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AP에 역량 집중한다"

SAP, 오라클, MS 등 대형 업체들의 BI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BI 전문 업체들의 수성의지도 높다. 국내 OLAP 시장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코리아(이하 MSTR코리아) 역시 영업과 마케팅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맞대응에 나섰다.
MSTR코리아는 국내시장에 일찍이 진출해 금융과 공공, 제조 등을 중심으로 100여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OLAP 중심의 BI 전문회사. 지난해 45억원의 매출을 올려 아태지역 MSTR 지사 중 가장 높은 기여도를 기록했다. 국내 OLAP 시장 규모가 200억원대임을 고려한다면 대단한 성과다. 1인 사무실 시절부터 7년가량 MSTR코리아를 맡아온 나종민 사장은 "97년부터 삼성SDS를 통해 비즈니스가 시작됐고, 2001년 국내 지사가 아태지역에서 가장 먼저 설립되었기 때문"이라고 공을 '시간'으로 돌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강력한 대용량 데이터 분석 기능'을 앞세운 제품 차별화가 뒷받침되었음을 인식하고 있다.

대용량 분석 능력으로 차별화
많은 BI 제품들이 화려한 화면으로 사용자들의 '시선'을 끌었을 때, MSTR은 투박한 화면일지언정 고도화된 분석 기능을 앞세운 성능으로 사용자 '욕구'를 만족시켰다. MSTR코리아가 대용량 분석 환경을 가진 금융과 공공부분에서 유독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일관된 파트너 정책과 이에 따른 탄탄한 파트너 관계도 큰 힘이다. 국내 진출 초기 맺었던 삼성SDS와 펜타시스템과의 협력사 관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탄탄한 협력사 체계는 다소 '소극적인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MSTR을 사용할 고객은 한정되어 있고, 그 영역에서는 확고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나 사장은 "활발한 활동을 전개할 만큼의 시장규모나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은데다가 제품 포지셔닝이 단순했던 것도 소극적 마케팅의 이유"라고 털어 놓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MSTR의 마케팅 기조는 변했다. 인원을 충원시키고 적극적 마케팅 전략으로 급선회했다. 올해 들어 BI 시장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고 MSTR AP 본부는 2배 성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4~5명의 인원도 늘린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것이다. 나 사장은 "BI 시장에 큰 폭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들려준다.
그는 시장의 변화에 대해 "과거에는 DW나 CRM을 해야 MSTR의 수요가 창출됐으나, 이제는 대부분의 기업이 DW를 보유하고 있어 현재 사용 중인 DW를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한다. 차세대 프로젝트와 같은 새로운 수요가 지속적으로 출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DW 활용이 우수한 기업의 경우 '심도분석+리포팅+EIS'의 형태로 확산되고 있어 과거 'DW+OLAP+리포팅'의 형태보다 진일보하고 있다고 말한다.
나 사장은 "이 과정에서 커스터마이징 요구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들려준다.

대형벤더 BI 진출, '파장 크지 않을 것'
SAP, 오라클, MS, IBM 등 대형 IT 벤더들의 BI 시장 진출에 대한 나 사장의 생각은 분명하다. 일반인들의 예상만큼 큰 파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SAP, 오라클, IBM의 경우 경쟁시장 자체가 다르고, MS 역시 BI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기에는 힘든 구조여서 눈에 띠는 시장 재편은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나 사장은 "대형 벤더들이 그동안 BI 사업에 참여해 왔지만 지금까지 국내시장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한 적은 없었다"며 "이들 벤더들의 사업 강화는 그들의 장기적 비전에 맞춘 구색 맞추기 경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분석기능을 그들의 제품 로드맵에 추가한 정도라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어찌됐건 나 사장의 복안은 MSTR코리아를 BI 전문업체로 더욱 차별화해 나갈 방침이다. 대형 벤더들의 제품이 싸고 단순한 제품인데 비해 MSTR 제품은 비싸지만 강력한 기능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라는 점을 확실히 한다는 것이다. 나 사장은 "분명한 것은 계산기와 PC 만큼의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결국은 성격이 크게 다른 두 개의 시장으로 양분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가 시장 양분화를 진단하는 또 다른 이유는 대형 ERP 업체들이 취약점인 분석능력을 치유할 방안과 의사가 없다는 점이다.
나 사장은 "오라클이나 MS 등이 M&A를 통해 전문 BI 업체를 흡수한다고 하더라도 전문 업체만큼의 분석 능력을 갖출 수는 없다"며 "통합 플랫폼의 통합성 강화나 주력 분야의 기능 개선이 우선이기 때문에 분석 기능 심화에만 매달릴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분석 능력의 격차가 존재하는 한 고도화된 분석 능력을 지원하는 BI 전문 벤더의 유용성은 존재하며, 그 가치는 오히려 갈수록 증가될 것"이라는 것이 나 사장의 진단이다.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로 차별화
MSTR은 기본적으로 OLAP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분석 능력에서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여간다는 것이다. MSTR은 OLAP 한 우물에 집중하는 만큼 제품 업그레이드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2000년에 V6, 2003년에 V7, 2005년에 V8이 발표됐다. V6에서는 웹 기능, V7에서는 화면 UI, V8에서는 리포팅 수준이 크게 이뤄졌다. 특히 V8에서는 Ad-hoc 쿼리 지원 부분이 크게 개선돼 자동화되고 자유로운 분석 환경이 지원되고 있다. 향후 제품 로드맵을 보면 지난 5년 동안의 기능 추가에 비해 대대적인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만큼의 분석 능력 향상이 거의 근사치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BI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는 전사성과관리(CPM)에 대해서는 협력관계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본사 차원에서 글로벌 CPM 전문 업체와의 제휴가 추진되고 있다. OLAP 영역만큼은 확실하게 지키겠다는 MSTR의 행보를 지켜본다.
이강욱 기자 wook@rfidjournalkorea.com

나종민
마이크로스트레티지코리아 지사장
1987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졸업과 동시에 KCC정보통신 시스템 엔지니어로 입사해 KCC정보통신 영업담당 총괄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후 쌍용정보통신 영업담당 총괄, 한국NCR 텔레콤 어카운트 매니저, 사이베이스 코리아 어카운트 매니저, 시퀀트 컴퓨터 코리아 어카운트 매니저 등을 거쳤다.
1999년 마이크로스트레티지코리아 1인 오피스 시절부터 현재까지 국내 지사장을 맡고 있다. 한국하이페리온 이혁구 사장과 함께 국내 BI 업계 장수 지사장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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