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등 5개사가 PI 진행, 패키지냐 자체 개발이냐 논란 속 'ERP' 구축 붐

'수주 및 건조 분야 3년 연속 세계 1위', '특허출원 6위.' 세계 조선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 조선산업의 최근 3년간 성적이다. 올 초 조선·해운시장 전문분석기관인 영국의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은 2005년 세계 시장의 37.8%에 해당하는 1450만 CGT(보정 총 톤수) 규모의 선박을 수주해 3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랐다. 건조에서도 한국은 35.8%에 해당하는 970만 CGT의 선박을 건조, 역시 3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다.
1970년대 중반 세계 조선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 90년대 후반 들어 일본을 제치고 선두자리를 차지한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이 분야의 선두주자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지켜오고 있다. 특히 2005년 11월말 수주잔량을 기준으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의 7개 조선업체가 세계 톱10에 진입했으며 1위부터 5위까지를 싹쓸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라서기보다 지키기 힘든 자리가 '1위' 라는 점에서 국내 조선업체들은 최근 2~3년 사이 또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바로 프로세스 혁신(Process Innovation ; PI)이다. 조선업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PI는 무엇이며, 이의 추진현황 및 향후 전략을 살펴봤다.
김달 기자 kt@rfidjournalkorea.com

조선은 자동차, 철강 등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 중 하나로 노동집약적 산업이긴 하지만, 다른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기술(IT)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선산업의 주요 시스템들은 설계시스템 기술과 생산관리시스템, 생산자동화 시스템 기술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먼저 설계시스템 기술은 선박과 해양구조물의 성능 및 기능을 정의하고 생산·운용을 위한 정보·자료를 효율적으로 생성하고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성능해석과 평가를 포함한 기본계획, 상세설계 및 생산기술을 포함한다.
둘째, 생산관리시스템은 제품 모델을 기반으로 한 설계시스템과 생산시스템의 최적화를 위한 공정계획 및 관리기술을 포함하며, 시뮬레이션 기반의 공정계획 및 네트워크 기반의 협업체계를 완성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 분야의 주요 기술로는 ▲CAPP(Com-puter Aided Processing Planning) ▲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SCM(Supply Chain Management) ▲KMS(Knowledge Management System) ▲SBM(Simulation Based Manufacturing) 등을 들 수 있다.
셋째, 생산자동화 시스템 기술은 선박 건조를 위한 설비 및 관련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며, 설계 및 생산관리시스템과 연계한 자동화체계를 지향하고 있다.
대부분의 조선업체들이 위의 세 가지를 기준으로 하여 하위시스템들을 갖춰 나가고 있으며, 최근 조선업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PI 관련 프로젝트도 이와 같은 바탕 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PI는 전략과 프로세스, 조직의 변화
PI는 정의하는 사람에 따라 약간 개념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개 전략과 프로세스, 조직 및 IT 인프라 등 모든 부문을 전사적 차원에서 유기적으로 통합함으로써 어떤 위기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든다는 의미가 강하다. 즉, 한 순간의 변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변화 관리가 수행되는 유기체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 주요 조선사들 중 PI를 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거나 완료한 회사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중공업, STX조선 등 5개사로 그 중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먼저 PI를 프로젝트 차원에서 추진했다.
1999년 대우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워크아웃에 들어가 2001년 졸업한 이 회사는 2002년 초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한 데 이어 같은해 8월부터 2년간 2,000여명이 투입돼 PI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2003년부터 경영효율 극대화를 목표로 PI를 추진하고 있으며, STX조선도 2004년 7월 PI 1기 발대식을 갖고 3단계에 걸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2004년초 PI를 추진했던 현대중공업은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면서 재검토 과정을 거쳐 2004년 8월부터 PI를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은 지난 2월 PI에 돌입했다.

