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단말기와 사용료가 발목잡아, DB 및 인프라 구축 등 정부 해결과제 산적
최근 정부에서 신성장동력 'IT839' 정책 중 하나로 텔레매틱스를 선정하여 시장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은 PDA 및 DMB, 핸드폰, MP3플레이어를 포함한 PMP 등 제품에 텔레매틱스와 관련된 GPS 기능들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은 올해 텔레매틱스 시장은 단말기는 5,850억원, 서비스는 2,635억원 등 총 8,490억원 규모가 될 것이며, 앞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단말기 제공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이 미비한 점과 아직은 시장 진입 초기라는 점, 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 이용료가 고가라는 점 등을 들어 빠른 성장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진상 기자 jinsang@infotech.co.kr

우리나라 자동차 보급대수는 약 1,700만대로 국민 세 명 중 한 명은 자동차를 갖고 있다. 자동차가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최근 자동차를 겨냥한 상품들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그 중 가장 많은 판매를 이루고 있는 것이 내비게이션 시스템, 텔레매틱스 시스템이다. 특히 내비게이션을 탑재한 차량에는 보험료를 할인해준다는 보험사들의 발표가 있어 그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텔레매틱스의 근간은 내비게이션
소프트뱅크리서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텔레매틱스 단말기의 판매 대수는 올해 약 61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를 토대로 추정해 보면 2007년에는 약 9,600억원, 2010년에는 약 1조 1,600억원 정도의 시장 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텔레매틱스(Telematics)란 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Infomation)이 결합된 용어로써 간단하게는 위치 정보와 무선 통신망을 이용해 자동차 운전자에게 교통안내 및 긴급 구난 정보 등을 제공하고, 동승자에게는 인터넷, 영화, 게임 등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용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뜻한다. 반면 GPS/내비게이션은 텔레매틱스의 일부인 단순 길 안내와 위치파악, 엔터테인먼트 기능만을 제공할 뿐 쌍방향 통신이 빠져있는 단반향 서비스로 엄밀한 의미에서는 텔레매틱스라고 할 수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텔레매틱스의 기본 개념을 잘 따져야 한다. 차안에서 모든 정보와 엔터테인먼트까지 두루 섭렵해야 진정한 텔레매틱스라고 할 수 있다"며 "휴대폰에 따로 연결해서 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텔레매틱스의 범주에 속하기는 하지만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한정되어 있어 진정한 텔레매틱스라고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휴대폰을 이용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작은 화면으로 인해 사용자들에게 불편한 점이 있다는 얘기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차량을 도난 당했을 경우를 예로 들며, 차에 기본 장착되어 있는 텔레매틱스는 위치추적을 통해 차량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지만 휴대폰을 장착한 경우에는 차에서 내릴 때 휴대폰을 들고 나오기 때문에 차량의 위치 추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텔레매틱스와 내비게이션이 종종 비교되는 이유는 텔레매틱스 산업의 기반이 되는 것이 내비게이션이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은 비포 마켓(Before Market)과 애프터 마켓(After Market)으로 나뉜다. 비포 마켓은 자동차 업체와 이동통신 업체가 함께 주도해 OEM 형식으로 제공되며, 에프터 마켓은 흔히 말하는 내비게이션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내비게이션은 이동통신 업체가 휴대폰 단말기에 GPS 기능 등을 담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은 단방향 내비게이션 단말기의 판매만 증가하고 있을 뿐 쌍방향 텔레매틱스 장비나 서비스 시장은 높은 통신 요금과 비싼 단말기 가격 등으로 시장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방향 내비게이션 단말기 급성장세
쌍방향 텔레매틱스 시장은 예상보다 저조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단방향 내비게이션 시장은 지난 해 10만대 수준에서 올해는 40만대 규모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초 내비게이션 단말기 업체들이 전국의 도로교통 지도와 GPS 기능을 갖춘 보급형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단말기 가격이 저렴하고 통신요금 부담도 없는 내비게이션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고 등 응급 시 유용한 텔레매틱스보다는 과속카메라 위치를 알려주고, 지도를 표시해주는 내비게이션 기능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것도 단방향 내비게이션 단말기를 선호하는 요인이다.
