기를 건의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우리가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하는 것에만 관심을 쏟다 보니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기초과학 분야를 진흥시키는 일을 등한시했던 것도 지금 IT 산업이 위기를 맞은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반기술이 약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동안 잘못된 벤처 붐으로 거품경제가 생겼던 것이 많은 투자자들을 등돌리게 한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봅니다.

이공계 출신 우대하는 분위기 형성해야
그렇다면 IT산업이 당면한 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은 어떤 것들이 있겠습니까?
- IT분야의 우수한 인력,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 인력을 많이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됩니다.
IT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습니다. 최근 정부도 개인 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오면 그 1/4인 5천 달러가 IT산업에서 창출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만큼 우수한 인력을 키워내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북한의 소프트웨어 분야 우수인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의 과학자들은 기초과학 분야에 특히 강한 데다가, 우리와 언어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고, 일하는 자세도 매우 성실하기 때문에 IT 분야에 비싼 돈을 주고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 많으리라고 봅니다.

최근 이공계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을 놓고 과학기술 산업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이런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들을 내놓고는 있습니다. 정부가 내놓는 방법들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또 총장님께서 생각하시는 해결책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이공계 신입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겠다고 발표하는 등 어느 정도 실효성 있는 정책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공계 전문가를 공직에 많이 진출시킨다는 정책은 현 시점에서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우리 사회에 이공계 출신을 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저는 중국을 수십 번 방문했는데 갈 때 마다 그들의 눈부신 IT 발전에 놀랐습니다. 중국의 IT가 그렇게 발전하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중국 지도자들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최고 지도자와 지도부의 70% 이상이 모두 과학기술 분야의 인재이며, 교육계나 연구계에서도 이공계 전문가가 월등히 좋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도 중국과 같은 정책을 편다면 이공계 기피 현상이라는 것이 생길 리가 없겠죠. 그런데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선 과학기술자들이 정부의 정책수립 기구나 기업의 경영진에 많이 진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될 것입니다.

'Gold In Gold Out', 긍정적 사고를 갖자

총장님의 좌우명이나 생활철학은 어떤 것입니까?
저는 어려서부터 '고진감래'와 '외유내강'의 가훈 아래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가르침들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성경 구절 가운데서는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하는 얘기를 가장 좋아합니다.
이 밖의 생활철학이라고 한다면 '긍정적인 사고와 언제나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매사에 임하자.'는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저는 컴퓨터 강의를 할 때도 GIGO를 'Garbage In Garbage Out(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밖에 안나온다는 뜻의 경구)'으로 가르치지 않고 'Gold In Gold Out'으로 가르칩니다. 직원들에게도 늘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꼭 하시고 싶은 일들은 어떤 것인지 듣고 싶습니다.
지난 9월에 포항공대 총장직을 맡으면서 남은 삶을 포항공대의 발전, 세계 일류대학으로의 도약에 모두 바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또, IT분야에서 남북의 교류와 협력이 활발하게 일어나 남북이 함께 경제성장을 이루고, 통일의 기틀도 마련할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박찬모 총장은...
국내 정보기술 분야의 산 증인, 남북 IT협력 전도사로도 맹활약
1935년 천안 출생. 대학에서는 화학공학을 공부했으며, 1964년 미국으로 건너가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메릴랜드대 전산학과, 한국과학기술원 전자계산학과, 보스톤대 등에서 두루 교편생활을 거친 뒤 1990년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일하기 시작했다. 이후 정보통신대학원장, 소프트웨어기술연구센터 소장, 대학원장 등을 거쳐 지난 9월 제 4대 총장에 취임했다.
박찬모 총장은 후학 양성 뿐 아니라 재미한국과학기술자협회, 재미한인 정보과학기술자협회, 한국시뮬레이션학회, 한국정보과학회, 한국컴퓨터그래픽스학회 등 여러 단체에서도 회장을 맡아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국내 IT산업 발전에 한 몫을 담당해 왔다. 현재는 국제컴퓨터시뮬레이션학회 아태지역 위원장을 맡고 있다.
1990년 남북의 IT 교류·협력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래로 이 분야의 선구자 역할을 해온 박찬모 총장은 북의 정보기술 현황파악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가상현실 분야에서의 남북공동연구를 수행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 왔다. 2000년부터는 통일IT포럼을 만들어 회장으로 이 모임을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정보문화인의 컴퓨터 배우기', '컴퓨터과학기술 입문', '북한의 정보통신기술'이 있으며, 지난 달 '남북정보기술(IT) 교류 협력 사례'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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