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컴퓨팅 추진해 풍요로운 삶의 공간 창출"

대림I&S가 종합건설정보화 전문업체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건축물 정보화 전문업체인 아이씨티로를 최근 합병하면서 특화 분야인 건설정보화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슈로 떠오른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 구현을 목표로 하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컴퓨팅을 빌딩이나 아파트 등 건물에 적용해 좀더 쾌적하고 풍요로운 삶의 공간을 창출하는 것을 미래 전략으로 세우고, 여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이씨티로의 대표이사였던 김영복 사장에게 내부 관리 업무를 맡기고, 이제는 외부 업무와 전략적인 업무를 수행중인 대림I&S의 갈정웅 부회장을 만나 대림I&S의 사업전략과 경영관 등을 들어봤다.
"유비쿼터스(Ubiquitous) 컴퓨팅은 인간 생활에 편리함과 쾌적함을 제공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우리가 원하는 제품을 사려고 할 때 시장이나 백화점에 직접 나가지 않아도 다양한 네트웍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빠르고 간편하게 제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이는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의 경계가 더 이상 무의미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공간이 네트웍을 통해 자연스럽게 생활공간으로 편입되는 것이다. 건설회사가 만든 건축물이라는 현실 공간에 IT업체들이 구현하는 가상공간이 결합되면서 새로운 유비쿼터스 공간이 탄생하고 있다"
갈정웅 부회장이 얼마 전 한 일간지에 기고한 글의 일부 내용이다. 이 글을 인용한 까닭은 앞으로 대림I&S가 가는 길을 이만큼 잘 보여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해서이다.
갈정웅 부회장은 지난 3월 창립 6주년 기념식에서 "신이 현실 세계를 창출했다면, 인간은 사이버 세계를 만들었다. 빌딩, 아파트 등 건물에 사이버 세계를 넣어 제 3의 유비쿼터스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종합건설정보화 전문업체로 자리매김
대림I&S가 최근 건축물 정보화 전문업체인 아이씨티로를 합병한 것도 바로 이러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갈정웅 부회장은 "아이씨티로와의 합병은 대림 I&S가 종합건설정보화 회사로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위한 장기 전략의 하나로 추진한 것이다. 지금도 대림I&S는 건설정보화 사업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와 앞선 기술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림 I&S는 이번 합병으로 기존 건축물 정보화 사업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대림의 오프라인 사업과 아이씨티로의 온라인 사업 영역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최근 이슈로 떠오른 유비쿼터스 공간 창출 부문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번 합병의 의의가 있다"며 그 배경을 설명한다.
아이씨티로(icitiro)는 토탈 인터넷 서비스(TIS), 인텔리전트 빌딩시스템(IBS), 인텔리전트 홈 서비스(IHS) 등에 주력하는 건축물 정보화 회사로 기존 건물을 첨단 정보화 시설로 변화시켜주는 것을 핵심 업무로 하고 있다. 단순한 주거 개념의 기존 건물을 네트웍을 통해 쾌적하고 풍요로운 삶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켜주는 것이 바로 이 회사의 일이다.
아이씨티로는 대림정보통신 시절인 지난 1999년 설립한 회사로 아파트 정보화 분야에서는 누구나 알아주는 업체였다. 대림산업의 아파트 브랜드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e편한 세상이 바로 아이씨티로의 기술력이 낳은 첨단 정보화 아파트의 대표작이다. e편한 세상이라는 브랜드의 등장은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인터넷 아파트의 보급을 촉발시켰다.

중견 SI업체, 사업 특화에 사활 걸려
대림I&S가 이처럼 건설정보화 부문에 집중 투자하기로 한 것은 반가운 사실이다. 그룹사마다 너나 할 것 없이 SI 회사를 만들어 놓고 이것저것 다하는 우리나라의 시장 환경에서 특화된 솔루션으로 승부를 거는 회사가 그리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SI 업체들은 계열사인 선점(Captive) 시장에서 이윤을 창출하고 있으며, 외부 SI 시장에서는 수익성이 없는 사업을 하고 있다. 외부 SI 사업에서 남는 것이 거의 없다는 얘기이다. 계열사의 수요에 힘입어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고 있는 대규모 SI 업체와는 다른 사업 환경에 처해있는 중견 업체로서는 특화된 영역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갈정웅 부회장이 평소에 생각해온 중견 SI 업체의 바람직한 방향이다.
갈정웅 부회장은 "갈수록 SI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대림 I&S와 같은 중견 SI 업체들에게는 전문성 확보가 사활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대림 I&S가 건설 정보화에 더욱 더 핵심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아이씨티로와의 합병도 결국은 건설 정보화 전문업체로서의 강점을 극대화 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추진된 것이다. 대림 I&S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한 건설 정보화 분야에서 다른 어떤 기업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대림I&S가 이처럼 건설정보화 전문업체를 표방한 것은 앞으로 이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갈 부회장은 "국내 건설 분야의 IT 시장은 발전 가능성이 높다.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주택을 비롯한 건물정보화는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건설업체들은 이 분야에 관심을 돌리게 될 것이며, 건설 IT 시장은 이에 힘입어 성장할 것"으로 설명한다.

