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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시장 전망/네트웍
불황 타개할 기술적 이슈가 없다

올 국내 네트웍 시장은 지난해보다 5~1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네트웍 시장이 올해에도 시장 활성화를 기대할만큼 별다른 호재나 기술적 이슈가 보이지 않고, 기업들의 투자는 계속 위축될 전망이어서 여전히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몇 년 동안 계속된 수익성 악화로 올해는 규모가 작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NI 업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편, 무선랜이나 메트로이더넷 등 몇몇 분야는 오히려 약진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익성 악화 심각한 수준
지난 2002년을 돌아보면 IT 산업 전반이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네트웍 분야는 특히 더 상황이 나빴던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 IMF 구조조정을 거친 뒤 지난 몇 년 간 기업이나 학교 할 것 없이 네트웍에는 많은 투자를 진행했고, 특히 통신 서비스 분야에서는 유례없는 대규모 투자가 일어나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경기가 나빠지면서부터 모든 고객들이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는 상황이 되자 네트웍 분야는 그 어느 분야보다도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사용자들 입장에서 네트웍은 '좀 느리더라도 참고 지낼만한' 요소인 데다가, 현재 국내 네트웍 인프라의 수준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를 이끌어낼 만한 요인이 없었던 것이다.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무선랜 분야는 속도의 한계가 경기 침체와 맞물려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보안에서의 허점이 지적되면서 ISP들의 공중망 무선랜 사업에서도 도입이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렀다.
또 하나의 관심 분야였던 메트로이더넷 서비스도 통신 사업자들이 기업 시장에 제대로 진출하지 못함으로써 가능성만을 보여준 채 한해를 마감했다.

시장, 전년 대비 5~10% 줄어들 듯
올해 역시 지난해보다 안 좋으면 안 좋았지 나아질 것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시스코 시스템즈의 CEO인 존 챔버스는 얼마 전 "앞으로 18개월 뒤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시장 규모가 작년과 비교해 5~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2002년에 네트웍 업계가 최악의 한해를 보낸 것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전망은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이 이처럼 올해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시장을 활성화시킬 별다른 요소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쓰리콤 최호원 사장은 "시장의 관심을 끌어내 투자를 촉발시킬만한 기술적 이슈가 전혀 없다."고 말한다.
네트웍 기술이 최고조에 올라와 있는 상황에서 과거 기가비트 이더넷이나 무선랜처럼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다른, 핵심적인 기술의 도약이 없다는 것이다.
둘째, VPN이나 VoIP, 웹 스위치, 메트로 이더넷처럼 기존 인프라를 이용해 서비스 품질이나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만한 요소 기술의 등장 가능성도 거의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하고 있다. 한 마디로 투자를 망설이는 고객들에게 제시할 히든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여력이 있다면 오히려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고, 고객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보안이나 CRM에 먼저 투자할 수는 있어도 네트웍 회선에 투자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시장의 분위기다.

54Mbps 날개 단 무선랜에 기대 커
이와 함께 라우터, 스위치 등 전통적인 네트웍 장비 수요가 이전처럼 폭발할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이며, 음성을 IP로 대체하는 분야나 멀티서비스에 관련된 분야도 별다른 성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신 사업자들이나 대기업들 역시 두고 보자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통신 업계는 데이콤이 파워콤을 인수한 뒤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안정화가 이루어져 통신 사업자 사이에 본격적인 경쟁이 일어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투자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편, 지난해 '빗 좋은 개살구'에 그쳤던 무선랜은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무선랜 시장이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가 무엇보다도 속도의 한계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되는 상황에서 54Mbps 솔루션 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기존의 11Mbps나 22Mbps 솔루션은 유선랜을 대체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교보생명 등 굵직굵직한 구축 사업을 준비하고 있던 생명보험사들이 프로젝트를 올해로 미룬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하지만 54Mbps 무선랜이 본격 공급되는 올해는 지난해 미뤄졌던 수십억 규모의 구축 사업들이 대거 진행될 것으로 보여 무선랜 시장은 그 어느 분야보다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NI 업계 구조조정 일어날 수도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메트로이더넷 역시 올해 기대가 큰 분야다. 기존 전용선 사업과의 관계 문제로 기업용 메트로이더넷 서비스 출시를 망설이던 KT가 이 시장 진입을 거의 결정한 것으로 얘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망 구축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오히려 무선랜보다 더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올해 수많은 업체들이 네트웍 보안 시장에 뛰어든 것처럼 돈이 된다고 판단되는 분야에는 업체들이 모두 뛰어들 것이 예상돼 결국 수익성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관련해 인네트의 한경우 상무는 "중소규모 NI들은 점점 더 힘이 부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NI 업계에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보다 경기가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시스코시스템즈 코리아의 조태영 상무는 "지난해 통신사업자나 대기업들이 가장 기본적인 투자만 했기 때문에 올해시장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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