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조직, 능동적 비즈니스 생산자가 되라
올해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주력, 개발·사업

현재 약 1,2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KTF는 영업정보시스템과 CRM이라는 두 개의 대형 시스템을 근간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정보시스템이 번호이동성에 따른 다양한 현업부서의 요구를 훌륭히 뒷받침했고, 통합CRM은 정보산업연합회가 주는 '2004년 CRM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의 중심에는 5년째 정보시스템부문을 이끌고 있는 김기철 전무(정보시스템 부문장)가 있다. 김기철 전무는 "CIO 조직의 역할은 현업부서에 요구하는 시스템만 수동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IT인프라로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를 발굴해 적극적으로 제안할 수 있어야 그 조직의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올 한해 'Proactive Business Enabler'라는 IT 비전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본격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는 김기철 전무를 만났다.
김재철 기자 mykoreaone@infotech.co.kr

2000년 7월 KTF의 CIO로 부임한 김기철 전무의 첫 번째 목표는 'CIO는 최소한 5년은 채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 조직의, 그것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통신서비스 업체의 CIO로서 IT시스템의 체계를 세우고, 그것들 간의 유기적인 결합을 일구어내려면 적어도 그 정도의 기간은 꾸준히 활동을 해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김기철 전무는 많은 것을 이루어냈다. 한국통신프리텔과 한국통신엠닷컴의 시스템 통합, 이동통신사 최초의 통합 CRM시스템 구축, KTF 데이터 센터 통합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그의 CIO 경력과 함께 하고 있다.

-CIO로 근무한 지난 4년여를 스스로 평가한다면?
IT 조직의 업무라는 것이 언제나 '진행형'이기 때문에 지난 4년을 딱 잘라 평가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처음 KTF에 올 때부터 최소한 5년은 채우자고 마음을 먹었던 만큼 올해 더욱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KTF는 원래 네트웍 리소스가 많은 회사이다 보니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은 부차적인 것으로 생각해 네트웍 업무를 하던 임원들이 CIO를 맡곤 했다. 그러던 중 이용경 현 KT 사장이 정보화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서 맡겨야 한다고 결정해 19년을 근무하던 한국IBM을 나와 KTF로 오게 됐다. CIO를 맡은 2000년 7월 이후로 매년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그 때문에 짧은 기간에 매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기업 정보화 부분에서 KTF는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가?
CIO로 취임할 당시는 아직 회사가 막 사업을 시작하던 때였다. 018과 통합도 되기 전이었는데 이 당시는 영업 프로세스(고객 가입, 개통 등 영업절차)의 자동화를 지원하는 업무가 대부분이었다. IT의 '발아기'라고나 할까. 018과 016 시스템의 통합 이후에는 단순한 영업 지원에서 한 단계 발전해 고도화된 형태의 지원 및 운영을 했다. IT 시스템의 기능이 발전하는 단계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지원의 차원을 벗어나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내걸고 있는 슬로건이 'Proactive Service Provider'다. 이제 IT가 이런 역할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Proactive Service Provider'
김기철 전무는 이렇게 능동적인 조직으로의 변화를 시도하면서 실제로 달라진 점이 많다고 말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전까지는 서포터의 시각을 갖고 있었기에 사업부가 원하는 것을 적절한 시기에, 얼마나 무리없이 잘 맞춰줄 것인지가 사고와 행동의 중심이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느 대리점에서 PC가 느려졌다는 연락이 오면 IT부서에서는 운영하고 있는 서버, 네트웍, 스토리지 자체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만 파악하려고 하기 마련이다. 또, 다른 대리점들은 별 문제가 없다고 하면 그 개별 대리점 차원의 문제로 치부하고 넘어가는 일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기철 전무는 "하지만 서비스 제공자가 되면 대리점에 어떤 품질의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지를 중심에 둬야 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된다. 클라이언트 위주로 보게 되는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며, "누군가 P2P 사이트에 자주 접속해 악성 코드가 늘어난 탓에 속도가 느려졌다고 해도 '당신네 잘못이다. 나는 서비스 제공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아니라, 이런 경우에 대비해 PC의 운영과 관리 사양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업정보시스템·CRM 안정화에 성공
KTF IT의 두 축을 들라고 하면 단연 첫 손에 꼽게 되는 것이 영업정보시스템 'WISE'와 통합 CRM인 'CReaM'이다.
이 두 시스템의 만들어지고 각종 기능이 추가되면서 발전하는 과정들에 함께 해온 김기철 전무는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지, 현업 부서의 요구를 어떤 식으로 반영하고,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 등등 대형 시스템은 그만큼 신경을 써야 할 부분도 많고, 실제 구현하는 과정에서도 생각지 못한 많은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 아니라, 그 시스템과 함께 일하는 사용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것을 도입한다는 것은 뭔가 이전보다 나아지려고 하는 것이지만, 사용자는 늘 원래의 것이 더 익숙하다. 따라서 정보가 더 다양해져도 불편하고, 인터페이스가 좋아져도 불편하다고 느낀다."며, "그런 만큼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시스템이 구축된 뒤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이를 즉각 반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한다.

