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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가 증액, 우선 투자 분야는 보안, 네트워크, e비즈니스 인프라 등

2006년 증권 IT 시장은 작년에 비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IT 투자가 절실한 이슈의 출현이 예정돼 있는데다, 작년 증권시장의 호황으로 증권사들의 투자 여력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본지가 지난달 실시한 '2006년 산업별 IT 수요전망' 설문조사에서도 증권사 가운데 75%는 2006년 IT 투자예산을 2005년 대비 늘려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T 예산 증액을 계획하고 있는 증권사 중에서 16% 가량은 40% 이상의 대폭 증액을 고려하고 있어 시장 활성화를 예고하고 있다.
각 증권사 IT 담당자들 역시 올해 IT 시장은 작년보다는 훨씬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T 투자를 이끌 호재가 안팎으로 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내부적인 긍정적인 요소는 투자 여력 증대와 올해가 투자 재개 적정시점이라는 점이다. 대형 증권사들은 지난 99년~2000년 무렵에 몇 백억원 대의 IT 투자를 감행했으나 그 이후 증시 침체와 긴축경영으로 IT 투자를 극도로 자제해왔다. 하지만 2000년 무렵 도입한 시스템의 교체시기 임박과 함께 전략적인 IT 투자를 더 이상 미루기는 힘든 상황이다.
올해는 이런 제반 상황 속에서 투자 여력까지 개선돼 투자재개 적정시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금융 환경 변화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갈수록 금융사별 영역구분은 낮아지고 있어 신규 시장이 열리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신탁업이 작년부터 허용된데 이어 올해는 여타 신규 영역 출현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추세는 새로운 IT 시스템의 도입과 개발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IT 수요 증대를 불러오고 있다.

차세대와 자본시장통합법이 두 축
이러한 환경에서 올해 증권 IT 수요를 촉진할 중심축으로 '차세대 프로젝트'와 '자본시장 통합법' 출현이 첫손에 꼽히고 있다. 작년부터 거론되던 증권사 차세대 프로젝트는 상당수가 올해로 연기돼 올해는 실제 착수로 이어질 것으로 평가된다.
작년 초에도 IT 업계는 증권사의 차세대 프로젝트 착수가 어느 정도 본격화돼 신규 시장 형성을 기대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삼성증권이 작년에 차세대 프로젝트에 착수했고 연말 무렵에는 우리투자증권이 사업자 선정에 나섰을 뿐이다. 여기에 대우증권이 기존 시스템 중심의 차세대 프로젝트가 아닌 인력과 조직, 평가 방법론에 초점을 맞춘 일명 '차기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이들을 제외한 상당수의 증권사는 차세대 착수를 올해로 연기하고 추이를 지켜봤다.



신규 시장 진출 대비에 박차
올해 역시 정확한 착수여부와 시기를 장담할 수는 없으나 작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일단 삼성과 우리증권, 대우증권 등이 출발 테이프를 끊어 경쟁사들 역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M&A를 거친 증권사들의 경우 통합 시스템 구축 시한이 다가와 어떤 식으로든 이후 로드맵을 제시해야하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동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통합시스템 구축 시한이 올해 초로 잡혀 있어 이후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차세대 프로젝트와 함께 2006년 증권 IT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꼽히는 것은 자본시장 통합법이다.
자본시장 통합법은 현재 업종별로 구분된 금융법 체계를 기능별, 상품별 법규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금융규제와 감독시스템의 커다란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가령 증권사의 경우 기존 증권업뿐만 아니라 선물업, 자산운용업, 신탁업 등이 허용돼 종합금융회사로의 도약이 가능하다.
현재 재경부에서 실무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올 상반기 중 입법될 예정이다. 아직 입법 및 세부적인 사항이 확정되지 않아 증권사들의 구체적인 대비 움직임은 시작되지 않았으나 여기에 귀추를 집중하고 있다.

