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분석에서 신약개발까지 폭 넓게 활용
웹 버전과 C/S 버전 모두 지원하는 하이페리온 BI 플랫폼 선정

동아제약은 제약 업계에서 IT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통한다. 2000년부터 PI팀을 조직해 메인프레임 환경을 윈도우 기반으로 다운사이징 했으며,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웹 버전으로 교체했다. 또한 BI, CRM, 화상회의 시스템 등 다양한 IT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BI 시스템 활용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BI는 대부분 고위 임원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도구로 사용되나, 동아제약은 이를 R&D 부분에까지 확장해 사용하고 있다. 신약 개발이 연구비가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특성에 맞춰 시장 사전 예측 및 후보물질 탐색에 BI 기능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동아제약은 우리 국민 몸에 맞는 약을 개발해 왔듯, 국내 제약 실정에 맞는 BI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강욱 기자 wook@rfidjournalkorea.com

혹시 동아제약은 몰라도 박카스를 모르는 한국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박카스로 유명한 동아제약은 1932년 설립돼 오랜 시간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지켜오고 있는 국내 최대의 제약 업체다. 부동의 국내 1위 제약사 위치를 지켜가고 있는 동아제약은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에 나서고 있다. 대형 외국 제약사들이 속속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자체 신약개발 능력 극대화 및 새로운 후보물질 개발 등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동아제약은 최근 연이은 자체 신제품 출시로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위염치료제 '스틸렌'을 발표한데 이어 발기부전 치료제인 '자이데나'를 출시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허가 만료되는 의약 제품 공개가 보편화되고 대형 외국 제약사의 국내 진출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자체 제품 출시는 글로벌 경쟁력의 향상을 의미한다.
의약분업 이후 시장 환경은 더욱 더 빠르게 변화해 가고 있으나 동아제약은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가고 있다. 신약 및 바이오 신제품 개발연구에 있어 핵심 역량을 강화해 왔고, 2000년부터 PI팀을 조직해 프로세스 혁신에 힘을 기울여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000년 IT 변화 '시동'
동아제약은 연간 45억 원 정도 IT 투자 예산으로 집행하고 있다. 본사 관리본부 산하의 PI팀에서 IT 투자 검토, 플래닝 및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하고, IT 자회사인 '동아시테크'에서 운영과 집행을 담당하고 있다.
동아제약의 IT 시스템 환경은 2000년을 기점으로 크게 변화됐다. 상설 조직으로 운영 중인 본사 PI팀도 당시 설립됐다. 이전에는 IBM 메인프레임 기반의 경영정보시스템(MIS)을 운영했으나,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2000' 기반으로 다운사이징을 추진했다.
Y2K 문제 해결과 MIS의 웹으로 진화해가던 시점이라 초기 도입자(얼리 어답터)로 웹 기반 MIS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 지금이야 다운사이징을 심심찮게 볼 수 있으나 당시는 MS 본사에서도 전문 엔지니어를 파견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만큼 과감한 판단이었다. 그 이후 다운사이징의 활성화와 애플리케이션의 급격한 웹 전환 추세는 당시 동아제약의 판단이 정확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는 본사 시스템은 35대의 서버가 분산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해 윈도우 서버 2005 출시 이후 파트별로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다. 과거의 시스템이라면 엄두도 못 냈겠지만 이제는 동아시테크에서 자체적으로 업그레이드와 운영이 가능한 환경을 구현했다.
MIS 신규 구축 이후 동아제약은 원활한 사용을 위한 '포털 통합시스템'과 '전자결제시스템' 구축 등으로 IT 투자를 지속해 갔다.
동아제약은 MS의 '액티브 디렉토리'를 기반으로 하나의 ID로 그룹웨어나 MIS 시스템 등에 접속할 수 있는 포털 통합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자결제 시스템도 구축해 업무 환경을 개선했다.