-WISE와 CReaM은 어떤 시스템이며, 어떻게 구축됐는지 자세하게 설명해달라.
영업정보시스템인 WISE(Wireless Information System Environment)는 빌링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고객관리, 과금관리, 청구관리, 수/미납관리, 단말기 유통 및 대리점 관리 등 CCBS(Customer Card & Billing System) 기반의 기능뿐만 아니라, 형상관리, 제어, 통제, 모니터링 기능까지 포함하는 이동통신 사업의 기간 시스템이다.
97년 이스라엘 암닥스(AMDOCS)의 청약, 변경 수납, 미납, 고객응대 부분이 개통된 이래, 2001년 016/018 업무 통합을 거쳐 현재는 동시 사용자 5,000, 최대 사용자 12,000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2003년과 2004년에 걸쳐 빌링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전달의 무료통화분이 남아 있는 것을 이번 달로 이월시킬 수 있게 한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현재는 작년 하반기에 시작한 2차 고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올 2월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CRM은 지난해 큰 상을 받기도 했는데, 어떤 부분을 강점으로 꼽을 수 있을까?
지난해 정보산업연합회로부터 IT기업 부문에서 CRM 대상을 받았다.
CReaM(Customer Relationship Enhancement & Agility fraMe)은 KTF 운영CRM 인프라의 이름이다. 2001년 당시 분석CRM은 갖춰져 있었고, 새로 운영CRM을 구축하게 됐는데 당시에는 이 둘의 프로세스가 하나로 묶여서 돌아가도록 되어 있는 이동통신사가 없었다. 물론 이전에도 상담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고객을 대할 때 정보가 뜨기는 했지만 그 범위가매우 제한되어 있어 고객이 제시하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데 그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운영CRM 구축에 앞서 서너달 간 CRM의 비전을 세우면서 인식을 바꿔야 될 필요성을 느꼈다. 자세한 정보(고객 상세정보, 상담 이력 등)가 제공되면 상담원이 고객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질 수도 있고, 고객에 맞게 상품도 제안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고민과 준비 과정을 거쳐 재작년 10월에 CReaM 오픈했고, 작년 봄까지 기능 및 속도 개선 작업을 했다.
당시로서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던 방식으로 통합 CRM을 구축했는데, 개통 뒤에 별 문제는 없었는가?
처음부터 CRM은 IT 시스템이 아니라 마케팅 시스템이라고 봤기 때문에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에 업무 프로세스 개선 부분의 컨설팅을 받았다. 또, 상담원들과도 자주 만나 기존 시스템에 어떤 불만이 있으며, 새 시스템에 바라는 점은 어떤 것들인지를 열심히 체크했는데도 막상 시스템이 개통된 뒤에는 불만이 적잖이 터져 나왔다.
그래서 사용자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 정보산업연합회의 CRM 대상 선정 이유도 기능 개선 노력이 매우 큰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불만이 많을 때 즉시, 적극적으로 개선한 점이 남달랐다는 것이다. 중요한 프로젝트는 시스템 개통 직후 뿐 아니라, 그 후로도 일정 기간 동안은 1주일 단위로 담당 팀과 개선회의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사용자 만족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점검·논의 공간 만들어
김기철 전무는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품질개선회의'를 들 수 있겠다. 일주일에 한번 하는 이 회의는 종전에는 '성능개선회의'였다가 '품질개선회의'로 격상이 됐는데 지난 5년 동안 직원들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부분이라고 한다.
품질개선회의가 시작된 것은 016과 018 통합작업 때문이었다. 당시 KTF는 암닥스, 한솔은 후지쯔에서 만든 인하우스 시스템으로 빌링을 하고 있었는데 016 가입자가 500만, 018이 35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었다. 그런데 암닥스 패키지가 가입자 500만에 쓰인 것도 처음인 상황에서 통합작업을 하면 당장 850만으로 가입자가 늘어나고, 1,000만~1,200만 까지도 쉽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에 과연 안정성에 문제가 없을지가 관건으로 등장한 것이다.
김기철 전무는 "당시 암닥스 기술진을 불러 이 시스템이 가입자 1천만 명 이상의 환경에서도 문제가 없도록 대비하려면 구조적으로 뭘 개선해야 되는지 연구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고 말한다. 청약, 변경, 수납, 고객응대 등 매우 다양한 업무가 한 패키지 안에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빌링 한 부분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 결국 전체를 다 건드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합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각 부문의 담당자를 모아서 발생 가능한 문제들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 품질개선회의가 만들어진 계기가 됐다."는 것이 김기철 전무의 설명이다.