2006년도 IT 투자 예산
대우증권 IT센터 정진늑 팀장은 "자본시장 통합법은 증권업 자체에 사업영역 확장 및 수익원 다양화로 긍정적인 영향을 예상하고 있다"며 "각 회사별로 신규영역 진출 범위, 자산운용사/선물사 인수 여부, 자회사 흡수 통합 문제를 놓고 전략적 선택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략적인 판단에 따른 IT 투자는 불가피해 신규 IT 수요가 다수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증권사 IT 투자예산은 작년과 비교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예산을 2005년 대비 늘리겠다는 답변이 75%로 가장 높았고, 예산 동결 및 축소하겠다는 비율은 각각 12.5%로 나타났다.
이로써 올해 증권사의 전반적인 IT 투자 기조는 작년에 비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IT 예산을 줄이겠다는 증권사들은 작년 원장이관 등의 투자로 일시적으로 높아졌던 예산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경우와 아웃소싱 도입으로 운영비용의 절감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증액 비율
예산 증액비율을 파악해보면 10% 증액이 가장 많았다. 예산을 늘린다는 증권사 가운데 41.7%가 10% 증액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20% 증액은 33.3%에 달했으며 30% 증액은 8.3%로 나타났다. 주목할 것은 40% 이상의 높은 증가폭을 계획하고 있는 증권사도 16.7%에 달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처럼 높은 증가폭은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모두에서 발견된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지난 몇 년간 긴축경영 결과 경영 효율화를 이뤘다는 판단에서 예년 수준의 투자 수준으로 복귀하고 있으며, 중소형사의 경우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나 시스템 콘솔리데이션 등을 계획하고 있어 증가폭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IT 우선 투자 순위
규모와 무관하게 상당수의 증권사들은 올해 보안 부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투자우선순위에서 보안은 46.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보안 부분 투자 강화를 밝힌 증권사들은 대형사부터 중소형 증권사까지 골고루 분포돼 있어 증권사들이 보안 강화에 크게 신경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강화할 보안 영역 역시 로그분석, DB보안, 네트웍 보안, 키보드 보안, PC보안, 내부백본보안, 방화벽 교체, 사이버보안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보안 다음으로는 네트워크 인프라 강화가 44%로 우선순위가 높게 나타났다. 네트워크 인프라 강화는 HTS 업그레이드,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영업점 통신망 개선, 백본 업그레이드 등의 부분에서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비즈니스 인프라 강화도 38.7%로 나타나 높은 우선순위를 보였다. e비즈니스 인프라 강화는 호스트 업그레이드, 홈페이지 재구축, 온라인 서비스 개선 등이 주로 꼽혔다.
시스템 콘솔리데이션은 21.3%로 나타났다. 대형 증권사들이 이미 상당수 시스템 콘솔리데이션을 진행한 점을 감안할 때 여전히 높은 우선순위수치는 후발 증권사들이 당면과제를 시스템 콘솔리데이션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스템 콘솔리데이션은 수치적인 부분에서는 보안이나 네트워크 인프라 강화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지만 프로젝트 규모나 사안의 중요성을 볼 때 증권사의 관심이 집중될 분야로 예상된다.

사업자 선정기준
시스템 구축방식에서는 62.5%가 공급업체와 공동구축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25%는 아웃소싱 방식을 고려하고 있으며 12.5%는 자체구축을 선호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자체구축을 선호하고 소형 보험사는 아웃소싱을 고려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사업자 선정 기준에서는 사후 유지보수 등 서비스를 가장 많이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 선정기준에서 유지보수 등 서비스는 61.5%로 가장 높았고, 가격대비 성능이 56.9%,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이 40%로 그 뒤를 이었다.
BMT 결과는 29.2%로 나타나 서비스나 비용에 비해 크게 고려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브랜드 인지도나 임원진의 의사결정은 15.4%와 4.6%에 그쳐 사업자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업자 선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단 하나의 항목에 대해서는 46.2%가 가격을 꼽아 복수로 고려할 때와는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시스템과의 호환성이 23.1%로 뒤를 이었고 사후 유지보수 등 서비스는 15.4%로 나타났다.

시스템 도입의사
보안, 네트워크 인프라 강화, e비즈니스 인프라 강화 등이 투자우선순위에서 높게 나타난 만큼 HW 시스템 도입의사도 높은 비율을 보였다.
증권사 66.7%가 PC 도입의사가 있다고 답했고, 네트워크 장비 및 보안장비 역시 증권사의 60%가 도입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닉스 서버는 53.3%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투자 금액을 대폭 늘린 증권사들이나 시스템 콘솔리데이션을 고려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유닉스 서버 도입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신규 시스템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 증권사들도 대부분 유닉스 서버 구입을 계획하고 있어 가장 큰 외형을 보이고 있다.
스토리지는 33.3%로 나타났고, NT 서버는 13.3%, 메인프레임 업그레이드는 6.7%로 나타났다.



