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니시스가 최근 강세호 사장 체제로 돌입하면서 통합서비스 전문기업으로 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주력해온 인프라와 서버에 이어 컨설팅, SI, 아웃소싱 등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고 특히 유니시스의 강점 분야로 꼽히는 금융과 항공 분야에 핵심 역량을 더욱 집중하겠다는 것이 이 회사의 기본 전략이다. 한국유니시스의 강세호 사장을 만나 향후 비
전과 전략을 들어봤다.
박시현 기자 pcsw@infotech.co.kr

한국유니시스는 매우 오랜 기간동안 신임 사장 선임 작업을 벌였습니다. 강세호 사장님이 발탁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본사에서는 시스템 벤더로서 이미지가 강력한 한국유니시스를 서비스 업체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적임자의 선임을 놓고 고민했습니다. 무려 1년 2개월동안 사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었다는 사실은 가장 적합한 사람을 뽑겠다는 의지가 얼마나 강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본사에서 바라는 신임 대표가 갖춰야할 조건은 크게 세가지였습니다. 컨설팅 역량과 서비스 사업 경험, IT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력과 리더십이 바로 그것입니다.
전기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하드웨어 기술은 이해하고 있음에도 사업 경험이 없다는 점은 약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삼성SDS에 재직 당시 SI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하드웨어 벤더와 공동으로 일을 한 적이 많아 이 부문의 경험이 전무한 상태는 아닙니다. 특히 삼성SDS에서 컨설팅, 아웃소싱, SI 등 전반적인 서비스에 관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으며, 글로벌 인프라 사업을 벌이고 있는 삼성네트웍스에서는 풍부한 네트웍 서비스 사업 경험을 축적했습니다.

컨설팅 역량, 서비스 경험 풍부
삼성그룹 시장을 겨냥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꾸로 불리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시장을 돌파해 진입하기란 무척 힘듭니다. 삼성도 독자적인 서버 사업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굳이 삼성그룹 시장을 염두에 둔 인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활동 사항을 설명해 주십시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고객과 임직원의 소리를 듣고, 회사의 전반적인 현황을 파악하고 새로운 목표를 수립하는데 노력했습니다. 특히 안팎으로 사업구조를 튼튼하게 하고 회사의 인지도를 높이자는 뜻에서 업라이트 유니시스'Upright Unisys'라는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한마디로 전열을 가다듬은 시기였습니다.

한국유니시스가 지향하는 '통합 서비스 전문기업'이란 무엇입니까
한국유니시스만의 고유한 의미가 담긴 것은 아닙니다. 어느 IT 업체나 품고 있을 아주 기본적인 방향입니다. 처음에는 단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통합 서비스 기업으로 변모한 IT 업체의 일반적인 발전과정은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IBM, HP, 시스코 등도 사업 초기에는 하드웨어 벤더로 왕성한 활동을 했지만, 지금은 솔루션이나 SI 서비스를 비롯해 통합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위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순익 중심의 경영 펼칠 터
현재 서비스 시장에는 한국IBM을 비롯한 종합 서비스 업체를 비롯해 액센추어 등 전문 컨설팅 업체, 그리고 삼성SDS 등 SI 업체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한국유니시스의 이들 업체와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입니까.
출발점이 회사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편입니다. 하드웨어로 출발한 IBM은 하드웨어 중심의 부가가치 서비스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액센추어는 컨설팅 전문업체 출발한 업체답게 그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모습을 보면 궁극적으로 나아가는 방향은 똑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겁니다. IBM이 PWC를 인수해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하거나 액센추어가 SI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한국유니시스도 현재 강점 분야인 하드웨어의 공급에만 머물지는 않을 겁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확장 또는 통합 서비스의 제공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IT 아웃소싱, 보안 서비스 등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최근 IT 업계는 과거 매출 일변도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가치 중심적인 순익 위주의 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덩치 키우기식에서 이제는 선택과 집중으로 순익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얘기죠. 한국유니시스도 이러한 순익 중심의 경영 전략을 펼칠 방침입니다. 현재 한국IBM은 2,500여명, 한국HP는 1,550여명, 삼성SDS는 6~7천여명, LG CNS는 5~6천명의 규모에 이릅니다. 한국유니시스가 이러한 대형 벤더와 규모면에서 경쟁하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한국유니시스에게 이들 업체들은 경쟁자이면서도 협력의 대상입니다.
한국유니시스가 앞으로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꾸면서 하드웨어 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루머일 뿐입니다. 살릴 것은 살린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입니다. 현재 하드웨어는 중요한 캐시 카우(Cash Cow)로서 안정된 이윤 창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처럼 강력한 하드웨어 시스템 기술에 소프트웨어를 더한 부가가치 서비스의 제공에 역점을 둘 계획입니다.

금융, 항공 등 특화 솔루션 주력
이것 저것 다하는 백화점식 사업보다는 강점 분야에 핵심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해 주십시오.
물론 백화점식 사업을 펼치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가장 강한 분야, 또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힘을 집중시킬 것입니다. 작고 여린 다윗이 거인 골릿안을 쓰러뜨릴 수 있었던 것은 급소를 겨냥해 정확한 방향으로 돌파매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금융 분야의 리스크 매니지먼트나 항공 분야의 특화 솔루션, 대형 윈도우즈 서버 등 유니시스만이 보유한 솔루션을 앞세워 정확하게 타깃 시장을 공략해 나갈 방침입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시장 진출 계획이 없으신 것은 아니겠죠.
물론입니다. 강점은 살리되 그동안 진출하지 못했던 분야를 개척하자는 것이 향후 전략입니다. 금융, 항공운송 산업에 이어 새로운 산업 분야의 개척은 유니시스의 핵심 과제입니다.
신규 시장의 개척 방안으로 꼭 유니시스 솔루션만을 고집하지는 않을 겁니다. 유니시스 내부에 없다면 외부에서 구해 제공한다는 방침입니다. 전문 솔루션 업체와 제휴는 당연한 얘기입니다.

