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업체 SAN․IP컨버전스 등 속속 발표, NI업체도 솔루션․서비스 시장에 눈독

국내 경제 상황이 IMF 당시보다 더 어렵다고 얘기되는 상황에서 네트웍 시장은 불황의 체감지수가 다른 어떤 분야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통신 회선과 장비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IT 시장의 성장을 앞장서 이끌었던 통신 사업자들이 지난해부터 사실상 투자를 중단하다시피 하면서 이 시장의 최대 수혜자였던 네트웍 업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김재철 기자 mykoreaone@infotech.co.kr

상황이 이렇다보니 3~4년 전만 하더라도 가장 큰 성장곡선을 그렸던 네트웍 통합 업체나 장비 업체들에게 지난 1~2년 동안은 가격 경쟁과 인원 감축이 유일한 생존 방안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최근 들어 네트웍 통합 업체 가운데서는 업종 자체를 바꿔버리는 경우도 적잖이 생겨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NI(네트웍 통합) 업체라고 부르면 화를 낸다."는 우스갯 소리가 떠돌아다닐 정도다.

스위치․라우터 시장 갈 데까지 갔다
네트웍 업계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던 지난해까지도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보여 주위의 부러움을 사던 몇몇 장비 업체들도 최근 들어서는 힘든 기색이 역력하다.
한 장비업체 영업담당자는 "지난해까지 좋았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와서 지금 추진되고 있는 BMT에 조금이라도 끼어들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수없이 받는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한 뒤 "하지만 이대로 하반기까지 가다가는 우리도 장담하기 힘들 것 같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런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들어 대형 네트웍 장비업체들은 기존의 스위치, 라우터 사업보다는 고부가가치 솔루션을 바라는 고객의 눈길을 끌만한 새로운 솔루션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고, 네트웍 통합 업체들은 장비 판매보다 솔루션과 서비스 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네트웍 장비 업체들은 스위치와 라우터가 중심을 이룬 전통적인 네트웍 장비 영업보다는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솔루션 쪽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일찍이 시장 공략을 시작한 보안 사업 외에도 최근 들어 IP 컨버전스와 SAN 등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분야.
이들 애플리케이션은 매출 규모 면에서야 과거와 비교할 바가 못 되지만 고수익성 부가가치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고객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분야여서 내로라 하는 네트웍 장비 업체들은 모두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외산 네트웍 벤더 보안시장 최대변수로 부상
네트웍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보안은 네트웍 장비 업체들이나 NI업체들이 일찍부터 눈을 돌렸던 분야다. 각종 바이러스나 해킹 툴들이 네트웍에 부하를 주는 단계로 발전하면서 장비 업체들이 보안 기술 개발을 가속화시킨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들 업체의 보안 시장 공략은 점차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국내 L4 스위치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노텔 네트웍스 코리아는 최근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스위치인 '알테온 애플리케이션 스위치(AAS) 2424'를 출시, 웹트래픽과 애플리케이션 관리 시장 뿐 아니라 분산서비스거부공격(DDoS) 시장 공략에도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알테온의 웹 스위치들은 이전부터 로드밸런싱 뿐 아니라 방화벽 기능에서도 탁월한 성능을 평가받아 온 터여서 'ASS 2424' 역시 시장에서 전문업체들을 크게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노텔은 또한 무선랜 보안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노텔은 지난달 슈퍼컴2003에서 열린 '제6회 수퍼퀘스트 어워드(SUPERQuest Awards)'에 'WLAN 2200' 시리즈를 내놓아 보안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WLAN 2200 시리즈는 무선랜 솔루션 구현 및 핫스팟 환경 구축에 최상의 유연성을 제공하는 솔루션으로써 WLAN 시큐리티 스위치 2250, WLAN 액세스포인트 2220, WLAN 모바일 어댑터 2201, WLAN 모바일 보이스 클라이언트 i2050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 제품은 완전한(full) 로밍, 802.11a 및 802.11b 무선 시그널링 프로토콜, 중앙집중형 무선 아키텍처 및 분산형 무선 아키텍처 등을 모두 지원하고, 권한 기반의 액세스 및 권한이 없는 액세스를 탐지할 수 있으며, 무선랜 통신의 보호 및 관리를 중앙에서 통제하는 장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솔루션들은 공중망 무선랜 사업이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 노텔의 적극적인 시장 공세가 점쳐지고 있다.

