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S코리아는 국내 서비스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핵'이다. LG와 결별하고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EDS코리아는 성장 전략으로 시장의 지평을 흔들만한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는 2005년까지 국내 5대 서비스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도발적인 선언도 서슴지 않는다. 이러한 EDS코리아의 전략은 '한국은 성장 시장'이라는 본사의 시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과연 EDS코리아는 올해 어떠한 '빅 뉴스'를 내놓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광순 EDS코리아 대표이사를 만나 앞으로의 전략을 들어봤다.
박시현 기자 pcsw@infotech.co.kr

EDS코리아가 출범한지 1년이 넘었습니다. EDS코리아의 사업 영역과 지난 1년간의 사업 성과를 말씀해 주십시오.
EDS코리아가 설립된 것은 이미 지난 1996년 7월입니다. 작년 1월에 출범한 것으로 느껴지는 것은 아마 그때 LG와 결별하고 독자적으로 사업에 나섰기 때문일 겁니다. 그동안 EDS코리아는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의 IT 서비스 지원에 주력해 왔습니다. GM코리아나 다우케미칼, 델파이, 피앤지코리아 등의 아웃소싱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EDS의 사업 영역은 크게 4가지입니다. EDS는 전세계적으로 전략 컨설팅 사업본부, 솔루션 컨설팅 사업본부, IT 오퍼레이션 솔루션 사업본부, PLM 솔루션 사업본부 등 4개 사업본부 체제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의 사업을 펼치는 EDS의 국내 법인명은 한국EDS그룹입니다. 한국EDS그룹은 전략 컨설팅을 담당하는 AT커니, 솔루션 컨설팅과 IT 오퍼레이션 솔루션 사업을 맡고 있는 EDS코리아, 그리고 EDS PLM 솔루션 등 3개 법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EDS코리아는 2002년 1월 1일부터 국내 시장에서 독자적인 기업으로 영업을 시작했습니다만 LG와는 비즈니스 관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해서 사업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EDS코리아는 새로운 고객의 개척에 힘써 왔습니다. EDS코리아에게 지난 한해가 국내 서비스 시장의 효과적인 공략을 위한 사업 계획을 마련하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는 원년입니다.

제대로된 아웃소싱 서비스 제공에 역점
특히 EDS코리아는 IT 아웃소싱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IT 아웃소싱 부문의 사업 현황을 말씀해 주십시오.
EDS코리아의 사업 영역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솔루션 컨설팅 서비스와 아웃소싱 서비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가운데 아웃소싱 서비스는 다시 IT 아웃소싱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최근 비즈니스 프로세스 서비스(BPS)로 이름을 바꾼 BPO는 인사, 급여, 회계, 구매, 콜센터 등 일반적인 업무 프로세스 부문의 아웃소싱 서비스입니다. 해외에서는 인사, 급여 등 업무 프로세스를 회사의 핵심 경쟁력 부문이 아니라고 판단, 아웃소싱하는 사례가 매우 많습니다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그렇게 활성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난해 한국EDS그룹은 오는 2005년까지 국내 IT 서비스 시장의 5위권 진입을 선언했습니다. 어떻게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현재 한국EDS그룹이 추진중인 전략이나 향후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5위권 진입 선언은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을 뿐입니다. 특정한 숫자대로 꼭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 굳건히 자리를 잡겠다는 의미가 오히려 큽니다. 현실적으로 현재 EDS코리아가 벌이고 있는 컨설팅과 SI 사업만으로는 이러한 목표 달성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대규모 아웃소싱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면 달성하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 몇백억원 규모의 아웃소싱 사업 하나만을 수주하면 매출은 순식간에 늘어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EDS가 소중히 여기고 있는 것은 이러한 매출규모가 아닙니다. 제대로 된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EDS의 철학입니다.

