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신제수 정보화담당관

[컴퓨터월드] 정부는 지난달 2일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를 출범시켜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에 본격 나섰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국민과 기업, 정부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다시 말해 정부가 독점 공급자로서 일방적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재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 협업하는 국정운영 모델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본지는 이에 따라 각 부처별 정보화 업무를 담당하는 정보화담당관을 직접 만나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을 위한 준비와 계획, 그리고 이후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에 대해 상세히 들어보고자 ‘CIO 초대석’을 개설했다. 첫 번째 인터뷰 대상은 보건복지부 신제수 정보화담당관이다. 선진국으로 진입한 우리나라는 그 어느 때보다 국민 복지 향상을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고, 또한 코로나 대응에 밤낮없이 가장 바쁘게 대응해 온 정부부처가 보건복지부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복지체감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지난 2020년 4월부터 전면 재구축하기 시작해 올해 12월 개통할 예정이다.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들어본다.

보건복지부 신제수 정보화담당관
보건복지부 신제수 정보화담당관

국민 누구나 혜택받는 시스템 구축

- 보건복지부 입장에서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라면.

“디지털 플랫폼 정부의 목표는 모든 국민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의 모든 정보를 연계하고 이어주는 환경을 구축해야만 하고, 특히 사회적 취약 계층인 기초수급대상자, 장애인, 노년층 등 국민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따라서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국가 사회적 및 전체적인 입장에서 디지털 전환 시기에 알맞은 정부 정책이라고 본다.”

“보건복지부는 정부 정책 서비스에 맞춰 구축된 정보시스템만 400여 개에 달한다. 참고로 보건복지부는 사람의 생애주기에 따라 태어나서 사후까지 밀접하게 관련된 정보관리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동수당 등 복지서비스 신청시스템인 ‘복지로’, 어린이집 보육료 등 지원을 위한 ‘보육정보시스템’,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관리시스템,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인 ‘행복e음’,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인 ‘Phis’, 임신육아정보포털, 병원정보시스템, 건강보험관리시스템, 심평원시스템 등이다.”


- 그렇다면 현재 어떤 준비를 하고 있고, 이미 하고 있다면 현재 상황은.

“개인의료정보에 대한 개인별 마이헬스데이터를 연계해 제공하는 마이헬스웨이 연계 서비스 사업(PHR: Personal Healthcare Record), 기초수급대상자 등 사회보장행정데이터를 기초로 해 사회복지 멤버십 서비스를 지원하려고 구축 중에 있다. 또한 사회복지 담당공무원의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AI복지사 기능을 개발 구현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말까지 기존 5개 대형 시스템(행복e음, 범정부, 복지로 포털, 사회복지시설, 사회서비스 전자 바우처)을 3개(사회보장정보시스템, 사회서비스 종합정보시스템, 차세대 복지로)로 통합해 재구축해오고 있다. 즉 공공행정 서비스와 관련된 사회보장 정보시스템(행정망), 민간복지 서비스와 관련된 사회서비스 종합정보시스템, 대국민 서비스와 관련된 차세대 복지로 시스템(인터넷망) 등으로 개편해오고 있다. 다시 말해 기존 시스템은 공무원의 조사‧판정 업무에 중점을 둔 시스템으로 국민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찾아서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공공부조의 현금급여 지급업무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사회서비스 정보는 여전히 사업별로 분산‧칸막이 관리여서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았다. 이에 따라 국민의 복지체감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고 있다.”


민‧관 협력 통한 서비스 제공

- 실질적으로 뭐가 어떻게 달라지는가.

