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ID와 무선 네트워킹, 다양한 인식기술 활용, 이르면 5년 후 실제 구현

미래 가정의 모습인 디지털 홈이 현실 속에 존재한다.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안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홈(Microsoft HOME)'이 바로 그곳이다. 간단한 버튼 조작이나 말 한마디만으로 집안의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그야말로 인텔리전트 홈이자 디지털 홈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소프트웨어와 무선 네트워크, RFID, 다양한 인식기술 등이 적용된 마이크로소프트 홈은 이르면 5년안에 우리 사회에 실제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유진상 기자 jinsang@rfidjournalkorea.com

지난달 15일과 16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국내 보안담당 기자들을 미국 워싱턴주 레드몬드에 있는 본사로 초청해 자사의 보안 임원들과의 기자간담회를 갖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중 첫날인 15일에 MS는 '마이크로소프트 홈(이하 MS홈)'이라는 전시 공간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본사 EBC센터에 위치한 MS홈은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곳으로, 본사를 방문하는 여러 파트너사의 임원이나 기자, 주요 고객들에게 향후 5~10년 후 가정의 모습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놓은 곳이다. 즉, MS의 최신 소프트웨어와 미들웨어를 비롯해 무선 네트워크, RFID, 다양한 생체 인식 기술 등을 적용하여 꾸민 미래 가정, '디지털 홈' 또는 '인텔리전트 홈'으로, MS의 장기 로드맵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기도 하다. MS홈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미래 가정의 모습과 기능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인증 시스템 도입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MS홈의 정문이었다. 여느 집 대문과는 다른 다양한 사용자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여 허락된 사람만이 출입할 수 있다. 음성인식, 지문인식 등의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는 것이다.
이날 MS홈의 안내를 맡은 조나단 클러츠 e-HOME 소비자 전략담당 이사는 "MS홈은 모든 것이 사람의 음성이나 손짓,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이라며, "입구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초인종을 없애고 음성인식과 지문인식 등의 기술을 통해 입출입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현관의 모든 기능은 원격으로도 제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을 들어서자 집을 통제하는 컴퓨터가 반응한다. 이와 함께 우측 벽면에 작은 터치스크린이 생겨난다. 터치스크린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되어있어 마치 벽에 빛을 쏘아 만든 화면 같은 느낌이다. 이 터치스크린에는 집안의 상태와 가족들이 남겨놓은 메모가 떠있다. 조나단은 메모를 확인하면서 음성인식 기술로 집안의 분위기를 세팅한다. 집안관리 매니저인 컴퓨터 '그레이스'는 그가 음성을 인식하여 미리 세팅해놓은 조명과 음악으로 분위기를 만들어놓았다.
거실에는 커다란 TV가 놓여있다. 단순히 방송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디오, 조명, 온도를 제어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 TV는 또, 네트워크를 통해 이웃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까지 담당하는 복합적인 역할도 담당한다. 이 모든 기능은 리모컨만으로 소파에 앉아 쉽게 제어할 수 있다.
조나단은 "이런 모든 기능은 집안 곳곳에 있는 디스플레이 장치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집안 어느 곳에서나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 또한 가족 구성원마다 로그인할 수 있어 사용자가 지정해 놓은 설정에 따라 제공되는 정보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한 TV 주변 환경도 사용자의 음성만으로 조명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음악을 듣거나 영화, TV를 시청할 때도 조명은 저절로 변한다. 특히 그레이스에게 동화책 모드 실행을 명령하면 부모가 책을 읽을 때마다 그 내용을 음성으로 인식해 동물소리가 울리거나 조명이 상황에 맞도록 바뀌어 아이들이 진짜 그 동화책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집안 곳곳 RFID 설치, 자체 인식 기능 확대
TV의 뒤에는 아이들을 위한 태블릿PC와 장난감 상자가 놓여있다. 일반 태블릿PC와는 생김새가 틀리다. 뒷면에 쿠션장치가 되어 있어 아이들이 다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했다.
