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CRM

영업점에서 캠페인과 비정형분석 가능, 직원들의 고객관리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파악도
국민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전행 고객관리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추진한 통합 CRM 구축 작업을 6개월만인 지난해 12월 완료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총 100억원 규모가 투입된 국민은행의 이번 프로젝트는 모두 17개 과제를 선정, 국민은행만의 차별화된 맞춤형 CRM으로 구현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영업점에서의 캠페인과 비정형분석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국민은행의 통합 CRM은 2,500만명에 이르는 방대한 고객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금융권 뿐만 아니라 전 기업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김정민 기자/jmk@rfidjournalkorea.com

국민은행은 지난 2004년부터 기존 CRM의 재구축에 들어갔다. 그 이유는 당시 국민은행 CRM의 본부캠페인은 미약한 수준이었고, 지점의 CRM은 정형화된 CRM 룰에 의해 일괄적으로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CRM에 대한 이해 부족과 회의적인 시각으로 인해 CRM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또 IT부서와 현업 부서와의 단절로 CRM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것도 재구축의 배경이다.

국민카드 CRM 구축 경험 활용
조정희 마케팅 부장은 "IT 부서는 CRM을 시스템 구축으로만 이해했으며, 현업 부서에서는 CRM에 대한 필요성과 이해 부족으로 실질적인 사용을 하지 않고 있었다"며 재구축의 배경을 설명한다. 국민은행이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 IT부서와 현업부서 직원들간의 CRM에 대한 전면적 이해 재고와 양 부서간의 커뮤티케이션을 통한 협업체계 구축에 가장 역점을 두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2005년 5월부터 대대적인 CRM 정비에 착수하면서 기존 상황을 분석, 파악하는 한편 단절된 IT부서와 현업의 유기적 결합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먼저 조직을 정비하고 부서간 원활한 의사소통망을 위한 협조 체계를 구현했다. 6월부터는 정비된 조직을 기반으로 '전행고객관리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CRM 구현에 돌입했다. 국민은행은 방대하고 산재해 있는 데이터를 통합하기 위해 과거 국민카드의 CRM 개발에 참여했던 인력을 배치했다. 조정희 마케팅 부장 역시 과거 국민카드의 CRM 구축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국민카드 CRM은 2001년 4월부터 2003년말까지 추진된 것으로 콜센터와 e-CRM 등을 포함해 고객관리에 관한 총체적인 CRM으로 구축됐다. 국민카드의 본부용 캠페인 시스템과 e-비즈니스 개인화 마케팅 CRM은 '이티파니'의 분석 CRM 툴을 이용해 개발됐으며, 영업점용 캠페인 시스템과 콜센터 등 나머지 부분은 모두 자체 개발했다. 패키지 솔루션은 일부 적용하고 대부분 기업 환경에 맞도록 자체 개발해 맞춤형 CRM을 구현한 것이다. 당시 다른 카드사들은 고가의 CRM 패키지 툴을 구입하려다 국민카드의 CRM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방향을 수정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100여명 투입해 6개월만에 구축
국민은행의 이 프로젝트에는 비즈니스 업무 전문가와 IT전문가, 컨설팅 인력, SI 구축담당 인력 등 100명 정도가 투입됐다. 여러 시스템에 산재해 있던 기존 CRM을 통합하기 위한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국민은행만의 고유한 CRM, 즉 맞춤형 CRM의 구현이었다. 국민은행의 TFT가 자체 개발한 CRM 방법론을 적용해 비용 효율성과 실제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일명 'KB 전행 고객관리 프로젝트'로 명명된 국민은행의 CRM 구축 작업은 총 17개의 과제를 선정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됐다.
그 과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고객 세분화 및 관리전략은 고객을 현실에 맞게 정의해 재분류하고 세분화했다. 고객군에 따라 관리 기준을 재정립하고, 고객관리활동에 대한 프로세스를 체계화한 것이다.
또한 최적 상품 추천 시스템을 구축해 효과적인 판매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지역 또는 지점별로 특성을 감안한 차별화된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대고객 DM 활동을 체계화해 고객에게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내부적으로는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의 기여도에 부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의 고객보상제도의 개선 기준도 새로 마련했다. 또한 직원들의 고객관리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무엇보다 CRM을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의 구현에 역점을 두었다. 이처럼 실제적인 적용을 할 수 있도록 고객관리와 관련한 KPI 개선과 이를 추진하는 직원들에 대한 성과보상제도를 개선했다. 여기에다 고객정보, 분석, 캠페인 시스템 등 IT 부문을 개선해 고객관리업무가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

가동 1개월, 좋은 반응 나와
국민은행의 CRM은 영업점에서의 캠페인과 비정형분석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으며, 직원들의 고객관리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파악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국민은행의 CRM은 가동된지 1달이 채 안됐지만, 영업점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조 부장은 "각 지점에서 CRM의 최대 구축 효과를 거두려면 최소한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그 기간동안 꾸준히 교육과 의견교환으로 활용률을 높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의 'push'형이 아닌 'pull' 방식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영업점에서 능동적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Interview
조정희 부장 마케팅부
"불필요한 절차와 형식 없앤 것이 조기 구축의 비결"
"이번 전행 고객관리 프로젝트가 불과 6개월만에 완료될 수 있을지를 낙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국민은행 마케팅부의 조정희 부장은 "목표 기한 내에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참여 인력들의 열성과 국민은행만의 기술력 때문"이라고 조기 구축의 비결을 말한다. 특히 과거 국민카드와 장은카드 등의 프로젝트에서 쌓은 CRM 구축의 경험과 노하우는 큰 뒷받침이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당초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적어도 1년 반이라는 기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구축의 시급성과 비용최소화, 효율적 운영 등을 명제로 내건 이번 프로젝트의 추진에 주어진 시간은 단 6개월 뿐이었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은 IT부서와 비즈니스 부서와의 TFT를 구성하고, 1달동안 사전준비 기간을 가지면서 효율적, 능동적, 신속한 CRM을 구현할 수 있는 기반 구축에 최대 역점을 뒀다. 실제로 프로젝트 착수기간동안 '설정한 목표에만 충실하자'는 생각에서 모든 불필요한 절차와 형식은 과감히 없앴다. 또한 서류와 회의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진행과정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분석으로 업무 효율화에 초점을 뒀다.
조 부장은 이번 프로젝트의 성과에 대해 묻자 "직원들의 역량 강화와 협력을 이뤄냈으며, 이는 앞으로 CRM 운영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대답한다. 특히 '인력'은 향후 CRM 운영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사람'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사람', '조직', '교육'의 3박자가 맞을 때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특히 CRM은 고객과의 관계(Reration)가 가장 중요한만큼 지속적인 고객 관리를 위해서는 경력과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조 부장의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한편 조 부장은 "우리나라는 분석을 통한 전략 체계의 개념이 아직 미흡하다"면서 "CRM 뿐 아니라 다른 사업에서도 단순한 현상을 파악, 서둘러 불완전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들었다. 통계와 분석만 전담하는 팀을 별도로 구성하고, 여기서 나온 검증된 자료를 가지고 과학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국내 현실이 안타깝다는 얘기이다.
조 부장은 "앞으로 온라인을 이용한 고객 마케팅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응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힌다. 그는 "이제는 단순히 변화에 적응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미리 변화를 파악, 이러한 흐름에 능동적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작권자 © 컴퓨터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