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과 MS 등 업계 공동 ‘표적’…점유율 급감 전망






레드햇은 소규모 업체였지만 나름대로의 성공 가도를 달려왔다. 리눅스의 급등하는 인기를 등에 업고 리눅스 기반의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의 80%를 점유하면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리눅스의 대표 업체이다. 윈도우에 필적할 만한 운영체제로서 벤더들과 사용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아왔다. 공개적으로 반 리눅스 업체라고 얘기해온 마이크로소프트조차도 레드햇의 위력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레드햇의 성공은 질투와 시기심을 촉발해 오라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노벨을 위시한 협력사 및 경쟁사들로 하여금 등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두 '거물'인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레드햇의 이러한 성장세를 견제하고 나섰다. 먼저,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은 지난 회계연도에 레드햇의 매출 중 거의 5분의 1에 해당한 리눅스 지원 사업에 대해 방향을 선회해 자체적으로 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제품 통합과 특허 보호, 마케팅 및 지원 사업에 노벨만을 포함시킬 방침이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제 레드햇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있다. 회계연도 2006에 매출이 42% 급등했으며 순익은 75%나 향상된 레드햇은 거의 경쟁사 없이 시장을 독점해왔다. 지난 4월에는 오픈 소스 자바 애플리케이션과 미들웨어 제조 업체인 제이보스(JBoss)를 3억5,000만 달러에 인수해 리눅스 운영 체제의 통합이라는 '야심'을 드러냈다. 레드햇은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와 IBM의 미들웨어에서 리눅스의 경쟁 체제를 갖추게 됨으로써 소프트웨어 업계의 긴장 국면을 초래하고 있다.
레드햇측은 리눅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업계가 이제야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레드햇의 엔지니어링 부사장인 폴 코미에르는 "두 대형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레드햇을 견제하기 시작했으며 리눅스를 위협 요인이라 지목하는 것은 리눅스가 엔터프라이즈 분야에서 주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라클의 경우 레드햇 리눅스 배포를 통해 리눅스 운영 체제의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면서 오라클의 움직임도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월 스트리트는 오라클의 발표에 따라 레드햇의 점유율이 25%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버스탁닷컴(Overstock.com)의 기술 총괄 부사장인 샘 패터슨은 리눅스에 대한 오라클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리눅스를 진정한 서버 플랫폼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들이 강력한 데이터 센터 성능을 요구함에 따라 리눅스의 저렴한 비용은 더 이상 고려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버스탁은 레드햇 리눅스를 토대로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웹 및 애플리케이션 서버용으로 노벨의 수세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다. 패터슨은 수세를 선호하지만 레드햇에서 오라클을 구동하는 이유는 새로운 데이터베이스 버전에서 오라클이 인증한 최초의 리눅스 배포판이 레드햇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라클이 레드햇에서 구동하는 제품 인증에 걸렸던 시간만큼 인증 시간이 길지만 않다면 오라클이 리눅스의 자체 배포판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전했다.
리눅스 진영의 균열도 예상돼
현재의 리눅스의 중요성을 감안해볼 때, 레드햇의 경쟁사가 치고 나올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85%의 시장 점유율과 75%의 수익 증가율을 기록한 업체에게 경쟁사의 등장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오라클도 기회를 엿보고 있으며 다른 벤더들의 진입도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리눅스 고객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오라클이 리눅스 커널에 대한 자체 버그 교정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은 어려움에 처해있다. 오라클은 리눅스 커널 메인테이너(maintainer)인 앤드류 모튼이 최신 개선 사항과 버그 교정 내용을 수집해 모든 배포판에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것을 기다리는 대신에 자체 운영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오라클의 생각은 과거 유닉스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란 예측이다.
오라클은 레드햇의 운영체제를 취해서 자체적으로 버그를 교정한 형태를 다른 명칭으로 제공하게 된다. 하지만 규모가 큰 기업들에게도 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레드햇은 리눅스 운영체제에 2,500개의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과 750여 하드웨어 플랫폼을 인증하고 있다. 레드 햇의 코미에르는 "ISV들이 다른 운영 체제를 인증함으로써 시장에서 낙오될 과오는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눅스 진영의 '균열'도 예상된다. 오버스탁의 패터슨은 "수세 리눅스의 경우 리눅사 개발 사항을 커널의 메인테이너들에게 신속하게 넘겨주고 있다. 만일 리눅스가 분리될 경우 리누스 토발즈나 모튼 등이 관리하고 있는 원래의 커널을 고수하는 운영체제 버전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방과 마이크로소프트
레드햇에게는 여전히 '우방'이 있다. 최근 VM웨어는 인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품간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레드햇과의 리눅스 서버 가상화 협력 체제를 확대했다. 레드햇 리눅스는 지난 11월 발표한 버추얼 어플라이언스 마켓플레이스(Appliance Marketplace)에서 VM웨어가 인증한 최초의 운영체제이다.