생존을 위한 경쟁력 강화가 PI의 '목표'
이들 조선사들이 PI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대동소이하다. 우선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다. 수요는 감소하고 있는데 조선소들은 많다 보니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결국 시장 전체에 선가 하락을 불러오면서 수익성 악화로 귀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한 일본과 풍부한 자원과 저임금,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등이 위협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고령화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오면서 우수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졌고, 선종 차별화나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이병모 상무는 "국내 조선업이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구가하고는 있지만, 생산인력의 고령화, 생산성 향상률의 저하, 제한된 자원 문제의 해결과 활용률 향상, 업무 절차의 간소화 및 신속화 등이 필요한 실정이며,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영업-설계-조달-생산으로 연결되는 업무 프로세스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형태의 정보들을 공유하고 정보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설계를 중심으로 IT시스템을 꾸준히 구축하긴 했으나, 각 업무별로 독립된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면서 정보의 일관화는 물론 정보 변경에 대한 대응, 적시에 경영 상태를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는 기능 등을 갖추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PI 추진을 결정한 조선사들은 대개 생산기준정보의 통합관리 프로세스 확립, 생산일정과 생산실행의 일치, 유효한 원가관리 체계 확립, 사내/외 협업설계를 위한 체계 확립, 부가가치 지향의 전략 구매 기능, 성능 모니터링 체계와 전략적인 인적자원 관리체계 확립 등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출발점과 방식, 내용은 업체마다 상이
그러나 실제 PI의 출발점과 추진 과정에서의 방식 및 내용은 다르다. 우선 대우조선해양이나 STX조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은 IT조직을 중심으로 PI추진팀이 구성돼 업무혁신을 추구한 반면, 현대삼호중공업은 IT조직이 중심이 되기보다는 전사 차원에서 각 조직별로 PI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삼호의 이러한 모습은 포스코나 만도 등 과거 PI를 추진했던 다른 제조기업들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
현대삼호중공업 정보기술부 임채홍 부장은 "PI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비즈니스 로직을 얼마나 조직적이며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면서 "업무 개선팀들이 7개 부문별로 구성되어 PI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삼호중공업이 PI의 추진 주체나 방식에서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면, 삼성중공업 역시 PI의 추진 형식에서 다른 색채를 드러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6시그마를 이용해 PI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의 PI 대상, 즉 영업과 견적, 설계, 생산/구매, 물류, 품질 등을 대상으로 PI를 진행한다는 것, 그리고 PI 프로젝트를 위해 정보시스템그룹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을 조직, 운영하는 점은 다른 기업들과 비슷하다.
하지만 6시그마와 DFSS(Design For Six Sigma) 방법론을 매칭해서 개발한 DFSS/p를 적용해 PI를 수행하는 점은 다른 회사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다. 이 때문에 삼성중공업은 160여명으로 구성된 TFT와 400여명의 현업이 참여한 워킹그룹이 중심이 되어 PI를 추진하고 있다.

ERP 패키지 도입 놓고 '갑론을박'
PI의 내용 측면에서의 조선사들 차별성은 ERP 패키지의 도입 여부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국내 조선사들 중 처음으로 패키지를 도입,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ERP는 업계의 핫 이슈가 되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은 SAP R/3를 선택했으며, STX조선은 오라클 e비즈니스 스위트를 선정했다.
