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전산정보시스템은 글로벌 경쟁체제를 지향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은행이자 가장 앞선 IT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농협중앙회가 지난달 말 전산정보분사 업무를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IT 자회사' 설립을 최종 결정했다. 농협중앙회는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전산정보분사와 IT 자회사 설립 추진 책임자로 김광옥(52세) 고창군 지부장을 임명해 막중한 책임을 맡겼다. 농협중앙회는 "신설되는 IT 자회사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올해 추진할 IT 혁신 사업을 차질 없이 달성하는데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됐다"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김광옥 전산정보분사장은 농협 IT 역사 36년 가운데 25년여 동안을 함께해 온 산증인이자 대변인이라는 평을 듣는다. 김 분사장 만큼 농협 IT의 구석구석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물은 드물다고 한다. 그의 주요 약력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지난 81년 3월 농협중앙회에 입사, 종합온라인 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농협 정보화 중장기 전략을 세우고 추진했다. 지난 2000년에는 농·축·삼협 전산 통합시스템 구축을 단 6개월여 만에 성공적으로 끝내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는 또 농협 차세대온라인시스템과 농협 IT통합 프로젝트 등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이 같은 공로로 그는 2000년에 국무총리 표창을, 2003년에는 한국 E-비즈니스 대상을 받아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때문인지 그가 전산정보분사장으로 발령됐을 때 모두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고 한다. 냉철한 판단력과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광옥 분사장을 만나 향후 발전 계획에 대해 직접 들어본다.
김용석 기자 yskim@rfidjournalkorea.com

올 상반기에 'IT자회사' 설립
'IT 자회사'를 별도 설립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한 마디로 기존 체계로는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고 있는 전산업무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농협중앙회는 이미 인수한 CA 투신사, 앞으로 인수할 세종증권 등의 전산업무를 비롯해 기존 농협 전산업무까지 하나로 통합·운영 관리하는 것은 물론 미래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산업무를 분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 보다 더 효율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농협중앙회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산업무가 중요한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전산 업무를 분산시키는 게 더 낫다는 판단입니다.

그렇다면 역할 분담은 어떻게 되고, 언제쯤 설립되는지요.
전산업무를 'IT 자회사'와 '전산정보분사'로 이원화 하되 중장기적으로 자회사를 포함한 농협그룹의 IT 기능을 하나로 통합시킬 계획입니다. 즉 농협상호금융과 같이 독자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는 자회사의 IT 기획 및 운영기능을 설립 예정인 IT 자회사와 전산정보분사로 묶을 예정입니다. 또한 IT 자회사는 현재 농협중앙회가 갖고 있는 전산 1센터가 현재 설립 중에 있고, 올 6월 정식 문을 열 예정인 안산 제 2 전산센터의 운영 관리 업무를 맡을 예정입니다. 전산정보분사는 업무 개발 및 백업 센터, 그리고 농협 전체 IT 기획 등을 맡게 될 예정입니다.
IT 자회사는 올 상반기 중에 설립 예정이고, 인력 및 자본금 등의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미정입니다. 다만 인력은 약 1,000명 이상의 규모가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참고로 현재 전산정보분사 인력은 약 650명입니다.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성장 전략
종합금융그룹을 지향하고 있는 농협의 전산투자 현황과 향후 계획은.
농협중앙회는 매년 약 4,000억 원 정도를 IT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고정 투자액만 약 1,350억 원 가량 됩니다. 나머지 금액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추진할 예정인 주요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즉 ▲신용 신시스템 및 채널통합과 관련된 IT 혁신 프로젝트 ▲BPR 시스템 구축 ▲독자카드 시스템 구축 ▲경제통합시스템 구축 ▲바젤 Ⅱ에 대응하기 위한 신용·운영리스크 관리 시스템 ▲제 2 센터 설립 및 시스템 구축 등입니다.
향후 추진계획을 말씀드리면 먼저 2007년에는 앞서 말씀드린 2006년 사업을 계속 추진해 2008년 추석에 정식 오픈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농협중앙회만큼 완벽한 IT 시스템을 구축한 금융기관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사실 신한이나 국민은행도 농협중앙회의 IT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갔습니다.

전산정보분사장은 자율권을 얼마나 갖고 있고, 기업 내에서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지요.
농협중앙회 내에서 분사장 겸 IT 자회사 사장의 직위는 상무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직위나 직급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 사무실도 여느 은행들의 임원들 자리처럼 크고 넓은 소파들로 꾸몄었습니다. 그러나 분사장은 업무를 보고 받고 손님이나 맞이하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 일을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소파를 치우고 간소한 회의 탁자만으로 꾸미도록 지시했습니다. 전산업무와 관련된 부문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분사장이 결정하면 100% 승인을 받게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농협중앙회가 IT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향후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 발전하기 위한 장기적인 포석으로 풀이된다. 즉 농협중앙회의 미래를 책임져야만 할 막중한 업무를 수행해야만 한다. 따라서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고, 또한 누구나 쉽게 추진할 수 있는 업무도 아니다.

김광옥 분사장(1953년생)은 전북 고창 출신으로 고창고, 숭실대 전산과를 졸업하고, 숭실대학원 전자계산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1년 농협에 입사해 전자계산소 사무개선부, 종합온라인과, 기획조사팀, 그리고 전산정보부 전산신용총괄팀 등을 거쳐 2000년부터는 전산정보분사에서 기획관리부장, 금융정보부장, 부분 사장을 역임했다.2004년 고창군 지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2006년 1월 전산정보분사장으로 컴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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