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G, 293개 기업·기관 IT 예산 분석 결과

KRG가 국내 주요 기업ㆍ기관 293개의 2005년 IT예산을 분석한 결과, 2004년 대비 약 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IT투자는 이러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2~3년간의 트렌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과거 IT호황기와 같은 활발한 투자를 기대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기존 인프라 운영을 위한 고정 비용 이외 확실하고 검증된 분야에 한해 투자하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지난 수년간 국내 IT시장 성장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ERP는 2005년에도 여전히 다수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히고 있다. 몇몇 새로운 이슈와 신기술에 대한 투자가 일부 대기업과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 시장을 형성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투자 예산이 운영 예산보다 높아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IT예산이 전년에 비해 증가한 기업이 2004년 조사 때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개 중 3개 기업이 전년과 동일 또는 증가했고, 1개 기업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2004년 조사에서는 3개 기업 중 2개 기업만이 동일 또는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IT예산에서 프로젝트 추진과 신규 하드웨어 및 SW 등의 구매에 소요되는 비중 - 투자 예산- 이 운영 비용에 비해 다소 높아진 것도 2005년 IT투자 전망을 밝게 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해석된다. 2005년 IT예산에서 투자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45.7%로 2004년 43.1%에 비해 약 2.6% 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IT예산에서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54.3%로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유지보수 비용이 21.6%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외부 운영인력 인건비 21.1%, 통신비 9% 등의 순이다.
2005년 주요 인프라 투자 계획을 살펴보면, 먼저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비교적 안정적 수요가 창출될 전망이다. 서버, PC, 스토리지, NW 장비 등 4개 부문에 대한 신규 및 추가 구매 계획을 조사한 결과 서버 58.3%, PC 82.7%, 스토리지 33.4%, NW 장비 39.9% 등의 응답률을 보였다. 구매 수량까지 파악되지는 못했지만, 기업들의 이러한 높은 수요 계획으로 볼 때 HW 수요는 결코 둔화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IT호황기의 대대적 인프라 구축 이후 HW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하지만 막대한 규모의 신규 투자 사례는 감소했다 하더라도 기업들의 전반적 HW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HW시장의 침체가 수요 위축보다는 가격 파괴와 수익성 악화에 있음을 시사한다. HW 투자 계획은 대체로 매출규모가 클수록 높게 나타났는데, 서버, 스토리지 등과 같이 구매 단위 가격이 높은 분야에서는 격차가 크게 나타났고, 반면 PC에서는 매출규모가 작은 기업들과 수요 편차가 적었다.
보안 부문에서는 IPS/IDS(침입탐지/침입방지)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았다. 전체 기업 가운데 21.6%가 도입 계획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고, 다음으로 안티바이러스 19.8%, 스팸방지 19.1%, 패치관리와 암호화 및 인증이 각각 1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투자 우선순위
제조ㆍ유통-ERP, 금융-차세대, 공공-EP, 대학-e러닝, 의료-EMR
업종별로 전략 솔루션 도입 계획을 분석한 결과, 제조업종은 높은 성숙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ERP에 관심과 투자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종 기업들의 2005년 투자 계획을 분석한 결과 ERP가 11.4%로 전체 솔루션 가운데 가장 높고, 다음으로 EIS에 대한 계획이 10.6%로 나타났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아직까지 ERP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지만, SCM과 CRM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CRM과 SCM은 2005년 보다 2006년 이후 도입 계획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 CRM과 SCM은 2006년 이후 도입 계획이 각각 14.4%와 13.6%로 조사됐다. 2006년 이후 도입 계획이 높다는 것은 기업들의 관심과 도입 의지는 높으나, 실제 투자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대기수요를 실수요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국내 실정과 기업 요구에 맞는 솔루션 제안과 기업들의 신뢰와 투자에 대한 확신을 이끌어낼 명확한 투자 성과 제시가 중요하다.
유통업종에서는 ERP, 그룹웨어/KM, SCM, EIS/SEM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유통업종에서는 제조업종과 마찬가지로 ERP가 정보화의 중심축으로서 기업들의 IT투자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공급망 관리 최적화를 위한 SCM 도입도 유통업체들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SCM과 관련하여 RFID 기술 적용이 새로운 이슈로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삼성테스코 등 대형 유통사들은 이미 RFID 적용과 관련하여 파일럿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업종에서도 그룹웨어/KM과 ERP 구축 계획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EIS와 PMIS 등이 주요 투자 이슈로 나타났다. 한편 서비스업종에서는 DW, CRM, BI 등 고객 관련 솔루션과 정보ㆍ분석계 솔루션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DW에 대한 도입 의사가 두드러졌다. 조사 기업의 9.1%가 2005년 DW 도입을 계획하고 있고, 18.2%는 2006년 이후 도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종에서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1.7%가 2005년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세대 시스템에선 무엇보다 은행권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국민, 신한ㆍ조흥, 하나, 농협 등 메이저 은행 중 4개사가 모두 2005년 차세대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제2금융권에서도 주요 기업들의 프로젝트가 잇따를 전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고, 카드업계에서는 BC카드와 롯데카드가 추진 계획을 갖고 있다. 또 바젤II도 지난해에 이어 계속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우리,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이 지난해부터 관련 컨설팅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들 주요 은행의 추진 과정을 통해 국내 실정에 맞는 도입 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되면, 다른 은행과 금융기관들로 도입이 확산될 전망이다.



정부ㆍ공공기관에서는 EP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8.1%가 EP 도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기간업무전산화 13.6%, DW 13.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 외에 정부 예산안 및 부처별 발표 자료 등을 토대로 투자 동향을 분석한 결과, 정보화가 앞선 기관들에서는 '고도화'와 '통합 및 연계 강화'가 주요 투자 테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정보화가 상대적으로 늦어진 기관에서는 기본적 DB 구축과 각종 민원 지원 시스템 구축, 표준화 추진 등 기본적 정보화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SOC 정보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도 활발하게 추진될 전망이다. 일례로 건교부에서 국가지리정보체계 구축과 ITS 사업, 물류거점시설 정보화 구축 등을 예정하고 있고, 해양수산부는 해양 GIS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학에서는 e-러닝에 대한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33.3%가 도입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9.5%는 2005년 도입을 예상하고 있고, 14.3%는 2006년 이후 도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존 구축된 시스템의 재구축을 고려하는 기업도 9.5%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기 e-러닝 시장 형성기에 솔루션을 도입한 기업들이 보다 향상된 기능의 새로운 제품으로 대체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러닝 이외 그룹웨어/KM, CMS, 디지털 도서관, 학사행정 시스템 등이 주요 투자 이슈로 분석됐다.
의료 분야에서는 EMR에 대한 도입의사가 두드러졌다. 전체 병원의 57.2%가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가운데 28.6%는 2005년 도입 계획으로 단기적 실수요가 EMR에 집중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의료 특화 솔루션 중 EMR 외에 CDSS에 대한 도입 의사(33.4%)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가운데 28.6%가 2006년 이후 도입 계획이고 2005년 계획은 4.8%에 불과해 단기적 실수요 보다는 대기수요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ERP, CRM, DW 등 공통 솔루션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는데, 대체로 2006년 이후 도입 계획이 많아 실수요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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