“국민의 복지 체감도가 훨씬 높아지고, 일선 현장의 업무부담도 크게 줄어들며, 민관협력을 통한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데이터 기반 정책 및 사용자 편의성이 크게 강화될 것이다. 즉 복지 수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때 안내해, 몰라서 신청하지 못하거나 신청에 불편이 없도록 개선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복지멤버십 제도를 도입해 복지 서비스 안내를 그때그때 해주고 온라인으로 신청도 받는다. 또한 나의 복지현황(일종의 복지지갑) 제도를 도입해 본인의 복지 현황을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분산된 빅데이터를 정보통계시스템(Data Warehouse)으로 통합해 활용 기반 구축은 물론 이를 정책 결정의 근거 데이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찾아서 알려 주는 복지멤버십 제도의 경우 소득‧재산정보, 사업별 선정기준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별로 받을 수 있는 복지서비스를 찾아 안내해주고 서비스 받도록 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정보연계시스템을 통해 혼인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면 신혼부부 대상 복지서비스별로 A씨의 수급가능성을 판단해 행복주택, 디딤돌 대출 등을 신청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은 어디에 적용하는가.

“우선 사회보장 DW, 즉 빅데이터 활용 플랫폼을 개발해 각종 복지사업 현황을 표와 그래프 형식 등으로 집계 및 분석하는 데 적용한다. 이를 통해 사회보장 빅데이터에 근거한 정책기획 및 연구를 지원한다. 또한 지리정보(GIS)와 결합, 시각화해 활용‧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해 주요 정책 추진 시 중앙 및 지자체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생애주기 및 가구상황 등 주제별 데이터의 지역별 비교, 정책 소외지역 파악, 읍‧면‧동 간 인력배치, 현장 종사자 업무동선 효율화 등 지자체가 직면한 복지 분야의 다양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방안을 제시한다.”

“또한 보건의료 데이터는 방대할 뿐만 아니라 잠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 해서 개별 공공기관에서 분절적으로 보유한 전 국민 보건의료 데이터를 통합하고 개방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즉 보건의료 데이터는 공공 빅데이터 플랫폼 기반으로 구축하고, 민간병원 빅데이터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개인 주도 의료 마이데이터 활용을 활성화시키고, 개방과 활용을 통해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마이헬스웨이 시스템의 경우 투약‧진료이력 등 개인건강기록을 정보주체 본인(스마트폰 앱), 의료진(의료PC) 등 활용 주체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이해관계자와 관계 부처가 협업할 수 있도록 마이헬스웨이추진위원회 및 실무추진단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이미 나의건강기록 앱은 지난해 12월 출시해 투약이력, 진료이력, 국가건강검진 및 예방접종 이력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 중이다.”


2023년 AI복지사 도입

- 2023년 추진 사업 중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AI 복지사 도입을 추진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복지 사각지대라면.

“국가적 복지서비스 등을 당연히 받아야 하는데, 지원을 못 받는 사람이나 계층을 말한다. 즉 여러 가지 복지혜택을 받는 기초 생활 수급자에 반해, 그보다 조금 나은 생활을 하기 때문에 혜택에서 제외되는 차상위 계층의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한 마디로 국가 및 지자체에서 지원해 주는 사회보장정책의 지원을 누락 없이 받을 수 있도록 인공지능 복지사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 내년 정보화 예산은 얼마나 되고, 주로 어디에 사용되나.

“내년 정보화 예산은 약 1,787억 원이고, 전년대비 약 19.2%(288억 원) 증가했다. 주로 사회복지와 보건의료 분야에 사용된다. 즉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완료 후 운영단계 예산과 국민연금 정보화사업(562억 원), 의료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 운영사업(97억 원), 첨단ICT 기반의 차세대 암전문 정보시스템 구축사업(74억 원), 휴폐업의료기관 진료기록보관시스템 구축(61억 원) 등이다.”

