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는 회선 사업의 부가가치 극대화 위한 것"
UCT 신규시장 창출에 기여, 분사 논란은 KT 특성 몰 이해 때문

대기업 소속 관계사의 SM 사업이 주 매출원인 국내 SI 업체들 사이에서 유독 외주 중심의 매출 구조를 기반으로 SI업체 매출 순위 7위에 올라있는 기업이 있다. 지난해 2,34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KT SI 사업본부이다. 400여명의 인력으로 이만한 매출을 올린 것은 1인당 생산성 면에서도 국내 여타 SI업체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올해는 2,900억원으로 SI 업체 순위 5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익 기반 사업만 수주
KT의 SI 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임덕래 SI 사업본부장은 "지난해 매출규모는 약 30% 정도 성장한 것이다.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특히 100% 외부 시장에서 거둬들였으며, 주 계약 사업자로 사업권 획득 후 각 파트너들에게 일감을 나눠주는 식의 '모자'만 쓰는 여타 SI 업체들의 수주 관행과 비교해 허수 매출이 없다는 점도 자랑할 만하다. 무엇보다도 핵심역량을 확보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분야에 좋은 레퍼런스를 만들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KT SI사업본부가 이렇게 알짜 사업을 하기 까지는 많은 수업료를 지불했다. 2003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면서 기존 SI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익이 없었다. 그래서 전략을 바꿨다. 철저히 수익사업만 하자는 것이다.
KT 내부에서는 SI 사업본부를 공수 특전단이라고 부른다. 그동안 고객을 기다리면서 편하게 장사해온 KT의 영업 관행으로 보자면, 별종인 동시에 별똥부대인 셈이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을 찾아 다니면서 영업한다는 것이 아직은 KT 정서상 익숙치 않은 것도 이유다.
그러나 외부 SI업체들은 KT를 여전히 경계한다. 우리나라 SI 발주처 중 최대라고 할 수 있는 KT를 비롯한 관계사를 배경으로 분사, 독립할 경우 위협적인 경쟁업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임 본부장은 "KT의 SI 사업은 인프라와 연계된 사업이다. 여타 SI업체들이 KT를 경계하는 것은 KT 특성에 대한 몰이해 때문이다. KT의 기본은 통신망 사업이다. 통신망 사업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SI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특히 임 본부장은 부가가치의 극대화 이전에 기존 사업을 보전하기 위해서라도 SI사업은 필수라고 지적한다. "과거 SI 업체들은 통신 인프라 관련 사업을 수주하고 나서 관련 솔루션을 KT에 요구해 왔다. 그러나 불합리한 점이 많았다. 예를 들면 발주처로부터 2만원을 받아 놓고, KT에는 4천원만 주는 식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값 받고, 신규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설명이다.

중소 SW업체는 KT의 SI 사업 참여 환영
특히 임 본부장은 현재의 SI 프로젝트는 단순 컴퓨팅만 구축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다.
"이제는 컴퓨팅에 통신 인프라를 연계하여 컴퓨팅 파워를 높이는 프로젝트가 일반적이다. KT가 SI 사업을 하는 이유이다. KT는 주로 CTI 등 특화된 영역의 SI 사업을 하고 있다. CTI는 나중에 회선이나 통화 사업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KT SI사업단이 지난해 수주한 프로젝트를 보면 KT SI사업의 특성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천안ITS 구축사업, 부산광역시 U-City 마스터플랜 및 ISP 구축, 파주신도시 U-City 구축,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구축, 한국전산원 RFID 선도사업, 경찰청 통합보안관제센터구축, 행자부 4차 정보화마을 정보이용 환경조성사업, 국방수송정보체계구축, 정통부 정보통신전산시설유지보수 사업 등 U-City 사업, 콜센터 구축사업, 환경·재난·방재 사업 등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임 본부장은 대형 SI업체는 KT의 SI 사업 진출을 반대할 지 모르지만, 여타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한다.
KT는 올해도 IT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해 핵심 솔루션 및 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달 하순 그동안 액센추어와 경합을 벌여온 제일FDS의 인수건에서 우선협상 대상업체로 선정된 것도 역량강화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권 SM 사업을 전담하던 조직 200여명을 흡수할 수 있게 됨으로써 향후 금융권 시장 개척에 훨씬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녹녹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금융권의 특성 상 신규 업체가 IT 아웃소싱 업체로 선정되는 것이 쉽지 않고, 주요 금융회사들이 SM 전문 자회사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 본부장은 KT의 강점 분야인 네트워크, IDC를 활용한 연관 프로젝트에 집중할 계획이다. 후발 주자가 선발 업체와 똑 같은 방식으로 영업을 하면 큰 소득이 없다는 것이다. 임 본부장은 "KT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널려 있다. 예를 들면 유비쿼터스, 유무선 통합 등이다. 지난해에는 VOIP를 CRM과 연계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다"고 말한다.

KT 자원활용형 사업에 주력
임 본부장은 올해도 네트워크 자원을 활용한 사업과 컨버전스형 신규시장을 개척하는데 전력할 계획이다. ITS, TRS, CTI, RFID 등 KT 자원활용형 사업을 강화하고, 항만, 교통, 공항 등 SOC 정보통신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에 집중할 생각이다.
임 본부장 말대로 통신서비스 사업은 이제 단순 회선 서비스 사업이 아니다. 통신 서비스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부가한 IT 통합형이 대세이다. 따라서 KT의 SI사업이 목적 사업인 회선서비스 사업을 보다 강화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에 집중한다면 그 누구도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KT SI 사업이 임 본부장이 말하는 것처럼 목적 사업의 수익을 배가 시키는 방향으로 진전되는지 지켜볼 일이다.
박종환 기자 telepark@rfidjournalkorea.com

Profile
임덕래 본부장은 1955년 충남 예산 생으로 한양대학교 전자공학과를 나와 기술고시 15기로 충북체신청에 입사, 한국통신 부산본부 데이터통신국장, 한국통신 대만 PTT사 (파견: 1996~2001년), 마케팅본부 접속사업팀장, 마케팅전략팀장, KT 멀티미디어연구소장 (상무보), 국방대학원 교육파견 등을 거쳐 2003년 12월부터 비즈니스부문 SI사업본부장 (상무보)으로 일해오고 있다.
저작권자 © 컴퓨터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