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

마이크로소프트가 5월 13일 마침내 64비트 운영체계인 윈도우즈 서버 2003을 출시한다. 또 이 새로운 운영체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64비트 SQL 서버와 개발툴도 동시에 선보인다. 과연 이 새로운 플랫폼이 그동안 기업의 핵심 시스템 시장을 꾸준히 두드려온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에 얼마나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텔의 IA-64 프로세서 기반의 서버 시장이 이번 제품 출시를 계기로 개화할 수 있는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현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을 만나 이번 윈도우즈 서버 2003의 출시 의미와 향후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박시현기자 pcsw@infotech.co.kr

1988년 국내 합작법인으로 시작해 92년 정식으로 한국 지사를 설립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한국마이크로소프트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이번 사명 변경의 배경과 의미는.
ㅡ한마디로 본격적인 한국 기업으로 위상을 확립하고,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발전에 진정 기여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현재 연구개발 인력을 포함해 400여명의 규모로 성장한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이제는 국적있는 회사로 변신하고, 한국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번 사명 변경은 한국 기업으로 인식을 다지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안에서 한국의 긍지를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서버 시장 판도변화 필연적

5월에 발표할 예정인 64비트 OS 윈도우서버 2003의 출시 의미는.
ㅡ이번 윈도우즈 서버 2003의 캐치 프레이즈는 Do more with Less이다. 저비용, 고효율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최근 금융기관의 CIO와 조찬회를 가졌는데 모두가 경비 절감 방안의 첫 번째로 IT를 꼽더라. ERP를 구축했는데 과연 뭐가 변했느냐는 것이다.
윈도우즈 서버는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 서버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하지만 확장성이나 안정성면에서 끊임없이 공격을 받아왔다. 이번 윈도우즈 서버 2003은 확장성에 관한 논란을 불식, 기업용 솔루션이나 기간 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과 장기적인 경기 침체속에서 생산성 향상과 경비 절감 등 두 마리 토끼를 쫓을 수밖에 없는 기업에게 윈도우즈 서버 2003은 최고의 대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윈도우즈 서버 2003과 동시에 64비트 SQL서버와 개발툴이 출시된다.

윈도우즈 서버 2003이 발표되면 앞으로 서버 시장의 판도는 어떻게 변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계십니까?
ㅡ서버 시장 판도의 변화는 필연적이다. 시간이 문제일 뿐이다. 우리나라는 유닉스 시장 규모가 유난히 큰 국가이다. 현재 전세계 서버 시장의 플랫폼으로 인텔 기반이 90%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82%로 상대적으로 낮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국산 유닉스 서버인 타이컴의 개발이나 삼성HP나 현대전자 등 대기업에서 유닉스 서버 사업을 수행했던 것에서 빚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는 국가적으로 변해야 한다. 인텔 기반의 요소 기술은 국내에서도 개발하고 있지만 유닉스는 100% 수입한다. 국내 IT 산업의 정책이나 TCO 측면에서 윈도우즈 서버로의 이행은 필연적이다.

SQL 서버 절대 경쟁력 갖출 것

또 DBMS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입지는 얼마나 강화될 것으로 보십니까.
ㅡSQL 서버는 99년 7.0 버전이 국내에 출시된 이후 매년 30% 이상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윈도우즈 서버 2003이 나오면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을 제품은 바로 SQL 서버이다. SQL 서버는 기간 시스템 DB로 전혀 손색이 없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앞으로 무엇보다 DBMS 시장에서 절대적인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QL 서버의 경쟁력은 이미 TPC-C 벤치마크에서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그 성능이 입증됐다. 경쟁사들은 가격을 낮춰 대응할 것이다. 모 업체는 이미 가격을 내리고 보안은 강화했다는 내용의 광고를 하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 서버 2003 사업 전략을 소개해 주십시오. 특히 유닉스나 메인프레임의 윈백 전략은. 그리고 하드웨어나 ISV들의 준비 상황도 설명해 주십시오.
ㅡ윈도우즈 서버 2003의 출시 준비 과정에서 가장 주력하는 부문이 바로 협력사들의 준비이다. 하드웨어 벤더 투어, 다양한 세미나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업체들의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3월에 열린 파트너 세미나는 등록 4분 30초만에 마감이 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외부적으로는 각 기업의 전산 담당자 등이 미리 투자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엔지니어, 컨설턴트, 강사는 물론 서적, 교육 코스 등 전반에 걸쳐 준비 작업이 진행중이다.