인프라 정비로 분석 욕구 증대
MIS 구축 이후 지속적인 인프라 환경 강화는 분석 강화 욕구 증대로 이어졌다. 경영진 보고용을 비롯한 다양한 리포팅 시스템의 필요성이 증대된 것. 동아제약은 94년 11월 무렵 BI 프로젝트에 착수해 95년 5월 완료됐다. BI 프로젝트에 대해 동아제약 PI팀 이정일 차장은 "당시 경영층에는 요약정보를 제공하고, 현장에는 분석 툴을 제공하자는 구체적인 목표하에 프로젝트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목표가 뚜렷했던 만큼 사업자 선정도 전사 직원의 활용을 위한 면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BI 및 리포팅 제품 선정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인터페이스가 강한 툴보다는 다양한 환경변화 반영이 용이한 툴에 비중을 뒀다.
사용자에게 화려한 화면을 제공하는 툴도 검토됐으나 화려한 만큼 환경 변화에 따른 변화관리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우려해 변화관리가 용이한 툴을 중심으로 검토해갔다. 그리고 광범위한 사용을 위해서 웹 기반 제품을 선택하기로 했다. 웹 기반 제품을 기본으로 하되 다양한 여건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C/S 버전도 동시에 제공키로 했다.
결국 웹 버전과 C/S 버전이 모두 지원 가능하고 두 가지 버전이 거의 동일하게 제공되는 제품을 우선순위에 뒀다. 사용이 복잡하지 않고 쉽게 습득할 수 있는지도 고려했다.
ROLAP과 MOLAP 중에서 MOLAP은 데이터 크기, 종합적 핸들링 등에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ROLAP을 선택하기로 했다. 이러한 기능을 충족시키는 제품 4~5개를 비교해 최종적으로 하이페리온의 BI 플랫폼 제품을 선택했다. 지금은 통합제품으로 제공되지만 과거 브리오 제품을 도입키로 한 것이다.
하이페리온 제품은 화려한 면은 타사 제품보다 조금 떨어지는 면이 있으나 빠른 변화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타사 제품의 경우 C/S 버전에서는 지원되는 기능이 웹 버전에서는 지원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었으나 하이페리온 BI 플랫폼은 웹과 C/S 버전이 동시에 공급되면서 98% 정도 동일하게 제공된다는 점에서 동아제약의 요구조건을 충족시켰다. 시스템 구축은 동아제약 PI팀과 동아시테크, 위세아이텍(DW), 유니즌(하이페리온 파트너)이 참여해 진행됐다.

자율성 부여해 자발적 사용 유도
동아제약은 여타 IT 조직이나 프로젝트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사적 활성화에 접근하고 있다.
자발적 활용을 위해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다. 많은 경우 프로젝트 완료 이후 빠른 확산을 위해 인위적인 권장방안이나 금지규정 등을 두는 것과 크게 다르다.
즉, 사용자들이 강압에 의한 선택이 아닌 자발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꾸준히 설득해 가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 차장은 "PI팀은 흔히 경영진을 업고 힘쓰는 부서라고 받아들여지지만 조직 내 관계 역시 개인과 마찬가지로 화목해야 원활하게 운영 된다"며 "PI팀이 강제적인 사용에 나서면 초기에는 효과적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조직간 화합을 깨뜨려 프로젝트 실패의 원인으로 작용 한다"고 말했다. 강제적인 권장보다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안을 택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BI 시스템 사용 현황을 모니터링 툴로 측정해 페이지별 활용 빈도와 일별, 시간별 활용도를 파악한다. 활용도가 저조한 기능은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하고 사내 프로모션 등으로 연결해 활성화를 장려하고 있다. 부서별 파워유저를 선정해 권장책을 제시한다. 파워유저를 중심으로 부서 교육이 진행되는 등 자발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파워유저로 선정된다고 해서 인사고과 반영 등의 큰 혜택은 주어지지 않는다. 단지 스스로 좋아서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영업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에도 활용
자발적인 BI 활용은 제약업종 특성을 그대로 담아내는 분석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영업뿐만 아니라 R&D에서도 BI 분석 시스템을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제약사 특성상 신약 개발은 연구비가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려 분석 데이터의 필요성이 높아 자연스레 R&D 분야에서도 BI가 사용되게 된 것이다. 동아제약 연구소는 BI 시스템을 신약 개발의 후보물질 탐색에 활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하나의 신약개발까지는 10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신약 개발에서는 향후 시장규모, 후보물질, 규정에 따른 분류(약효군, 활용분야-내과냐/외과냐, 지역별 처방 등) 등을 연구단계에서부터 사전 예측해야 한다. 또한 1,2,3,4 단계의 임상 절차와 관계기관 허가까지 꾸준히 분석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제품 출시와 논문 제출과정에서도 그동안의 분석 데이터는 반드시 필요하다. 동아제약은 이러한 일련의 연구과정에 BI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차장은 "최근 특허 만료 제품의 공개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자사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 제약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동아제약 역시 스틸렌(위염 치료제)과 자이데나(발기부전 치료제) 등 자체 제품을 출시해 외국사 공세에 맞서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분석 시스템은 든든한 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의 BI 시스템은 영업적 측면에서도 활용되나 타 산업분야와는 크게 다른 모습으로 활용되고 있다. 타 산업의 경우 매출집계, 원가 계산 등에 주로 활용되나 동아제약의 BI 시스템은 주로 정부통계 자료와 같은 외부정보 분석에 주로 활용된다.
제약업종의 영업은 타 산업과 달리 100% 간접적인 경로로 이뤄져 매출 집계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의약 분업 전에는 매출 집계가 신속하게 이뤄졌으나 이제는 병원의 처방전을 통해서만 판매가 이뤄져 유통정보를 파악하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병원이나 약국의 매출을 밝히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자체 매출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 자체가 힘든 구조다. 결국 제약정보를 취급하는 곳에서 제공하는 간접 정보를 구입해 분석 작업에 활용하고 있다. 동아제약의 영업 분석이 주로 외부 정보 분석에 활용되고 있는 이유다.
이러한 모습은 CRM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현재 구축중인 CRM 역시 사내정보와 사외정보 결합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현장에 필요한 시스템으로 강화
동아제약은 BI 시스템 구축 이후 시스템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정량적인 수치를 제시하기는 이른 시기지만 전 사용자들이 큰 불편함 없이 잘 쓰고 있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차장은 "정착 이후 1년 이상 잘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100점 이상의 프로젝트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사용률 모니터 결과를 보면 두루 잘 사용되고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은 앞으로 경영분석 또는 특정 기준 분석(BSC 등) 솔루션의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시기를 정해둔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 필요성을 느끼고 필요로 하는 시점에 맞춰 도입을 검토한다는 생각이다. 그 이전까지는 동아제약 몸에 맞는지를 검토하고 PI팀에서 직접 사용해보고 체득하는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Interview
이정일 차장/동아제약 경영기획실 PI팀
"화려함 보다는 실용을 중시, 이것이 하이페리온 선정 이유"