현재 현대오토넷과 기륜전자, 파인웍스 등은 이러한 단방향 내비게이션의 판매 강화 방안으로 홈쇼핑 등을 이용해 저가의 보급형 제품의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가 내놓은 단말기의 가격은 40만원 이하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파인웍스가 판매하는 호크아이는 월 1만대 가량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쌍방향 텔레매틱스 시장은 높은 통신요금과 단말기 가격 등으로 시장 확대가 주춤한 상태다. SK텔레콤의 네이트 드라이버, KTF의 K웨이즈 등 휴대폰 단말기 텔레매틱스 서비스 사업자(TSP)는 사업을 시작한지 3년이 지났으나 가입자 수는 아직도 30만명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 자동차 관계자도 이 회사의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모젠'이 전체 차량의 AV/내비게이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관계자는 이러한 수요 부진의 요인으로 "이미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고객일지라도 이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새로 LG텔레콤에 가입해야 한다. 또 새로운 휴대폰 가입 외에 실시간 교통정보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자동차의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INS-300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이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SK텔레콤에 가입을 해야 한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단말기 가격을 낮추고 이용요금을 내리는 등의 조치를 내놓고 있다. 예를 들면 현대·기아는 모젠 구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기능이 긴급구난 등인 점에 비쳐 필요한 기능만을 통합해 이용요금을 낼 수 있는 '모젠 라이트 요금제'를 실시하고 있다.

쌍방향 텔레매틱스 시장 확산 걸림돌 '고가의 단말기와 사용료'
업계 관계자들은 고가의 단말기와 사용료 외에도 국내 인프라의 미흡, 소비자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신규 서비스 부족 등도 쌍방향 텔레매틱스 시장 확대를 위해 해결해야할 과제로 지적한다. 모비딕의 성동욱 본부장은 CDMA 방식에 국한되어 있는 통신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CDMA는 쌍방향 통신을 하고 수신에 제한이 없어 현재 텔레매틱스 통신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가장 큰 단점은 고가라는 점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관련 업체들은 위성 및 지상파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Wi-Bro(휴대인터넷), Phaser 등을 제시하고 있다. 성 본부장은 "휴대인터넷인 Wi-Bro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문제점들을 모두 없애줄 수 있는 대안이 될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Wi-Bro는 현재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60Km 이상의 속도에서는 사용할 수 없으며, 아직 구체적으로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바로 문제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텔레매틱스산업협회 배효수 국장 역시 "Wi-Bro가 가장 좋은 대안이라는 말에 동감한다."면서도 "Wi-Bro를 사용하기 위해선 다시 무선망을 구축해야 하는 등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가 만만치 않음을 시사했다.
휴대인터넷 다음으로 대안으로 제기되는 것은 DMB다. DMB는 최근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이동형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으로써, DMB를 활용하게 된다면 무료로 정보를 받을 수 있다. 다만 DMB는 단방향 통신이어서 데이터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과 위성 DMB를 이용하게 되면 초기 설비투자에 따른 부담을 소비자가 안게 될 수도 있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이통사, 성장 한계 돌파 무기로 텔레매틱스 사업 강화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은 자동차 업체들과 이동통신사가 주축이 되어 시장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ㆍKTFㆍLG텔레콤 등의 주요 통신 서비스 업체들은 텔레매틱스가 현재 포화 상태에 이른 시장을 돌파할 수 있는 주요 성장분야 중 하나라고 판단, 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자동차 업체들과 연계하여 비포 시장에 진출 할 뿐만 아니라 휴대폰 단말기를 통한 애프터 마켓에도 속속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2002년 4월 삼성전자, SK와 공동으로 네이트 드라이브(Nate Drive)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텔레매틱스 애프터 마켓에 진출했다. SK텔레콤은 기존의 음성통화가 중심이 됐던 이동통신망 사업을 무선 데이터 통신으로 확대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텔레매틱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2003년 10월에는 비포마켓에도 진출했다. SK텔레콤은 2002년 4월 SK, 르노삼성자동차, 삼성전자 등과 텔레매틱스 사업 공동추진을 위해 제휴관계를 맺고 2003년 10월부터 출시되는 SM5 승용차에 네이트 드라이브(INS-300)를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기존의 텔레매틱스 시스템(INS-300)을 업그레이드 한 INS-700을 개발하여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INS-700은 2006년 상반기부터 생산되는 SM 시리즈 및 향후 출시 차종에 장착될 예정이다.