또한 아이들이 장난처럼 가지고 놀다 떨어뜨릴 경우에도 충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조나단은 "이 PC는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것으로써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이 친근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블릿PC 안의 애플리케이션은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세팅되어 있다. 즉, 단순한 온라인 게임이 아니라 아이들의 정서발달과 인지발달, 행동발달, 사회성발달 등을 위해 특별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장난감 치우기, 심부름하기, 숙제하기 등을 게임화 하여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특히 이 게임 속에는 RFID 기술이 녹아있다. 예를 들면, 장난감 치우기의 경우, 장난감 상자와 장난감에 RFID 리더기와 칩을 장착하여 실제로 아이가 장난감을 제 위치에 정확히 정리를 하였는지 PC가 스스로 확인하고 점수를 준다.
태블릿PC 옆 벽면에는 메모판이 붙어있다. 메모판에도 OLED가 설치되어 있어 스케줄과 집안의 온도, 습도, 시간 등이 표시된다. 그레이스에게 음성 명령만으로 온도와 습도 등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이 메모판에는 RFID 기본이 들어있다. RFID 칩이 내장된 초대장, 피자쿠폰 등을 붙이면 이를 스스로 인식, OLED가 이와 관련된 정보들을 표시해 주는 것. 한 예로 조나단이 초대장을 붙이자 메모판에는 초청 일시와 장소, 그날의 다른 선약 등을 보여주었다. 또한 피자쿠폰을 붙이자 피자가게 전화번호와 함께 이 가게에서 진행하고 있는 행사들을 표시해 주었다.
주방에도 다양한 최신 기술들이 묻어 있다. 전자레인지나 냉장고 등에 RFID가 부착된 물건을 가져다 대면 자동으로 조리시간을 설정한다거나 기타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밀가루 같은 음식 재료를 주방 조리기구 근처에 가져가면 어떤 요리를 만들 수 있는지가 스크린을 통해 탁자에 비춰진다. 이 외에도 원하는 음식을 음성으로 지정하면 조리법이 조리대위에 표시된다.
사진첩 선반에도 RFID가 장착되어 있다. 관련 제품을 사진첩 선반 가운데 올려놓으면 이와 관련된 사진들이 슬라이드 방식으로 재연된다. 즉, 관련 제품에 장착된 RFID 칩를 사진첩 선반에 설치되어진 리더기로 인식하여 이와 관련된 사진들이 사진첩 화면에 재생되는 것이다. 조나단은 "더 이상 사진을 찾기 위해 사진 책을 뒤지거나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들을 검색할 필요 없이 관련 제품을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사진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5~10년 후 네트워크로 하나되는 세상
MS 측은 이러한 디지털 홈이 조만간 가시화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5~10년 후면 모든 가정에 이러한 시스템이 도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나단은 "MS 홈은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디지털 홈"이라며, "이는 먼 미래의 생활이 아니라 조금씩 변화하며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오고 있다. 늦어도 10년 후에는 충분히 실생활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바로 RFID의 가격과 표준화 문제이다. MS 홈만의 문제가 아닌 RFID의 현실화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조나단은 "RFID 가격은 충분히 10년 후엔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표준화 역시 관련 업체들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그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모습은 자칫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MS 홈의 모든 것은 MS 윈도우즈 기반의 시스템들이다.
TV, 컴퓨터, PVR, 오디오 기능을 하나로 묶은 '윈도우즈XP 미디어 센터 에디션'이 그 중심에 있는 것이다. 조나단은 MS 홈을 소개하며, "모든 것이 MS 윈도우즈로 묶이는 세상이 바로 MS가 꿈꾸는 미래 가정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홈네트워크를 IT기술 가운데 최고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꼽고 있다. 2010년까지 110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이러한 MS의 독주를 막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와 미들웨어 경쟁력을 키우고,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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