반면 현대삼호중공업은 ERP 패키지 도입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 PI를 추진하지는 않지만 한진중공업이나 현대미포조선도 비슷한 입장이다. 그 이유는 조선산업 자체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ERP 패키지 도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들의 우려를 요약하면 우선 ERP 패키지가 완성차업체나 가전제품 제조사처럼 98% 수준의 표준화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선업이 다른 제조업과는 달리 선주의 요구에 따라 선박을 설계, 생산하는 주문생산체계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를 비롯해 대부분의 제조업에서는 제품 판매 계획을 수립, 이에 따라 상품을 생산한 후 영업에 나서는 계획 생산 체제인 반면, 조선은 영업이 선행되고 생산이 뒤따르는 체계라서 패키지 도입이 여간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PI 추진을 위해 패키지 적용을 검토했던 대부분의 조선사들은 패키지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50~60%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두 번째는 전자 업종 등과는 달리 ERP 패키지 도입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일일결산이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선산업의 특성상 현 시점에서 미래 3~5년까지의 경영계획이 확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굳이 일일결산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키지를 이용해 ERP시스템을 갖추는 이유는 가장 먼저 경영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그룹의 경우 현재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가 시범적으로 SAP R/3를 이용해 ERP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올 6월 구축 작업이 마무리되면 현대미포조선이나 현대삼호중공업 등 3사가 재무 ERP를 통합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한 가지 눈여겨봐야 할 것은 현대중공업이 재무 이외에 생산, 구매 등에 모두 ERP를 적용한 것과는 달리 현대삼호나 현대미포 등은 각 사가 보유한 기간계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재무 ERP만 추진한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현상과 관련해 "ERP의 경우 일관 생산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고, 생산원가라든지 단위당 유닛 등을 체계적으로 따지는 데는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조선이나 건설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 공정관리이다. 따라서 공정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인데 공정관리를 자원과 같이 맞물려 돌아가도록 지원하는 모듈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공정관리와 ERP가 제대로 PMIS(Project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나 EIS(Exe- cutive Information System)를 지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커스터마이징 통한 ERP 수용이 '중론'
그렇다면 결국 ERP 패키지 도입의 유효성은 경영 투명성 밖에 없을까.
ERP 패키지를 처음으로 도입했던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품질이나 납기, 가격면에서 최고의 조선소가 되는 것이 회사의 기본 방침이자 전략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용절감이 그 방안인데, 이를 위해서는 원가구조를 알아야 하고, 원가 구조를 알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분석해야 된다"면서 "분석할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고 전체를 하나로 묶어서 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ERP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90년대 중반 SAP ERP 도입을 처음 검토했던 한진중공업의 이경호 부장은 "조선 분야에 ERP 패키지를 도입하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규모에 따라서는 패키지 도입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결국 사람과 조직, 프로세스를 목표한 수준으로 모두 변화시킬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조언했다.
한진중공업은 이와 같은 문제들을 고민한 끝에 자체적으로 아이프로콘(Integrated Production Control System ; iProcon)이라는 통합생산관리시스템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일정계획 및 비용통제기법(PERT/CPM)이론을 바탕으로 한 조선 공정관리에 요구되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생산 중심의 공기비용품질관리시스템으로 ▲자원 일정과 제한된 자원에 의한 최적 일정산출 시뮬레이션 ▲공정내역 통합관리 ▲성과측정관리 ▲주요 기자재 조달 일정 및 설계일정 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ERP 패키지 도입이 쉽지는 않지만 일선 현장에서의 요구들, 이를 테면 ▲생산기준정보의 통합관리 프로세스 완성 ▲생산일정과 생산실행의 일치 ▲유효한 원가관리 체계 제공 등의 요구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면 적극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이 다른 회사들과 달리 오라클을 선택한 것은 위와 같은 이유이다. STX조선의 정보시스템 운영을 담당하는 온부일 이사는 "ERP 패키지의 모듈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패키지 자체의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제품을 고려했다. 