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부문 _ 은행

수익창출과 대외 경쟁력 강화가 IT 구축의 핵
올국내 은행권의 최대 이슈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과 '바젤 Ⅱ'일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가 최근 국내 주요 은행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일부 은행들만이 추진했던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올해는 더욱더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인 국민은행이 지난해 보류시켰던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본격 추진할 경우 그 파급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분석된다.

40% 이상이 대폭 투자
문제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단순히 하드웨어 서버만을 교체하는, 다시 말해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바꾸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대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솔루션 중심의 차세대 IT 시스템을 지향한다면 이와 관련 시장은 또 다른 양상을 띨 것으로 분석된다. 즉 하드웨어 서버 시장만이 아닌 소프트웨어 솔루션 시장도 그 규모가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례로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은행, 기업은행 등은 하드웨어 서버 교체 중심으로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했거나 구축 중이다. 그러나 올해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본격 추진할 하나은행의 경우 채널 통합, 즉 ATM, 각 지점, 콜 센터, 인터넷 뱅킹 같은 채널들을 하나로 통합하는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어떤 채널이 수익창출과 고객에 대한 편의성이 높은지 등을 분석,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도록 각 채널들을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하나의 시스템처럼 운영 관리 될 수 있도록 구축한다는 것.
어쨌든 은행들이 어떤 방향으로 차세대를 추진하든 올해 은행권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바람은 그 어느 때보다 거셀 전망이다.



바젤 등 솔루션도 비중 커
또한 올해 국내 은행권에서 주목 받을 또 하나의 이슈 가운데 하나는 '바젤 Ⅱ'이다. 바젤 Ⅱ는 2007년 시행을 앞두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일부 대형 은행들을 중심으로 바젤 Ⅱ 솔루션을 구축했거나 구축 중에 있지만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은행들은 이의 구축을 더욱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해 국내 은행권의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는 대형화와 겸업화였다. 겸업화는 이미 시작해 체계를 어느 정도 갖추었고, 대형화는 거의 다 끝났지만 마지막으로 남은 외환은행을 어떤 은행이 인수하느냐가 관건이다.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환은행의 인수합병은 올 상반기 안으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그렇게 되면 은행의 대형화 바람 역시 끝나는 셈이다.
결국 은행권의 올해 IT 투자는 차세대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대고객 서비스 강화를 통한 새로운 경쟁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주요 은행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2005년 대비 2006년 IT 투자예산의 경우 증액과 축소가 각각 똑같이 전체의 40%로 나타났다. 동결시킨 곳도 20%나 됐다.
이 같은 단순 수치만으로 보면 전체의 60%가 축소 또는 동결로 나타나 IT 투자 시장경기가 그렇게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중앙과 지방, 투자 폭 커
그러나 지난해보다 IT 투자예산을 더 늘린 은행들은 40% 이상의 투자 폭을 크게 늘린 반면 축소는 10% 정도의 소폭에 그쳐 결국 은행권은 축소나 동결보다 예산을 상당히 크게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규모가 큰 은행일수록 증액을 결정한 반면 규모가 작거나 지방은행들은 축소 또는 동결시키는 경향이 짙게 나타났다.
IT 투자의 우선순위는 '통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즉 시스템이든 채널이든 그 동안 각 업무 또는 지역별로 운영되던 IT를 하나의 시스템처럼 운영하는데 집중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어 ▲바젤Ⅱ ▲DW/DB ▲CRM ▲그룹웨어 등의 순으로 나타나 대다수 은행들이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예산을 더 많이 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대다수의 은행들은 어떤 특정 제품이나 솔루션을 별도 구매하기보다 프로젝트 단위로 여러 제품을 하나로 묶어 SI업체를 통해 도입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일부 특정 제품이 수명이 다 됐거나 문제가 있어 교체할 경우와 특정한 기능이나 성능을 필요로 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별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C나 주변기기 등은 매년 일정량을 별도 구매하거나 프로젝트 추진 시 같이 묶어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들의 올해 IT 예산은 최하 500억원에서 최고 2,000억원까지 다양한 규모로 나타났다. 아직 예산을 책정하지 못한 은행들이 대다수이다. 그러나 예산을 책정한 은행들의 경우 중앙은행과 지방은행, 그리고 특수은행에 따라 양상이 크게 다르게 나타났다. 즉 중앙은행들은 대다수가 1,000억 원 이상을 책정한 반면 지방은행이나 일부 특수은행의 경우는 600억 원 미만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0억 이상 투자 '45%'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600억 미만은 전체의 약 40%, 1,000억원 이상은 45%, 그리고 600억~1,000억원 미만은 15%로 각각 조사됐다.
2005년의 경우 600억 미만은 40%로 2004년 60%에 비해 20%나 크게 줄었다. 반면 600억 이상 1,000억 원 미만은 2004년 20%에서 2005년은 40%로 20%나 크게 증가했다. 1,000억원 이상은 지난해와 2004년이 독같이 20%로 나타나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한 대형 은행들은 IT에 매년 많은 자금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IT 시스템 구축방식은 대다수 은행들이 공급업체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고, 산업은행을 비롯한 일부 은행들이 아웃소싱을 하거나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은 아웃소싱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은행들이 시급하게 구축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은 차세대 및 신 시스템으로 조사됐다. 이어 ▲바젤 Ⅱ ▲인터넷뱅킹시스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차세대 및 신 시스템 구축과 관련 전체의 60% 이상이 가장 시급히 구축해야만 한다고 응답했다.
바젤 Ⅱ와 인터넷뱅킹시스템은 각각 20%로 나타나 글로벌 표준과 대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한 IT 예산에 집중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이 차세대 및 신 시스템 구축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수익창출과 대외 경쟁력 강화를 들었다.
사업자 선정기준은 BMT와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 등을 가장 먼저 고려하고 있고, 그 다음으로는 ▲사후 유지보수와 ▲가격대비 성능비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몇 년 전에는 BMT와 가격대비 성능비를 가장 먼저 고려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즉 IT 시스템 구축은 단순히 개발 및 구축 단계에서 벗어나 이젠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로 방향을 바꿔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사업자 선정과 관련 브랜드 인지도나 임원진의 의사를 반영시키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기준은 도입 결정에 그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CIO나 실무자들의 의견이 시스템 도입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유연성·호환성을 가장 많이 고려
한편 은행들은 올해 시스템 도입 우선순위와 관련 유닉스와 메인프레임 도입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네트워크 장비 ▲스토리지 ▲보안 장비 등의 순으로 도입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대다수 은행들은 우선순위와 관계없이 필요한 장비를 프로젝트 단위로 일괄 구매하는 경향이 짙게 나타났다. 즉 IT 시스템 구축과 맞물려 필요한 장비를 전체적으로 한 번에 구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설문은 IT 인프라에 대한 조사도 했는데, 호스트의 경우 IBM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은행들이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고, 이어 유니시스와 HP가 각각 20%로 나타났다.
호스트는 과거 몇 년 전만 해도 IBM과 유니시스가 거의 독차지 했었다. 다시 말해 IBM은 그 이전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기는 하지만 여전히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유니시스는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유닉스의 대명사, 즉 분산처리 서버용으로 잘 알려진 HP 기종이 호스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는 호스트 시장을 둘러싼 IBM과 HP의 쟁탈전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프라 가운데 하나인 DB 서버는 썬과 HP, IBM 등 3개 기종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개 기종은 우열을 구분하기 힘들 만큼 고객들의 선호도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DBMS는 오라클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압도적으로 높았다. 사이베이스도 약 20% 정도로 나타났고, UDS나 IMS 등도 사용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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