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PMS 시스템 구축한다.
1998년부터 4단계에 걸쳐 구축중, 올해 안 건축 EVMS 완료

요즘 건설업계의 최대 IT 이슈는 PMS(Project Management System)다. PMS는 비용과 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에는 품질관리, 계약, 리스크관리, 의사소통 등의 프로세스도 포함하고 있다. 주로 비용적인 측면의 프로젝트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ERP 보다 더 확장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GS건설, 삼성건설 등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이미 PMS를 운영하고 있거나 구축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림산업도 그중의 하나로 EVMS(Earned Value Management System)를 기반으로 PMS를 구축하고 있다. 대림산업의 PMS는 선발업체의 단점을 보완하며, 특히 수작업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어 관련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시현 기자 pcsw@rfidjournalkorea.com

건설업은 전형적인 프로젝트 사업이다. 프로젝트 사업이라는 것은 업무 프로세스가 정형화되어 있지 않아 어느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다양한 변수를 수용하고 최적화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는 변화무쌍한 사업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건설업계는 이런 이유 때문에 정보화의 선결 과제인 표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다른 산업에 비해 정보화가 더디게 진행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가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PMS: Project Management System) 구축을 궁극적인 정보화 방향으로 삼고, 현장 단위 업무의 정형화, 각종 업무의 표준화 작업 등에 나서고 있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GS건설이 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PMS의 구축 운영에 들어간 데 이어 삼성건설, 포스코건설, 동부건설, 롯데건설, 대림산업 등이 구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e-편한 세상'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잘 알려진 대림산업은 재벌 그룹 계열의 건설사를 제외할 경우 도급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업체라는 점에서 그 구축과정이나 방법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림산업의 PMS의 구축 역사는 지난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림산업은 1998년 건설 ERP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PMS 구축의 닻을 올렸다. 1단계, 비용중심의 건설 ERP 구축, 2단계, 손익관리 일원화, 3단계, 해외 ERP 구축, 4단계, EVMS(Earned Value Management System) 구축 등 단계별로 목표를 세웠다.

개발환경으로 윈도우 채택
대림산업의 이러한 프로젝트의 추진은 기존 업무별 시스템 환경이 다양해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1997년 당시 업무별 운영 환경은 회계·자금·자재의 경우 IBM AS·400, 공사 관리는 폭스프로(Foxpro), 인사·영업·외주는 델파이(Delphi) 등으로 혼재돼 있었다.
이렇다 보니 데이터 통합에 문제점이 적지 않았으며, 당연히 프로젝트간의 연계도 미흡, 투명한 프로젝트 관리를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본사, 현장, 사업소가 각각 별개의 시스템을 사용함에 따라 업무별 데이터의 자동 연계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분산된 데이터로 인해 수작업이 엄청났으며, 이는 분석 관리의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대림산업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1단계로 1998년 2월, 건설 ERP 구축에 나서 2000년 3월에 완료됐다. 1단계에서는 인사, 영업, 외주, 회계, 자금, 자재 등 내부 관리 업무와 공사 관리 업무 프로세스를 통합해 본사에서 중앙집중식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프로젝트의 기간은 조사 분석 및 설계에 8개월, 프로그래밍에 9개월, 테스트 및 적용 준비에 6개월, 그리고 적용 및 보완에 3개월 등 총 26개월이 걸렸다.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으로 구축됐는데 개발 툴은 델파이 4.0, DBMS는 오라클 8.0 등을 활용했다.
이러한 건설 ERP 프로젝트는 비용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했으며, 공정(일정) 관리는 제외됐다.
2단계의 손익관리 일원화 프로젝트는 회계상 손익과 공사 손익의 차이를 일원화해 준공시 예정 원가를 정확하게 산출, 경영관리의 일관성을 제공하기 위해 추진됐다. 2003년 1월에 시작해 2003년 9월에 완료된 이 프로젝트의 개발 환경 역시 델파이와 오라클 DB였다.
3단계 해외 ERP 구축은 국내외 프로젝트의 실시간 통합 관리를 목표로 2003년 1월부터 2004년 3월까지 추진됐다. 3-Tier 아키텍처를 채택한 해외 ERP 시스템의 개발 환경은 비주얼 스튜디오 2003, 닷넷 프레임워크, IIS, Com+ 서버, SQL서버 2000 등이었다.
4단계의 EVMS(Earned Value Management System) 구축은 각 프로젝트의 비용과 일정을 통합해 그 계획과 실적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는 프로젝트의 예측 관리, 리스크 관리, 분석관리 등도 포함돼 있다. 대림산업 측은 "EVMS는 PMS의 코어 역할을 하는 것으로 EVMS=PMS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한다.
대림산업이 구축중인 EVMS의 범위는 크게 Scope, 시간, 비용 등 3가지를 주축으로 하고 있다. Scope 변경관리, 스케줄 관리, 비용 관리 등이 그것이다. Scope 변경관리 부문은 프로젝트의 정의를 비롯해 개념 정리, 입찰관리, Scope의 정의, 계획, 인증 등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간 부문의 구성 요소는 액티비티 정의 및 순서, 작업 기간, 스케줄 산출 등이다. 비용 부문은 자원 계획, 비용 예측, 비용 배분 등의 요소로 이뤄져 있다.