기간계 시스템과의 보다 원활한 인터페이스 확보 차원에서 전사애플리케이션통합(EAI)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SAP보다 오라클이 STX조선에 적합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패키지든, 자체 개발이든 기업 전체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ERP 시스템은 PI의 중요한 구성 요소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ERP 시스템 구축만이 PI의 주요 구성요소는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은 ERP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시스템 최적화를 위한 IT 통합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ERP 및 포털과 연계해 지식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현대삼호중공업도 부문 최적화에서 전사 최적화를 지향하며 생산계획과 실적, 작업관리 시스템의 최적화 작업을 벌이는 한편, 지식경영 기반 구축 차원에서 그룹웨어와 문서관리 시스템을 웹 환경으로 전환하고 향후 포탈을 중심으로 모든 시스템이 연결될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조선업종에 필수적인 협업 시스템이나 전자구매, 강재나 부재 관리를 위한 모바일 시스템, 삼성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각각 디지털 쉽빌딩(Digital Shipbuilding)과 디지털 쉽빌더(Digital Shipbuilder)라는 비전 아래 진행하고 있는 선박 건조 공정의 디지털 시뮬레이션 등도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업체별 IT 전략 및 2006년 투자 계획
■ 대우조선해양
PI 가치창출 활동에 주력
PI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가장 먼저 ERP 패키지를 도입한 대우조선해양은 PI 추진 과정에서 CAD 시스템 마이그레이션, 전사 애플리케이션 통합(EAI) 등을 수행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1년이 넘는 자체 개발 과정을 거쳐 사내의 모든 지식을 열람하고, 새로운 지식을 자유롭게 등록할 수 있는 지식경영시스템 '디노(D-Know; DSME Knowledge Management System)'를 구축, 오픈했다.
올해는 특정 시스템 구축에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PI 가치 창출 활동에 우선 주력하겠다는 게 대우조선해양의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대우조선 측은 프로세스의 지속적인 개선과 최적화를 통해 프로세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용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고객 지향적 시스템을 구축, 운용하는 한편, ERP 사용 환경을 정비해 업무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은 이 외에도 사업 전략의 지원에 필요한 IT 운영 체계 수립을 위해 IT 협력사와의 공조체계를 만들고 지식경영시스템과 정보보안시스템도 강화할 계획이다.

■ 삼성중공업
6시그마 통해 '업무 혁신' 추진
오는 2010년 현재의 연간 50척 건조 수준에서 연간 70척 수준, 10조 매출에 1조 이익이 발생하는 초일류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이 이 회사의 비전이다. 따라서 건조 물량도 물량이지만 고부가가치선의 비중을 높여야 하며, 중국 블록 공장, 사외 협력사 등 협업을 위한 업무 프로세스 환경도 제대로 갖춰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일하는 방법 자체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PI를 추진하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영업과 견적, 설계, 생산/구매, 자재, 물류, 품질 등 전 영역을 대상으로 PI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9월까지 ERP 시스템 구축을 포함한 전체적인 PI 컨설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PI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6시그마를 이용해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중공업 정보시스템그룹의 황규옥 그룹장은 "3년 정도의 DMAIC(Define, Measure, Analyze, Improve, Control) 과정을 진행했으며, 6시그마와 DFSS(Design For Six Sigma) 방법론을 매칭해서 개발한 DFSS/p를 적용해 PI를 수행할 계획"이라면서 "160명 정도의 태스크포스팀과 400여명의 현업이 참여하는 워킹그룹을 구성해 추진하고 있으며, 현업 임원이 챔피온으로서 책임을 갖고 PI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TF팀만이 아니라 전사가 PI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설계와 자재, 생산 과정의 연결 ▲설계와 생산의 협업 ▲복잡한 물류의 통합 컨트롤 ▲전체 최적화를 위한 스케줄링 ▲표준화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표준화의 경우 TF팀과 워킹그룹에서 각각 30여명과 100여명이 참여해 진행 중이다.
9월까지 컨설팅이 끝나면 내년 8월이나 2008년 1월 완료를 목표로 ERP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인데 약 4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또 이번 PI 추진 과정에서 조선과 해양으로 나뉘어 있던 시스템을 통합하고 공통된 표준 프로세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 현대미포조선
물류 관리 등 기존 시스템 보강에 주력
현대중공업 그룹사라는 점에서 현대미포조선도 현대중공업의 SAP ERP 도입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재무 부문에서는 SAP를 이용해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당장은 ERP 시스템 구축보다는 기존 보유 시스템 보강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선박 건조량이 전년 대비 40%나 늘어나 올해는 모두 60척의 신조를 건조한다.
