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스코 RFID 매장관리 시스템

효율적인 매장 레이아웃 및 상품진열 등 지원, 3개월간 순수 국산 솔루션으로 개발
삼성테스코는 지난 2004년 산업자원부와 공동으로 1차 RFID 시범사업을 추진한 데 이어 지난 해 2차 RFID 시범사업자로 선정되어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했다. 특히 이번 사업은 순수하게 국내 RFID 기술만을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RFID 국제 표준 적용가능성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테스코는 RFID기반 지능형 매장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효율적인 매장관리와 고객 만족도 향상, 쇼핑패턴 및 구매패턴 정보 수집, RFID 기술 검증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유진상 기자 jinsang@rfidjournalkorea.com

삼성테스코는 지난 5년간 연평균 67%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지난 해에는 4조 6천억원의 매출을 거둔 대형 유통할인업체이다. 그 규모는 전국 31개 매장, 직원수 8,800여명에 이른다. 삼성테스코는 지난 2004년 1월부터 7월까지 6개월에 걸쳐 1차 RFID 시범사업 컨소시엄을 주관한데 이어 지난 해 2차 컨소시엄 주관사로 선정됐다. 지난 1차 컨소시엄은 제조, 물류, 유통에 이르는 프로세스 처리과정을 검증해 국내 유통물류 산업계에 관심과 필요성을 고취시켰다. 이번 2차 사업은 국내 유통물류산업 환경에 적합한 RFID 적용 모델을 도출하고 직접적인 ROI를 도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 국제 표준을 적극 반영한 적용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고객 동선 등 정보를 CRM에 접목
삼성테스코가 RFID기반 지능형 매장관리 시스템 구축에 나선 이유는 고객쇼핑 동선ㆍ시간ㆍ패턴 등을 파악해 매장 혼잡도를 줄이고 고객 구매 정보 및 체크아웃(Check-Out) 정보, 결재수단 정보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는 고객 성향을 완벽히 이해하여 효율적인 매장 레이아웃 및 상품진열을 도와 궁극적으로는 CRM에 접목해 활용하고자 한 것.
삼성테스코의 권구포 팀장은 "시스템 도입 이전에는 고객이 매장 안에 들어온 후 어떻게 움직였으며, 상품 하나를 고르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리는지, 결재 대기시간은 어느 정도였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다"며, "RFID 카트를 기반으로 한 '지능형 매장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이러한 고객 쇼핑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유통업체들은 POS 시스템 데이터에 의존해 고객 정보를 파악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고객의 구매 상품과 결재 유형에 대한 정보에 한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매장 곳곳에 설치된 비디오를 통해 군집을 분석하고 있다. 이는 고객 동선, 쇼핑시간 등을 파악할 수는 있지만 일부 고객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 때문에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삼성테스코가 이번에 개발된 지능형 매장관리시스템은 누구나 사용하는 쇼핑카트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므로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즉, 삼성테스코는 매장 내 쇼핑카트(100대)와 장바구니(100개)에 RFID 태그를 부착해 고객의 쇼핑패턴 정보를 수집, 추출, 분석함으로써 효율적인 매장 레이아웃 및 상품진열을 도와주고 있다. 삼성테스코의 이번 차세대 지능형 매장 관리 시스템의 구축에는 약 2억 5천만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순수 국내 기술로 구축
이번 2차 RFID 시범사업은 2005년 3월부터 7월까지 진행됐다. 삼성테스코를 주축으로 소프트웨어는 RFID 유통솔루션 개발업체인 리테일테크가 담당했으며, 하드웨어는 RFID 장비 개발업체인 H&T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RFID 리더기/안테나 설계, 분석도구 설계부터 시작하여 RFID 리더기/안테나 개발, 분석도구 개발, 통합 테스트 & 점포 파일럿(Pilot) 등의 개발을 거쳐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서초점에 직접 도입해 약 2개월 동안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권구포 팀장은 "이번 지능형 매장을 위한 매장 관리 및 고객 관리 시스템은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장비를 도입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RFID가 기존에 생각해오던 배송과 상품 운송이 아닌 고객 분석영역에 제공되는 최초의 시도로써, 3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순수 국내 기술로 하드웨어 설비와 시스템을 개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시범사업을 위해 3개사는 워킹 그룹을 결성해 프로젝트 범위 및 관리, 비즈니스 프로세스 등을 정립하고 시스템에 필요한 H/W 및 솔루션을 개발하는 과정을 거쳤다. 태그에는 EPC Global의 태그 데이터 표준인 V1.26을 참조하여 96비트를 기준으로 카트 ID, 매장 코드 등을 입력했다. 또한 리더의 펌웨어(Firmware) 설정 값을 세팅하고 리더와 통신하는 모듈을 개발했다. RFID 리더기는 UHF(900㎒대역)로 개발하는 한편 매장 현장에 적합한 송수신용을 별도로 제작했으며, 유통 매장용 초소형 안테나도 따로 만들었다. 이에 따라 4세트(8개)의 안테나를 연결해 동시에 태그를 인식하도록 했다. 이밖에 다양한 쇼핑 현황 파악 및 통계, 분석을 위한 쇼핑 분석도구도 개발했다.
실제 필드테스트를 위해 리더 10대, 안테나 23세트가 서초점에 설치됐으며, 쇼핑카트와 장바구니 각각 100개에 총 400개의 태그가 부착됐다. 고객들의 쇼핑 편리와 미관을 위해 안테나와 태그는 각각 매대와 카트 하단에 부착했으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30㎝×30㎝ 크기의 RFID 안테나를 10㎝×10㎝으로 축소했다.