원래 닷넷 서버에서 윈도우즈 서버 2003으로 제품명을 변경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ㅡ닷넷은 특정 제품의 명칭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를 통해서 컴퓨팅을 할 수 있는 웹 서비스 세상의 기초이다. 특정 제품의 명칭에 넣어 한정적인 의미로 제한하는 것보다 마이크로소프트 모든 제품의 원료로 포함돼 있다는 의미를 강조하고 싶은 뜻이 담겨있는 셈이다.

닷넷 등 웹 서비스가 과연 어떠한 이익을 제공하느냐는 지적이 있다.
ㅡ이미 구축한 ERP, CRM, SCM 등 각 시스템의 연계 방안이 최근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바로 웹은 기업 안팎의 시스템 연계 도구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강화도 3박4일 여행을 가려고 할 때 만일 인터넷으로 숙박이나 음식, 관광 코스 등에 관한 계획을 세우려면 무려 150번 정도 사이트를 옮겨 다녀야 한다. 이런 문제를 웹과 웹의 연동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웹 서비스이다. 웹 서비스는 오프라인 서비스를 대체하는 개념인 셈이다.

웹 서비스는 IT 산업 고성장 무기

웹 서비스 플랫폼인 닷넷의 지금까지의 성과와 향후 전략을 소개해 주십시오. 또 SI업체들과 제휴를 비롯해 서비스 및 솔루션 개발 현황도 설명해 주십시오.
ㅡ지난 2001년 여름 처음으로 발표된 이후 무료 교육, 대학 투어 세미나 등 개발자 지원에 힘써 왔다. 또 SI 협력사들과 제휴해 닷넷 센터를 설립하고, 500개가 넘는 솔루션 파트너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미 공공, 금융 등 각 분야에서 여러 레퍼런스 사이트들이 구축됐다.

IBM이나 썬 등 경쟁사와 비교해 마이크로소프트 닷넷의 장점과 약점을 분석하신다면.
ㅡ승부는 비전의 완성도와 실행 능력에 달려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느 누구보다 경험이나 인력자원이 충분하다.
또 개발자 커뮤니티가 두터운 것도 강점이다. 불특정 다수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컨텐츠와 솔루션도 보유하고 있다. 웹 서비스가 구현될 것으로 보이는 지금부터 18개월 이후에 IT 산업은 또 한번의 고속 성장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5 대란을 계기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고객에 대한 정책적 또는 서비스적인 측면에서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 향후 이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앞으로 어떠한 노력들을 펼칠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ㅡ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부터 신뢰할 수 있는 컴퓨팅(Trustworth Computing)이라는 개념을 앞세워 보안을 위해 전사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이 개념은 지금 전화를 새로운 기술이 아닌 당연한 생활의 한 부문으로 인식하듯이 신뢰할 수 있는 컴퓨팅 환경의 구축을 의미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사건 이후 사이버 보안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관련 자격증 시험에 보안 과목을 추가했다. 또한 보안 사이트를 새로 개편하고 맞춤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좀더 향상되고 적극적인 보안 정책을 펼쳐가고 있다.

협력사와 제휴해 솔루션 제공

윈도우즈 XP는 침체된 PC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윈도우즈 XP의 지금까지의 사업 성과와 향후 제품의 로드맵을 말씀해 주십시오.
ㅡ잘 아시겠지만 PC 시장은 여러 요인으로 침체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윈도우즈 XP는 PC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 역할을 하려고 꾸준히 계기들을 만들어 왔다.
즉 태블릿PC, 스마트 디스플레이, 미디어센터 에디션 등 어메이징 PC가 바로 그것이다. 이같은 발전은 PC3+E(Communication, Control, Computing and Entertainment)를 중심으로 2005년경에 이어질 차세대 윈도우즈인 코드명 롱훈 등으로 또 한번의 컴퓨팅 세상의 발전을 이뤄낼 것이다.

