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목표와 강한 실행력 그리고 철저한 준비가 성공 요인"

올해는 노트북이 탄생된 지 20년째 되는 해이다. 특히 도시바에게는 노트북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해로 기록될 듯 하다. 전세계 노트북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도시바의 성공 신화는 국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2년에 국내에 설립된 도시바코리아는 불과 국내 진출 2년만에 노트북 업계 점유율 3위라는 놀라운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최근에는 소형가전 시장에도 진출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도시바코리아의 차인덕 사장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비즈니스는 항해, LA가 아닌 뉴욕행을 택했다"
"처음 국내에 진출했을 당시 3년 안에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차지해 업계 3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졌다. 그 결실을 2004년에 거두었고 계속 진행 중이다. 올해에는 다양한 노트북 플랫폼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여 수익성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도시바의 국내 현지 법인인 도시바코리아 차인덕 사장은 올해 사업 목표를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02년 처음 국내 설립된 도시바코리아는 당시 1.7%에 불과하던 시장점유율이 2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노트북 시장점유율 전체 3위, 외산브랜드 1위의 자리로 올라섰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과 HP, IBM, 후지쯔 등의 글로벌 브랜드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노트북 시장에서 이러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차인덕 사장은 이러한 성과에 대해 "분명한 목표와 강한 실행력 그리고 철저한 준비를 했기 때문."이라며 "비즈니스는 항해와 같다"는 비유를 든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배를 타고 갈 경우 그 경우의 수는 무척 많다. 또한 LA로 갈 것인가 뉴욕으로 갈 것인가에 따라 항로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LA로 가고자 한다면 태평양을 건너면 되지만 뉴욕에 가고자 한다면 태평양을 건너 파나마 운하를 통하던지, 인도양·대서양으로 돌아가야 한다. 또는 더 멀고 힘든 길을 택해야 할지도 모른다. 목표를 멀리 잡으면 그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
차 사장은 편안한 항해가 아닌 힘든 항해를 택했다. 출발부터 다른 글로벌 업체들과는 목표가 달랐던 셈이다. 대다수의 글로벌 노트북 브랜드가 3~5%의 시장점유율 수준으로 LA행을 선택한 반면 도시바코리아는 3년 내 10%의 점유율을 목표로 내건 것이다. 뉴욕행을 택한 셈이다.

회사 설립 2년만에 시장점유율 10% 달성
차 사장은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마케팅에 적극 투자했다. 마케팅 비용으로 약 30~40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소비자 인식의 확산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또한 브랜드 업체에서는 처음으로 유명 연예인들을 앞세워 홍보에 집중했다. 또한 유통 채널도 용산 위주에서 홈쇼핑, 인터넷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넓히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법을 펼쳤다.
차 사장은 "고지가 분명하니 전술도 분명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고작 LA가 목표였다면 비싼 임대료를 주고 강남에 사무실을 마련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비싼 돈을 들여 스타마케팅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시 막 출범한 현지 법인이, 그것도 보수적인 일본계 회사에서 한 달 수십억 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은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국내 노트북 시장의 가능성을 믿었고 본사에도 이를 강조했다. 다행히 예상은 적중했고 오히려 기대했던 것 보다 빨리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노트북하면 도시바라는 인식을 심을 수 있었다. 수치적인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킨 점이라는 게 차인덕 사장의 평가이다.
차 사장은 "그 동안 도시바코리아의 역할이 도시바를 국내에 알리고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그 명성을 그대로 유지할 뿐만 아니라 외형을 더욱 확장해 나가야할 시기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힌다. "도시바코리아의 외형을 더욱 늘려가겠다. 이를 위해 기업용 시장과 개인용 시장 둘 다 잡겠다. 개인용은 특정 기능에 대한 강조와 함께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기업의 경우에는 특히 수량이 많은 행망 시장을 타깃으로 가격과 성능이 뛰어난 제품으로 공략하겠다"
한편, 도시바코리아는 최근 공기청정기, 전기밥솥 등 소형가전제품 시장에도 진출해 그 배경과 향후 전략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차인덕 사장은 "도시바는 전자와 에너지, 반도체, 노트북PC, 디지털 생활가전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130년 전통의 글로벌 기업이다. 도시바코리아의 주력 사업은 역시 노트북이다. 소형가전 시장은 수익면에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노력이다. 도시바 브랜드의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가전 시장 진출 의의를 설명한다.

'꿈을 꾸며 준비하라. 준비 없는 성공은 없다.'
차 사장은 도시바코리아를 회사 규모와 제품군 등 전반적으로 모든 것을 크게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는다. 단순한 브랜드 매니저가 아닌 President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이러한 의욕이 배어난다. 차 사장은 "CEO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본사 지시만 충실히 이행하는 단순 '오퍼레이션 매니저'가 아닌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한국을 대표할 실질적인 '컨트리 매니저'의 전형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차인덕 사장이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열정'. 이를 바탕으로 한 그의 경영철학은 한마디로 '꿈을 꾸며 준비하라.'다. 꿈을 꾸듯이 목표를 정하고, 꿈을 실현하듯이 목표 달성에 매진하라는 의미이다.
차 사장은 "무슨 일이든 준비 없이 할 수 있는 건 없다."며, "준비단계는 매우 중요하며 준비된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긍정적인 사고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항상 준비된 자세로 열정을 갖고 매사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유진상 기자 jinsang@infotech.co.kr

차인덕 사장은 미국 위스콘신 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84년에 씨티은행 서울 지점에 입사, 마케팅 매니저로 7년 동안 근무했다. 이어 한국디지탈, 컴팩코리아 등에서 10년 이상 마케팅 업무를 수행했으며, 특히 컴팩코리아 e커머스 본부장을 맡고 있던 2000년에는 일반 노트북PC의 온라인 판매를 기획, 단번에 컴팩 노트북을 업계 2위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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