한편 SK텔레콤은 다음커뮤니케이션, 모비딕, SK C&C 및 제주지역 SI 및 컨텐츠 개발업체 4곳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주 텔레매틱스 시범도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KTF는 2004년 5월 K-ways라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본격 개시함으로써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서비스는 휴대폰 기반에서 항법용 지도가 표시되어 길안내를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다. KTF는 이 서비스를 위해 삼성전자와 항법용 지도업체, 교통정보제공 사업자 등과 약 1년 이상의 연구개발을 거쳐 시장에 선보였다.



쌍용자동차와 손잡고 '에버웨이' 서비스를 운용하여 비포 마켓에도 진출했다. 쌍용의 체어맨 및 뉴렉스턴 최상위 모델에만 부분 적용된 이 서비스는 ▲국내 최초 음성인식 기반의 각종 교통 및 생활정보 ▲멀티미디어 형태의 실시간 교통정보 ▲골프정보 ▲전화번호를 이용한 경로안내 ▲휴대폰을 이용한 차량제어 서비스 등이다. 또 ▲긴급구난 서비스 ▲뉴스, 날씨, 주식, e메일 등의 다양한 컨텐츠 서비스 ▲차계부 기능 등으로 이뤄져 있다.
LG텔레콤은 비포 마켓에 집중하고 있다. LG텔레콤은 지난 2000년 현대/기아 자동차와 사업제휴를 체결하고 2003년 11월 '모젠'이라는 브랜드로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갔다. '모젠'은 ▲무선 통신망과 GPS를 이용한 길안내 서비스 ▲차량 주변 주요도로, 교량, 터널의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교통정보 서비스 ▲위급 상황에서 구난, 사고처리 등을 해결하는 긴급 구난 서비스 ▲도난 차량 추적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이통사 외 PMP 단말기 업체도 참여
국내 애프터 마켓 시장에는 이동통신 사업자 외에 PMP 및 DMB, 휴대폰 단말기 등의 사업자들도 신제품을 대거 출시해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휴대폰 단말기 사업자들도 GPS 기능을 내장한 휴대폰을 출시하며 텔레매틱스 시장(애프터 마켓)에 뛰어들었다. PDA형 단말기 제조업체들도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PDA를 이용한 네비게이션 시스템으로는 팅크웨어의 아인나비, 나브텍의 인조이맵 모티, 시터스의 포켓나비, 만도맵앤소프트의 스피드나비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최근 DMB가 CDMA를 대체할 수 있는 통신수단으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각 업체들은 내비게이션 기능을 포함한 텔레매틱스 장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격경쟁ㆍR&D 투자 미비 등이 시장 발전 저해 요소
이처럼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지만 치열한 가격경쟁 등으로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애프터 마켓 시장인 내비게이션 시장의 경우, 계속되는 가격경쟁으로 인한 R&D 투자저조 등으로 텔레매틱스 시장에는 진입하지 못하고, 단순 내비게이션 장비 업체로만 머무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애프터 마켓에서는 도로교통 정보 및 길 안내 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분명 텔레매틱스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진정한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아니다."며, "텔레매틱스는 반드시 통신수단을 포함해야 하며, 정보센터를 통해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의 요구는 단순한 길 안내에만 만족할 수가 없다. 지금 도로교통 정보 서비스가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텔레매틱스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 단계 더 진보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지금처럼 계속되는 가격경쟁은 당장 점유율을 늘리는데 보탬이 되겠지만 기술 축적을 소홀히 함으로써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스스로 좁히는 결과는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프라ㆍDB 구축 등 정부해결 과제 산적
