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서비스와 금융 상품개발에 집중하는 기반 갖춰
한국HP와 5년간 IT 인프라 운영 전반 아웃소싱 계약, '선택과 집중' 전략 실현

신영증권이 IT 인프라 운영 전반을 아웃소싱한 것은 증권업계에서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로 평가된다. 특히 증권업계가 거래량과 수수료율의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영증권이 주도적으로 아웃소싱에 나섬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본연의 서비스와 상품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점은 더욱 의미가 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신영증권은 아웃소싱으로 IT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증권업의 핵심 역량에 집중해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시현 기자 pcsw@infotech.co.kr

1956년에 출범한 신영증권은 모두 521명의 직원으로 전국에 걸쳐 2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다. 투명한 경영과 고객으로부터의 신뢰, 직원간의 인화 등의 조직문화를 내걸고 있는 신영증권은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유례가 없는 33년 연속 흑자와 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신영증권은 또 주당 순자산가치 업계 1위와 중소형 증권사 중 외국인 선호 1위 기업이라는 기록도 유지하고 있다.

시스템운영조직, 한국HP로 이전
신영증권은 2004년 10월, 한국HP와 서버나 저장장치 등 전반적인 IT 인프라 운영을 뼈대로 하는 아웃소싱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서비스 기간은 5년으로 한국HP는 개발과 기획을 제외한 인프라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신영증권의 가락동 전산센터는 기획과 개발조직만이 남았으며, 시스템 운영 조직은 한국HP로 옮겼다. 한국HP로 이관된 시스템 운영조직의 인력은 모두 13명이다. 한국HP는 신영증권의 전산 인프라의 운영을 서울 구로동에 있는 신세계아이앤씨의 IDC를 일부 임대해 수행하고 있다. 운영조직을 뺀 신영증권의 현재 IT 인력은 모두 46명. 이 가운데 3명이 기획업무를, 나머지는 개발과 애플리케이션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신영증권의 핵심 시스템은 HP 유닉스 서버인 V2500으로 메인 시스템은 물론 백업, DW/정보계 시스템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영증권은 이러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증권 기간계 시스템, ERP, CRM 등 핵심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신영증권이 한국HP와 2004년 10월에 본격적인 아웃소싱 서비스 계약을 맺기 까지는 1년여 기간이 걸렸다. 국내에서는 참고할 만한 사례도 없는 데다 HP가 증권업의 아웃소싱 경험이 없다는 점 등은 최종 결정을 내리는데 쉽지 않은 요인이었다.
"증권업이 한창 호황일 때 증권사들은 높은 사양의 하드웨어를 대거 구매하고 얼마나 많은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가를 경쟁력의 잣대로 여기곤 했다. 지금도 일부에서는 IT 자원을 두 손에 꼭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경쟁력을 가진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했다. 이젠 얼마나 고객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하드웨어 장비와 IT 인프라를 관리하고 구매하는데 시간과 노력, 비용을 들이는 것보다는 이 IT 자원을 우리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기획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신영증권이 IT 관리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업체에 비교할 바는 아니다. 이 때문에 우리보다 더욱 잘할 수 있는 전문회사에게 IT 인프라의 관리와 운영을 맡기고, 우리는 전략과 신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전력투구하려고 한다"

'서비스와 금융상품 개발 집중'이 아웃소싱 목적
신영증권 IT센터의 김순성 이사가 말하는 아웃소싱의 추진 배경이다. 김순성 이사는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 IT 인프라 운영은 외부에 맡기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력 운영이나 비용 등 아웃소싱의 일반적인 효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나 금융상품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결정했다"며 그 추진배경과 목적을 설명한다.
신영증권이 아웃소싱을 추진하면서 고려한 업무의 속성과 특성은 세가지 항목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것은 첫번째, 사업부문의 특화업무나 특성업무(장외파생 업무, 리스크관리, CRM 등) 두번째, 증권산업의 표준화된 업무(SW)로서 개발 및 유지보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업무(원장관리, HTS 등) 세번째, 하드웨어, 데이터베이스, 네트웍 유지보수와 전산 인프라의 관리 및 미들웨어 업무 등이다.
신영증권은 이 가운데 첫번째, 두번째 항목을 IT의 핵심업무로 선정, 내부 인력을 중심으로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세번째 항목은 IT의 핵심업무이기는 하지만 내부 인력보다는 아웃소싱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업무라고 보고 있다.
신영증권이 증권업에 대한 아웃소싱 경험이 없는 한국HP를 서비스 업체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의문에 대해 김 이사는 "한국HP의 아웃소싱 서비스 능력이 다른 아웃소싱 업체에 비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HP가 서비스 역량을 강화시키고 있고, 이를 자사에 직접 적용하면서 고객에게 신뢰를 주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또 증권업 경험이 없다는 것이 다른 각도에서 보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다른 업체들은 경험이 있는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한국HP가 우리의 인력을 그대로 데려가서 운영할 수 있는 것도 이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답변했다.

