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과 성실, 뚝심으로 성장 발전시켜 나갈 것"

ATM(Application Traffic Management) 전문업체인 F5 네트웍스 코리아 남덕우(54세) 지사장. 그는 지난 2004년 2월 이 회사 설립과 함께 지사장을 맡아 3년째 역임하고 있다. F5 네트웍스 코리아는 설립 첫 해를 제외하고 2년 연속 배가 성장을 하고 있다. 설립 당시만 해도 국내 고객들은 F5 네트웍스가 어떤 회사이고, 어떤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지 조차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런 F5 네트웍스 코리아가 2년 6개월여 만에 150여 사이트의 고객을 확보했다. 국내 주요 굵직굵직한 기업들은 F5 네트웍스 제품을 거의 다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F5 네트웍스 코리아가 이처럼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남덕우 지사장의 끊임없는 노력과 성실한 영업 자세가 가장 컸고, 여기에 F5 네트웍스 제품만의 독특한 성능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남덕우 지사장의 상징적인 이미지인 정직과 성실, 그리고 뚝심 등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는 것이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를 처음 대하는 고객들은 다소 무뚝뚝해 퉁명스런 인상까지 받지만 만나면 만날수록 정감이 들고 믿음을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덕우 = 정직」이라는 공식은 아무나 쉽게 만들 수 없다. 남 사장처럼 꿋꿋한 삶을 살아온 발자취에서만 묻어나올 수 있다.
아무튼 남덕우 지사장은 이름도 잘 모르는 F5 네트웍스 코리아를 단 3년여 만에 주목을 받는 글로벌 기업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 시키는데 성공했다. F5 네트웍스 코리아를 어떻게 성장 발전시켜 나갈지 직접 만나본다.
<김용석 편집주간 yskim@rfidjournalkorea.com>

'남덕우 = 정직'
남덕우 지사장은 지난 79년 한국IBM을 첫 직장으로 선택, 이 회사에서만 22년여 동안을 근무했다. 이후 로터스코리아 지사장과 국내 기업인 엠프론티어 사장도 역임(각 2년씩)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그를 한국IBM 출신인 IBM 맨이라고 기억한다. 한국IBM에서의 근무 기간이 길기도 했겠지만 남다른 그의 발자취가 뿌리 깊게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IBM 재임 시절 영업을 주로 맡았었지만 전산실 CIO를 비롯해 시장조사부, 한글지원부, 고객지원부, 그리고 e-비즈니스 솔루션 사업부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무를 맡았었다. 한국IBM 출신 가운데 이 같이 다양한 업무를 두루 맡은 인물은 그렇게 흔하지 않다.
대다수 영업 출신은 하드웨어 서버나 소프트웨어 솔루션 가운데 어느 특정 부문에 집중한 데 반해 남 지사장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그에게 맡겨진 업무는 대개 어렵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에게 맡기면 그 어느 것이든 잘 소화해 내고, 또한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기 때문이었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어려운 업무일수록 더 성공적으로 잘 수행해 낸다고 한다.
실례로 한국IBM은 미 본사의 로터스사 인수에 따른 로터스 코리아 지사장에 남덕우 사장을 발탁한 바 있다. 당시 로터스 코리아는 시장에서의 입지가 점점 약화되고 있었지만 남 지사장은 2년 역임 동안 160% 이상의 높은 매출신장을 기록해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지난 93년에는 한국IBM 전산실 CIO를 맡아 CSI(Customer Information System)라는 프로그램을 개발, 일본을 제외한 아·태 전 지역으로 수출하기까지도 했다. 즉 CSI는 모든 영업과정(제안단계에서부터 계약, 발주, 스케줄, 설치, 빌링 청구, 수금 등)을 일목요연하게 단순화시키고 재정립한 획기적인 프로그램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프로그램이 개발되기 전에는 각 부서별 영업 프로세스가 서로 달라 상당한 혼돈이 있었다고 한다. 참고로 한국IBM은 이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자사 영업업무 개선은 물론 일본을 제외한 아·태지역에까지 수출을 했고, 아직도 로열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덕우 지사장이 이처럼 여러 가지 많은 업무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성실한 업무자세와 끈질긴 노력, 그리고 정직함 등이 함께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를 잘 아는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를 '정직한 사람', '의리 있는 친구' 등으로 불러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한다. 때문인지 그의 주변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맴돌고 있다.