가상화의 경우 오픈 소스 젠(Zen) 코드를 사용해 소프트웨어 스택의 가상화를 통합하는데 주력하고 있어 레드햇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레드햇은 또한 VM웨어의 가상화 소프트웨어도 지원하고 있다. 코미에르는 "모든 하이퍼바이저 중에서 우리와 VM웨어 단 두 곳의 제품만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드햇은 젠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내년 1분기에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5의 일부로 공급할 계획이다. 쿠미에르는 젠이 진화하더라도 레드햇의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사한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어떤 것이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선택은 고객의 몫"이라고 언급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레드햇과 '우방' 관계가 아니라는 것은 놀랄만한 사실이 아니지만 노벨과 손잡은 것은 놀라운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의도는 명백해보인다. 특허 위험성을 제거하고 리눅스 리더에 대한 경쟁을 강화하며 리눅스의 인기에 힘입어 수익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노벨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용하고 재판매 및 배포하게 될 7만 개의 수세 리눅스 엔터프라이즈 서버 가입 인증을 위해 2억4,000만 달러를 지불하는 내용의 협력 체제를 발표했다.
가상화 시장의 성장은 윈도우와 리눅스를 동일한 컴퓨터에서 구동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더욱 리눅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리눅스-윈도우 가상화 시장의 마케팅을 위해 향후 5년 동안 6천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통합 제품을 위한 영업력 확보를 위해서도 3,400만 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향후 3년 동안은 다른 리눅스 제공 업체와 손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노벨이 수세 리눅스에 탑재한 모노(Mono) 개발 플랫폼과 삼바(Samba) 네트워킹 파일 공유, 또는 OpenOffice.org 등 각각에 대해 소송을 걸지 않는다는 특허 협약에 따라 노벨에 1억8백만 달러를 지불했다. 이 협약은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 플랫폼과 윈도우 서버에도 적용된다. 노벨은 자사의 오픈 플랫폼 솔루션과 오픈 엔터프라이즈의 판매에 따라 향후 5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최소 4천만 달러를 지불하게 된다.
이러한 계약은 전에 볼 수 없었던 것들이다. 스티브 발머가 스콧 맥닐리와 손을 잡을 당시,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와 새로운 '화해' 모드로 접어들었을 때에도 조만간 협력 체제를 강화할 예정이라고만 밝혔을 뿐임을 상기해보면 실로 '놀라운' 협력이 아닐 수 없다.
코미에르는 비록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와 리눅스의 통합을 향상시킬 것을 약속하고는 있지만 레드햇이 액티브 디렉토리를 탑재한 운영체제나 기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룬 제휴 관계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윈도우와 오픈 소스 애플리케이션의 공존은 "공개적인 API 수준에 국한된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톤(Credit Suisse First Boston) 소프트웨어 분석가인 제이슨 메이나드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에 오픈 소스가 강력한 위험 요인이기 때문에 정책 변화가 불가피했다"면서, "리눅스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보안을 우려하는 고객들에게 '귀중한' 옵션이 되고 있으며 전용 기기나 신흥 시장, 정부 분야에서의 도입이 가속화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레드햇의 다음 움직임
오픈 소스 진영은 레드 햇의 움직임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오픈 소스 진영에 정통한 사람들은 오라클이 레드 햇을 인수하기 전에 '몸값'을 낮추기 위한 시도라고 보고 있다. 오픈 소스 코드 스택 통합 업체인 소스랩스(SourceLabs)의 브루스 페렌스 부사장은 "오라클은 시벨과 피플소프트를 인수하기에 앞서 대상 업체의 가치를 떨어뜨린 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리눅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을 환영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노벨의 제휴가 리눅스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밝히고 있다. 서비스 제공 업체인 리눅스포스(LinuxForce)의 CEO인 C.J. 피어닐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노벨과 손잡은 것은 레드햇과 오라클이 더 큰 경쟁자로 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세를 의도적으로 띄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때 레드햇의 '베스트 프렌드'였던 IBM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IBM의 소프트웨어 총괄 부사장인 스티브 밀스는 오라클의 움직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맞장구'를 치고 나섰다. 레드 햇이 1993년 설립된 이후부터 IBM은 레드햇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IBM 글로벌 서비스는 리눅스를 아낌 없이 '지원사격'해왔다.
선두 소프트웨어 업체들과의 협력 체제 구축이 레드햇의 전략이었지만 오라클 및 IBM과의 제휴는 다분히 전술적으로 이루어져왔다. 동시에, 자사 제품의 플랫폼으로 사용되도록 리눅스 버전을 공급 및 지원하는 것이 레드 햇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IBM은 레드햇이 제이보스를 인수하자 IBM의 웹스피어 매출에 부정적인 역할을 끼치게 될 것을 우려, 양사의 관계를 제고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IBM 역시 레드햇이 너무나 크게 성장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벤더들은 레드햇의 움직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신생 업체들 역시 목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라클은 오픈 소스 진영이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개선하는데 너무 소극적이라며 보다 신속히 버그 교정을 실행할 것을 약속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레드햇의 코미에르는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휴는 잠재적으로 큰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인정했지만 "그들 역시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코드를 기부하는 것과 리눅스처럼 거대한 미래 기술을 이끄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노벨의 협력 관계는 오버스탁의 패터슨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는 "재미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라클을 의식하고 있다. 운영체제보다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더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리눅스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으며 레드햇에 대한 '경계 경보'가 발령되고 있다.InformationWeek Larry Greenemeier Charles Babc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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