"HP 아웃소싱 능력 떨어지지 않는다"
신영증권은 한국HP와 아웃소싱 계약을 맺으면서 서비스의 내용과 수준,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툴로 평가받는 SLA(Service Level Agreement) 계약은 따로 맺지 않았다. 아웃소싱의 핵심이 바로 SLA이라고는 하지만 국내에서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을 만한 모범사례가 없었는데다 증권업 경험이 없는 HP가 SLA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HP에 IT 인프라 운영을 넘긴 2004년 10월부터 향후 6개월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SLA를 순차적으로 구성하는데 합의했으며, 현재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순성 이사는 "아웃소싱이라는 거대한 수레는 두개의 바퀴를 통해 움직인다. 바로 통제와 신뢰이다. 통제는 아웃소싱 계약을 맺은 두 회사가 상호 견제하도록 하고, 신뢰는 이 계약이 이어지도록 해준다. 어느 한 바퀴가 더 크거나 작아도 수레는 방향을 잃을 수 있다"며 상호 신뢰를 통해 이런저런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신영증권이 아웃소싱으로 기대하고 있는 효과는 내부 IT 전략의 핵심인 '선택과 집중'의 실현이며, 이를 통한 회사의 경쟁력 강화이다. 다시 말해 IT 인프라의 주력 분야를 선택해 여기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개발요원을 '비즈니스 컨설턴트' 수준으로 육성
신영증권은 앞으로 아웃소싱 추진 부문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 내용은 개발 측면에서 볼 때 단순코딩이나 단순 운영 부문은 협력사에게 맡겨 운영하며, 개발 요원을 비즈니스 컨설턴트 수준으로 키운다는 게 핵심을 이루고 있다. 김순성 이사는 "금융기관의 시장 개척은 새로운 상품 개발에 달려있다. 개발요원들이 주도적으로 금융상품을 기획 설계해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개발요원의 컨설턴트화를 비롯한 현업과 IT의 접목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인터뷰
"중소형 증권사, 독자적인 IT 인프라 운영은 난센스"

아웃소싱을 추진한 배경은.
아웃소싱은 경영이라는 큰 틀에서 봐야 한다. 전체 직원이 일반 은행의 1/3 수준에 불과하고 IT 인력도 40여명에 불과한 신영증권이 독자적인 IT 인프라를 운영하는 것은 난센스다. 중소형 증권사의 독자적인 IT 인프라 운영은 비용 효과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다른 증권사에서도 아웃소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는지.
아웃소싱의 방향이 구조조정, 인력절감의 측면에서 진행되면 경쟁력 강화라는 아웃소싱 본래의 목표를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내부 핵심인력의 유무, 아웃소싱으로 얻고자 하는 서비스 레벨 및 경쟁력, 회사 핵심 역량에 대한 평가, IT 인프라의 장기적인 비전 등 예측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검토해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

아웃소싱에 따른 기존 인력과 시스템의 활용은.
우리의 아웃소싱은 현재 운영중인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하는 형식으로 추진됐다. 또한 운영자 역시 100% 고용 보장 형식으로 HP로 이관됐다. 아웃소싱을 비용절감 보다는 경쟁력 향상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신영증권의 향후 IT 개선방안은.
최근의 금융산업 환경을 보면 새로운 서비스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신영증권에게 올해는 KM(지식관리)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해가 될 것 같다. EDMS, 그룹웨어, EIP 등으로 지식경영환경을 상반기안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KM 추진팀을 구성해 분석 작업을 수행중이다.

2005년 IT 예산과 추진 내용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 같다. 3-4년전에 이미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뤄져 올해는 특별히 신규 투자할 것이 많지 않다. 올해의 주요 투자 내용은 파생상품, 리스크 관리 시스템, CRM 업그레이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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