동아제약 IT 운영 원칙은.
▶ IT를 관리한다는 개념 대신 사용자들이 활용하고 싶은 IT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임한다. 널리 사용되는 PI라는 용어도 프로세스 혁신(Process Innovation)이 아닌 프로세스 개선(Process Improvement)이라는 용어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혁신이라는 단어보다는 개선이라는 의미가 IT 부서에 더 적합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스템은 아래로 갈수록 더 편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프로젝트 착수 시 직원들이 '과연 잘 활용할까'와 '변화를 우리 몸에 맞게 어떻게 가져갈까'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
임원들의 사용까지를 유도하기 위해서 활용도 부분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스템 개발 시 기존 환경, 가령 MS 인증시스템이나 웹과의 결합 등 환경 조성에 시간을 더 들인다.

BI 구축과정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 모든 IT 프로젝트를 프로젝트로 접근하지 않고 현장에 필요한 시스템 공급이라는 지원으로 접근하고 있다. 따라서 구축 이후에도 강제적인 사용으로 인한 '눈치 보기'가 아닌 몸이 필요로 하는 시스템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
BI 프로젝트에서도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화려함보다는 실용적인 면을 중시했고,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는 기술적 기반과 환경을 중요하게 고려했다. 광범위한 활용을 위해 웹 버전과 C/S 버전을 모두 거의 동일하게 제공하는 하이페리온 제품을 선정했다.
시스템적인 부분에서는 MIS 시스템과 BI 시스템을 연계해 분석할 경우 스피드가 낮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리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MIS는 구축 초기에는 속도에 문제가 없으나 갈수록 여기에 붙는 리포트가 많아지면서 속도가 점차 저하되곤 한다. 특히 임원용 리포팅은 거의 대부분 장기분석이다 보니 더욱 심한 속도 저하를 가져온다.
운영은 최상의 속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해 운영부분과 분석부분을 달리 가져가기로 했다. 이 부분은 BI 툴의 문제라기보다는 DB의 문제였다. 이 문제의 해결에서 MS SQL의 장점이 돋보였다. 타사 DB의 경우 전문 ETL 제품을 구매해야 하지만 MS SQL은 DB에서 자동으로 올려주는 툴을 무료로 제공해 이를 활용했다.

제약업의 특성은 어떻게 반영됐나.
▶ 가장 큰 특징은 영업적인 면뿐만 아니라 R&D 분야에서도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약사의 신약 개발은 통상적으로 10년 정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연구비가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분석과 사전 예측 기능이 매우 중요하다. BI의 사전 예측 기능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 물색 및 향후 시장 규모 전망 등에 활용하고 있다.
1,2,3,4 단계의 임상 절차와 관계기관 인증 획득까지 분석 데이터는 폭 넓게 활용된다. 이러한 분석 시스템은 향후 신약 개발에서 큰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제약 영업은 100% 간접적인 경로로 이뤄져 매출 집계가 용이하지 않다. 병원이나 약국의 매출을 밝히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자체 매출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결국 외부서 제공하는 간접 정보를 구입해 분석 작업에 활용하고 있다. 정부 자료나 해외 발표 자료 등도 모두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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