정보기술부 서무현 부장은 "조선 IT시스템의 핵은 생산과 설계, 자재, 공정이다. 이러한 시스템들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보흐름관리가 중요한 만큼 데이터의 흐름이 원활하게 유지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대불공단과 장생포에 블록공장이 들어서면서, 생산이 어디에서 되던지 제 때 가져와서 조립할 수 있도록 통합 물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기존 시스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미포조선은 수리선을 전담하고 있는 베트남의 현대-비나신 조선소에 4명의 인력을 파견해 현재 울산에 있는 IT시스템 구성에 맞춰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현대삼호중공업
2008년 '디지털 조선' 비전 완성
현대삼호의 21세기 비전은 '디지털 조선'을 구현하는 것. 따라서 ▲경쟁우위 핵심 프로세스 최적화 ▲전사적 통합생산/경영 시스템 구축 ▲정보자원 효율 극대화 ▲정보활용 능력 기반 확충 등을 통해 디지털 경영을 위한 선진 IT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오는 2008년까지의 목표이다.
현대삼호는 6시그마 사상에 입각해 PI를 추진하되, IT분야는 2002년~2004년, 2005년~2006년, 2007년~2008년 등 3기로 나눠 각각 ▲ERP체계에 의한 기간업무 시스템 합리화 및 재구성 ▲지적 자원의 온디맨드 워크플레이스 기반 구축과 정보보안 체계 기반 확립 ▲디지털 경영을 위한 선진 IT체계 확립 등의 목표를 세워 정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1기에 자재 조달 물류 시스템의 기능을 개선하고 종합생산공정 모니터링 시스템을 상용화했으며, 설계 PDM 시스템을 구축했고, 사내 유·무선 복합 통신망을 확충하고 노트북 회의 운영체제를 조성했다.
현재 2기를 맞은 현대삼호는 설계와 생산, 물류, 회계, 원가 시스템 기능을 개선, 최적화했으며, 향후 정형/비정형 정보들을 융합, 활용할 수 있도록 자체 구축한 MIS(ERP)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또 MIS와 PDM, CRM, SRM, 그룹웨어 등을 기업포탈에 연계시키고, 트라이본 M3로 업그레이드된 설계 CAD/PDM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인프라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정보기술부 임채홍 부장은 "자체 개발한 전사 자원 관리 시스템의 완성도를 85%에서 9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내부 모듈들의 기능을 보완하고 있으며, 그룹웨어의 경우도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에서 웹으로 재개발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삼호가 관심을 갖고 진행하는 또 하나의 분야는 선박 건조공정의 디지털 시뮬레이션이다. 이를 위해 1차적으로 선박 CAD와 의장CAD 시스템을 트라이본 MX 3D 모델링 시스템 환경으로 일원화하는 한편 설계(모델링 자동화, 도면 자동화, 네스팅(Nesting) 자동화 등)와 생산(가공시스템, 용접로봇 시스템), 공정일정 시스템(도면배포, 계량, 설계-생산-자재) 등에서의 자동화 기능을 확대했다. 현대삼호는 올해 선박건조 시뮬레이션 시스템의 실업무 적용 가능성 여부를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검증할 계획이다.

■ STX조선
PI시스템 '포세이돈', 출항 준비 마쳐
경영 고도화와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PI를 추진한 STX조선은 투명하고 스피디한 경영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프로세스를 설계하면서 작업 동작과 대기 시간, 과다 생산, 처리 시간, 재고 과다/부족, 결함 및 불량 등 7가지 낭비 요소를 제거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재설계했다.
