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타솔루션 이병도 클라우드사업부문장

[컴퓨터월드] 데이타솔루션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집중해온 인프라 비즈니스와 SI 사업에 더해, 클라우드 분야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를 위해 올해 초 클라우드사업부문을 새롭게 신설하고 클라우드와 애플리케이션 현대화 전문가인 이병도 상무를 클라우드사업부문장으로 선임했다. 특히 개발자들이 지속적으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쌓고 경쟁력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인사 정책과 교육 시스템을 혁신했으며,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시험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멀티 클러스터 구축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데이타솔루션 이병도 클라우드사업부문장

클라우드 전문화를 위한 전사적 진화

데이타솔루션의 모태는 2010년 오픈베이스의 스토리지 및 검색 솔루션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오픈에스앤에스다. 이후 2016년 오픈베이스의 자회사이자 데이터 분석 비즈니스 전문기업인 데이타솔루션과 합병해 현재의 모습이 됐다. 이후 성공적인 비즈니스 전략과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거쳐, 분사 당시 100억 원 대였던 매출은 지난해 1,000억 원을 돌파했다.

그동안 데이타솔루션은 시스템 하드웨어(HW) 납품 및 개발과 SI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유닉스 기반 HW 제품이 출시되지 않는데다 고객들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대규모 시스템 HW 도입을 선호하지 않게 되면서 기존의 사업 구조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게 됐다. HW 분리발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대규모 HW 도입 사업이 줄어든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저렴한 x86 장비와 오픈소스 기반의 경량화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세가 되면서 고객들이 원하는 바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데이타솔루션은 지난 2018년 기존 사업 영역의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전략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체질 변화에 나섰다. 기존 델 테크놀로지스 제품을 주력으로 한 HW 인프라 중심의 비즈니스에 더해 AWS 기반의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도 적극적으로 수행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역량을 강화해 골드 파트너를 획득함으로써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사업을 시도하거나, 델이 인수한 VM웨어의 제품들을 활용해 가상화 시장과 탄주(Tanzu) 기반의 PaaS 비즈니스도 펼치고 있다.

다만 데이타솔루션의 혁신은 순탄히 흘러가지 않았다. 데이타솔루션이 전사적인 변화를 시도한 시기에 맞물려, 최근 몇 년 사이 IT 개발자들의 폭발적인 몸값 상승과 그에 맞물린 대규모 이직 등 개발자 인력 시장에 혼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데이타솔루션이 신규 비즈니스를 위해 교육한 개발자들은 클라우드 전환을 준비하는 고객사 IT 조직이나 SI 기업들, 그리고 소위 ‘네카라쿠배’로 지칭되는 대형 IT 기업들로 빈번히 빠져나갔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내부 인사 정책을 정비하고 비즈니스 전략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었다.

데이타솔루션은 지난해 7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내부 인사 정책 혁신을 추진했다. 이 혁신의 목표는 역량 있는 개발자들의 유출을 막고 클라우드 중심의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었다. 먼저 개발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학습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회사가 집중하는 클라우드 관련 기술력을 강화하면서도 개발자 본인의 미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학습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또한 올해에는 다양한 부서에서 산발적으로 수행하던 클라우드 관련 인원과 서비스들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 새로운 비즈니스 조직인 클라우드사업부문을 신설했다.

특히 클라우드사업부문장에는 이병도 상무를 새롭게 배치해 혁신의 발판을 다졌다. 이병도 상무는 데이타솔루션이 오픈베이스로부터 독립하기 전에 SI사업부를 이끌었고, 현재의 데이타솔루션으로 자리잡은 후에는 서비스사업본부를 맡아 다양한 금융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온 데이타솔루션의 핵심 인재로 꼽힌다. 데이타솔루션이 보유한 우수한 인력들과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클라우드사업부문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병도 클라우드사업부문장을 만나 데이타솔루션이 그리는 클라우드 사업의 비전을 들어봤다.