네트웍 기술 접목시킨 보안솔루션 속속 등장
기업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엔터라시스네트웍스 코리아는 지난 5월 말 차세대 네트웍 보안과 관련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네트웍 벤더 가운데 보안 분야의 선도업체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엔터라시스는 지난해 칩입방지 시스템인 '드래곤 IPS'를 발표한 이후로 보안 분야에 부쩍 힘을 쏟아 왔는데, 최근 들어서는 업계 최초로 분산 스위칭 아키텍처를 채택한 '매트릭스 N 시리즈', WAN․VPN․방화벽 기능을 제공해 기업의 지사관리에 필요한 네트워킹과 보안을 모두 만족시키는 XSR-3000/4000 시큐리티 라우터, 방화벽 기능을 추가한 XSR-1800 시리즈 라우터 등 보안 관련 제품들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보안 전문업체로서의 회사 이미지를 구축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보안 솔루션 공급으로 독자 영역을 구축해왔던 한국쓰리콤은 보안 기능을 강화한 '수퍼스택3 4400FX'로 네트웍 보안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보안성 높아 안전하게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 광케이블을 지원하기 때문에 스누핑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트래픽 우선순위를 지정할 수 있어 불필요한 트래픽을 제한하고, 인가받지 않은 네트웍 사용자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
방화벽 솔루션인 PIX로 보안 시장에서 나름의 입지를 쌓아왔던 시스코시스템즈 코리아 역시 지난 5월 네트웍 무단침입을 차단하는 14종의 보안제품을 한꺼번에 출시한 것을 계기로 보안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주니퍼 네트웍스는 네트웍 보안 종합 솔루션인 'J-Protect'를 내놓고 보안 시장에 공략에 나섰다. 'J-Protect'는 견고한 설계를 바탕으로 전 장비 및 컨트롤 플레인에 대한 고성능 보호 기능을 제공하며, 확장성과 우수한 퍼포먼스를 지닌 다양한 툴을 통합함으로써 별도의 보안 장비 투자를 최소화고, 운영상의 부담을 줄여주는 이점이 있다.

IP컨버전스 시장서 시스코․어바이어 강세
IP컨버전스 시장 역시 네트웍 장비 업체들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 시스코 시스템즈, 어바이어 등 IP텔레포니 공급 업체들이 먼저 출사표를 던진 이 시장에 최근 들어 쓰리콤, 알카텔, 노텔 네트웍스 등이 속속 뛰어들면서 IP컨버전스는 네트웍 업계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IP텔레포니 분야에 오래 공을 들여온 시스코시스템즈 코리아는 지난 5월 IP텔레포니 임대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바람몰이에 나서다. IP텔레포니 임대 프로그램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전체 IP 텔레포니 솔루션은 물론, 시스코가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전체 구축비가 3천만원 이상이면서 하드웨어 견적가가 전체 프로젝트 비용의 50%가 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최대 5년까지 임대기간을 늘릴 수 있으며, 임대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임대장비의 구입이나 반환, 임대기간 연장 등 고객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시스코는 최근 무선 IP전화기 7920을 비롯해 시스코 IP전화기 7912G와 7902G 등 제품군을 다양화하면서 시장에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데, IP컨버전스 시장이 음성과 IP의 통합 부분에서부터 열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 시장을 우선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다.
어바이어 코리아도 지난달 IP컨버전스 솔루션을 대거 발표했다. 어바이어가 새롭게 선보인 솔루션은 어바이어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어바이어 C460 컨버전스 멀티레이어 스위치 그리고, 어바이어 시큐리티 게이트웨이까지 모두 세 가지. 어바이어는 새로운 솔루션들의 커뮤니케이션과 보안 기능을 강화하는 것으로 차별화를 하고 있다.
특히, 아웃바운드 콜센터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어바이어는 지난 달 CJ텔레닉스와 에어프로덕트 앤 케미칼 코리아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성과를 올려 이 시장에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CJ텔레닉스는 총 350석 규모의 아웃바운드 콜센터 구축 프로젝트이며, 에어프로덕트 앤 케미칼 코리아에는 약 450명 규모의 '어바이어 IP 오피스'를 공급했다.