인수합병으로 성장 엔진 달 것
EDS코리아는 국내의 SI 업체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그렇습니다. EDS 본사는 한국 시장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은 성장 시장이며, 이러한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인수합병이나 제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본사의 판단입니다. 갈수록 커지는 시장에서 점진적인 성장이 아니라 단번에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EDS에게 인수합병만큼 좋은 방안은 없는 거죠. 그렇다고 꼭 인수합병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전략적 제휴를 추진중인 파
트너가 매우 많습니다. 이미 MOU를 맺은 곳도 있습니다.
현재 추진중인 인수합병이나 제휴가 성사될 경우, EDS코리아는 수백명의 인력을 일거에 확보, 성장 날개를 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올해 안에 그 성과가 가시화됐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인수합병이나 제휴의 대상 기업은.
EDS가 주력하는 4개 사업 영역 부문에서 인정받고 있는 컨설팅이나 SI 업체들이 일차적인 제휴 대상 후보입니다. 4개 사업 영역은 금융, 제조, 소비재 유통, 그리고 항공 등입니다. 당분간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올해 안에 빅뉴스를 만드는 것이 개인적인 희망입니다. 하지만 중소 규모의 기업의 인수합병이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최대 경쟁력은 IT 인프라 관리
EDS코리아가 다른 서비스 업체와 비교해 갖고 있는 경쟁 우위력은 무엇입니까.
EDS는 약점의 보완 보다는 강점을 더욱 강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EDS코리아의 강점은 해외의 선진 모범 사례를 국내에 접목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IT 인프라 관리에 관한한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DS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 제품을 일절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이기종 멀티 벤더 지원면에서 그 누구보다도 객관적인 입장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실제로 EDS의 대단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EDS코리아는 올해 국내의 전문 인력을 대폭 보강해 새로운 조직을 갖출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한국EDS그룹의 전체 인력은 200여명입니다. 이 가운데 EDS코리아는 80여명입니다. 지난해 1월 EDS코리아가 독자적으로 새로 출범할 당시만 해도 경영진의 대부분은 외국인이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에 비즈니스 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경영진으로는 국내 시장의 공략에는 한계가 있다는 내부 평가가 나왔습니다. 한국의 경영진으로 틀을 갖춰야 한다는 문제가 제기된 겁니다. 작년 10월에 신임 사장으로 제가 부임한 것은 바로 이러한 사업 전략에 따른 것입니다. 또 올해 5월 1일 경영진의 100%를 한국인으로 교체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EDS코리아의 경영/조직은 전형적인 매트릭스 구조로 그 틀은 세일즈 그룹(CSE),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CDE(딜리버리), 서비스라인(컨설팅), 솔루션 센터(솔루션 사업부), 글로벌 오퍼레이션 솔루션 딜리버리(GOSD)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경영진 100% 한국인으로 교체
앞으로 IT 시장은 서비스 부문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현재 IT 경기가 매우 침체돼 있는데 IT 서비스 부문은 어떻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3분기에는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 시기는 EDS코리아에게는 위기라기 보다는 오히려 더욱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그룹사를 끼고 있는 SI 업체가 무수히 많습니다. 그런데 이 SI 업체라는 용어는 문제가 있습니다. SI 업체가 아웃소싱 사업을 한다는 것은 이상한 표현입니다. IT 서비스 회사로 용어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가트너는 ESP(엔터프라이즈 서비스 프로바이더)라는 새로운 용어를 내놓았습니다. EDS가 바로 가트너가 말하는 ESP의 전형적인 기업입니다.

우리나라 IT 아웃소싱 시장의 미래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국내 IT 아웃소싱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시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IT 아웃소싱이나 서비스 시장은 발전할 것으로 의견이 일치돼 있는 상태입니다.

아웃소싱 확대, 수익 지향의 합리적 경영이 우선
그렇다면 앞으로 IT 아웃소싱 서비스 시장의 확대를 위해 해결해야할 문제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미 그 문제점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제적인 합리성의 결여'를 꼽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경영목표로 덩치나 규모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재계 순위 몇 위를 따지는 기준이 매출액이나 총자본 아닙니까. 이 때문에 어떤 것을 떼어 내어 다른 곳에 준다는 것을 생각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바로 매출과 인력 규모의 축소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종업원들 조차 대기업이나 은행 등 안정적인 조직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즉 심리적인 저항이 깔려있는 것도 이 시장의 확대를 가로막고 있는 요인입니다.
외형적인 매출보다는 이익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사고에 기반을 둔 경영이 이뤄진다면 자연스럽게 IT 아웃소싱 시장도 확대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대형 그룹사마다 각각 SI 업체를 보유, 이른바 Captive Market(고정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는 관계사가 없는 독자적인 SI 업체나 해외 SI 업체들의 국내 영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최근 현대카드가 삼성SDS와 제휴한 사실을 보고 무척 놀랐습니다. 매우 신선하고 충격적인 소식이었습니다. 국내의 특수한 시장 구조에서 이러한 결정이 쉽지 않았을텐데...어쨌든 앞으로의 방향은 이렇게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Captive Market의 문제는 공정거래법과 같은 법 테두리 안에서 질서를 지킬 수 있다면 허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국내 SI 업체들이 그룹 고객에게 충분한 IT 서비스를 제공하고, 좋은 모범 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요.
EDS코리아에게 그룹사에 소속된 IT 서비스 업체는 방해 요소가 아닙니다. 오히려 전략적인 제휴 대상입니다. 이들 IT 서비스 업체들은 그룹내 고객의 요구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때문에 외부에서 그 해결책을 구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EDS가 국내 IT 서비스 업체와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또 EDS가 비 주력 사업 분야로 삼고 있는 정부나 의료 등의 시장을 국내 IT 서비스 업체와 공동으로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도 제휴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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