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IDC의 생존전략, 이런 게 아닐까요?

바다넷. 2000년 봄 웹 호스팅을 하는 개인사업자로 출발, 2002년부터 서버 호스팅(IDC) 사업 시작, 2003년 8월 쇼핑몰솔루션 'cshop' 개발로 쇼핑몰호스팅 서비스 개시, 2003년 11월 글로벌 도메인 사업자 멜버른IT와 전략적 사업제휴(멜버른IT의 한국 내 도메인 및 솔루션 사업 독점 파트너), 2004년 1월 공인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서비스 및 기업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 구축 전문서비스 개시, 2004년 3월 도메인등록 전문사이트 도메인바다 서비스 개시, 9월 일본 클라라온라인과 코로케이션 및 .JP 도메인 등록 사업제휴, 12월 1Gbps로 회선 증설. 끊임 없이 무언가 새로운 사업을 벌이고 있는 이 작은 IDC는 2005년을 도약의 시기로 보고 있다. 지난 한 해 열심히 뿌린 씨앗들이 본격적인 열매를 맺게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송건호 사장은 "아무리 시장이 어렵더라도 결코 쓰러지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남들보다 한발 먼저 수익성이 높은 쪽으로 사업을 확장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바다넷은 웹 호스팅 사업자 가운데서는 서버 호스팅 사업에 빨리 뛰어든 편이다. 웹 호스팅 분야의 선두권 업체들도 작년 중반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서버 호스팅에 뛰어든 것을 감안하면 꽤 과감한 선택이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는 웹호스팅 시장이 호시절이라 선발주자들은 그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보니 아무도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지 않았고, 중소규모 업체들은 조직 규모나 비용 면에서 엄두를 안 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비용대비 성능이 우수한 인텔 조립서버들이 등장해 시장에 통하기 시작하면서 작은 업체들이 이전보다 적은 비용으로 서버 호스팅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송원호 사장의 설명이다.
IDC가 붐일 때 사업을 시작했지만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됐을 때도 별다른 위기는 없었다고 한다. "서버 호스팅은 매출이 누적되는 사업이어서 고정 매출 자체가 꾸준히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송원호 사장의 판단이 적중한 것이다.
송원호 사장은 도메인 사업에 특히 관심이 많다. "도메인은 인터넷 사업의 관문이다. 도메인이 있어야 웹 호스팅을 받을 수 있고, 이 과정을 거쳐야 인터넷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도메인 사업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다. 하지만 도메인 분야는 국제 도메인만 몇십만 개를 가진 국내 메이저 업체들이 이미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내 업체들이 제휴를 맺지 않은 호주의 멜버른IT와 제휴를 맺었다. 제안은 멜버른IT에서 먼저 해왔는데 "홍보 등 각종 지원 정책이 좋은데다가, 바다넷이 국내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독점 리셀러를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 송 사장의 얘기다. 멜버른IT는 세계 도메인 서비스 시장에서 3~4위를 달리는 메이저 기업으로 미국 야후와 전략적 파트너이기도 하다.
이 밖에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인 메이크빌 서비스도 바다넷이 자랑하는 컨텐츠 중 하나다. 메이크빌은 시간과 정성을 많이 쏟은 사이트인데 "이 또한 웹 호스팅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고자 애쓴 결과"라는 설명. 금융결제원에서 하는 트러스트빌을 비롯해 예닐곱 군데 경쟁자가 있지만 공인인증서를 설치한 몇 안 되는 업체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느끼는 안전도의 차이가 남다르다는 것이 메이크빌의 장점이다.
쇼핑몰 호스팅은 이 분야의 대표 기업인 와이즈카트의 쇼핑몰 호스팅 사업 중 리눅스 기반의 PHP 방식을 바다넷이 독접 공급(NT 방식은 KT 비즈메카)하고 있다. 고객이 신청해서 솔루션만 쓰고 상품은 자기가 올리는 단순 서비스 외에, 고객이 하고자 하는 사업 분야의 상품까지 공급해주는 '프랜차이즈 쇼핑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송원호 사장은 IDC 시장은 구조조정 단계에 있다고 말한다. 2003~2004년 동안 많은 업체들이 정리됐지만, 내년까지 경기가 안 좋다고 보면 IDC 시장의 중견 업체들은 더 군살을 빼야 하고, 영세업체들은 상당수가 버티기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는 바다넷과 같은 사업자들은 새로 기회를 맡게 될 것"이라는 게 송 사장의 판단이다.
바다넷은 지난 12월 회선을 1기가로 증설했다. 하반기에 대형 고객들을 대거 유치했기 때문인데 이 회선도 1월 안으로 다 채우게 될 것 같다고 한다. 코로케이션 사업 규모가 본격적으로 규모가 커지게 되는 것이다. 바다넷은 2001년 1억도 안 되던 매출이 지난해 10억 규모로 급성장했는데 올해는 최소한 지난해의 3배 정도는 자신한다는 것이 송 사장의 설명이다.
최근 송 사장의 머리 속에는 새로운 구상이 떠나지 않고 있다. 직접 조립서버를 만들거나, 리셀러로 계약해 서버 공급을 시작해볼 생각이기 때문이다. "웹 호스팅과 서버 호스팅(코로케이션 제외)을 합쳐도 시장규모는 1500억원 정도에 불과한데 업체 수가 2,500개나 된다."는 송원호 사장은 "한발 앞서 고민해서 경쟁자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시장으로 발빠르게 옮겨가는 것이 마이너의 필수생존전략"이라며, 올 한해 바다넷의 도약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김재철 기자 mykoreaone@infotech.co.kr

송원호 사장은 대학 졸업 뒤 흥국생명을 다니다가 IMF 직전에 사표를 내고 PC방을 운영하면서 컴퓨터에 눈을 뜨게 된다. 이 때 인터넷 쇼핑몰도 운영했는데, 경기가 나빠지면서 쇼핑몰은 망하고, PC방도 경쟁이 심해 수익이 날로 악화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런데 당시 데이콤에 웹 호스팅을 맡기고 있던 송원호 사장은 "인터넷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은 장사가 안 되는데 왜 호스팅 업체는 그런 것에 상관 않고 돈을 버나?"하는 의문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이 때 인터넷 사업의 구조를 관심 있게 들여다 본 것이 웹 호스팅에 뛰어 들고, 서버 호스팅 사업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오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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