INTERVIEW쮌
유용환 상무
대우증권 CIO
"증권사만의 특화된 차세대 시스템 구축해야"
올 증권 IT 시장은 작년 증시호황의 기운이 이어져 활발한 움직임이 예상된다. 또한 금융규제 완화가 예상돼 각 증권사들은 IT예산을 늘리고 차세대 프로젝트 등으로 IT 지원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증권 역시 올해 IT 예산을 크게 늘렸다. 작년까지는 IT 조직 혁신 및 내부 문화 개선에 초점을 맞춰 역량 다지기에 주력해왔다. 역량 다지기가 상당 수준에 올랐다는 판단 하에 올해는 훨씬 적극적인 IT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대우증권 유용환 전무는 대우증권뿐만 아니라 상당수 증권사들이 올해 적극적인 IT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99~2000년 온라인이 크게 발전하면서 증권사들은 몇 백억원 대의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고, 작년과 올해가 라이프사이클이 거론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라는 게 유 전무의 설명이다. 시스템 교체 주기 도래는 그동안 적극적인 IT 투자에 미온적인 증권사들이 투자를 재개할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동안 총소유비용(TCO)에 대한 높은 관심과 경기침제로 유지된 긴축재정은 시스템 교체를 오히려 더 촉발 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스템 교체가 TCO 차원에서 오히려 더 유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 상무는 "유지보수 비용과 실제 성능을 고려한 기계교체의 손익을 면밀히 다져봐야 한다"며 "총 비용 측면에서는 시스템 교체가 유리할 수 있어 교체 수요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미 상당수의 마이그레이션이 진행된 점도 시스템 교체 수요를 더욱 촉진시킬 요소다.
유 상무는 시스템 교체주기 도래와 함께 증권사 IT 투자 확대를 가져올 이슈로 증권사 업무영역 확대를 꼽는다. 이미 증권사의 업무 영역이 브로커리지에서 IB, 신탁, 퇴직연금 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나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입법 예정인 자본시장 통합법이 이러한 변화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판단하고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러한 증권사 업무 영역의 확대가 IT 지원을 필요로 하지만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유상무의 판단이다. 차세대 프로젝트를 증권사 여건에 맞춰 풀이해 보면 원장시스템이나 여타 IT 개발 방법론을 바꾸자는 것인데, 은행권의 환경을 중심으로 형성된 현 차세대의 개념이 증권업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은행의 경우 80년대부터의 문제점이 쌓여 이제 새로운 업무가 불가능한 상태지만, 증권의 경우 브로커리지 업무가 지속되고 있고 신규 영역인 온라인 트레이딩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는 등 환경이 크게 달라 차세대에 접근하는 방식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대대적으로 전면 새롭게 구축할 필요성이 은행에 비해 훨씬 낮고 기존 시스템의 확장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증권사의 차세대는 시스템은 기존 시스템 체계를 전면 뒤집어엎는 방식이 아닌 증권사만의 시스템 아키텍처나 방법론의 선진화를 지칭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우증권은 작년 3월부터 '차기 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대우증권의 '차기 시스템'은 IT 시스템은 기본 인프라 영역으로 삼고, 여기에 인력·조직·비용·평가라는 4개 개념이 가미된 구조다. IT 부분은 변경관리, IT 영향평가, 시스템 유지보수 등을 통해 최적의 경영지원이 가능한 여건을 만들어가고 있다. 인력부분에서는 인력에 대한 명확한 플래닝을 통한 육성을, 조직은 이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평가는 현업과 IT간 상호 의사소통을 위한 통로 개설로 정리할 수 있다.
올해 증권시장은 금융규제 완화를 통한 신규 시장 출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유 상무는 "신규시장 출현에 따라 각 증권사의 명암은 전략적인 판단과 함께 이를 지원할 수 있는 IT 역량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IT 역량은 단순히 시스템만을 바꿔서는 달성할 수 없고, IT 조직과 그 구성원, 전체 프로세스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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