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의 한글화는 우리가 최고”






"소프트웨어의 한글화는 우리가 최고"

한국아이시스 한기정 사장(50세). 그는 올 1월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이자 한국IBM 자회사인 한국아이시스 사장으로 취임했다. 22년여 동안 한국IBM에서 갈고 닦은 실력과 경험을 중소 소프트웨어 전문회사인 한국아이시스에서 마음껏 발휘해 볼 작정이다. 사실 그는 한국아이시스 사장을 제안 받았을 때 다소 망설였다. IT 시장, 특히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경기가 그렇게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보다 자신의 노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는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기로 작정했다. 한국아이시스는 그를 맞아 여러 부문에서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우선 그는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영업매출 확대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별도의 TFT(Task Force Team)을 구성, 회사 내부의 문제점 및 장점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하기 시작했다. 결국 직원들 상호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다는 문제점과 외산 소프트웨어의 한글화 기술이 핵심 역량임을 파악했다. 한 사장은 이에 따라 개별적인 연구 및 개발 위주에서 시스템이나 프로세스를 중시하는 조직체계로 전면 바꿨다. 그래서인지 한국아이시스는 직원들 간의 의사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잘되고 있다는 평가는 물론 매출실적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고 한다. 즉 연구개발 위주의 도서관 같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다소 활력이 넘치는 새로운 회사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기정 사장은 외유내강 형으로 대외적으로는 다소 말이 없는 조용한 분위기의 인물로 평가되고 있지만 주어진 업무에 있어서는 주도면밀하다는 게 그를 잘 아는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국IBM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어떻게 접목시켜 국내 최고의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성장 발전시켜 나갈지 직접 만나본다.
<김용석 편집주간 yskim@rfidjournalkorea.com>

한국IBM에만 22년 근무한 베테랑
한기정 사장은 지난 84년 한국IBM을 첫 직장으로 선택, 지난해 12월 퇴사할 때까지 22년여 동안 오로지 이 회사에만 근무해 온 그야말로 IBM 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조직력이나 영업력, 기술력, 자금력 등 모든 부문에서 다소 열세에 놓여 있는 중소기업, 그것도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주지 않는 환경에서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소프트웨어 시장이 아직은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지만 성장 발전 가능성은 그 어느 것보다 높기 때문에 그 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모험을 하고 싶었다"는 게 그의 변이다.
사실 그는 조용한 성품을 소유한 인물로 대내외적으로 그렇게 두각을 나타내 보이지는 않았지만 한국IBM 재임 시절 영업실적이나 애사심 등 여러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마디로 외유내강 형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인지 그는 그 어느 누구와도 관계가 원만할 뿐만 아니라 단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그를 아는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국아이시스가 그를 영입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그는 조용한 성품을 지녔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에 적합하고, 또한 그 동안 한국IBM에서 경험한 영업력과 추진력을 접목시킨다면 한국아이시스를 그 어느 역대 CEO보다 훌륭한 기업으로 성장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사장은 "한국아이스시는 소프트웨어, 특히 외산 소프트웨어의 한글화 기술은 그 어느 소프트웨어 기업보다 앞서 있기 때문에 이를 핵심 역량으로 십분 활용한다면 성장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감을 내 비쳤다. 특히 그는 영어로 된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한글화 시키는 사업에 핵심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여 강조하기도 했다.
한기정 사장은 한국IBM 재임시절 금융사업본부, SI영업, SMB 서비스, 서비스사업본부, 마케팅, 영업지원본부, 그리고 대형시스템 사업본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 많은 경험을 축적해 왔다. 그는 그가 맡은 업무를 별다른 문제없이 처리했고, 영업실적도 큰 무리 없이 달성했다. 그는 "IBM이라는 조직과 시스템 덕분이다"라며 본인의 노력보다 회사의 시스템 및 브랜드에 더 많은 점수를 주었다.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로 조용한 변신을 추구하고 있는 한기정 사장이 한국IBM에서의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그의 새로운 모험을 해 보고자 열정을 어떻게 접목시켜 한국아이시스를 국내 최고의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성장 발전시켜 나갈지 직접 들어 본다.