후발 주자들, 차별화에 구슬땀
시스코와 어바이어가 독주하는 상황이지만 후발 주자들 역시 움직임이 분주하다.
먼저 쓰리콤은 지난 5월 '쓰리콤 IP텔레포니 플래폼 전략'을 공식 발표했다. 쓰리콤의 전략은 기업 고객을 모두 수용하는 IP텔레포니 시스템을 기반으로 중대형 네트웍 시장에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것. 구체적으로는 기간 통신망 급의 소프트스위치와 미디어 게이트웨이 및 NBX 플랫폼을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쓰리콤의 IP텔레포니 솔루션은 중앙에서 본사와 여러 지사를 통합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비용 절감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을 주요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러 지사에 흩어져 있는 음성 및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중앙집중식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어 운영비가 크게 절감된다. 또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종업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고객대응 속도도 줄여준다.
노텔 네트웍스의 IP텔레포니 전략은 전혀 새로운 개념의 장비가 아니라 기존의 시스템에 IP를 추가한 것으로 인식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또, 기존 PBX에서 제공하는 모든 기능을 제공하고, TDM 환경에서와 같은 99.999%의 안정성을 보장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IP -enabled PBX인 '매리디안'을 비롯해 '석세션 CSE 1000' 등의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 노텔은 이미 국민은행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유럽 및 중국 시장 1위의 IP PBX 솔루션 공급사인 알카텔도 최근 국내 IP컨버전스 시장 진출의 시동을 걸었다. 한국알카텔은 타겟 고객층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조사를 진행해 국내 고객들의 IP PBX 및 콜센터 운영현황 등을 파악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모습. 이미 5주간에 걸쳐 국내 협력사를 대상으로 알카텔 공인기술자격(Alcatel Certified Field Expert) 교육을 제공했으며, 이를 통해 9명의 엔지니어를 배출했다.
한국알카텔 측은 자사의 '옴니PCX'가 유럽 및 중국 시장을 휩쓴 IP PBX의 1위 제품이라는 점을 적극 홍보할 계획인데, "시장 진출의 최적기를 맞아 효과적인 시장 개척을 위해 활발한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장비 업체들이 이처럼 IP컨버전스 분야에 많은 힘을 쏟는 것은 IP 망과 음성통신을 통합하는 것이 컨버전스 네트웍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한 장비 업체 마케팅 담당자는 "향후 NGN(Next Generation Network) 시장에서 누가 우위를 점할 것인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된다는 점에서 벤더들의 IP컨버전스 시장 공략은 갈수록 힘을 더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스코, IP SAN으로 브로케이드에 도전장
SAN(Storage Area Network) 시장 역시 네트웍 장비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들어 IT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쪽은 SAN 분야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금융권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SAN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국내 SAN 서비스용 광전송 장비 시장은 약 240억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SAN 시장에 거는 네트웍 장비 업계의 기대는 상상을 초월한다.
SAN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벤더는 단연 시스코다. 시스코는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3월 히다찌 데이터 시스템, HP, IBM과 같은 선두권 스토리지 업체들이 '시스코 MDS9000 시리즈'를 판매하기로 협약을 맺었음을 발표하면서 이 시장의 터줏대감인 브로케이드에 도전장을 던졌다. 시스코는 이 협약을 통해 MDS9000 시리즈가 스토리지 어레이, 테이프 라이브러리, 관리 솔루션, 백업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스토리지 제품들과 솔루션 레벨에서 상호 운용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월에 열렸던 '넷월드+인터롭'에서 MDS9000 IP스토리지 서비스 모듈이 네트웍 스토리지 부문 최우수상을 받는가 하면, 5월에는 EMC와도 협약을 맺음으로써 최근 시장 공략에 부쩍 힘이 실리는 느낌이다.
국내 DWDM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노텔은 '옵테라 메트로 5200', '옵테라 메트로 5100' 등 기존의 DWDM 기술 및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SAN over SONET 기술을 이용한 솔루션으로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EMC, 브로케이드, HP 등 스토리지 전문업체들과 협력하여 시장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최근에는 EMC, 레가토와 함께 여러 곳의 데이터센터들을 하나의 데이터 센터처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고가용성 무중단 업무 솔루션도 발표하는 등 점차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알카텔 역시 지난 5월 비용효율적인 SAN 서비스를 위한 '알카텔 1696 메트로 스팬' 제품을 소개하면서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SAN 재해복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알카텔 1696 메트로 스팬'은 WDM 플랫폼이나 SDH 플랫폼을 활용해 SAN 재해복구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통신망 사업자들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 한국알카텔 측의 설명.