한국유니시스의 조직이 한층 젊어진 것 같습니다.
유니시스가 한국에 진출한지 올해가 32년째입니다. 그동안 메인프레임 중심의 하드웨어 사업에 주력한 탓인지 임직원들의 연령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메인프레임 사업을 수행하는데는 숙련된 경험을 지닌 직원이 필요했던 거죠.
그러나 최근 사업 부문을 재정비하면서 각 사업부문을 주도하는 핵심 관리자의 연령이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젊어졌습니다. 또 각 사업본부를 책임지고 있는 최고 임원들의 연령도 40대 초ㆍ중반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물리적인 나이가 아닙니다. 과연 새로운 바람에 얼마나 신속히 적응할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점에서 유니시스가 젊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BPO 시장 공략 적극 나선다
얼마전 본사에서 발표한 '비즈니스 블루 프린팅' 전략의 내용과 이 전략의 발표 의미 등을 말씀해 주십시오.
블루프린팅은 한마디로 조직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컨설팅 방법론입니다. 다시말해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 변화가 IT나 비즈니스 자체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를 분석해 인적자원이나 업무 프로세스, 기술 등 비즈니스 기반을 신속하게 재구성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를 이용해 급변하는 시장이나 기술, 조직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중복되는 기능이나 업무를 대폭 줄일 수 있어 새로운 시스템 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유니시스는 현재 블루프린팅을 기반으로 하는 각 산업별 솔루션으로 14가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금융 분야의 생명보험 및 연금관리시스템, 손해보험시스템, 항공운송 분야의 항공사 예약시스템, 통신 분야의 멀티미디어 메시징 시스템, 공공 분야의 의료복지서비스 시스템 등이 그 예입니다.

한국유니시스는 IT 아웃소싱 시장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시장의 공략을 위해 구사할 전략, 즉 인수합병이나 제휴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국내에서도 최근들어 콜센터, 재무, 회계, 인사 등의 업무를 지원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BPO를 수행할 만한 경험있는 업체나 레퍼런스 사이트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유니시스는 현재 보유한 수표처리나 보험 시스템 등 여러 BPO 비즈니스 아이템을 앞세워 정부기관이나 금융 분야의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유니시스는 이미 중국, 영국, 말레이시아 등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BPO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아웃소싱 시장의 효과적인 공략 방안으로 인수합병 보다는 협력과 제휴에 나설 계획입니다. 현재 아시아나IDT와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합병은 서로 다른 조직문화를 융합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적지 않아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유니시스를 똑바로 세운다
유니시스에 취임한후 모토로 내세운 'Upright Unisys'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주십시오,
우리말로 풀어쓰면 '유니시스를 똑바로 세우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모토의 뼈대는 3가지로 Unique, Initiative, Ready가 그것입니다.
Unique는 유니시스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부문에 역점을 둘 뿐만 아니라 여기에 맞춰 새로운 사업도 발굴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Initiative는 미래의 방향을 올바르게 예측해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며, Ready는 이러한 일을 해내겠다는 임직원의 준비자세를 뜻합니다.
유니시스는 매주 월요일 임원 회의를 열어 강점 확대의 방안을 놓고 논의하고 있으며, 각 사업부별로는 신규 사업의 발굴에 활발한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임직원으로 TFT를 구성해 미래 시장 예측과 주도권 확보, 임직원이나 고객과의 신뢰형성 등에 관한 방안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장기 사업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일단 올해는 1천억원의 매출과 20%의 순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어 매년 20%씩 성장해 2006년에 1,500억원, 2013년에 3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매출 보다는 순익 중심의 경영을 펼치며, 현재 65%를 차지하는 하드웨어 매출 비중을 궁극적으로 30% 수준으로 낮추고 그만큼 서비스 사업의 비중을 높일 계획입니다.

강세호 사장은...
학계와 산업계 두루 정통…톱 연주 실력 수준급

1955년 생으로 연세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학사, 석사)하고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바이오엔지니어링(Bioengineering)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강세호 사장은 학계와 산업계 두루 정통한 인물이다. 시카고 케이스 대학 조교수를 거쳐 연세대 산업대학원 산업정보학과에서 4년동안 강의를 했으며,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겸임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원이며, 명지대학교 기록과학대학원 여가정보학과 겸임교수로도 재직중이다.
산업체 경력은 더욱 화려하다. 전매청 시설국 계획과, 과학기술처 국립종합과학관 연구부에 이어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영자료처리사에서 대표로 3년, 삼성SDS에서는 컨설팅사업부장으로 6년동안 근무했다. 한국소프트창업자문 대표이사와 유니텔 대표 이사, 삼성네트웍스 경영 고문, 에스이 주식회사 사장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전략적 통합정보시스템 구축계획수립 방법론> <사이버 세계로의 초대-300문 300답> < 나는 100일마다 새롭게 태어난다 > <21세기를 지배하는 10대 공학기술> 등이 있다.
취미는 톱 연주, 인라인 스케이트 타기다. 특히 톱 연주는 방송에 출연해 연주할 정도로 수준급이다. 좌우명은 최선을 다하는 프로의 자세와 창조적인 생각을 갖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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