클라우드 기업들의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로 자리매김

Q. 클라우드사업부문의 주요 역할은?

올해 신설된 클라우드사업부문은 데이타솔루션이 보유하고 있는 클라우드 관련 역량을 통합해, 클라우드 플랫폼 운영환경을 구축하거나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사가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전환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데이타솔루션은 그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면서 델 테크놀로지스의 HW와 VM웨어 기반의 IaaS를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고, 그 위에서 클라우드 파운드리(CF, Cloud Foundry)와 쿠버네티스(K8s, Kubernetes) 기반의 PaaS를 구축할 수 있는 기술력까지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사가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돕고, AWS 기반의 클라우드 전환 비즈니스 경험과 MS 애저의 골드 파트너 역량을 활용해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 클라우드 환경까지 마련할 수 있다.

또한 애플리케이션 현대화에 필수적인 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MSA, Micro Service Architecture)와 데브옵스(DevOps)에 대해 깊은 이해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이 사용하는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을 PaaS 플랫폼 상에 컨테이너화해 구축할 수 있는 MSA 방법론까지 마련했다. 클라우드 전환을 필요로 하지만 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기업들이, 실제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모든 컨설팅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Q. 클라우드 분야에서 데이타솔루션이 보유한 강점은?

현재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AWS, MS, 구글, 네이버, KT 등 대형 클라우드 벤더(CSP)와 이들과 계약한 매니지드 서비스 사업자(MSP)들이 주도하고 있다.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펼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CSP의 클라우드 서비스 위에서 PaaS까지 개발할 수 있는 인력을 보유하고, 매니지드 서비스 사업을 따내서 수행하려고 한다. 혹은 오픈시프트나 VM웨어 등 플랫폼서비스 벤더의 제품을 통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방식이 있다.

데이타솔루션도 한동안 MS나 VM웨어 등과 높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매니지드 서비스 사업에 주력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건 최종적으로 벤더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사업이며,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규모가 필요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비즈니스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자사가 보유한 인력을 지키기도 힘들다. 따라서 우리는 데이타솔루션이 보유한 강점을 십분 활용해 경쟁력있는 길을 모색하게 됐다.

그동안 금융‧공공‧교육‧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수행해본 결과, 클라우드 사업은 결국 인프라 중심이 아니라 최종적인 서비스를 중심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어떤 인프라와 벤더를 활용하는지가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어떻게 클라우드 환경에 맞게 현대적으로 설계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기존에 운영하던 모놀리식(monolythic) 애플리케이션들은 컨테이너 상에 그대로 올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니, 이를 어떻게 작은 서비스로 쪼개서 MSA를 구축하는지가 문제다. 이러한 고민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클라우드 상에 리프트 앤 시프트(Lift and Shift)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MSA에는 정답이 없다는 점이다. 시스템을 얼마나 작은 서비스로 분할해야 할지 명확한 답이 없다. 너무 작게 분할하면 관리가 복잡해지고, 너무 크게 분할하면 마이크로 서비스의 의미가 없어진다. 그 중간에서 최적의 기준을 찾아야 하는데 경험이 없는 기업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많은 고객사 IT 조직들이 MSA로의 전환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심지어 어떤 고객은 겉보기에만 MSA고 내부 구조는 운영하기 쉬운 모놀리식으로 만들어줄 수 없냐고 묻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데이타솔루션이 MSA에 대해 갖고 있는 깊은 이해와 다수의 경험은 클라우드 시장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현재 클라우드사업본부는 클라우드와 MSA에 잘 모르는 업체들도 MSA 기반 애플리케이션 전환이 가능하도록 코드레벨까지 컨설팅하는 서비스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하려는 SI 업체들이 우리에게 MSA와 관련한 컨설팅을 문의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어떤 기업이든 클라우드와 MSA에 대한 고민이 생겼을 때 언제든 상담할 수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가 되는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데이타솔루션은 클라우드 기업들의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가 되는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
“데이타솔루션은 클라우드 기업들의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가 되는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