지식경영솔루션도 강점
대림I&S가 건설 정보화 전문업체를 지향하게 된 것은 대림I&S가 1975년 대림산업 정보사업부를 모체로 출발, 각종 정보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립됐다는 역사 때문이다.
갈 부회장은 "대림I&S는 건설 분야의 정보화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특히 1999년 자체 개발한 e-Novator 솔루션은 대림I&S의 핵심 노하우와 기술력이 낳은 국내 대표적인 건설 전문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솔루션의 최대 강점은 국내 대표적인 건설사인 대림산업의 실제 업무 적용으로 검증을 마쳤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대림I&S는 e-Novator 외 또다른 건설정보화 솔루션들도 개발중이다. 미래 전략인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적용한 이 솔루션들은 앞으로 2년 후에는 가시화될 것이라는 갈 부회장의 설명이다. 이미 대림이 대방동에 마련해 놓은 건설정보화 시범 모델인 홈 시어터 시스템은 앞으로 선보일 건설 정보화 솔루션이 무엇인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대림I&S의 건설정보화의 실력을 입증하는 대목 하나. 세계적으로 R&D 투자가 높은 삼성전자가 향후 가전 제품의 개발 방향의 연구 작업의 하나로 주택정보화에 관한 연구를 대림I&S의 주택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한 사실이다.
대림I&S의 건설 정보화 외에 강점으로는 지식경영을 들 수 있다. 갈 부회장의 대림I&S의 지식경영에 관한 자랑이 이어진다. "대림I&S의 강점 중의 하나는 지식경영이다. 1996년부터 시작한 지식경영은 조직의 경쟁력을 크게 끌어 올렸다. 직원들이 업무를 통해 습득한 지식을 다른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이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토록 해 업무의 능률을 향상시켜 왔다.
이러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난 1999년과 2000년에 연속으로 한국능률협회가 선정하는 지식경영 대상을 최고 경영자 부문, 기업 부문, 제품 부문 등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개인적으로 1999년에 최고 경영자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아무튼 대림 I&S는 그동안 모범적인 지식경영 실천 기업으로서 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어 왔다. 2000년 제품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대림 I&S의 SIGMA KMS 2000은 국내의 대표적인 지식경영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대림I&S가 쟁쟁한 7개 SI 업체를 제치고 서울도시철도공사의 그룹웨어 구축 프로젝트의 사업권을 따낸 것은 대림I&S의 지식경영솔루션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또한 8만 사용자 규모의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농심, 지역난방공사 등의 잇단 수주도 마찬가지이다.

철학이 있는 경영
갈정웅 부회장은 경영 철학에 관한 얘기를 꺼내자 지난 1977년 5대 건설사 가운데 하나였던 대림산업이 아직까지도 건재하고 있는 까닭을 설명했다.
"지난 1977년 당시 우리나라의 5대 건설사는 현대, 대림, 동아, 삼부, 삼한 등이었다. 지금까지 몇 개사는 없어지거나 거의 맥을 못추고 있다. 오직 대림만이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는 데 그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바로 철학이 있는 경영을 했기 때문이다. 집에 가훈이 있듯이 회사에는 기업 정신이 있다. 대림산업을 설립한 수암 이재준 회장께서는 책임감과 성실을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본인도 이것을 철저히 실천에 옮기신 것은 물론이다. 언뜻 보기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경영자가 이것들을 소홀히 하면 회사가 잘 안된다. 여기 저기 빈틈이 많게 된다. 그리고 경영자부터 책임감을 갖고 성실한 자세로 경영을 할 때 직원들도 따라 준다. 이렇게 되어야 회사가 잘 된다"
갈정웅 부회장은 IT와 경영의 접목은 시대적인 추세이며, 특히 e비즈니스가 없는 경영 마인드로는 기업이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CFO나 인사담당자가 CEO로 승진하는 우리나라의 관행에서 이제는 경영 능력을 갖춘 CIO가 CEO로 올라설 수 있는 체제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습관을 길러라"
지난 1977년 대림에서 입사해 올해로 25년째 대림에 몸담고 있는 갈 회장의 A4 용지 한 장에 빼곡히 차여있는 그 이력에서 번쩍 눈에 띄는 것이 있다. M&A 전문가로서 다수의 M&A 저서를 낸 사실이나 경영인으로서 서울대학교 경영대, 대림대학 등에서 후학 양성에 나선 것은 이해되지만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현대시인협회 회원으로 가입중인 사실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갈정웅 부회장이 기고나 집필에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혹시 이러한 숨어있는 경력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기자의 우문일까? 지금까지 8권의 저서를 낸 적이 있는 갈 부회장은 현재 여러 잡지에 연재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갈정웅의 디지털 세계'라는 책을 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갈 부회장은 요즘은 1년에 평균 25권 정도의 책을 읽지만 어느 해인가는 무려 253권을 읽은 적이 있는 독서광이다. "내안에 잠들어있는 거인을 깨워라"라는 책을 좋아한다는 그는 좋은 습관을 기르는 것이 이러한 독서 편력을 낳은 것 같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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