한편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현재 정부가 펼치고 있는 지원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업체 관계자는 "텔레매틱스 산업을 수출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국내 텔레매틱스 서비스 산업을 육성, 발전시켜 시스템 및 단말기의 시험장소(Test Bed)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전국적인 도로교통 시스템 구축과 같은 인프라 확보, 기술 표준화, 각종 지원활동 등과 관련하여 적극적이고 가시화될 수 있는 정부의 지원활동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무엇보다 텔레매틱스가 다양한 기술과 여러 산업이 연관성을 맺고 있어 이들 산업과 기술 사이에 존재하는 상이성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자동차회사와 이동통신 사업자, 보험, 보안업체, 단말기 생산업체 등이 지금처럼 얽히고 설킨 상태에서는 텔레매틱스 운용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인프라도 극복해야 한다. 기반 인프라인 통신환경은 세계 최강이지만 적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인프라는 걸음마 수준이다."며 "전국이 CDMA 단일망으로 묶여져 있지만 교통, 지리정보를 수집해 가공하고 배포하는 통일된 체계가 아직 완전히 갖춰져 있지 않고 있다. 교통정보만 해도 3개의 민간사업자와 각 지자체, 경찰청, 건교부(한국도로공사) 등이 각각 다른 목적으로 교통정보를 수집해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의 일관성과 신뢰도가 부족한 셈이다."고 말했다.
텔레매틱스협회 관계자는 "텔레매틱스는 단말기와 같은 하드웨어 인프라는 기본이고 교통정보, 지리정보 등 각종 DB가 제대로 갖춰져야 위력을 발휘한다."며 "아직 우리나라는 중구난방식의 정보배달 체계여서 이를 해결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자동차의 관계자도 그의 주장에 동의한다. "주요 DB인프라 구축이 우선이다."며 "DB는 텔레매틱스 산업화와 대중화에 큰 걸림돌인 차량 안전, 단말기 가격, 서비스 종류 및 품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고 말했다.

"제주 텔레매틱스 시범 사업은 '탁상행정'"
사용자 "서비스가 있는지도 몰라", 불안정한 서비스의 유료화도 문제
정보통신부와 제주도청은 지난 해 제주도를 텔레매틱스 시범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텔레매틱스 시범도시 사업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12월부터 시범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
이번 제주 텔레매틱스 시범사업은 2006년 7월까지 2단계로 나눠 진행되며, 정통부 40억, 제주도 30억, 민간기업 30억 등 총 100억원이 투입된 국내 최초의 텔레매틱스 시범사업이다.
총 1,000대의 단말기를 제주지역 렌트카 회사에 무료로 지급하여 관광객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 시범 사업에는 내비게이션 업체인 모비딕이 단말기를, SK텔레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시범사업의 주된 내용은 여행객들에게 여행 기간 및 예산 등을 제공하는 ▲맞춤형 여행정보 안내, 실시간 교통정보가 반영된 ▲길 안내 서비스, 제주도내의 국내 및 국제 ▲문화행사정보 안내, 차 안에서 특산품 및 면세품 등을 쇼핑할 수 있는 ▲V-Shop 서비스, 골프, 등산, 낚시 등 ▲레저생활정보 안내, TV, DVD,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 긴급구조 및 구명, 고장 서비스 등의 ▲Safe 제주 서비스 등을 차안에서 전용단말기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최근 개최된 '텔레매틱스 해외 로드쇼'에서 아시아 각국에 제주 시범 사업을 적극 홍보하는 등 제주 시범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으며, 성공적인 사업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에서 말하는 것처럼 제주 텔레매틱스 시범사업이 성공적일까. 이러한 물음에 관련 업체들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가장 큰 문제로 홍보부족을 꼽았다. 텔레매틱스 시범사업의 단말기가 렌트카에 적용된 만큼 그 타깃 시장은 분명 관광객들이지만, 정작 관광객들은 그러한 서비스가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다반수라는 것이다.