특히, 기존의 재해복구 솔루션이 장거리 원격 미러링을 위해 DWDM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높은 광케이블 임대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반면, 이 제품은 요구 대역폭에 따라 기존에 이미 운용되고 있는 SDH 망의 비어 있는 대역폭을 이용하므로 서비스 사업자에게는 투자비 절감효과를 제공하고, 최종 소비자인 기업 입장에게는 회선 및 장비 임대비용 절약이라는 이점을 가져다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네트웍통합 업체, 수익성 찾기 '비상'
네트웍 통합 업체들 역시 스위치나 라우터처럼 매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장비 판매에서 거의 수익이 나지 않으면서 확실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하면 업종 자체를 전환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한 네트웍 통합 업체 영업 책임자는 "이제 NI 업체들이 전통적인 네트웍 장비 매출에서 나오는 이익으로는 임금이나 그 밖의 회사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도 버거워지는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많은 업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네트웍 관리솔루션(NMS)이다. 자체 개발한 '넷맥스'로 지난해 약 2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인네트를 필두로 KDC정보통신, 데이타크래프트 코리아, 맥컴정보기술를 비롯한 많은 업체들이 이 시장에서 진출해 있다. 전문가들은 NMS 사업이 각광받는 이유로 서비스 사업자 입장에서는 네트웍 인프라를 늘리지 않고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관리솔루션이 요구되고, 네트웍 통합 업체는 네트워킹 분야의 기술과 경험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을 꼽는다.
이 밖에도 무선랜 보안, SAN, 관리 서비스 등 네트워킹 기술이 접목되는 분야에서 어떻게든 수익성을 찾으려는 업체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네트웍 업계의 경기가 워낙 바닥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수익 모델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 상황. 이러다 보니 네트웍과 이외의 분야에서 사업모델을 찾아나가고 있는 업체들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NI는 옛말, 이제는 솔루션 제공업체
3~4년 전부터 솔루션 분야에 투자해 중소기업형 ERP 등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둔 바 있는인성정보는 인공지능형 업무자동화 툴(ICS), 생산 및 일정관리의 새로운 접근방식인 APS 등 다양한 기업용 솔루션으로 영역을 넓힌 상황이다. 최근에는 EXE컨설팅과 제휴를 맺고 SCM 분야에도 진출하는 등 갈수록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또, 하이콤정보통신은 농수산물 후숙창고와 관련된 '하이쿨(hyCool)', 의료 SI 전문 '하이케어(hyCare)', EAI 구축사업 '하이포탈(hyPortal)', 전산 아웃소싱 사업 '하이매니지(hyManage)', PDA 서비스 '하이커넥트(hyConnect)' 브랜드를 만들어 고수익 사업에 집중하는 변화를 단행한 바 있다.
최근 많은 네트웍 통합 업체들이 'NI 전문기업'이라는 이름을 벗어던지려 하고 있다. 에스넷은 소프트스위치 전문업체, 데이타크래프트 코리아는 토털솔루션 전문업체, 인네트는 NMS 전문업체라는 이름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음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달 한국을 찾은 빌 패드필드 데이터크래프트 아시아 신임 CEO는 "하드웨어 마진이 갈수록 낮아지는 상황에서 네트웍 통합 업체들이 솔루션과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2003년 한해는 네트웍 장비 업체들과 네트웍 통합 업체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모색과 도전을 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분야라면 경쟁자들이 대거 몰려드는 상황이어서 과열경쟁으로 여전히 수익성은 바닥을 헤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IP컨버전스나 SAN 같은 분야 또한 올해 당장 수익이 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결코 단기간에 수익 모델을 찾을 수는 없으며, 비전을 가지고 계획 있게 준비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경제 상황 등 외부 환경은 일개 회사의 힘으로 어쩔 수 없지만 내부 환경에서 최대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는 어느 업체 관계자의 말처럼 고객만족, 수익경영을 위한 정책들은 모두 자기 안에 있다.
저작권자 © 컴퓨터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