어려운 일을 더 잘 소화
사실 남덕우 지사장은 사실 지난 2004년 2월 F5 네트웍스 코리아를 설립하기 직전 지사 설립 및 지사장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다. F5 네트웍스라는 기업 및 제품에 대해 잘 몰랐기도 했지만, 우선 국내 고객들에게 신뢰를 줄만한 기업 및 제품인지에 대해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글로벌 기업이라면 국내 고객들에게 신뢰를 줄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가 분명해야만 한다는 것이 그의 개인적인 소신이다. 즉 고객을 배려하는 서비스 정신을 바탕으로 한 경영 철학과 관리 시스템 등을 잘 갖춰 놓지 않은 기업은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연봉이나 높은 지위로 유혹할지라도 눈앞의 이익만을 쫓아 살고 싶지는 않다는 게 그의 삶의 철학이자 인생관인 셈이다. 남덕우 사장의 본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다.
어쨌든 남 사장은 지사 설립 6개월여 전부터 F5 네트웍스사의 경영철학, 관리 시스템, 제품의 성능 및 평가, 그리고 국내 고객들의 반응 등에 이르기까지 사전 조사를 철저히 했다고 한다.
F5네트웍스사는 그렇게 큰 규모의 글로벌 기업은 아니지만 관리 시스템이나 제품 성능, 그리고 정도를 추구하는 경영철학 등이 그 어느 글로벌 못지않은 것으로 판단됐다고 한다. 특히 대고객 서비스 정신과 정도경영철학은 본인의 인생철학과도 잘 맞아떨어져 결국 지사장을 수락했다고 한다.

'황무지 개척' 정신으로 영업 펼쳐
F5네트웍스 코리아는 처음에는 사무실과 직원도 없이 영업을 시작했다. 특히 국내 고객들이 F5 네트웍스사나 제품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 남 지사장은 고객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제품 및 성능에 대해 설명을 하고, 납득시켰다고 한다. 그의 뚝심과 끈질긴 노력이 다시 발동하게 된 것이다. 남 지사장은 "황무지를 개척한다"는 심정으로 영업을 펼쳐왔다고 지난 3년여 동안을 한 마디로 잘라 회고했다.
때문인지 설립 첫 해에는 거의 실적이 없었다. 그러나 F5 네트웍스 제품을 테스트용으로 사용해 본 고객들은 3~4개월이 지나 구매계약을 서서히 체결하기 시작했다. 성능에 대한 만족도는 물론 가격도 저렴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설립 이듬해인 작년에는 80여 사이트까지 고객을 확보했고, 올 상반기까지 집계한 결과 두 배 가까이 더 늘어난 150여 사이트를 고객으로 확보하게 됐다. 이 같은 수준으로 고객을 확보해 나갈 경우 올 연말에는 지난해보다 세 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남 지사장은 내다보고 있다.
"불경기 때 더 잘 팔린다"는 남 지사장의 장담이 듣기 좋은 허세로만 들려지지 않았다. 특히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쟁사와는 대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남 지사장은 F5 네트웍스 코리아를 고객을 생각하는 올바른 정신이 있는 회사로 성장 발전시켜 나갈 각오이다. 특히 그는 앞으로 20년 이상을 더 일할 각오로 지사장을 맡고 있다고 한다. 그의 뚝심과 끈질긴 노력은 그 동안 그가 살아온 삶의 발자취처럼 깊게 남을 것 같다. 다음은 남덕우 지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불경기 때 더 잘 팔린다"
F5 네트웍스 코리아가 선전하고 있는 배경은.
▶고객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와 △가격대 성능비이다. 이 가운데 브랜드 인지도는 사실 가장 낮았다. 설립 초기에는 F5 네트웍스사가 어떤 회사이고, 어떤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지조차 잘 모르고 있었다. 때문에 시장개척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어떤 고객은 문전박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1년여 동안 끈질기게 찾아다니며 제품 성능 및 회사에 대해 발표(Presentation)를 수없이 하며 설명과 설득을 하고 다녔다. 특히 테스트용으로 제품을 제공, 고객들이 직접 성능을 시험하도록 했다. 결국 6개월여 가까운 기간 동안 테스트를 거쳐 성능에 대한 검증을 받았다. 즉 그 어느 경쟁제품보다 성능이 앞선다는 것을 인정받은 셈이다.
특히 F5 네트웍스 제품은 인터넷 트래픽 관리(ATM : Application Traffic Management)의 선구자라고 불릴 만큼 전 세계 이 분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ATM 스위치는 '레이어(Layer) 7 스위치'라고도 불리는데, 이 제품은 패킷(Packet)의 헤드만 인지해 전달하는 기존 스위치와는 달리 패킷의 모두(Full)를 인지해 원하는 포트로 전달해 준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특징이자 핵심 기술이다.
즉 ATM 스위치는 애플리케이션, 웹 서비스, FTP, NFS, VoIP, 화상회의 등의 각종 응용 프로그램을 모두 인지해 원하는 포트로 전달해 줄뿐만 아니라 패킷 필터링에 따른 보안 기능, VPN, 모니터링 등의 데이터 분할적재(Load Balancing)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관련 업계에서는 경쟁제품이 없다고 할 만큼 획기적인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F5 네트웍스사는 레이어 7 스위칭 시장에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고, 글로벌 성장률은 50~60% 이상이다. 특히 보안기능 가운데 하나인 VPN(가상사설망)은 완벽하다고 할 만큼 경쟁 제품이 없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SSL(Secure Sockets Layer) 시장에서는 50%를 점유하고 있다.
솔루션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고, 공정한 경쟁만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그 어느 경쟁 제품과의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