사용법 숙지의 불편함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모비딕의 성동욱 본부장은 "텔레매틱스 시범사업에 들어가는 제품은 사용방법이 최대한 쉽도록 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이 어려워하는 것 같다."라며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는 핸드폰도 새로 사면 하루정도는 이것저것 기능을 확인해보고, 눌러봐야 기능을 숙지할 수 있다. 렌트카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광을 하러온 것이기 때문에 차에 앉아서 텔레매틱스 장비의 사용법을 숙지할 시간이 전혀 없을 것이다. 누가 관광하러 와서 차에 매달려 그 장비의 사용법을 숙지하려 하겠냐."고 지적한다.
또한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유료화도 문제이다. 제주도는 지난 달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6개 부문에 대해 유료화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렌트카 업체로부터 한달 7만원의 임대료를, 렌트카 업체는 사용자들에게 하루 9천원씩의 사용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렌트카 업계에서는 보급된 단말기의 성능이 떨어지고 수신률이 낮아 서비스가 불안정하게 제공되고 있는 만큼 아직 상용화하기에는 이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용화 사업 추진을 낙관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비난했다. 이 외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시범서비스가 너무 급하게 진행됐다는 점과 시범사업 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들었다.
한편, 한 텔레매틱스 단말기 업체는 자사에서 이미 제주도에 텔레매틱스 시범사업과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약 2,000여대의 단말기를 보급, 서비스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제주도와 함께 텔레매틱스 시범사업을 벌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미 시범 사업이 시작되기 전 자사가 자체 개발한 단말기와 자체 서비스 망을 통해 제주도 렌트카 회사에 공급했다는 것. 그는 "이미 진출하여 서비스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회사의 단말기와 통신 서비스를 도입해 시범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텔레매틱스 사업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범사업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그 업체에서 서비스하는 것은 텔레매틱스가 아니라 단순 내비게이션 역할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길 안내가 분명 텔레매틱스에 포함되는 것은 맞지만 텔레매틱스의 전부라고 말할 순 없다."라며 서로 다른 서비스이기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통부-산자부 주최, 텔레매틱스 해외로드쇼 개최
아시아 지역 40여개 기업 및 300여명 참석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가 공동 주최하고 텔레매틱스산업협회(KOTBA), 한국정보통신수출진흥센터(ICA),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가 공동주관하는 '텔레매틱스 로드쇼 2005'가 지난 달 13일부터 14일까지 양일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개최됐다.
이날 로드쇼에는 현대오토넷, 삼성전자, 쌍용자동차, SKT, KTF, 이너큐브 등 국내 텔레매틱스 관련업체들과 텔레콤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싱텔, 대만 칭화텔레콤 등 아시아 각국의 주요 통신사업자 및 자동차 회사, 현지 언론인 등 약 40여개 기업, 300여명이 참석했다.
첫날 행사에서는 정부 주도 프로젝트 및 국내외 텔레매틱스 산업 현황이 소개되어 참가자들에게 국내외 텔레매틱스 현황 및 시장을 전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다음 날 행사에서는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간의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자리를 가졌다. 특히 첫날 행사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텔레매틱스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GPS, LBS 등을 활용한 국내 각종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여 참석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텔레매틱스산업협회 배효수 국장은 "해외 참석자들이 텔레매틱스를 활용한 국내 모델에 많은 관심을 보여 세계 텔레매틱스 시장이 조만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에서 국내 업체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텔레매틱스협회는 이번 행사에 이어 하반기에는 동유럽권, 2006년에는 남미와 서유럽, 2007년 북미 등에서 로드쇼를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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