올해 안에 건축 EVMS 완료 예정
대림산업은 이러한 EVMS를 기본 뼈대로 해서 품질관리, 계약(외주, 자재관리), 리스크 관리, 의사소통(발주처, 현장, 고객), 인적자원 관리(HR), 그리고 통합관리 등 업무 프로세스의 통합 작업도 수행하고 있다. 개발 툴은 비주얼 스튜디오 2003,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닷넷 프레임워크, 미들티어는 IIS, Com+ 서버, DB는 오라클 9i를 채택했다.
대림산업은 2003년 6월 건축사업부의 EVMS의 구축에 착수, 2006년 1월 현재 70%의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건축 EVMS의 업무 영역은 표준 정보, 물량 산출, 실행 예산, 기성관리, 진도관리, 자원관리, 자금관리, 공정 패키지와 연계 등으로 오는 2006년 말에 100%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5년 1월에 시작한 토목사업부와 플랜트사업부 EVMS의 진척도는 2006년 1월 현재, 각각 50%, 30%에 이르고 있다.
마감시간 익월 17일에서 5일로 단축
대림산업은 ERP의 구축으로 마감 시간, 인력, 비용 면에서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먼저 자재, 노무, 공사, 회계 등의 마감 시간이 과거 익월 17일에서 5일로 크게 단축됐다. 이러한 기간 단축으로 인해 자재, 공사, 회계 담당의 인력도 30% 이상 줄어, 유휴 인력을 현장이나 다른 업무로 배치했다.
특히 대림산업은 이러한 건설 ERP 구축 노하우를 담은 패키지 솔루션(제품명:e-Novator xERP)을 2000년에 개발하고, 2001년부터 이를 앞세워 외부 사업에 나서 삼호, 벽산, 우미, 남강, 동양고속, 우림, 신창 등 여러 건설업체에 공급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대림산업은 ERP에 이어 앞으로 PMS가 구축 운영되면 ▲단위 사업장별 손익관리 용이 ▲프로세스 중심의 업무 처리로 본사 업무의 효율화, 전문화 ▲실시간 업무 처리에 의한 업무 리드 타임 단축 ▲동일 데이터의 중복관리 배제로 자료의 일관성 유지 ▲전표처리 등 각 시스템과의 자동화로 업무 효율 증대 ▲계획 구매 및 자재 조달 기능의 강화로 구매 경쟁력 강화 ▲공사 관리의 계획 대비 실적 밀 예측관리체계 구현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건설 전문가 부재
한편 건설업계의 ERP나 PMS 구축은 표준화된 프로세스가 없어 각 업체들마다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구축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림산업의 ERP와 PMS 구축을 맡고 있는 대림I&S 측은 "표준화된 프로세스가 없다보니 개발에 걸리는 시간이 적지 않은데다 고객의 요구사항이 자주 변경된 탓에 진도율을 맞추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또 "장기 계획에 따라 진행하다 보니 외주 개발인력의 확보도 어려웠으며, IT 환경 변화에 따른 개발방법론, 개발 툴 및 IT 인프라가 복잡해지는 상황이 발생한 것도 애로 사항"이었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국내에 건설 전문가들이 부재하다는 사실이 PMS 구축의 가장 어려운 문제로 지적된다. 건설 현장경험과 IT 지식을 두루 갖춘 전문가들이 드물며, 이에 따라 개발기간이나 목표 수립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Interview
김원권 부장/대림I&S 고객지원팀

건설업계에서 PMS 구축이 붐을 이루는 이유는.
자동차 본체의 공정 과정(activity)은 그 순서가 어느 정도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만 건설업은 그렇지 않다.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들이 불쑥불쑥 터져 나오는 건설업의 특성 때문에 제대로 된 일정 관리를 하기가 힘들다. 한 공정만 바뀌어도 모든 시스템을 고쳐야 할 정도이다. PMS를 구축하는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이다. PMS는 프로젝트의 비용은 물론 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대림산업 만의 고유한 PMS 개발 방법과 향후 일정은.
일반적으로 PMS는 EVMS(Earned Value Management System)라는 코어 부문과 사업지원 부문으로 구성된다. 대림산업이 추진 중인 EVMS는 변경관리, 스케줄관리, 비용관리 등 3개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사업지원 부문은 품질관리, 인력관리 등 6개에 이른다. 대림산업은 모두 9개의 영역에서 PMS의 구축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PMS가 운영되고 있다. 대림산업은 선발업체를 철저히 벤치마크해서 단점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수작업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시스템의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림산업은 2003년부터 시작한 건축사업부 EVMS 구축을 올해 안에 완료하고 이어 토목사업부 EVMS, 플랜트 사업부 EVMS를 순차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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