"새로운 모험을 하고 싶었다."
한국아이시스를 선택하셨을 때는 남다른 소감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당시 소감과 각오는.
▶우선 한국아이시스를 선택한 것은 CEO로서의 새로운 모험이 값질 것으로 판단돼 지금까지와는 다른 일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한국아이시스는 전체 직원이 80여명 밖에 안 되는 작은 규모의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입니다. 특히 대외 영업보다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게 주력 사업이기 때문에 한국IBM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또한 조직력이나 영업력, 자금력 등 모든 부문에서 그렇게 튼튼한 구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조용한 분위기의 회사이지만 미래 나아갈 성장 발전 방향만 잘 제시해 준다면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CEO로서의 새로운 모험을 해 보고 싶은 충동도 느꼈습니다.
실질적으로 6개월여 기간 동안 운영해온 결과 성장 가능성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다고 판단됩니다.
여러 가지 열악한 환경이지만 한국아이시스의 장점을 충분히 살려 나간다면 그 어느 소프트웨어 기업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해외 SW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
한국아이시스는 그 동안 한국IBM에 너무 많은 의지를 해 온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한국IBM이 대주주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자생력을 키워 독립적으로 성장 발전해 나가는 게 보다 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당연한 지적입니다. 해서 장기적으로 어떻게 해야만 하느냐가 숙제입니다. 그러나 그 동안 유지해 온 사업방향이나 전략을 180도 전면 수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국아이시스가 갖고 있는 핵심 역량을 충분히 살려 나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아이시스는 그 동안 IBM 소프트웨어의 한글화에 주력해 왔습니다. 그만큼 이와 관련 기술력은 그 어느 기업보다 앞서 있다고 확신합니다. 직원들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남다른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동안 주력해 온 사업을 중심으로 외산 소프트웨어의 한글화 등을 통한 새로운 시장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내에서 개발한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를 국제화해 세계 시장에 공급하는 수출정책도 펼칠 계획입니다. 한국아이시스는 한국IBM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제품만 확보하게 된다면 IBM 글로벌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특히 그 동안에는 한국IBM이 공급할 소프트웨어만 한글화 작업을 했지만 앞으로는 IBM 이외의 제품도 한글화해 시장영역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어쨌든 한국아이시스는 영업매출을 두 배 이상 올리겠다는 성장 위주의 목표보다 최고의 품질로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지향해 나가고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아이시스는 한국IBM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왔고, 앞으로도 이에 대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윈-윈 관계는 계속 유지될 것입니다.

상호 커뮤니케이션으로 팀웍 조성
한국아이시스가 현재 가장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는 것은 무엇이고, 이를 개선해 나갈 방법은 무엇인가.
▶비용증가를 최소화 하면서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켜야만 한다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공격을 필요로 하는 영업 전문 회사가 아니기 때문인지 회사 전체 분위기가 도서관 같이 조용합니다. 직원들 간의 상호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한 것 같지 않고요.
해서 개별적인 연구 및 개발보다 업무 프로세스와 팀웍을 중시하는 시스템 조직으로 전체 조직을 바꿨습니다. 특히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동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체계를 바꿨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아이시스는 그 동안 어떤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프로젝트 관리자(PM)와 프로젝트 SE(System Engineer)가 각 팀으로 구성돼 각각 추진해 왔었습니다. 이를 PM과 SE를 Product 그룹 하나로 묶어 프로젝트가 생기면 같이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실 회사 분위기는 사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IBM은 근본적으로 투명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회사의 경영 상태를 직원들이 이해해야만 동참하고 또한 같이 풀어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게 경영철학입니다. IBM의 이 같은 경영철학은 상당히 좋다고 보고, 저 역시 그렇게 실천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6개월여 기간이 지난 지금은 회사분위기가 상당히 좋아졌다는 게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경기보다 경쟁력이 더 이슈
지난해 매출실적과 올 매출 목표는 어떻게 되는지요.
▶지난해 매출실적은 약 55억 원이었고, 약 1억 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영업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올 상반기 실적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큰 변수가 없는 한 목표달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IT 시장은 장기간의 경기불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규모가 작은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더더욱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앞으로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요.
▶경기는 순환된다고 봅니다. 즉 지금이 불황이라면 좋은 시절이 곧 올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따라서 그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를 해 놓는 게 CEO로서의 역할과 책임이라고 봅니다. 장기적으로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결국은 경쟁력이 이슈이지 시장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한편 한기정 사장은 경제학을 전공, 컴퓨터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한국IBM에 입사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한국IBM에서 주어진 업무를 충실히 수행한 것은 높은 평가까지 받았다. 어떻게 보면 무에서 유를 창출해낸 셈이다. 그는 영업에서의 22년, 이와 함께 기술교육도 충분히 받았다. 경영과 경제는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다. 다시 말해 CEO로서의 충분한 교육과 실습을 거친 준비된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의 경험과 노하우를 어떻게 접목시켜 한국아이시스를 성장 발전시켜 나갈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컴퓨터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