한편 신제수 정보화담당관은 지난 1990년 11월 보건사회부 전산통계담당관으로 특별 채용돼 32년째 보건복지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공무원이 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이 없고, 적성에도 잘 맞고 천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그 결과물이 생각대로 서비스될 때 희열을 느낀다고도 했다. 신 과장은 업무처리에 있어서 매우 진중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부 직원 및 타 부서 직원들과의 관계는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어 업무처리를 순조롭게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1월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장 바쁘고 힘든 정부 부처를 손꼽는다면 보건복지부라는 데 의견을 달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신제수 과장은 그 중심의 한 사람으로서 정보화 업무를 무난히 잘 이끌어 왔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신제수 과장은 지난 2017년 12월 정보화담당관을 맡아 보건복지부 정보화 관련 업무를 총괄 지휘하고 있다.


2023년 정보화 예산 1,787억 원

- 정보화담당관으로서 가장 어려웠던 일이었다면.

“첫째는 새로운 업무를 개발해 현업에 적용시키고, 잘 알지 못하는 민간 서비스 라인까지 접목시켜 원활한 대국민 서비스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체제를 갖추는 게 쉽지 않았다. 특히 코로나 발생 후 그때그때 상황을 신속하게 국민에게 알려줘야만 하는데, 자원 및 인력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즉각 대응이 쉽지 않았다. 당시 홈페이지 개발 및 구축을 2주 만에 했는데, 그야말로 밤낮없이 일했다. 둘째는 해야만 할 일들이 산적해 있는데, 또 다른 업무지시가 내려왔을 때였다. 특히 그 업무가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때 누가 해야만 하는지 등에 대한 업무 조정이 어려울 때였다.”


- 어떻게 해결했나. 아울러 CIO로서 가장 자랑할만한 업적이 있다면.

“최대한 업무를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직원들에게는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나?’라며 설득하고 격려했다. 특히 주변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의견을 들었고, 업무 기능을 세분화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고 총괄적으로 처리했다.”

“CIO로서 업적이라면 크게 자랑할만한 것은 없지만 직원들을 대상으로 EA(Enterprise Architecture, 전사 아키텍처) 기반 업무, 즉 복지부의 목표와 요구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IT 인프라 각 부분이 어떻게 구성하고 작동돼야 하는가를 체계적으로 기술하는 작업에 대해 수시로 설명하고 교육했다. 그런 활동은 직원들과의 의사소통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민간 의료기관의 사이버정보보호 관련 정보 공유체계를 마련했고, 진료정보침해센터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정보화 업무 총괄 지휘할 ‘정책관’ 절대 필요

-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라면.

“지난 2018년 전자정부 성과관리 평가에서 우리 부처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을 때 공직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올해는 국무총리 표창도 받았다. 또한 직원들이 예정보다 2~3년 앞서 승진해 다른 부서로 발령받았을 때 뿌듯함을 느꼈다.”


- 이것만큼은 우리 부서가 최고라고 자랑할만한 일이라면.

“정보화사업 검토 협의, 민간의료정보표준화, 정보보호 유출사고 제로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복지부 본부 및 소속 산하기관의 정보화 사업이 연간 300여 종으로 다양하다. 이들을 면밀히 검토해 사업간 중복성, 연계성 등을 고려하면서 총괄적으로 조정하고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 또한 민간 의료정보화에 대한 병원표준화를 기본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으며, 정부 및 공공기관 전체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 중 개인정보 보유율이 80%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 유출 및 정보보안 침해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 정보화 부서의 발전을 위해 이것만큼은 반드시 바꿔야 하거나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보건복지부 조직 전체의 정보화 업무를 총괄 맡아 추진할 정책관(국장급) 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복지부는 정보화 조직 정원은 72명이고, 전산직 현원은 81명이다. 그런데 정보화담당관실에는 저를 포함해 10명이고, 나머지 인력은 다른 지원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 마디로 보건복지 분야의 정보화를 종합적으로 기획 추진해 나갈 수 있는 별도의 지원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데이터 중심의 환경에서는 더더욱 그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신제수 과장은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자’는 게 삶의 철학이자 좌우명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를 아는 주변 관계자들은 그를 두고 ‘공무원들의 표본’, ‘믿고 맡길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한다. 그가 복지부에 있는 한 우리나라의 복지 시스템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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