개발자 포트폴리오까지 고려한 교육 시스템 마련

Q. 개발자 인력 확보를 위한 가장 큰 변화는?

올해 클라우드사업부문을 신설하면서 사내 다양한 조직에 흩어져있던 클라우드 관련 인력 32명을 데리고 왔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수준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꾸준히 인력을 채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명목상으로는 올해 우리 조직에 개발자 12명 충원이 계획돼 있지만 사실상 무제한 선발에 가깝다. 하지만 요새는 전 세계적인 개발자 구인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IT 대기업에서 인력을 스카우트 해가는 경우도 많아서 기껏 교육시킨 우수 인재들을 뺏기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지난해 인사 정책을 혁신하면서 상당히 개선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자들이 자기 스스로의 스펙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다는 점이다. 개발자들 간의 스터디 프로세스를 새롭게 만들어, 클라우드 부문에서 컨설팅 역량을 보유한 직원들이 개발자라기보다는 교육자에 가깝게 활동한다. 가령 프로젝트 현장에 나가서 목표 서비스 아키텍처를 그리고 스펙을 계산하면, 프로젝트 팀이 습득해야 하는 기술 요소들이 대략적으로 나온다. 그러면 개발자 개개인은 실무에 필요한 기술 요소들을 선택해 학습하고, 장기적으로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나머지 기술 요소들에 대한 습득 플랜을 세워서 지속적인 스터디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예전에 데이타솔루션이 보유하고 있던 개발자 역량 강화 시스템은 사내 교육센터 운영이나 외부 교육기관의 교육비 지원, 회사가 지정한 자격증을 취득할 경우 상점을 부여하는 정도에 머물러있었다. 이런 방식은 개발자 본인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활용해야 하는 부분이다.

반면 지금은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아키텍처와 실전적인 기술 요소들을 분석하고, 이것들을 개발자들이 스스로 선택해 실제 프로젝트에 활용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교육 플랜까지 만들어서 쥐어준다. 장기적으로는 개발자가 가지고 있는 취향과 비전을 고려해 만들어나가야 하는 포트폴리오까지 짜주는 수준이다.

이처럼 효과적이고 강력한 역량 강화 프로세스가 개발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 개발자에게는 클라우드사업부문 신설 후 대기업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이 왔는데, 그쪽으로 이직하면 지금처럼 효율적으로 공부하면서 본인의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수는 없을 것 같아 거절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데이타솔루션의 새로운 역량 강화 프로세스로 확실한 스킬업을 경험하면서, 당장의 돈이 아니라 장기적인 경쟁력과 스펙을 높이고자 남아있는 직원들이 많다.


Q. 클라우드사업부문의 장기적인 목표는?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현재 데이타솔루션에서 가용한 자원들을 모아서 클라우드 멀티 클러스터를 만들었다. 클라우드에 대해 학습하는 과정에서 가장 마련하기 어려운 것은 클러스터가 많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가령 새로운 오픈소스를 시험해보려면 기존 시스템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손댈 수 있는 클러스터가 필요하니, 클라우드 클러스터가 개발자 한 명당 하나씩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클라우드 개발자가 자유롭게 신기술 학습과 실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개발자들이 필요하다면 퍼블릭 클라우드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이지만, 개발자들의 역량 향상이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금은 개발자가 자유롭게 멀티 클러스터를 구성하거나 AWS나 애저 등 본인이 친숙한 퍼블릭 클라우드를 만들어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처럼 전사적인 지원과 강력한 투자에 힘입어, 데이타솔루션 클라우드사업부문은 올해 안에 자생이 가능한 구조를 다지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데이타솔루션의 전체 매출은 1천억 원을 돌파했는데도 클라우드 사업이 기여한 바는 무척 적었다. 하지만 우수한 개발자 양성을 위한 프로세스를 새롭게 다지고 시스템적인 지원도 강화하면서 클라우드 사업의 청신호가 켜졌다.

향후 클라우드사업부문은 CF 및 K8s 기반의 PaaS 구축,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구축을 위한 오픈소스 기술지원, CI/CD, MSA 등 다양한 비즈니스 패키지를 만들고 구독형 서비스(Subscription) 영역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르면 3년 안에 전체 매출의 30% 이상 기여하는 조직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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