최근 IDC의 조사에 따르면 리눅스의 성장세는 윈도우즈나 유닉스를 위협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향후 운영체계 시장의 판도를 클라이언트와 서버로 구분해 전망해 주십시오.
ㅡ마이크로소프트는 기본적으로 오픈 소스에 반대하지 않는다. 이미 학계, 정부 등 일부 단체에 소스를 공유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할 사실은 리눅스가 결코 무료가 아닌 상용 제품이라는 점과 리눅스 또한 마음대로 차용할 경우 불법복제 단속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리눅스는 근본적으로 유닉스를 대체하는 제품이며, 윈도우즈를 대체하는 제품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EAI, BI 등에 진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신규사업 진출 현황과 향후 계획을 소개해 주십시오.
ㅡ마이크로소프트는 기본적으로 각 분야의 전문 협력사들과 제휴해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각 산업별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EAI, CRM, BI, 그리고 포탈 등 각 영역별 우수 협력사들과 공동으로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BI 세미나 개최할 터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들어 BI 부문의 세미나를 잇달아 개최하고 있으며, 제휴 관계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MS의 BI 전략과 제공중인 BI 솔루션을 소개해 주십시오.
ㅡ비즈니스 인텔리전스는 의사 결정을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강하다. 따라서 전문 BI 애플리케이션 업체들과 협력해 각 업무의 특성에 따라 적합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반영한 솔루션들을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초에 삼일회계법인, 올랩컨설팅과 공동으로 사업계획 및 시뮬레이션에 대한 BI 포럼을 개최했으며, 이어 각 협력사와 마케팅 분석, BSC, 리포팅 등의 주제로 다양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임원급 인사들을 외부에서 대거 영입했습니다. 또 소규모 타깃 세미나들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영업과 마케팅 전략의 변화 및 강화로 해석됩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조직 변화 내용을 비롯해 향후 영업 및 마케팅 전략을 말씀해주십시오.
ㅡ최근 기업고객사업부를 총괄하는 손영진 전무와 금융 부문의 이윤식 이사, 또 개발자 플랫폼 비즈니스 그룹을 이끌 이철희 이사, 그리고 X박스 등 PC 게임 분야 및 마우스와 키보드 등 일반 유통을 담당하는 이승우 상무를 영입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회계연도를 앞두고 닷넷 전략의 완성을 위해 한단계 더 나아가며,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공격적이며 적극적인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Post PC로 평가받는 태블릿 PC의 지금까지의 판매 성과가 궁금합니다.
ㅡIDC의 2002년 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출시 이후 7주만에 전세계적으로 7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태블릿 PC는 앞으로 5년안에 기존의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노트북에 비해 가격은 5% 정도 비싸지만 기능은 더욱 많고 가볍다는 점이 이점이다.
현재 한국마이크로소프트도 사내에서 50대를 사용중이다. 앞으로 3년안에 사내 업무용 PC를 태블릿PC로 대체할 계획이다.

인포메이션위크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520억달러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주요 투자 분야는 Xbox, 비디오 게임 콘솔 , 오토 모바일 네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런 행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말씀해 주십시오.
ㅡ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모바일과 홈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향하는 닷넷 전략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요소 가운데 개인 사용자들이 가깝게 접할 수 있는 부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 전략의 구현에 한걸음 더 가기위한 노력으로 해석해 달라.

"천재도 없고 요행도 없다"

삶과 경영철학은
ㅡ"천재도 없고 요행도 없다"는 말을 경영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조직은 여러 사람이 하나의 팀을 구성해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주어진 자원을 적절하게 운영하며, 경쟁에서 이겨나갈 수 있도록 힘과 뜻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독단적으로 모든 것을 이뤄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자기 한 사람은 대충해도 되겠지라는 생각도 문제이다. 모두가 열심히 자신의 힘으로 가능한 조그마한 변화를 이룩해 나가면 그 조직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고현진 사장은…
1953년생으로 1980년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1981년부터 3년동안 한국은행에 근무했다. 1984년에 한국IBM으로 자리를 옮겨 1994년까지 10년간 재직했으며 1994년 5월부터 4년간 한국썬에서 일했다. 1998년 6월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 기업고객부 본부장을 거쳐 1999년 11월 마이크로소프트 대표 이사사장으로 취임했다.
"천재도 없고 요행도 없다"는 경영 철학을 갖고 있으며, [쟝 크리스토프]를 가장 감명깊게 읽었다고. 전문 경영인으로 나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점을 들어 잭 웰치를 존경하는 경영인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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