STX조선의 정보시스템 운영을 맡고 있는 온부일 이사는 "재료명세서(BOM)와 같은 기준 정보가 부족하고 표준화 미비 등이 결국 품질과 생산성, 수익성 저하의 원인으로 분석됐다"면서 "프로세스 정립과 연계 통합, 기준정보 표준화, 관리와 분석체계 확립 등을 통해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PI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TX조선의 PI 프로젝트는 ▲영업-회계 통합 프로세스 정립 및 시스템 구현 ▲통합 프로세스 지원을 위한 최적의 설계체계 및 시스템 구축 ▲야드 최적화를 위한 통합 생산계획 수립 및 관리 체계 구축 ▲외부 협력업체와의 전략적 협업 체계 구축 ▲효과적인 대고객 정보 지원 체계 수립 ▲실시간 의사결정용 경영정보 분석 및 관리 체계 구축 ▲지식기반 극대화를 위한 지식관리 체계 구축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 체계 구축 ▲전사 품질 전략 및 평가 체계 구축 등 9대 중점 혁신과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모두 3단계로 진행됐다.
1단계 '기술로(eBase)' 프로젝트에서는 프로세스 및 IT체계를 재정립하여 전사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영인프라를 구현한다는 목표 아래 3개의 밸류 체인(D&T, SCM, FCM)과 11개의 프로세스 체인, 201개 프로세스, 917개 태스크로 나눠 프로세스를 상세하게 설계했다.
주요 프로세스 개선 방향으로는 먼저 경영기획/회계에서는 실시간으로 재무 상태를 모니터하고 프로젝트별 원가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설계에서는 견적과 설계, 생산, 구매를 통합하고 마스터BOM과 설계 변경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품질에서는 품질전략에 따른 품질관리와 과정관리/자주검사 체계, 품질 문서 관리의 기능들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고 , 생산/설비 분야에서는 유연한 생산계획을 수립하고 표준화된 작업 관리가 가능하며, 실시간 실적관리 및 분석, 최적의 설비 생산성을 갖추도록 만들었다.
조달의 경우 조달 업무를 간소화하여 조달 비용 및 실적 관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으며, 견적/수준 분야에서는 원활한 견적수행과 프로젝트 계약관리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시스템적으로는 ERP를 중심으로 설계지원시스템인 제품수명주기관리(PLM)시스템과 생산계획시스템(Advanced Planning & Scheduling)을 구축, SCM과 배관제작, 협력사관리, 생산물류, 강재관리 등에 사용되는 레거시 시스템과 연결하는 '포세이돈'이라 불리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 오는 5월부터 건조되는 선박들에 적용할 예정이다.
STX조선의 2단계 '바다로(eManage)' 프로젝트는 1단계에서 구현된 기본위에 글로벌 경쟁력의 극대화를 위한 물적, 인적, 지적 관리의 향상을 목표로 HR시스템과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다.
3단계 '미래로(eVision)' 프로젝트는 6시그마를 수행해 세계 최고의 경영 고도화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인데 현재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과 도입에 앞서 준비 단계를 진행 중이다. 한편 3단계 프로젝트와는 별도로 '퀵 윈' 과제로 대고객 정보지원 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CRM 중 VOC와 지식관리체계를 만들기 위해 KMS를 구축 중이다.

■ 한진중공업
자체 개발한 아이프로콘으로 전사 자원 관리
지난 90년대 중반 조선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SAP ERP 도입을 검토하기도 했던 한진중공업은 현재 자체 구축한 아이프로콘을 전사 자원 관리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아이프로콘은 조선 공정 관리에 요구되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생산 중심의 공기비용품질관리시스템이다. 한진중공업은 아이프로콘 외에도 하이페리온(그룹웨어) 등 자체 개발한 시스템들의 품질이 만족스러운 만큼 별도의 PI 프로젝트 추진 계획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해외 조선소에 필요한 IT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184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시스템 운영을 국내에서 하는 만큼 영도조선소의 비좁은 공간을 벗어나 신사옥으로 이주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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