-당시의 검토작업은 어떻게 진행됐나?
빌링, DW, 인트라넷 이렇게 세 영역으로 양 사 담당자를 묶은 팀을 만들어 두세 달 동안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 공부하도록 했다. 018에서 온 사람들은 '당연히 016 시스템으로 통합할테니 내 업무가 없어지는 거 아이냐?'고 걱정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면 조직이 융합될 수 없다고 봤다. 또, 018에서 운영하던 방식이 더 나은 면도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CIO가 모든 시스템의 좋고 나쁨을 따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기에 담당자들이 직접 판단하도록 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자 담당자들이 서로 친해지기도 하고,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도 하나씩 결론이 나기 시작했다. 실무 담당자들이 치열하게 토론한 내용을 따라 통합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불만도 적었고, 빨리 안정화될 수 있었다고 본다.

-품질개선회의가 최근에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가?
물론이다. 얼마 전에도 이 회의에서 중요한 것을 내놓았다.
기존 시스템이 서울에서 발생한 통화 자료는 서울의 교환기에서 처리하고, 지방에서 발생한 통화 자료는 지방의 교환기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동전화의 특성상 수도권 교환기에서 발생한 통화라도 지방의 고객이 서울에 와서 통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CDR(Call Detail Recorder : 고객이 통화를 하면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통화 정보)이 들어오면 요금 계산 서버인 MPS가 DB를 검색하게 되는데 서울의 DB에 고객 자료가 없으니 다시 지방의 DB에서 자료를 가져와야 했다. MPS가 지방과 서울을 들락날락하면서 데이터를 찾고, 끌어오고 하다 보니 업무와 상관없는 오버 헤드가 많아지는 것이 늘 문제가 되어왔다.
트래픽에서 이런 오버 헤드가 평균 30% 정도인데, 가입자가 늘고 서버가 많아지면 오버 헤드는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걱정을 모든 파트에서 하고 있었다. 그래서 품질개선회의에 상정해 태스크 포스 팀을 만들어 이것을 해결했다. 고객DB를 CDR에 간 다음에 보게 한 것이 아니라, 콜이 발생하면 아예 처음부터 그 고객이 어느 교환기의 고객인지 DB에서 먼저 확인해 해당 CDR에 배분하도록 한 것이다.
이 MPS 구조개선팀이 지난해 말 사내 IT 대상을 받았다.

3년간 지역본부 매달 방문,고객센터 상담원 불만 적극 수렴
-IT 파워유저 그룹을 IT 환경 개선에 활용한다고 들었다.
DW를 매일, 그것도 아주 자주 쓰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직원은 우리 입장에서는 파워유저다. 2년 전부터 이렇게 애플리케이션 별로 파워유저를 선정해 한 달에 한 번 자리를 갖고, 1년에 두 번 만족도 조사도 실시한다.
매달 모임에서 매우 구체적인 얘기들이 나온다. 이동통신사는 경쟁이 심해서 상품이 많이 나오고, 바뀌기 때문에 시스템의 변화가 매우 심한 편이다. 업무의 성격상 시스템이 늘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파워유저들이 제안하는 바를 시스템 개발이나 개선에 많이 반영한다. 특히 중요한 애플리케이션들은 그 시스템을 맡고 있는 실장 급 인원들과 같이 회의를 해 우선순위를 정하곤 한다.

-상담원들의 불만 사항도 늘 점검해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동통신사에서 빌링과 CRM 시스템은 고객 개통부터 해지까지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그래서 이 시스템을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고객센터 상담원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통합작업을 한 팀장들을 데리고 4개 지역본부를 한 달에 한 번 방문했다. 각종 불만을 듣기 위한 것인데, 미처 그런 기능이 있는지 몰라서 불만이 생긴 경우는 기능을 가르쳐 주고, 그 밖의 부분은 돌아와서 개발 계획을 잡아 처리하고는 했다.
3년간 이 작업을 꾸준히 한 결과, 작년부터는 불만 사항이 크게 줄어 이제는 직접 가지 않고 팀장들이 주로 방문하는 편이다.