간섭현상ㆍ인식문제 해결, 90% 인식률 기록
삼성테스코는 이번 프로젝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의 발생으로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를테면 좁은 공간에 다수의 리더기와 안테나를 설치하자 리더, 안테나, 태그 간 간섭현상으로 태그 인식률이 떨어지고 중복 인식되는 현상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 권구포 팀장은 "테스트할 때에는 리더와 안테나에 인식률과 인식거리 간섭현상에 문제가 없었으나, 매장 적용 시 진열된 상품과 매대 간의 간섭현상, 안테나 위치와 방향에 따른 인식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컨소시엄 3사는 안테나의 위치를 매대 상·중·하단에 설치하는 등 현장에서 태그 부착 방법이나 안테나 튜닝 방법을 달리해 인식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했다. 또한 내부와 외부의 주파수를 달리 사용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다.
각 리더기 및 안테나를 제어해 간섭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미들웨어를 개발, 시간당 주기적으로 주파수를 변경해 각 리더기 제어 및 다량의 데이터를 즉시 처리할 수 있는 필터링 작업 환경을 갖춘 것이다.
권 팀장은 "당초 태그 인식률은 70~80%면 만족할 수준이라고 예상했지만, 그 보다 높은 90%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UHF 대역 리더의 밀집 공간에 대한 적용 노하우를 획득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또 다른 문제는 고객들의 우려였다. RFID 도입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및 보호 문제가 야기됐던 것. 이에 삼성테스코는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시범기간 동안 사업내용을 매장 내에 공고하는 한편, 개인정보를 허가받은 고객에 한하여 성별, 연령 등 두 가지의 정보만을 이용하였다. 또한 RFID를 적용한 카트 및 장바구니와 이를 적용하지 않은 것들을 구분하여 고객들이 선택적으로 RFID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테스코는 이번 사업을 통해 대외적으로 RFID 관련 산업 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국제 표준이 진행 중인 UHF 대역 기술을 이용한 매장 솔루션을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하고 실증했다는 점과 이론적으로만 접근했던 RFID 기술을 실제 매장관리 및 고객관리에 적용하여 그 가능성을 입증한 점 등은 관련 업계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범사업 아닌 실제 활용에 초점
한편, 고객의 동선정보와 레가시 데이터를 연계하여 각 매대별, 고객군집별, 시간대별로 고객의 쇼핑패턴과 상품구매 현황 등을 파악해 실제 고객관리에 활용하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받는 대목이다.
삼성테스코는 고객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데 이 같은 결과를 활용할 계획이다. 권 팀장은 "코너별 구매/방문 순서 및 통로 및 지점에 대한 혼잡성 데이터, POS 고객 대기수, 동선 매핑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매대 상품 진열 범위 및 매장 공간 활용 등 레이아웃 개선, 효율적인 POS 스케줄링 개선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범사업 기간이 짧아 심도 있는 데이터 분석 및 적용 범위 논의가 부족했다. 현재 분석 가능한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을 지속적으로 벌여 매장 레이아웃 변경전과 그 후의 고객 동선 파악 등 정교한 매장 분석 데이터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Interview
권구포 팀장 IS개발팀
"국내 RFID 역량 강화 기반 마련이 가장 큰 성과"
국내 RFID 시장을 평가한다면.
아직 외국에 비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04년부터 국내 민간업체들을 중심으로 RFID 장비를 개발하면서 점차 외산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가고 있다. 유통물류산업은 생산자와 최종 소비자를 연결하는 접점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정보수집 및 분배, 창출의 중심축으로서 RFID를 유통정보 혁명의 무기로 활용하려는 시도들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삼성테스코의 RFID 기반 매장관리 시스템 구축 의미는.
이번 사업은 유통매장 내 고객이 사용하고 있는 카트나 장바구니에 태그를 부착해 이를 인식하는 시스템으로써, 흔히 생각하는 컨테이너, 팔레트, 박스 및 개별 상품 단위로 상품의 종류 및 개수를 파악하는 시스템은 아니다.
이번 시스템 구축의 의미 중 하나는 RFID 장비들이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됐다는 사실이다. 또한 인식률을 85%~90%까지 개선한 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사업의 경험과 역량을 산업계에 전파할 경우 국내 전체 RFID 기술 역량의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RFID 구축 시 유념해야 할 사항은.
RFID는 유통/물류분야에서 물품관리를 위해 사용된 바코드를 대체할 차세대 인식기술로 꼽힌다. 때문에 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부류도 있다. 하지만 이는 큰 오산이다. 'RFID를 활용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개념을 유념해서 프로세스를 검토하고 기술혁신(Innovation)을 해야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향후 10년간 유통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계획은.
올해 말 쯤 핸드폰을 RFID 리더기로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 중이다. 현재 KFT, SKT 등의 이동통신사업자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는 시범사업보다는 실제 활용에 초점을 맞춰 RFID를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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