F5 제품구매는 4.5배 경비절감 효과
F5 코리아는 국내 네트워크 시장에서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런 만큼 영업행위나 대고객 기술지원 및 서비스 등에서도 남다른 정책을 펼쳐야만 한다고 본다.
▶협력사에 기술지원이나 F5 네트웍스 제품 및 솔루션에 대해 자신감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인원이 몇 명이냐고 반문하신다면 솔직히 아직은 부족한 게 너무 많다.
그러나 작은 규모의 글로벌 기업이지만 24시간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고,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면 다른 장비로 즉각 교체해 준다. 즉 대다수 공급업체들은 장애가 발생한 장비를 수리한 후 원래 장비를 그대로 교체해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F5 네트웍스는 새 장비로 일단 교체해 준 후 문제가 난 장비를 수리 후 교체해 준다.
F5 네트웍스는 특히 전 세계에 4개의 기술지원본부(런던, 시애틀, 동경, 싱가폴)를 두고 있는데, 한국을 지원해 주는 싱가폴에는 한국인이 직접 근무하고 있다.
협력사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예를 들어 1대 1 프리젠테이션이나 세미나 드응ㄹ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고, 협력사들만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경쟁업체와의 경쟁전략은.
▶결국 가격대 성능비와 대고객 기술지원 서비스 만족도라고 본다. 가격대 성능비는 경쟁 제품에 비해 평균 4.5배 정도 높다는 게 고객들의 평가이다. 따라서 대고객 기술지원 서비스 및 기술지원력만 갖춘다면 국내 시장 확보는 그렇게 어렵다고 보지 않는다.

F5 네트웍스 코리아의 가장 큰 현안 문제는.
▶브랜드 인지도가 아직도 낮다는 것이다. 그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좀 더 시간을 갖고 꾸준히 인지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특히 구축 성공사례를 많이 확보, 적극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예를 들어 한국통신, 하나은행, 대한항공, LG전자,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의 기업들이 F5 네트웍스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적극 알랄 계획이다.

F5 네트웍스 코리아는 5년 후 어떤 모습으로 성장 발전할 것으로 보는가.
▶한국 속의 기업으로 성장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IT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그 어떤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다. 아직은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지금은 안정적인 성장구도를 만드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첫 번째 아니면 두 번째로 입지를 분명히 할 것으로 확신한다.

한편 남덕우 지사장은 '아닌 것은 아니다'고 분명히 밝힐 줄 아는 인물로 평가된다. 눈앞의 이익만 쫓아 철새처럼 나다니는 일부 글로벌 기업 지사장들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F5 네트웍스 코리아를 어떻게 성장 발전시켜 나갈지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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