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프레임이 비싸다는 편견을 버려라"

전세계 서버 시장에서 IBM 메인프레임의 점유율은 매출 기준으로 최근 5년동안 15% 이상 늘었으며, 2005년 4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또 용량 면에서는 2005년 4분기에 35% 성장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22%가 늘었다"

리눅스ㆍDBㆍ자바의 특화 엔진이 성장 견인차
지난 달 한국을 방문한 짐 스털링스 IBM System z 사업부문 총괄 사장은 최근 메인프레임의 성적표를 이렇게 소개했다. 지난 1990년대 중반 썬이나 HP 등 경쟁사에게 내줬던 시장을 최근 5년안에 다시 찾았으며, 그 성장세는 매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메인프레임은 미국 월스트리트의 톱 100개 기업중 99개사가 사용중이며, 포춘 500대 기업중 절반이 사용중"이라면서 "이는 메인프레임의 흔들리지 않는 위상을 그대로 반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IBM 메인프레임이 이러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짐 스털링스 사장의 말에 따르면 IBM 메인프레임은 두 종류의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있다. 하나는 기존의 일반적인 프로세서이며, 또다른 하나는 특화 엔진이다. 특화 엔진은 새로운 작업(WorkLoad)의 성능을 극대화해 주는 것으로 지금까지 리눅스, DB, 자바 전용 엔진이 발표됐다.
짐 스털링스 사장은 "이러한 특화 엔진이 메인프레임 시장 확대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리눅스 전용 엔진의 이름은 IFL인데 이를 장착한 제품은 지난해 전체 메인프레임 판매 대수의 23%를 차지했으며, 지금까지 총 3천대 이상이 팔려나갔다"고 밝혔다. 특히 수천대의 인텔 서버를 사용중인 기업에서 서버 콘솔리데이션을 하면서 리눅스 환경의 메인프레임을 채택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DB 전용 엔진인 zIIP는 데이터 보안에 관심이 높은 고객들의 수요에 힘입어 그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자바 전용 엔진도 마찬가지 상태라고 말했다.
IBM은 이러한 특화 엔진 외에 지난 4월에 발표한 미드레인지급 메인프레임인 System z9 BC(Busi-ness Class)의 장점을 들어 향후 시장 확대를 자신하고 있다.
"BC는 엔터프라이즈급 메인프레임인 EC에 버금가는 기능과 성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EC와 마찬가지로 리눅스, 자바, DB 등의 특화 엔진을 구동할 수 있으며, 고객이 미리 요구하는 용량에 맞게 구성해 제공할 수 있다"

System z9 BC로 저변 확대 나서
짐 스털링스 사장은 이러한 EC의 장점을 앞세워 그동안 치중했던 은행, 보험 등 금융권 영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업종으로 진출을 꾀하고 특히 중소기업의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타깃 시장에 대해 "분산컴퓨팅 환경의 기업들은 시스템의 높은 운영 비용을 들어 플랫폼의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대의 단위 서버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단일화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BC를 제시해 메인프레임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면서 BC의 최소 가격은 10만달러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시장 확대 기회는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IBM이 금융 외에 진출을 노리고 있는 업종은 리테일,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교통·수송 분야 등이 대표적이다.
IBM의 메인프레임은 짐 스털링스 사장의 주장 처럼 성능이 뛰어나고, 리눅스나 자바 등 오픈 환경을 지원하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무엇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일반적인 인식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는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IBM은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궁금하다.
짐 스털링스 사장은 "IBM에게 도전과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메인프레임은 비싸다는 잘못된 인식이다.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려고 최근 출시한 저가의 BC는 동급 사양을 기준으로 HP나 썬의 대형 서버 보다 저렴하다"면서 "IBM의 메인프레임은 비싸다는 편견을 버릴 것"을 주문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로 최근 기업들이 안고 있는 서버 운영 비용의 증가 문제를 거론한다.
"지난 10년간 서버 가격은 지속적으로 떨어졌지만 운영 비용은 매년 5~10% 증가했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IT 예산에서 인력과 에너지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이른다는 점 때문이다. 저가 서버를 도입한 경우, 관리 비용이 도입 비용 보다 높은 까닭은 바로 이러한 IT 예산 구조에 있다. 하지만 메인프레임은 그렇지 않다. 여러 대의 서버를 한대로 통합해 관리함으로써 TCO를 낮출 수 있으며, 실제로 운영비용이 저렴하다"

메인프레임 전문인력 2만명 육성한다
짐 스털링스 사장은 특히 메인프레임이 운영비용면에서 유리한 이유로 사용률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내세운다. 분산컴퓨팅의 경우 사용률이 5~20%에 불과하지만 메인프레임은 85% 이상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이처럼 사용률이 높으면서도 전력 소비량은 분산컴퓨팅의 1/12의 수준으로 매우 낮으며, 동일한 워크로드를 4배 빨리 처리하며, 추가 구입 비용도 훨씬 저렴하는 등 그 이점이 매우 많다고 강조한다.
IBM은 이처럼 메인프레임이 가격이나 운영비용 면에서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짐 스털링스 사장은 "기업의 의사결정권자인 CEO나 CIO들이 메인프레임의 장점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유닉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메인프레임의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해석을 내린다.
IBM은 이러한 인식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ISV와 협력을 강화해 메인프레임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크게 늘리고, 대학교 대상으로 메인프레임 기술 교육 강좌를 개설해 메인프레임 전문 인력의 육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짐 스털링스 사장의 말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메인프레임 기술 교육을 하고 있는 대학교는 300여개에 이르는데 IBM은 이를 통해 오는 2010년까지 2만명 규모의 메인프레임 엔지니어를 새로 양성할 계획이다.
박시현 기자 pcsw@rfidjournalkorea.com

짐 스털링스
IBM System z 사업부문 총괄 사장
메인프레임 플랫폼의 전세계 전략, 마케팅, 영업, 기술 및 제품 개발 등을 총괄하고 있다. IBM의 기술 및 지적 자산 관련 사업을 총괄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개방형 표준 분야에 IBM이 적극적인 후원 업체가 되도록 하는데 큰 기여를 한 바 있다. 리눅스 사업 총괄 임원, 전략 컴퓨팅 사업(그리드, 슈퍼컴퓨팅, 가상화 등) 총괄 임원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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