2005년은 프로세스 개선의 해
김기철 전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무 프로세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업무의 절차화, 체계화, 표준화가 잘 안 되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존에도 어떤 절차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사용자 얘기를 많이 듣다 보니 급하게 처리하는 부분도 많았고, 시스템 규모가 커지면서 기존의 방식으로는 부족한 면도 있다고 생각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작년에 조직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에는 영업정보시스템을 관리하는 영업정보실에 고객, 요금, CRM 팀 등 업무 별로 3개 팀이 존재했는데 이를 기획, 개발, 운영, CRM의 4개 팀으로 개편한 것. 기획팀에서 개발 요구사항 및 필요한 기능 등을 검토하면 개발팀에서 개발을 하고, 개발이 끝나면 운영팀이 실제 운영에 들어가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업무 분야별로 나뉘어 있던 조직을 업무 성격별로 나눈 이유가 무엇인가?
이전에는 어느 직원이 하나의 시스템을 맡고 있다면 서비스 리퀘스트를 받는 것부터 개발과 운영에 관련된 것까지 혼자서 다 처리를 했다. 그래서 이 사람이 문제가 생기면 그 쪽이 마비가 되기도 했고, 또 혼자서 하다 보니 중간에 문제가 있어도 그냥 덮고 넘어가거나, 문제가 있는지를 아예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는 구조였다.
그래서 조직을 개편하면서 개발해서 시스템이 오픈한 뒤 얼마 까지는 누구 책임, 또 그 뒤는 누구 책임 하는 식으로 룰을 만들었다. 이렇게 되니 개발하는 사람은 개발을 철저히 하게 되고, 운영하는 사람은 초기에 많은 시도들을 해서 문제를 잡으려고 애쓴다. 결국 정식 적용하기 전에 인수 테스트를 하는 기간 동안 오류를 많이 발견되어 실제 적용 단계에서는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중요 시스템들은 거의 매달 버전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이전에는 오픈한 다음 날은 하루 종일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매달릴 정도였다.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어떤 구체적인 작업들을 할 계획인지 설명해달라.
우선, 올해 CMMi 레벨3 인증을 받으려고 한다. CMMi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필요한 절차와 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는 Cmmi 레벨3를 받는데 필요한 내부 절차와 지침을 만들고 있다. CMMi 레벨3 인증을 따는 과정을 통해서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로세스를 개선할 계획이다.
인프라 운영에 대한 프로세스도 개선한다. 이를 위해 CSC(Consolidated Service Center)를 만들 계획이다. 이전에는 인트라넷, 빌링 등 시스템 별로 헬프데스크가 따로 있었는데, 이래서는 사용자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작년에 일차로 빌링과 운영CRM 쪽은 헬프데스크를 합쳤고, 올해는 여기서 담당하는 영역을 더욱 넓혀나가려고 한다.

CIO 조직은 'Proactive Business Enabler'
김기철 전무는 정보시스템부문의 비전이 'Proactive Business Enabler'고 말한다. 종전의 CIO 조직은 사업부에서 무엇무엇을 해달라고 요구하면 그것을 채워주는, 한마디로 뒤쫓아 가는 형태였지만 이제는 회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먼저 고민해서 '우리 IT인프라에 이런 기능이 있는데 이런 서비스를 한번 해보는 것이 어떻겠는가?'라고 적극 제안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IT가 충분히 고도화되었고, 계속해서 발전을 해나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IT 조직 역시 이제는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기철 전무는 지난해 완전히 다른 프로토콜을 가진 개발과 영업 부서의 융화를 위해 SR Lab을 신설했다. 사업부서와 IT부서의 고민과 요구들을 수렴하고 조율하는 완충지대를 만든 것이다. "기간 시스템은 웬만큼 자리를 잡았고, 각 애플리케이션의 개선과 발전도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프로세스 개선 등의 작업이 이뤄져야 한 단계 더 나은 시스템으로 갈 수 있다."는 김기철 전무는 "지금까지는 사업 제안이 일방향으로 이루어졌고 CIO 조직은 서포터의 역할만 했다면, 이제는 사업제안이 양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CIO 조직이 그 한 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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